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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태껏 그래왔듯이 강의실 맨 첫째줄에 앉고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김현우가 있다. 나는 슬그머니 엉덩이를 떼곤 둘째줄 맨 오른쪽에서 두번째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계속 멍하니 교수님만을 기다리고 있자 내 옆자리에 누군가가 앉는다. 아, 박가람이다. 박가람은 또 무슨 말로 나를 괴롭히려는지 얼굴에 한껏 미소를 띄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야,김애태.

뭐 박가새끼야. 그렇게 부르지 좀 말라고!

니가 장애짓을 하니까 그렇지. 그건 그렇고 너 김현우랑 싸웠냐?

그런거 아니거든.

아니기는. 그럼 권태기?

아, 좀 저리 꺼져.

 

 

 

 계속 옆에서 김현우라는 이름을 꺼내며 조잘대는 박가람의 몸을 살짝 민 뒤 가방에서 책을 꺼냈다. 이제 곧 교수님 오실 시간도 됐는데. 여전히 옆에서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주둥이를 놀리는 박가람을 흘끗 쳐다보다가 이대 책상에 얼굴을 묻고 엠피쓰리를 꺼냈다. 이어폰을 꽂으려 귀에 가져가자 박가람이 그 손을 치며 쓰읍, 하고 다그친다. 박가람 네가 지금 누굴 다그쳐.

 

 

 

“김현우랑 싸웠지.”

“아니라니까.”

“싸웠잖아.”

“그렇게 생각하던가.”

 

 

 

 내가 아니라고 하는데도 꿋꿋하게 싸웠다며 제 주장을 펼치던 박가람을 무시하고 책을 폈다. 아, 진짜 평소엔 시간약속 철저하게 지키던 교수님인데 왜이렇게 안오시지. 빨리 좀 오셔서 옆에 있는 박가람의 주둥이를 좀 막아주셨으면 하는데. 싸웠지? 그치? 너 싸워서 그러는거잖아. 너 맨날 김현우 옆자리에 앉잖아. 그래서 여자애들이 김현우 옆자리 앉고 싶어도 못 앉잖아. 아, 그래 싸웠어. 싸웠는데 뭐. 네가 해결해줄 수 있냐? 뭐 그런건 아닌데. 이제 됐냐, 됐어? 속시원해? 물론. 나가 죽어 개새끼야.

 

 

 

“네가 아깝긴했어. 거의 봉사 차원아니었냐? 쟤 말도 제대로 못해서 언어장애란 별명있잖냐.”

“뭐? 그런 별명도 다 있었어?”

“그렇지. 제 아무리 여자애들 앞에서 멋진척해도 남자애들은 다 까. 코가 커서 코보드, 말 제대로 못해서 언어장애.”

“하긴. 말 좀 더듬긴 하더라. 막 처음 손잡을때도 물어보고 잡았어.”

“헐, 진짜냐?”

“진짜. 키스할 때도 물어보고 할까봐 겁난다.”

 

 

 

 키스까지 생각하고 계셨어요, 김애태씨? 아니, 그런건 아닌데. 뭘 아니야 생각하고 있었구만. 아, 이게 아닌데. 김현우 뒷담화까진 좋았는데 방향이 이상한 쪽으로 흘러간다. 키스얘긴 하는게 아니었는데 괜히 말꺼내서. 이래서 애태인가보다. 나는 조용히 가방에서 초코바를 꺼내 박가람의 입에 물려주니 좋다고 헤실댄다. 역시 어린아이한테는 초코바가 최고라니까.

 

 

 

 

 

*

 

 

 

 

 

진짜? 야야, 그러면 헤어진거잖아?

아니 그냥 싸웠다고.

헤어질 수도 있지.

야, 그래도 설마 대학 3년 꼬박 사귄 CC가 깨지겠냐?

뭐 하긴. 그래도 김현우가 좀 아깝긴 해. 키보드 천재잖아. 그에비해 김태현은 뭐..

너 김태현 무시하냐? 김태현도 키보드 칠 줄 알아.

 

 

 누가 뭐라건 지금은 중요하지 않다. 지금 내 눈에 보이는 여자랑 웃고있는 김현우에 대해 누가 좀 설명해 달라고. 나 말고 다른 사람은 일절 취미 아니, 관심도 없었던 김현우가 왜 여자랑 웃고 있는건데.

 그렇게 여자와 평생을 함께 놀고 먹을 것 같던 김현우가 점점 나에게로 온다. 오지말라고, 심장 떨린다고. 그러다가 나를 지나친다. 아, 괜히 기대했어. 왠지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것 같다. 그리고, 내 뒤에서 누가 내 등을 후려쳤다. 야, 김애태. 밥먹으러 가자.

 

 

 

“아, 놀랬잖아!”

“나 배고파. 빨리 가자 엉?”

“알겠으니까 네가 쏘는거. 콜?”

“콜. 가자.”

 

 

 

 아싸. 공짜밥이다, 공짜밥. 은 무슨. 아까부터 김현우가 자꾸 신경쓰여 죽겠다. 대체 왜? 나는 김현우의 존재를 신경쓰고 있는 내 자신에 대해 굉장히 의아했지만 박가람이 그대로 내 손을 잡고 구내식당으로 잡아끄는탓에 생각이 싹 가셨다. 일단 밥이나 먹자.

 

 

 

“근데 왜 싸웠냐?”

“말 꺼내지 마.”

“왜 싸웠냐니까?”

“김현우 얘기 꺼내지도 말라고.”

“야, 김애태. 이유가 뭔지 들어나보자. 이 형님이 해결해줄테니까.”

“해결은 무슨. 박가 니가 어떻게?”

 

 

 

 다 방법이 있지. 다 안다는 표정으로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이는 박가람의 머리를 한 대 쥐어박아준 뒤, 아까 시킨 오므라이스 두 개가 나왔다는 소리를 듣고는 쏜쌀같이 달려 숟가락 두 개와 젓가락 두 개를 집어 오므라이스와 함께 들고왔다. 야, 박가 오므라이스 나왔어 수저는 내가 챙겼으니까 오므라이스 하나만 가져와.

 박가람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제 식량을 가져와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말해봐, 왜 싸웠어 응?

 

 

 

“내가 아냐. 지가 알지.”

“뭔소리야 그게.”

“지가 갑자기 생까는데 어떡해. 삐졌냐고 말해도 대답도 안 해.”

“걔 원래 그래. 꽁해서 말도 안하는 성격.”

“어떻게 아냐?”

“난 왕딴줄 아냐? 정보통이 다 있지.”

 

 

 

 니가 언제 친구 있었다고. 너 초딩때 친구없어서 내가 첫번째로 친구 해준거 잊었냐? 어휴, 불쌍한 새끼. 야, 너 말은 똑바로해라. 너도 친구 없었잖아. 없었던게 아니라 안사겼던거지. 웃기고 있네.

 그래서, 지금 김현우가 무턱대고 쌩까고 있다고? 어, 몇번을 말하냐? 한 번. 어우, 이 새끼를 어쩌면 좋아. 확 죽여버려? 어유 무서워라, 제발 목숨만은 살려줍쇼. 박가 너 죽었어. 태현옵빠, 살려주세요! 쪽팔리니까 조용히 해.

 

 

 

“야야야야, 저기 김현우 아냐?”

“어디?”

“저기 여자애랑 같이 가는 코큰애.”

“어 진짜네?”

 

 

 

 야, 넌 애인이 다른 여자랑 있는데 그렇게 태연하냐? 지금은 거의 헤어진 상태니까. 뭐 할말 없네. 박가람이 머쓱해하며 입을 닫았고 그와 동시에 김현우의 행동을 지켜봤다. 여자 섭외 하난 기똥차네. 평소 입에 닳도록 말하던 이상형, 긴머리 웨이브 머리에 샤랄라 핑크 원피스. 좋겠네요, 김현우씨.

 

 

 

“근데 김현우 여자애한테 취미 없을텐데.”

“좀 조용히 하고 있어.”

“…진짜 없는데.”

“그야 호모니까.”

 

 

 

 당연한 걸 말해 박가. 야, 그래도 애인한테 호모가 뭐냐 호모가. 애인 아닌데. 허, 그렇게 치면 너도 호모야. 그래, 나 호모.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김현우를 예의주시했다. 저거 손잡는거 봐라. 나한테는 물어보고 잡더만, 코보드새끼 많이 컸네.

 더 이상 보고 있을 수가 없어 박가람의 손을 끌고 구내식당을 빠져나왔다. 진짜 김현우 개새끼. 나 밖에 없다고 했으면서.

 

 

 

“박가, 나 먼저 갈게.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그래 뭐. 잘 가.”

“고맙다.”

“뭐가”

“속아줘서”

 

 

 

 나는 대충 웃음으로 마무리하며 뒷걸음질 치며 손을 휘휘 흔들었다. 그리고 박가람도 나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었다.

 

 

 

 

*

 

 

 

 

-야, 김애태현, 아니 태혀나아. 나야 나. 누군지 알고이찌?

“술을 얼마나 드셨길래.”

-뭐 쪼오금? 지짜 쬐외끔 마셔는데?

“혀꼬여요 지금.”

-혀는 무스은, 여튼 여기가....바텐더 예쁜 바야!

“바텐더 이쁜 바가 한 두개야?”

-여기느은 특출나다아?

 

 

 

 아 씨, 됐어. 끊어. 미친놈, 술을 마셔도 작작 마셔야지. 대체 얼마만큼 마셨길래 혀가 다 풀리고 그러냐. 나는 한 숨을 쉬며 김현우와 내가 자주가던 바에 발걸음을 옮기자 역시나 떡이 되어있는 김현우가 보인다.

 

 

 

야, 야. 나 왔어.

우응...왔어? 이쁘나..오빠가 많이 보고시퍼써..

아우, 왜이래? 저리 치워.

그 여자능 왜그리 들이대는지이..

많이 보고 싶었어?

우리 이쁘니 바께 업써!

 

 

 

 술기운에 잔뜩 쩔어 내 어께로 파고드는 김현우에 무거워서 낑낑대다가 이내 등에 걸치고 질질 끌며 바를 나왔다. 왜 삐진거야, 응? 아니 니가 자꾸우...다른남자랑... 다른남자? 누구? 아....그으...그....머리...노란대가리.. 박가? 말도 안돼. 와, 김현우. 친구야 친구. 우욱, 자..잠까... 김현우가 잠시 나를 멈춰세우더니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오바이트를 한다. 와, 아주 한강 만들 기세구만?

 정신이 확 드는 듯, 멍하니 날 보는 김현우의 얼떨떨한 표정이란 정말 볼 만 했다.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술에서 빨리 깨. 나는 김현우의 숙취해소 능력에 대뜸 놀라며 괜찮아? 란 친절돋는 멘트를 날려주었다.

 

 

 

“네가 왜 여깄어?”

“필름 끊겼어? 너 아까 나한테 온갖 말 다했는데! 어떡해?”

“뭐?! 내가 뭐랬는데.”

“그 여자, 사실은..”

“거기까지! 김태현 내가 다 잘못했어. 미안해.”

“아, 그래? 알겠어. 뭐 이번 한번은 봐줄게.”

 

 

 

 내가 이래서 김현우를 안 귀여워 할 수가 없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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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전히 딕펑스가 좋은 쿨워터 입니다 ㅠㅠ

슈스케 결승이 하루 남은 지금, 떨리는 마음을 잠시 접고 글을 썼는데

또 망했어요. 얼른 딕펑스 팬픽을 쓰는 능력자분들이 늘었으면 하는 마음이에영..

금손느님들 제발 많이 나오셔서 제 팬픽을 막아주thㅔ여..

아 그러고 보니 학교 숙제도 다 안하고 썼어옄ㅋㅋㅋㅋㅋ정신없는 저를 용서하세요..

그럼 저는 숙제하러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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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허거하겋ㄱ 더 보고싶은데다음평엊ㅅ나여..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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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헉 일빠다 잘읽고갑니다 신알신도신청하거여 ㅋㅋㅋㅋ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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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워터
조..조각글인데....흡...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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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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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워터
조각글인데...연재로 돌리기엔 너무..제가 부족해여 ㅠㅠ 나중에 연재글도 올릴생각이에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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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더더더더.... 핡너무좋아요ㅠㅠㅠㅠ 신알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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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이 브금 아스피린맞나여???ㅋㅋㅋ글도 좋고ㅠㅠㅠ브금도 좋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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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워터
네 맞아요! 딕펑스가 부릅니다, 아스피린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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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헐 더더더더더써주세요 신알신하고가여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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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신알신 ㅠㅠㅜㅜㅜㅜㅜㅜㅜ 딕펑스사랑해요ㅛ 작가님도 하트하트 ㅋㅋㅋㅋㅋ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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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딕픽!!!!!!!!ㅠㅠ신알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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