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슨 커피? "
" 카푸치노요. 아, 샌드위치도 있으면 그것도. "
" 얌전히 있어. "
" 갔다 와요, 아저씨. "
남자가 내리자마자 얌체처럼 조수석에서 운전석으로 넘어온다. 다친다니까. 선글라스에 가려져 안 보이지만 분명 미간이 잔뜩 찌푸려져 섹시할 게 뻔하다. 아무거나 만지지 마. 한 번 더 주의를 주고 미성년자의 머리에 손을 가져다 매만졌다. 날씨가 좋다며 팔을 붙들고 나가자고 조르더니 헤실헤실. 잘도 웃는다.
커피숍의 문을 열고 잘 빠진 신발 대가리부터 집어 넣는다. 메뉴판에 있는 카푸치노를 한 번 확인하고 진열장에 넣어진 샌드위치를 살핀다. 치즈는 싫어하니까 빼고, 좋아하는 새우가 들어 간 샌드위치를 고른다. 아주 한가한 주말에 미성년자 입에 넣어질 샌드위치나 고르는 꼴이 제가 봐도 우습다.
- 아저씨.
샌드위치와 빵 몇 개를 더 계산하고 카푸치노를 주문하고. 잠시만 기다려 달라는 직원의 말에 차가 보이는 쪽의 테이블에 앉아 기다리던 참이었다. 바지 주머니에서 연거푸 진동이 울렸고 원인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수신자를 확인도 안 하고 엄지 손가락을 움직였다.
" 왜. "
- 심심해요, 언제 와?
" 아직 5분도 안 지났어. "
- 사실 할 말이 있어서 전화했어요.
아주 미약하게 힘이 들어있는 목소리가 저도 모르게 손에 힘을 줬다. 일어나지도 않을 괜한 생각에 몸이 먼저 반응했다. 왜 하필 내가 근거리라도 떨어진 지금 전화야. 습관처럼 미간에 옅게 주름이 패였다. 무슨 할 말이 있다고. 차에 가서 해도 돼.
" 뭔데. "
- 아저씨 그렇게 있으니까 섹시하다구요. 빨리 와요.
뚝 끊어져 대기 화면으로 돌아간 핸드폰이 얄밉다. 간지럽게 울리는 진동벨도, 따스한 햇볕도. 그리고. 얌체같은 김종인도 다.
*
미성년자는 이어지는 글이 아니에요 ^^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