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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전체글ll조회 447 출처

 

 

   멍하니 전화를 끊었다. 동갑이라고 들었으니까 말 놓을게. 말을 놓겠다고 통보한 이후로 나에게 어떤 음식을 좋아하냐, 취미가 뭐냐 등등 사적인 질문을 마구 늘어놓았다. 이런식으로 하다가는 강의 시간에 늦을 것 같아 본론부터 이야기하자고 했다. 박찬열은 약간 실망한 표정을 지은 후 가지고있던 가방에서 무언가 주섬주섬 꺼냈다. 일단 대충 플롯은 잡아 놨어. 한번 봐봐. 박찬열이 건낸 것은 종이로 된 원고였다.


   "요즘 사람들은 보통 아이패드나 노트북으로 보여주던데..."
   "아 그건... 준면이형한테 들었어. 너 그런거 싫어한다고."


   준면선배의 이름에 괜히 또 코 끝이 시큰해졌다. 티는 안냈지만 내 나름대로 아날로그함을 추구하는 것을 알고 있었나보다. 이런 식으로 항상 기대하게 만들고... 짧아진 머리를 어색하게 쓸어내리며 원고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이거..."


   플롯을 읽어내리는 눈이 흔들렸다. 주인공은 미술을 전공하는 학생이었다. 조소 전공이었지만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있고싶은 마음에 전공을 바꾸었고 비록 그 사람은 알지 못했지만 그 사람과 친해지기 위해, 그 사람의 마음에 들기 위해 무단한 노력을 했다. 결국 그 사람과 친해졌지만 그 사람은 이미 다른 사람을 좋아하고 있었다. 이 이야기는...


   "......누구한테 들었어요?"
   "응?"
   "누구한테 들었냐고요. 변백현이에요? 변백현이랑도 아는 사이에요?"


   놀랍도록 내 이야기와 닮아있었다. 내 이야기를 아는 사람은 변백현 밖에 없었다. 설마 변백현이...


   "변백현은 아는데 누구한테 들은 이야기 아니야."


   혹시 이 사람이 나에 대해서 알고 있었나? 괜히 불안한 마음에 떨리는 눈으로 박찬열을 쳐다보았다.


   "내.. 실화거든."


   박찬열이 씁쓸하게 웃어보였다.

 

 

 

 

   *     *     *

 

 


   "언니!!!!!!"


  강의를 끝내고 음료수를 마시기 위해 매점으로 향하던 중 누군가 나를 불렀다. 뒤를 돌아보니 나에게 뛰어오는 지은이와 그 뒤에서 천천히 걸어오는 백현이가 보였다.


   "야 한지은. 나는 선배고 얘는 언니냐?"
   "흥!! 저랑 언니 사이에 낄 생각 하지 말라구요! 언니는 제 우상이니깐."


   그리고 나를 보며 웃으며 머리 너무 잘어울린다며 이야기하는데 며칠사이 겪던 고민은 잊어버리고 따라 웃고 말았다. 지은이는 2년 후배인데 백현이와 같은 극작과였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나를 굉장히 좋아하고 따라서 나 역시 굉장히 좋아하는 후배였다.


   "언니.. 졸업 공연 이야기 들었어요... 괜찮으세요?"


   대충 고개를 끄덕여보이자 본인이 더 울상이 되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눈을 초롱초롱하게 빛내고서는 말을 꺼냈다.


   "언니! 혹시 그럼... 저랑..."
   "야 한지은. 너 지금 무슨 소리하냐?"


   백현이가 지은이의 머리에 딱밤을 놓았다. 지은이는 눈을 부릅 뜨며 백현이에게 대들기 시작했다. 왜요! 왜요!!! 왜!!!!! 가만히 두었다가는 더 싸움이 날 것만 같아서 지은이의 팔을 잡고 내 쪽으로 끌어당기며 걷기 시작했다.


   "극작가 구했어. 박찬열이라고."
   "네??!!!"
   "뭐라고??!!!"


   두 사람이 동시에 소리를 질렀다. 박찬열이 변백현을 안다고 했으니 변백현의 반응은 조금 과하다 싶지만 어느정도 예상은 했다. 하지만 지은이의 반응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반응이었다. 박찬열 알아? 지은이는 어떻게 모를수가 있냐는 표정을 지었다. 당연하죠. 박성훈 교수님 아들이잖아요!


   "뭐... 라고...?"
   "저희과 박성훈 교수님 아들이요! 은화예대 다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아는 사이세요?"
   "어... 그게..."


   아직 아무렇지도 않게 준면선배의 이야기를 할 자신이 없어서 그냥 소개받았다고 둘러댔다. 변백현의 표정이 살짝 굳어지는 것 같았지만 그냥 못본척 했다.

   요즘 엄청 바쁜걸로 아는데... 학생인데도 러브콜 엄청 들어오거든요. 지난번에 잡지에서 봤는데 원래는 운동했었데요. 축구던가 농구던가... 그쪽에서도 재능 많아가지고 국가대표급 정도 됬다던데... 어느 순간 갑자기 극작과 가고싶다고 말해서 운동 그만두고 문창과로 유명한 예고로 전학갔대요. 선배 자퇴한 그 예고 있잖아요. 은화예고. 그리고 그 후로는 승승장구. 지금처럼 된거죠.


   "극작가가 되고싶다던 계기가 어떤 누군가가 쓴 희곡을 읽고서라던데... 사실 저도 그랬어요! 언니가 쓰신 거 있잖아요... 눈꽃그림. 저도 그거 읽으면서 언니처럼 대단한 글을 쓰고싶다고 느꼈었는데."


   멈칫했다. 눈꽃그림... 그 희곡만 아니었다면 준면선배를 평생 만나지 못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학생시절에 그 희곡을 들고 무작정 박상훈 교수님을 찾아가 상연해달라고 부탁했었는데... 지금 하라고 하면 시도할 엄두도 못낼만큼 패기넘치는 일이었다. 다행히도 교수님 마음에 들었던 모양인지 대학교 공연장에서 몇 번 상연했고 그 주인공은... 마찬가지로 고등학생이었던 준면선배였다.


   "아.. 니가 그래서 얘를 그렇게 좋아했구나?"
   "네! 정말로 그 연극 안봤으면 제가 어떻게 이 자리에 있었겠어요. 연극에 한번, 무작정 교수님 찾아가서 상연해주라고 했던 언니 패기에 한번 반해서 결국 이렇게 극작과에 들어왔답니다."


   브이자를 그리는 지은이를 보며 웃어줬다. 전공을 바꾼 박찬열의 플롯 속 주인공과 박찬열의 이야기가 꽤나 비슷했다. 본인 이야기 맞나보구나. 어쩐지 약간은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동병상련인가..


   "어? 저기 준면선배 아니에요?"


   지은이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고개를 들자 환하게 웃고있는 준면선배와 선배의 손을 잡고있는 한 여자가 보였다.


   "야... 괜찮냐?"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나를 발견한 선배가 여자와 잡았던 손을 놓고 내 쪽으로 걸어왔다. 웃고있는 모습이 7년 전 모습과 겹쳐보였다. 7년 전, 이곳에서 선배를 처음 만났다. 그 날은 첫눈이 내리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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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기간인데 자꾸만 공부가 되지 않네요...ㅠㅠㅠㅠㅠㅠㅠ

 이름없는 박찬열, 김준면 빙의글에서

 극작가 박찬열, 연극배우 김준면이라는 이름 같지 않은 이름을 붙엿네요...ㅎㅎ;;

 

 

 누가 제목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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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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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극작가 박찬열, 연극배우 김준면도 괜찮은 이름인거 같아요!차녀리에게 저런 아련한 사연이 있다니ㅠㅠ다음편도 기대되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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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읽어주셔서 감사함니다!! ㅎㅎ
다음 편두 최대한 빨리 가져올게요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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