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원/김종인] 늦은 Merry Christmas

정확하게 3시간이 넘었다. 그 성미에 핸드폰을 던진 건지, 전원을 껐는지. 전화를 해도 받질 않는다. 분명 화가 단단히 난 게 분명하다. 바쁘게 걷는 무수한 인파 속에서 나를 올려다 보고, 아저씨라 부르고, 손을 잡지 못해 소매 끝만 잡는 내 미성년자는 어디에도 없다. 집에서 쫓겨난 마당에 다시 들어가기에도 좆같은 상황이다. 아무것도 물지 않은 텅 빈 입에서 하얀 김이 나온다. 그냥 갈까, 하는 생각은 전혀 없이 그저 동상처럼 우뚝 서 있기만 했다. 보고 싶다. 화가 많이 난 걸까.


" 아저씬 왜 내가 화 났는지 몰라요. 나가. 보기 싫어. "


여전히 잔뜩 집어 던지고 깨뜨리고. 지 성미를 참지 못해 씩씩대는 꼴이, 내가 풀어줄 화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순순히 코트를 집었다. 덜컹 소리와 함께 김종인과 나는 갈라졌다.


[영화 예매했다. 7시까지 삼성역으로 나와.]


현재 시각. 10시 30분을 조금 넘기고 있다. 날카로운 바람에 베여 귀가 아프다. 이런 날씨면 안 나오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군. 슬슬 돌아갈까, 생각을 하던 참이었다.


" 아저씨.. "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 동안의 기다림에 대한 보상은 미성년자의 손끝 하나로도 충분하다. 벌써부터 입가에 작게 주름이 졌다. 이런 미성년자 하나가 뭐 대단하다고. 날. 뒤를 돌아보니 얇은 티에 니트만 걸친 모습이다. 코는 이미 빨갛게 물들었고 울었는지 눈가도 마찬가지다. 넌 왜 나를 만나서 우는 일이 많을까. 주머니에 넣어서 따뜻해진 손으로 작은 얼굴을 감쌌다. 차갑다. 안 어울리게.

" 아저씨, 미안해. 미안해.. 문자 늦게 봐서.. 진짜 미안.. "

" 괜찮다. "


망설일 필요도 없이 코트를 벗어주고 한 품에 안았다. 내가 너를 어떻게 미워하겠다고. 훌쩍이는 소리와 김종인의 체향이 귀와 코를 자극시킨다. 어깨까지 들썩이는 미성년자의 여린 등을 토닥였다. 온 걸로 충분해.



" 메리 크리스마스. "

 

 

[독자1]

ㅠㅠㅠㅠㅠㅠㅠㅠㅠ뉴ㅠㅠㅠㅠ종인이 오ㅓㄴ전 애기가 따로 없네요 엉엉 하루에 미성년자 두편이나 보다니 흑흑 진짜 현실눈물이ㅜㅜㅜ

[독자2]

한 번에 두 편 올려주실 때마다 선물 받는 기분이에요...
5분 기다리고 또 덧글 답니다!!! 크리스마스 선물이랑 신년 선물을 같이 주셨군요 ㅅ랑해여

[독자3]

오늘도 사랑해요

[독자4]

신년선물이네요 사랑해요

[독자5]

2013년 첫날부터 이런 글을 보다니 영광입니다

[독자6]

와... 진짜 오랜만에 보는 글이예요, 그동안 제가 왜 이글을 보지못했던걸까요 엉엉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뒤늦게 신알신하고 갑니다. 사랑스럽지만, 어른스럽고, 뭔가 어려서 모자란게 예쁘기만 한 글이예요. 어휴ㅠㅠㅠㅠ

[독자7]

ㅠㅠㅠㅠㅠ새해첫날부터ㅠㅠㅠ고마어요

[독자8]

새해부터ㅠㅠㅠㅠㅠㅠㅠㅠ미성년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고마워요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잘 보고 가요ㅠㅠㅠㅠ

[독자9]

사랑해요 ㅠㅠ

[독자10]

얼마만의 잉크님이에요ㅠㅜㅜㅜㅜㅜㅜ버스 기다리면서 손 얼거같은데 읽엇어요 너무 부럽네요 종인이도 아저씨도ㅠㅠ

[독자11]

미자입니다:) 새해 첫 날 늦은 크리스마스 선물과 더불어 신년선물도... 잉크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독자12]

저 낼모레 생일인데 벌써 생일같네요ㅠㅠ 차승원김종인이 업뎃되다니ㅠㅠ

[독자13]

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더길게마니보고파여ㅠㅠㅜ흐어어어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