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오랜만이다
그동안 뭐 회사 일도 바쁘고 출장을 가장한 여행도 다녀오고 한다고 못 왔네.
논다고 안 온 거 아니다 진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어.
안 온 게 아니라 못 온 거ㅇㅇ
여기 못 오는 동안 좀 많은 일이 있었던 거 같은데
우선 너희가 가장 궁금해 할 팀장님과 내 얘기를 하자면
뭐 우린 여전하다
팀장 출장갈 때 원래 신입이 따라나서야 하는 건데
우리 팀장의 권력남용으로 어느 순간 보니 내가 비행기에 타있기도 하고
퇴근하고 심심하면 연극 보러 가거나 비즈니스를 가장해 호텔에 가거나 하지 뭐
참 우유도 잘 크고 있다
여전히 나보다는 팀장을 더 좋아하기는 하지만
가끔 밥 줄때 꼬리 흔들거리는 거 보면 깨물어 주고 싶을 정도로 귀엽긴 해ㅇㅇ
아 그리고 우리 출장 갔다가 돌아온 날
가사도우미 아주머니 있으신지 모르고 현관에서부터 입술 비비면서 바지 벗다가
아주 큰일을 치룰 뻔
이제는 차라리 집보다 밖이 편하다
우리가 원래는 호텔을 이리저리 옮겨 다녔는데
지금은 한곳에 정착함
거기 여직원들도 가면 이제 막 말 걸면서 반겨주더라고
물론 우리가 일을 정말 열심히 하는 남자들이라고 생각을 하겠지
아 그리고 나 얼마 전에 집의 압력에 못 이겨
맞선을 봤는데
아 근데 존나 내 나이에 무슨 맞선이냐
누가 보면 서른 살 넘어가는데 무능력해서 애인 없는 남잔지 알겠네
뭐 자리가 마음에 안 든건 사실이지만
어쨌든 여자는 작고 귀엽고 내 취향이더라고
물론 여자도 내가 마음에 들었겠지
진심이다
하여튼 이걸 어떻게 끊어내야 잘 끊어냈다 소문이 날까 생각하다가
여자들은 무뚝뚝한 남자 싫어하잖냐
하루 종일 여자가 하는 말에 시큰둥 시큰둥해 있었는데
그래도 내가 좋은지 에프터까지 자기 입으로 말하고 후에도 계속 연락옴
팀장이 우리 섹스하는 소리를 들려주자하는 미친 소리를 하기에 때려줬는데
마침 전화가 오는 거
안 받을 수는 없잖냐 그래서 받긴 받았는데
팀장이 귀를 물고 빨고 옷 속으로 손 집어넣어서 쓸어내리고 아주 난리가 남
결국 폰 던지고 둘만의 시간을 가짐
그 후로는 웬일인지 연락이 잘 안 옴
나름 질투 작전은 성공한 듯
아 근데 저번 주에 팀장도 맞선 봄
얘는 우리 회사 막강한 힘을 가진 분의 압력으로
그 분 딸과ㅇㅇ
어휴
이거야 말로 미친 짓이지
좋게 거절해도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상황
여자가 먼저 떨어져 나가게 해야 하는데
내가 팀장한테
머리 안 감고 가서 막 머리 긁고 코 파고 밥 먹고 손가락으로 이 쑤시고 해라
하고 말했는데 돌아오는 건 비웃음
아 근데 우리 팀장이 또 얼마나 뻑가게 생겼냐고
예쁘장하고 또 잘생긴 게
이 내가 뻑갔는데 여자들이 버틸 수 있음?
이거 잘못하면 진짜 큰일 나겠다 싶어서 따라감
아 근데 여자가 별로 안 예쁨
진짜
성형티는 많이 나는데 안 예뻐 우리 팀장이 더 예쁘지
근데 고고하긴 또 엄청 고고함
아무튼 둘이 밥 먹는 거 계속 보고 있다가
와 시발 도저히 안되겠다 해서 그냥 집에 감
차라리 안 보는게 낫겠다 싶어서
그 날 팀장이 몇시에 들어온 지도 모름
그냥 화나서 잤음
자고 있는데
뭐 촉촉한 게 나 안으면서 껴안아 오길래 보니까 팀장이였지
이것저것 따져묻는 애인이 되고 싶지 않아 그냥 넘어갔는데
자기 알아서 잘 했다고
말하길래 네 하고 넘어감
내 애인 내가 믿어야지
근데 뭐 그 후로 보니까 연락 주고받는 것 같지도 않더라고
아 그리고 내 글이
10편? 맞나 아무튼 초반부가 없는데
아무래도 우리 둘다 회사원이다 보니 들킬시에는 회사에 짤릴 위험과
사회생활에 무리가 있기에
앞에 글은 지웠다
댓글 보니까 물어보는 애들이 있길래
뭐 별거 없어 앞에도
그냥 회사 들어갔는데 내가 먼저 팀장님한테 반하고
그 후에 여러 장애물들이 있었지만
결국엔 사랑에 골인
삼류스러운 진부한 얘기ㅇㅇ
다만 우리 둘 다 남자라는 건 빼고
이제 딱히 일상얘기 말고는 할 얘기가 없네
어쨌든 반갑구나 얘들아
벌써 2012년의 끝에 와있구나
조금 있으면 크리스마스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