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의 얼굴이 유난히 눈에 밟혔다. 보내기 싫어하는 걸 알기에 더 매정히 잡힌 팔을 떼어내고 현관문을 닫았다.
중요한 임무였다. 조직에 있어서 가장 위협적인 인물이었기에 더더욱 내가 처리해야 했다. 먹먹한 비내음 나는 골목길에 비를 잔뜩 맞으면서도 총을 쥔 손은 한 치도 떨리지 않았는데. 총을 장전하고 무게감있는 등을 돌린 순간 이성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내 미성년자. 넌 왜 거기 있니. 울 것만 같은 얼굴을 하고선 나를 보는 김종인의 뒤로 목표물이 보였다. 간신히 정신을 잡아 다시 힘을 준 내 손 위로 김종인의 손이 겹치면서 눈 위로 어둠이 내려 앉았다. 입을 막은 하얀 수건. 마지막까지 울 것 같은 얼굴로 나를 내려다 보는 김종인.
" 미안해, 아저씨... "
채워진 수갑. 목표물이었던 형사의 만족스러운 웃음. 시끄럽게 울리는 사이렌 소리와 버려진 내 총. 몸을 뚫을 기세로 내리는 무수한 빗방울. 약간의 비릿한 피 내음. 그리고. 아직도 예쁜 내 미성년자. 결국 울고있다. 내가 아는 미성년자는 저런 빗바닥을 싫어하는데. 그러게 오지 말라니까 말도 안 듣고. 미성년자가 아닌 청년이라고 했다. 뛰어난 머리로 어린 나이에 현장을 뛰는. 강력반 최연소 형사 김종인. 수갑을 채우는 손이 떨렸고 그런 손을 잡았다. 원망도, 증오도 아닌 그저. 한 때의 아저씨로.
" 뭘 그렇게 봐. "
" 미안해요, 아저씨.. 난.. "
" 나 안 죽어. "
" ... "
" 갔다 올게. 언제 올 수 있을진 모르겠다. "
" 안녕, 내 미성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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