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탄소가 어려졌어요!
作 스트롱파워땡큐
9.
아저씨와 함께 이 집에 들어오고 난 후의 첫날밤이었다. 아저씨는 자신의 방 맞은편에 있던 방 안에 내 캐리어를 집어넣어 주고는 제 방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나는 결국,
밤새 잠을 설쳤다.
잠자리가 바뀌면 잠에 쉽게 들지 못하는 스타일이라서 그런지, 역시나 나는 쉽사리 잠에 들지 못 했고 눈가에는 거무잡잡한 다크서클이 자리 앉았다.
"...아 깜짝이야. 귀신이냐?"
"......."
"잠 못 잤어?"
"네. 잠자리 바뀌면 잘 못 자요."
"...너 정말 김탄소야? 어떻게 잠자리 바뀌면 잠 못 자는 것도 똑같지?"
"우연의 일치겠죠."
우연의 일치라기에는 너무...
말 끝을 흐리던 아저씨가 싱크대에서 컵 안에 꽂아놓은 칫솔과 치약을 꺼내 칫솔에 짜 입에 넣었다. 이 사람 대체 뭐지. 어느 누가 싱크대에서 이빨을 닦지?
"왜. 너도 할래? 아, 칫솔이 없겠구나. 가져다 줘?"
"아뇨, 됐어요. 그렇지 않아도 챙겨왔거든요."
나는 어제 가져온 물건들 사이에 끼어있던 칫솔을 꺼내 물을 묻혔다. 그리고 칫솔을 내밀어 아저씨의 앞에 가져다 놓았다. 뭐, 하는 듯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칫솔질을 해대는 아저씨에 계속해서 칫솔을 앞에 놓고 흔들었다.
"뭐, 어쩌라고."
"치약 짜달라고요. 나는 안 닿잖아요."
"아, 난 또... 그나저나 매운데 괜찮겠어?"
"네."
"...잠깐만."
내 대답이 만족스럽지 않았던 건지 아저씨는 나를 뒤로하고 욕실 안으로 들어갔다. 아저씨는 욕실 벽에 걸려있던 수건장을 열더니 그 안에서 뭘 자꾸 뒤진다. 고개를 뒤로 쭉 빼고 팔을 안쪽으로 집어넣더니 이내 찾았다. 하고는 무언가를 들고 나와 내 칫솔에 짜주었다. 그런 그의 행동에 나는 기겁을 하고 팔을 뒤로 뺐다. 갑자기 사라진 칫솔에 나오던 치약이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졌고 당황한 아저씨가 뭐 하냐며 물어왔다.
"지금 몰라서 물어요?"
"몰라서 묻는데."
"허, 내가 애... 애도 아니고. 딸기맛 치약이 뭐예요!"
"너 애 맞아."
"...요즘 열세 살은 보통 다 어른 치약 써요."
"너 전혀 열세 살로 안 보여. 그래, 열 살쯤은 돼 보인다."
"...욕이죠."
"전혀. 칭찬인데."
"욕 맞는 것 같은데."
"야, 나 같았어 봐. 누가 나보고 세 살 어리게 보인다고 하면 아이고, 감사합니다~ 하고 절을 하던가 춤을 추던가 할 거다. 요즘 애들 동안이라는 소리 좋아하잖아. 그게 그거라니까?"
"...아재."
"죽어."
죽어도 매운 치약은 안 된다는 아저씨의 고집에 결국 곧이곧대로 딸기맛 치약으로 입을 닦아야 했다. 우웩, 토 할 것 같아. 아저씨의 옆에 서 뾰로통한 표정으로 이빨을 닦자 침을 뱉은 아저씨가 고개를 살짝 틀어 나를 바라보았다.
"이빨 닦고 나갈 준비해."
"왜요? 어디 가요?"
"어제 약속했잖아. 옷 사러 가기로."
"아, 그거..."
"반응이 굉장히 떨떠름하다, 너."
"아뇨, 뭐..."
싱크대에 고개를 숙여 입을 헹군 아저씨가 벌떡 일어나더니 화장실로 향했다. 아니 그럴 거면 뭐 하러 싱크대에서 이빨을 닦냐고.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어준 뒤 나도 입을 헹궈 깨끗이 닦은 칫솔을 싱크대 위에 가지런히 올려놓았다.
"준비 다 했어?"
"네."
"...너 그 코트는 어디서 났냐."
"집에서 가져온 건데요?"
"...사회생활 적응 잘 하겠다. 패션 감각이 굉장히 뛰어나네. 옷이 커서 바닥에 질질 끌릴 기세다."
"칭찬이에요, 욕이에요? 나 비꼬는거죠, 지금."
"알아서 생각해."
10.
"어떤 거 사줘? 내가 옷은 젬병이라......."
"그냥 아무거나요."
"아무거나 라고 말하면 나 진짜 아무거나 고를 거야. 너 패션 고자 되는 거 한순간이라고."
"......."
"저기, 이 꼬맹이가 입을 수 있는 것 좀 골라주시겠어요?"
결국 무작정 끌려왔다. 과거의 나는 발도 들이기 버거웠던 큰 백화점 내부에. 내 뒷덜미를 잡고 매장으로 끌고 들어온 아저씨가 콧등을 긁으며 직원을 향해 입을 열었다. 이 꼬맹이가 입을 수 있는 것 좀 골라주시겠어요? 누가 누구더러 꼬맹이래. 나보다 한참은 더 큰 아저씨를 찌릿, 하고 째려보다 결국 한숨을 쉬었다.
"여기 이 후드티랑 청바지도 괜찮을 것 같구요, 날이 추워지기 시작해서 니트도 괜찮으세요. 안에다 얇은 티 하나 입으시고......."
"어때."
"네?"
"어떠냐고. 네가 입을 거잖아."
"...저는 뭐 아무렴 상관없는데요."
"이거 다 주세요."
신이 나 목청을 높여 이 옷, 저 옷을 소개하던 직원이 이게 웬 떡이냐는 듯 입에서 웃음꽃을 지우지 못 했다. 아마 매장에서 한꺼번에 옷이 팔리니 그런 거겠지. 이 아저씨도 꽤나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인가 보다. 이렇게 생각해보니 빌붙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거랑, 이거는 따로 빼주세요. 입고 가게요."
"...누구 맘대로요?"
"내 맘대로. 너 이러고 입고 갈 거야? 후줄근하게 이게 뭐야. 옷은 커가지고... 너 가져오라는 네 옷은 안 가져오고 네 언니 옷만 주구장창 가져왔냐?"
"...잔소리."
"다 걱정돼서 하는 말 아니야."
"...퍽이나."
"죽는다."
결국 나는 또 한 번 뒷덜미를 붙잡혀 탈의실 안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을 수밖에 없었다. 옷을 갈아입고 나온 후 문을 닫고 나오자 계산을 끝마치고 나온 아저씨의 손에는 쇼핑백이 가득했다. 뭐 이렇게 많이 샀데. 분위기가 달라진 내 모습을 위아래로 훑던 아저씨가 고개를 끄덕였다. 분위기가 훨씬 사네.
"아까 전의 그 초췌한 몰골은 내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웃겨."
자꾸 어딜 그렇게 가는지 옷 샀으면 된 거 아니에요? 라며 귀찮은 듯 묻자 앞서 나가던 아저씨가 뒤를 힐끔 쳐다본다. 네 옷 사러 온 건데 왜 정작 너보다 내가 더 신난 것 같냐. 그의 말에 손을 휘휘 저었다. 저는 쇼핑 별로 안 좋아해서요. 티 하나만 있어도 일주일은 입는데. 그나저나 어디 가냐니까요?
"...변태. 어디 가나 했더니..."
"야. 변태는 무슨, 다 너 생각해서......."
"컨셉 자꾸 이상한 쪽으로 잡지 마요."
아저씨를 따라온 곳은 속옷 매장이었다. 내 머리를 콩 때리려는 아저씨를 피해 먼저 매장 안으로 들어서자 아저씨가 뒤에 서서 움직이지도 못한 채 큼큼, 거리며 목을 풀고 있었다. 저게 뭐가 부끄럽다고.
"...속옷은 네가 알아서 사."
"네."
속옷 매장을 둘러보다 그냥 대충 앞 줄에 있는 가장 무난해 보이는 화이트 색의 아동용 속옷을 여러 개 집었다. 이걸로 주세요. 아저씨가 뒤에서 손만 뻗어 직원에게 카드를 내밀었다. 아저씨를 힐끔 바라본 여직원이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아버님이신 가봐요."
"...예?"
"다른 분들 다 그러세요. 어쩜 하나같이 반응이 다 똑같으신지."
"아... 예."
뒷머리를 긁적이며 따라 웃던 아저씨의 모습에 내가 먼저 선수쳐 입을 열었다.
"아빠 아니에요. 아마 여자친구 없을걸요."
"야."
"아, 그러시구나... 죄송해요. 아이를 데려오셔서 조금 젊은 아버님인 줄 알았어요."
"아, 아뇨. 괜찮습니다."
킥킥 웃으며 아저씨를 골려 주자 여직원이 보지 못 하게끔 뒤통수를 가격한다. 아, 아파. 속옷을 봉투에 담는 여직원과 아주 여유롭게도 이야기를 나눈다 싶어 매장을 먼저 나와 옆 의자에 앉아서 다리를 앞뒤로 움직였다. 언제 나와.
"다음에 또 오세요. 감사합니다."
드디어 매장 안에서 나온 아저씨의 팔을 붙잡았다. 뒤에서는 매장 안 여직원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고개를 돌려 인사를 하려는 아저씨를 무작정 이끌었다.
빨리 가요.
뭐가 이렇게 급해, 인마.
-
탄소 의 행동 하나하나가 귀여운 윤기였습니다^_^
(네 저는 윤기의 행동 하나하나가 발립니다)
그나저나 아직까지 태형이가 안 나왔네요
곧 나올테니 기다려주세요!_!
과연 태형이는 어떤 아이로 나올지^_^
아 까먹을 뻔했네
여러분 항상, 제게 스트롱 파워 땡큐 >_0
스트롱 암호닉 땡큐
엘런/자두/소진/또또/둡부/윤기윤기/캔디/눈꽃ss/바다코끼리/청아/굥기/미니핀/콩/달달해/달빛/듀크/화라/밍기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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