" 아니.. 이게 뭐람...? "
동아리 회식, 개강총회를 연속으로 달리던 나는 지친 몸을 이끌고 자취방으로 가는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다.
그리고, 왠 박스가 놓여있어 열어보니.. 낑낑거리며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체 버둥거리고 있는 새끼 강아지 한 마리가 있었다.
옆에는
[ 부디, 잘 키워주세요 ]
라는 메세지와 함께...
.
.
.
" 자~ 뽀뽀야 맘마~ 앙! "
강아지를 처음 다뤄보는 나인지라 도대체가 이 허름하고 좁은 나의 집에선 강아지에게 먹일 것이 무엇이 있을까.. 하다가
결국엔 인스턴트 죽을 렌지에 돌려서 아주 조금씩 떠먹이고 있었다. 뭔가 사람이 먹는거라 애기에게 좋지 않을것 같았지만, 지금 마땅히 먹일 것도 없고
그렇다고 나가서 사오기엔 너무 늦은시간이라... 미안하다 아가야.
흑
강아지 종도 제대로 알지는 못하겠지만 나는 일단 뽀뽀를 해주고 싶게 생겨서 뽀뽀라고 이름을 지어주었다.
" 아.. 너무 귀엽다... "
작아서 움직이는 것 자체가 사랑이 넘치는 이 아가를 나 혼자만 볼 수 없다고 생각이 들어..! 핸드폰을 찾아 얼른 영상과 사진으로 마구마구 남겨주겠다고
마음을 먹고 던져놨던 가방을 뒤져서 핸드폰을 꺼내 뒤를 도는 순간,
" ...에? "
별안간 왠.. 남자, 남자? 남자!?
" 으아악-!!! "
재빠르게 뒷걸음질을 해보지만, 방 하나 짜리 자취방에 도망칠 곳이 어딨겠으랴. 몇 걸음 안 갔는데 금새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뭐야? 뭐지? 언제 들어온거지?
그나저나.. 도둑이라고 하기엔 너무 순한 얼굴인걸? 하며 그 짧고 위급한 시간 동안에 내가 이 순간 죽을 확률을 계산하는 나에게 이 낯설고,
위험하지만 위험해보이지 않는(?) 남자가 별안간 대뜸....
뽀뽀가 먹던 죽을 먹기 시작했다.
.
.
맞다, 뽀뽀는 어딨지?
" 뽀..뽀뽀야... "
벌벌벌 떨리는 손은 아닌척, 핸드폰을 찾으며 작게 뽀뽀를 불렀는데, 죽을 먹던 남자가 고개를 번쩍 처들었다.
...제발 하느님 살려만 주세요... 술 먹고 해장도 못하고 죽긴 싫다구요....
입술을 꼭 물고 최대한 벽 쪽으로 몸을 구기는데,
" 응? "
고개를 갸웃거리며 나에게 슬쩍 다가오려하자 나는 오, 오지마!! 두 손을 내밀며 눈을 꼭 감았다.
몇 초 지났나,
그러고선 아무런 기척도 느껴지지 않아.. 한 쪽 눈을 슬쩍 뜨니 코 앞에 남자가 있었다.
아...
신이시여.
풀석-
" 으.... 머리야... "
깨질듯이 아파오는 머리에 이마를 짚고 겨우 몸을 일으켰다. 속이 울렁거리고 메슥거려 화장실로 가려고 일어났지만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말았다.
" 핸드폰... "
눈을 감고 이리저리 손을 짚어 핸드폰을 찾는데, 왠 따듯하고 부드러운것이 잡혀 고개를 들고 눈을 찌푸렸다.
" 괜찮아...? "
뭐지.. 여긴 나 밖에 없는데, 그리고 볼을 감싸쥐는 건.....
사람?
사람 손인데 이건..
손을 더듬거리며 닿는 곳은 단단한 어깨였다.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리면서, 어젯밤의 일이 떠올랐고, 눈을 뜨니 똑같은 남자가 있었다.
" 누.. 구세요? "
" 뽀뽀 "
뭐,, 뽀뽀? .... 이 사람 변태구나.. 잘못걸렸다......
나는 자취방을 골라 침입하여 여성들을 공격하는 내용의 기사를 떠올리며 진짜 죽는건가 하는 마음에 눈물이 왈카닥 쏟아질 것만 같았다.
" 뽀뽀! "
아, 뭘 자꾸 뽀뽀야... 뽀뽀하기 싫으니까 죽여라 차라리.. 하는 마음으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데 나의 손등을 콕콕 찌르는 남자.
죽이려면 빨랑 죽이지 뭘 귀찮게 구냐.. 하며 슬쩍 눈을 떴는데,
[ 부디, 잘 키워주세요 ]
포스트잇을 나에게 보여주는 이 사람..
뭐야....
" 뽀뽀~ 기억안나? "
아, 이거 꿈인가.
" 꿈 아닌데 "
" 헐 "
이게 현실일리가 없는데... 떨리는 동공을 주체 못하던 나를 향해 남자는 또 다시 현실과 괴리감을 느끼게 하는 말을 던졌다.
" 꿈 아니야! "
" 말도 안되는데..? "
나의 혼잣말 반, 질문 반 섞인 대답에 석연찮은 듯 입술을 삐죽거리던 남자는 어젯밤 얼핏 뽀뽀 준다고 꺼낸 빈 죽 그릇을 입으로 물고 나에게 와선,
눈을 말똥말똥 뜨고 말없이 쳐다보았다.
이건 뭐... 강아지인척 하는 사람의 모습이 영락이 없는걸....?
이, 이틈에 얼른 신고를.. 하려는데,
" 신고하지마! "
" 엄마야- "
" 왜 안믿어주는거야! "
너무해- 하며 고개를 휙 돌리더니 나를 등지고 앉았다.
아니, 저기.. 등치는 나보다 크면서 뭐하자는 거지.... 저, 저기요..?
용기를 내어 널찍한 등판을 콕콕 찌르자 아르르- 하는 소리를 내며 쳐다도 안본다.
와 순간 쫄았어 나. 와... 진짜 개같았는걸?
내가 복잡한 심정을 달래는 동안 어느새 자리잡고 드러누운 뽀뽀... 아니, 남자... 뽀뽀인척 하는 남자..?
일단, 어.. 저기,
내가 어물쩡거리는 순간 고개를 획 돌리는 이 생명체.
" 배고파 "
" ....에? "
" 맘마 안줘? "
마.. 맘마, 드려야죠, 예... 드릴게요.
.
.
...근데.. 뭘 드려야하나..
" 죽.. 줄까...? "
소심하게 반말을 하며(강아지일 때 반말했으니까) 어제 먹던 똑같은 인스턴트 죽을 보여주자. 시러, 단 칼에 거절해주는 뽀.. 아니, 남자.... 아니, 뽀뽀?
" 그럼 뭐먹을래.. "
" 해장국 먹으러 가자 "
" .... "
아 또 현기증 날라그런다. 후.. 참자, 그래 대충 밥 먹이고 경찰서 가야겠다.
나는 대충 코트를 걸치고 현관으로 나섰다. 뒤를 힐끗 보니 두발로 우뚝 서서 걸어오는 ... 뽀뽀.. 라고 하는게 마음이 편하겠다.
" 두 발로.. 걷네 "
겁이 나지만 슬쩍 할 말은 하고싶어서 넌지시 내뱉자, 나를 아래로 내려다보는 거대한, 뽀뽀.
" 그럼 네 발로 걸을까? 난 그게 더 편해 "
" 아니.... 두 발로 걸어.. "
" 그랭 "
.
.
.
.
이거 진짜 꿈 아니구나. 갓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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