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아아아아악!!!!!!!"
나의 뜬금없는 괴성에 지나가던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나에게로 꽂혔다. 평소라면 죄송하다며 고갤 숙이고 부끄러워 했겠지만,
오늘은 상황이 다르다.
내가 괴성을 지른 이유는 딱 하나. 내 옆에서 지금 키득- 거리며 즐거워하고 있는 저 녀석 때문이었다.
저 기분나쁜 녀석은 얼굴은 귀염상인데, 성격은 까칠하고 말빨도 까칠하고 사고방식까지도 까칠하니.
유치한 나의 초딩 말빨실력으로는 도저히 저 용같은 녀석을 이길수 없었다.
* * * * * *
달달하고 싶은. 나의 소망
난 오늘 하루도 조용히 집에 짜져 있기로 했는데 갑자기 집 앞으로 부르는 저 녀석때문에
밤을 지새우며 야동을 보다 늦게자서 다크써클이 광대뼈 까지 쭈욱- 내려온 병자의 모습으로 녀석을 만나러 딱 집 앞까지만 나왔다.
그런데 이게 왠일? 한번도 나에게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던 그녀석이 갑자기 나에게 웃으며 소개팅을 권유하는 것이었다.
눈이커서 이쁜 송아지 같다는 그녀석에 말에 바로 수락했다는건 비밀이다.
하지만 그때, 나서지 말아야 했다.
저녀석을 믿은 내가 병신이지, 병신. 친구들이 나보고 병신이라고 부를만해 라는 생각이 든건, 정말 순간이었다.
소개팅에 나온 여자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분명 소개시켜준 그 녀석의 말대로 눈은 크고 .. 코도 크고, 입도 크고 심지어 귀까지 컸다.
나에겐 눈 빼고도 다 크다는 옵션을 말해주지 않은 녀석을 원망하며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혹시, 좋아하는 연예인 있으세요?"
모든것이 정말 큰 그녀의 첫 마디였다.
"소, 아니 딱히 좋아하는 연예인은 없어요."
소녀시대를 제일 좋아하지만, 웹서핑을 하다 그냥 스쳐지나갔던 '여자 앞에서 여아이돌 얘기 꺼내면 피곤해진다'라는 말이 떠올라 그냥 입을 다물기로 했다.
그녀는 나의 만족스러운 대답에 기쁘게 웃었고, 입을 열기 시작했다.
"아, 그러세요? 전 요즘 빅뱅이 좋더라구요 "
라며, 나를 닮았다는 승리 얘기를 주절주절 꺼내기 시작하였다. 또 시작이구나 하며 슬며시 눈을 돌려 다른곳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왼쪽 창가 쪽에 앉아있던 익숙한 남자를 발견했고, 뚫어지게 쳐다보다 그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