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너무너무 고맙다네..암호닉도 고맙다네...사랑한다네...
암호닉 신청 계속 받아여^.^ 나중에 텍파 찌면 암호닉 분들만 보내드리려구요..(귀찮아서 그러는 거 아님..진짜 아님아님아님아님맞음맞음맞음맞음)
나 자주 온다고 미워하지마여...잉여라 그래요..
아근데 이거 안 오글거림??내가 쓰는데 오글거려 죽을판이여;;; 영화같은 여운이 없어..흡!
암호닉 |
김철수 송중기 (철수야..그만기다려..)
순이 눈사람 계란라면 꾸앙이 쫑 루아 눈사람 방화범 캔디 몽쉘 츄파 신의퀴즈 박보영 토갱이 바카루 나의 왕자님 턱살
빠진 순이 없죠??? 있다면 사죄..;;; |
늑대소년2 |
"철수 씨는 언제까지 우리 할머니 기다릴거에요? 우리 할머니 이제 못 보잖아."
은주가 꽃잎을 만지며 물었다. 은주의 작은 손가락을 바라보던 철수가 고개를 돌려 은주를 바라봤다.
"우리 할머니말고 나 기다려요. 나는 철수 씨보러 계속 올건데."
마음 속에서 맴돌던 말을 철수에게 해 버렸다. 무슨 생각으로 입 밖에 꺼냈는지 후회가 되었다. 입술을 잘근잘근 깨무는 은주를 빤히 쳐다보며 입을 뗐다.
"내가 은주 기다렸으면..좋겠어요?"
꽃잎에서 손을 뗀 은주가 철수를 바라봤다. 은주가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나는 그랬으면 좋겠어요. 철수 씨가 나 계속 기다렸으면 좋겠어."
은주가 손을 들어 철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따뜻한 손이 머리를 쓰다듬자 나른해짐을 느꼈다. 잠시 눈을 감았다 뜨면 사라질까봐 은주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온전히 자신만이 들어찬 눈동자를 보니 심장이 뜨거워졌다.
"나는 은주가, 은주가 좋습니다."
부드러운 철수의 머리를 쓰다듬던 은주가 눈을 크게 떴다. 자신이 좋다고 서툴게 말하는 철수 때문에 심장이 마구 두근거렸다. 행복해 죽을 것만 같았다. 그러다 할머니와 수현의 얼굴이 떠올랐다. 할머니는 40년이 넘도록 철수를 만나지 못했고 수현은 은주만을 바라본다. 이 두 사람의 얼굴이 머리 속에 가득 차 오르니 머리가 지끈거렸다.
"나도 철수 씨 좋아요."
하지만 은주는 좋아하는 사람을 놓칠만큼 착하진 않았다.
*
"철수 씨도 공부 그만하고 자요."
침대에 누워 철수를 불렀다. 철수는 고개를 돌려 은주를 쳐다봤다. 은주는 실실 웃으며 자신의 옆자리를 통통 쳤다.
"추우니까 내 옆에서 자요."
철수는 스탠드를 끄고 어기적어기적 은주에게 다가갔다.
"은주가 침대에서 자요, 나는 바닥에서 자겠습니다."
침대 옆에 앉아 은주를 바라봤다. 은주는 맘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거기서 자면 입 돌아가요."
"그래도 안 됩니다."
"치."
은주는 바로 누워 천장을 바라봤다. 난로의 주황빛 불빛 때문에 그림자가 졌다. 은주는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 행복했다. 은주는 어렸을 적부터 시골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외할머니 댁에는 벌레도 많고 화장실도 멀었으니까. 근데 왜 이런 산골짜기에 먹을 거라곤 쥐뿔도 없는 곳에 애착이 가는 지 몰랐다. 은주는 그 이유를 철수라고 생각했다. 외할머니 댁엔 철수가 없고 이 곳엔 철수가 있으니까.
은주가 옆으로 돌아 누웠다. 철수와 눈이 마주쳤다. 은주는 철수에게 손을 내밀었다. 철수는 은주의 작은 손을 내려보곤 그 작은 손을 잡았다. 은주는 베시시 웃으며 철수의 손을 더 꽉 잡았다. 철수도 은주의 손을 힘주어 잡았다. 은주는 철수의 따뜻한 손에서 왠지 모를 슬픔을 느꼈다. 그리고 외로움을 느꼈다. 단지 손을 잡은 것 뿐인데도. 눈물이 차오를 것 같아 눈을 감았다. 눈을 감는 은주의 머리를 쓰다듬은 철수는 난로를 침대에 더 가까이 가져왔다. 그렇게 밤이 저물었다.
"어유, 수도관이 너무 낡았네요."
"그래요? 고치는데 많이 걸려요?"
"뭐 오늘 안에는 할 수 있을 거 같네요, 전기는 들어오죠?"
"네."
수리공이 화장실에 쭈그려 앉아 수도를 고치고 있었다. 철수는 낯선남자들이 별장으로 들이닥쳐서 경계심을 풀지 않았다. 은주는 철수의 옆에 꼭 붙어서서 수리공과 이야기를 나눴다.
"화장실이랑 싱크대만 해 드리면 된다는 거죠?"
"네, 여기 가스밸브도 고쳐주나요?"
"우리 가게에 맡겨요, 깨끗하게 싹 해 놓을게!"
수리공이 넉살 좋게 웃었다. 수리공이 철수를 보고는 물었다.
"이 별장 사시는 거요?"
철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수리공이 공구함을 뒤적거리며 말했다.
"한 40년 전 쯤인가? 여기에 어떤 박사가 살았었는데, 그 박사가 저 옆에 창고에서 승냥이를 키웠었다네요. 거기에 나라에서 실험하던 남자애도 있었다데요."
은주가 호기심에 찬 목소리로 수리공과 이야기했다.
"남자애요?"
"그 남자애 때문에 기자들도 많이 몰려오고 그랬데요, 그 땐 내가 갓난배기라 몰랐고 저 아랫마을에 살아서 그냥 소문으로 듣기만 했지. 아무튼 그 남자애가 평범한 애가 아니었다더라고. 자세한 건 모르구 요기 살던 가족들이 보살펴주고 사람대접을 해줬대. 그러다 그 남자애를 연구하던 사람들이 몰려와 남자애를 괴물취급하고 결국 그 가족은 이사가고 남자애는 도망쳤다하더라고."
은주는 이야기 속 남자아이가 철수라는 확신이 들었다. 은주는 철수의 손을 잡았다. 철수는 언제나처럼 무표정이었지만 오늘따라 철수의 어깨가 축 내려앉은 것만 같았다.
"안 됐지 뭐. 그 어린 게 뭘 알았겠어. 그게 다 사람욕심이었지. 지금은 잘 살고 있었으면 좋겠네. 그런데 아가씨랑 총각은 부부여?"
은주는 수리공의 말에 화들짝 놀랐다.
"부부라뇨! 저희 되게 어려요!"
철수는 멍한 정신을 차리고는 은주를 쳐다봤다.얼굴이 새빨개져서 사과 같았다. 잡고있던 손을 놓고 은주의 빨간 볼을 만졌다.
"뜨거워."
철수가 나지막히 은주에게 말했다. 철수의 손가락은 여전히 은주의 볼을 메만졌다.
"처..철수 씨.."
"아유, 아주 사이가 좋네! 신혼이야? 아님 연인사이인가?"
수리공이 놀리는 듯한 말투로 물었다. 철수는 수리공을 쳐다보고는 말했다.
"애인입니다."
"한창 좋을 때네. 오래오래 가서 결혼도 하구."
은주는 웃고 있는 철수를 퍽 치고는 마당으로 나갔다. 철수는 은주의 뒷모습을 보고 살풋 웃었다.
*
시장에 나가 전구를 사왔다. 의자에 올라가 낑낑 거리며 전구를 가는 은주를 본 철수가 까치발을 들어 은주의 전구를 가져갔다.
"은주는 키 너무 작아서 이거 못 해요."
의자에서 내려오라고 손짓한 철수는 은주가 씩씩거리며 의자에서 내려가자 능숙하게 전구를 갈았다.
"철수 씨, 이런 거 못하게 생겼는데."
철수는 소파에 놓여 있는 작은 전구들을 들고 2층 계단을 올랐다.
"우와! 된다! 우리 이제 촛불 안 켜도 돼요!"
환하게 들어오는 형광등을 보며 박수를 친 은주가 기분 좋게 웃었다. 별로 한 것도 없는데 괜히 기분이 좋아진 철수가 머리를 긁적였다.
"이제야 사람사는 집 같네요. 가스만 고치면 되겠다. 그쵸?"
철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때 휴대폰 진동이 울렸다.
"미안, 나 전화 좀 받고 올게요."
은주는 별장 밖으로 나가 전화를 받았다. 수현이었다.
'은주야, 아직 강원도야?'
"응. 무슨 일이야?"
'우리 전화하는데 용건 있어서 전화하냐. 보고 싶어서 전화했어.'
아. 맞다. 우린 연인사이였지. 뒤를 돌아 별장을 바라보니 철수가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눈이 마주치자 철수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지금 뭐해?'
"아, 별장에 있었어. 지금 전구도 갈고 수도도 고치고 했어."
'수도? 아, 거기 누구 사신다고 했지.'
"응, 그 사람이랑 같이 지내.."
같이 지내려고-하려던 말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은주는 자신이 미쳤다고 생각했다. 이를 어쩌지.
'같이 지내? 그게 무슨 소리야?'
수현이 되물었다. 은주가 아니, 같이 고쳤다고-하자 수현이 난 또 뭐라고,하며 넉살좋게 웃었다. 철수는 아직도 은주를 바라보고 있었다. 철수를 바라보며 수현과 대화를 나누는 자신의 모습이 참 미웠다. 자신이 생각해도 그런데 철수는 어떻게 생각할까, 내가 미울까. 하며 걱정을 했다.
휴대폰 너머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났다.
"오빠 지금 술 먹어?"
'토요일이잖아. 지금 과 애들이랑 먹고 있어. 그럼 내일쯤 출발하겠네?'
"응, 내일 출발할 때 전화할게."
철수와 계속 눈을 마주보고 있었다. 철수의 저 간절한 눈빛을 피하고 싶었지만 피하고 싶지 않았다. 매 순간순간을 눈에 담아두고 싶었으니까.
'그래, 보고싶다..추우니까 어디 돌아다니지 말고..사랑해 은주야.'
철수는 은주에게서 시선을 뗐다. 보통사람이라면 들리지 않을 저 남자의 목소리가 자신의 귀에는 선명하게 들린다. 사랑한다고 은주에게 말하는 남자의 목소리가 너무 미웠다. 은주의 눈빛을 보니 달려가서 껴안아주고 싶었지만 자신은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은주의 애인이 아니니까-하며 마음을 정리했다.
은주는 뒤돌아 선 철수의 등을 쳐다봤다. 달빛을 받아서 그런지 더 애처로워 보이고 힘들어보였다. 은주는 무의식적으로 수현에게 나도 사랑해-하며 말했다. 하지만 은주의 마음이 향한 곳은 다름아닌 철수였다.
*
어색함 속에 새벽이 흘렀다. 거실에 이불을 가져와 깔고 철수와 은주가 함께 누웠다. 서로 등을 맞대고 있었다. 정적을 깨고 싶었지만 두 사람 다 기분이 꿀꿀했다. 좋아하는데 좋아한다고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둘 다 안절부절 마음만 졸였다. 그렇게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은주가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어버렸다.
"철수 씨, 이제 저 가볼게요."
아침식사 후 설거지를 마치고 가방을 싸며 은주가 말했다. 철수는 은주의 옆에 앉아 가방 싸는 것을 도와주기 시작했다.
"그릇이랑 수저랑 다 있으니까 밥 챙겨먹고, 반찬은 따뜻한 곳에 두지말고 서늘한 곳에 놔야돼요. 그래야 안 상하니까."
철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은주는 별장 안을 둘러보았다. 기타가 보였다.
"기타는 두고 갈게요. 가지고 놀아요. 부시지는 말고."
은주가 철수를 보며 베시시 웃었다. 철수는 또 대답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또 금요일날 올테니까 기다리고 있어요."
철수는 일어나는 은주의 손을 잡았다. 그리곤 오랫동안 다 물었던 입을 뗐다.
"나중에는 나한테도 사랑한다는 말 해 줄 수 있어요?"
은주의 작은 손을 꽉 잡았다. 은주는 코 끝이 찡했다. 은주는 고개를 끄덕이고 따뜻한 철수의 손을 힘주어 잡았다.
"꼭 해 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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