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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루한징어 전체글ll조회 1548


 

 

 

 

 

 

" 김종인,일어나!지금이 몇신데 아직도 자고 있어? "

" 아…왜. "

" 왜라니.너 10시에 드라마 회의 있는거 잊었어?내가 혹시나 해서 왔는데 오길 잘했다! "

 

띠리릭- 도어락이 풀리는 소리 그리고 쿵쾅쿵쾅 대며 집이 울릴듯한 발소리와 함께 종인은 자신의 등에서부터 몸까지 곳곳으로 알싸하게 퍼지는 아픔에 눈쌀을 찌푸렸다.도어락 비밀번호를 알려준게 내 인생 최대의 실수였다.가정에는 신경도 잘 안쓰는 사람이 왜 나는 못 잡아 먹어서 난리래.10시간을 자서 그런가 목석마냥 뻣뻣하게 굳어진 몸을 으아- 하는 소리와 함께 일으킨 종인은 떠지지 않는 눈을 억지로 부릅뜨며 궁시렁 거렸다.

 

" 뭐,인마?내가 가정에 신경을 안써?너가 신경을 한쓰게 만들어야 나도 신경을 안쓰지.죽겠다 죽겠어. "

" 신경쓰지 마.지금 몇신데 벌써 깨우고 난리야… "

" 도대체 몇시간을 잔거야?눈은 붕어마냥 팅팅 불어서..얼른 준비해.지금부터 준비하면 늦지 않을거야.방송국이 니 숙소랑 가까우니까. "

"  아,대충 머리만 감으면 되지,뭔 준비야… "

" 너 오늘 12시에 노트북 cf 있는거 까먹었어?거기에 눈 팅팅 불어서 거지 행색으로 가면 광고사 피디님이 좋구나 하고 너 써주겠다.좋은말 할때 씻어! "

 

분수마냥 침까지 튀겨내며 열변하는 현수의 말을 들은척도 하지 않은체 종인은 자신의 손등에 묻은 현수의 침을 불쾌하다는 듯 쳐다보다 대충 쓱 닦았다."이 닦고 왔어.깨끗한거야,인마!" 민망한건지 현수는 버벅거리며 말했다.누가 뭐랬나.이 닦는게 당연하지 그걸 자랑처럼…모든게 종인에겐 불만이었다."얼른 씻고와" 결국 현수의 잔소리에 한계를 느끼던 종인은 등쌀에 못이겨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으아,찌뿌둥해.긴 하체와 상체를 있는 힘껏 잡아 당기며 온몸으로 스트레칭 하던 종인은 이내 뭔가 생각난듯 허리춤을 북북 긁으며 생각했다.

 

" 인마. "

" … "

" 김종인? "

 

아무래도 찝찝했다.드라마를 하면서 이렇게 찝찝했던 적이 몇번이나 있었던가.물론 상대편 배우가 마음에 들지 않아 짜증났던적은 몇번 있었지만 단순하게 사그라 들었던 감정이었다.근데 이번엔 달랐다.드라마 촬영 시작도 전에 이렇게 불안하다니." 김종인! " 우렁차게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현수의 목소리에 종인은 흠짓,놀랐다.이내 헛기침을 하며 현수를 불렀다.

 

" 형. "

" 왜. "

" 나 드라마 말이야… "

" 쓸데 없는 소리 할거면 얼른 들어가서 씻어라.이미 다 결정된 일이야. "

" …아씨. "

 

역시 현수가 저럴줄 알았다는듯 종인은 한숨을 푹 쉬며 고개를 설레설레 내저었다." 밥 차려줘 " 짧고 굵은 말을 내뱉고 쾅,하는 굉음과 함께 종인은 화장실 안으로 들었다.지금 심정을 말하자면 '에라 모르겠다'였다.지금 그만 둔다고 해봤자 가만히 있을 현수가 아니었고 또한 가만히 있을 경수가 아니었기에.쏴- 소리와 함께 시원하게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를 보면서 종인은 또 한숨을 내쉬었다.물은 저렇게 제 갈길 잘 가는데 난 어째 인생이 꼬이는거 같냐.하는 별 바보같은 생각을 하며.

하아- 오늘따라 내 한숨소리가 크게 들리는건 착각이겠지.종인은 차가운 물에 현실 도피라도 하듯 찬물을 마구 부어댔다.

 

 

 

 

On Air
w.비루한징어

 

 

 

 

 

결국 종인은 애써 찝찝한 마음을 감춘채 검은색 자켓을 챙겨입고 집을 나섰다.가 촬영 될 방송사는 SUS란 곳인데 종인이 머물고 있는 숙소에서 방송사 까지는 걸어서 30분,차 타고 가면 오래 걸려봐야 10분 정도였다.이번 1차 회의는 비밀리에 진행 되었다.팬 카페에도 스케줄을 알리지 않았기에.만약 알리면 극성인 종인의 팬들이 방송국까지 쫓아와 제대로 된 회의를 못 할뿐만 아니라 방송국에서 진행 되고 있는 각종 프로그램들 촬영에도 큰 타격을 주리라 종인은 생각했기 때문이다.

탁-소리와 함께 벤에서 내린 종인은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조용한 방송국의 겉모습을 이리저리 흝어보았다.종인에겐 10년이란 배우 생활동안 이 방송국은 처음이라 너무 낯설게 느껴졌다.MAC등 다른 방송사 들과는 인연이 깊었지만 왠일인지 이 방송사와는 인연으로 닿지 못했던 과거였다.종인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근심어린 눈빛으로 방송국을 둘러보는 종인을 보며 현수는 종인의 등을 툭툭 쳤다.

 

" 걱정마 인마,잘 될거니까. "
" 회의실은 어디야? "
" 어,본건물 들어가면 좌측에 회의실 있대.거기 앞에 이멀전씨 회의실 이라 적혀있다나 뭐라나.우선 가보자. "


고개를 대충 끄덕인 종인은 현수를 따라 방송국 앞에 있는 계단에 한발자국 내밀었다.배우란 직업을 매우 가지고 싶어했고 새로운 드라마에 대해 회의를 하러 갈땐 항상 설렌 마음을 지니고 있었는데.전과는 다른 기분에 괜히 한숨만 나오는 종인이었다.종인은 현수 몰래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돌멩이를 괜히 툭,찼다.

 

 

 

**

 

 

듣기 거북한 끼익,거리는 잡음 소리와 함께 회의실 문이 열렸다.'작가님 이번 장소 협찬은..'그 동시에 한 사내의 목소리도 자연스레 끊겼다.종인은 텅빈 회의실 안에서 자신을 쳐다보는 두 사람의 시선을 맘껏 느낄 수 있었다.책상에 앉아 시놉시스를 만지작 거리는 사람은 도경수 작가.회의실 끄트머리에서 장소 협찬을 논하고 있던 남자는 아마 오세훈 PD일거라 종인은 생각했다.딱 봐도 PD 티가 팍팍 나보였으니까."안녕하세요" 자신과 현수의 등장으로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진 회의실 내부의 어색함을 참다 참다 폭팔한 종인은 먼저 적막을 깨고자 말을 꺼냈다.그제서야 웃으며 다가오는 두 남자를 향해 어색하게 웃어보이며 말이다.


" 안녕하세요,김종인 입니다.여기는 제 매니저 김현수씨구요. "
" 아,안녕하세요.전 오세훈 PD라고 합니다. "
" 안녕하세요 전 도경수 작가에요.종인씨 실제로 보니까 더 잘생기셨네요.눈 어디서 하셨어요? "

 

이건 무슨 소리인가.첫만남이라 의식처럼 악수를 청하고자 내민 종인의 손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눈 어디서 했냐'란 황당한 말을 내뱉으며 흥미롭게 자신의 눈을 요리조리 흝어보는 경수의 시선에 종인은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 눈 안했는데.. "
" 그래요?와- 쌍커풀 완전 짙으시네요.부러워요. "
" 아,예..예.. "
" 아!이 얘기를 할려고 한게 아니었는데!종인씨랑 매니저님 저기 앉으세요.손님이 왔는데 대접도 못해드리고 있었네요. "
" 감사합니다. "
" 그럼 전 가보겠습니다.가봐야 할데가 있어서.2차 회의때 뵙도록 하겠습니다. "
" 아,네. "

 

종인은 바쁜지 후드티 안에 대충 핸드폰을 쑤셔 놓고선 급히 자리를 뜨는 세훈을 멍하니 바라보았다.분명 26살이라 들었는데…어린 나이에 PD가 됬지만 나이 치고는 너무나도 과묵한 얼굴과 말투에 종인은 쩝,하며 입맛을 다셨다.24살인 자기 보다는 과묵한게 당연했으나 28살 경수와는 너무나 대조될만큼 조용한 성격인 듯 싶었다.그게 아니면 경수가 나이에 맞지 않게 너무 푼수같은건가.아무래도 후자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짧은 시간 탐정 처럼 세훈의 특성을 파악한 종인은 혼자 고개를 끄덕이다 뭔가 이상한 것을 느꼈다.왜 회의날인데 배우나 스텝이 나랑 도경수 작가 둘뿐이지.상대편 남자 배우는 아직 뽑히지 않았다고 해도 이상한 상황이었다."다른 분들은 어딨습니까?"조용히 묻는 종인에게 경수는 대답했다.

 

" 아,김유리씨는 집에 급한 사정이 생겨서 오늘 못 오신다고 연락 오셨어요.다음 회의때는 꼭 참석하겠다 약속 했구요. "
" 그럼 다른 분들은.. "
" 아,이번 회의때 부를 사람은 종인씨,유리씨 그리고 오세훈 pd님이랑 김준면씨였어요.근데 두 사람은 이미 갔고 김준면씨는 이번 회의땐 딱히 임무가 없으셔서 우선 윗층에 있는 회의실에서 대기 하라고 부탁했어요. "
" 그럼 상대편 남 배우는 언제 선정되는 겁니까? "
" 아.그건 걱정하지 마세요.지금 세분 정도로 간추려 났어요.유종현씨,김수현씨,홍진석씨로요.연기 경력이나 능력등 잘 따져 보고 결정하려구요.먼저 세 분 매니저님 통해서 시놉시스는 보낸 상황이에요.최종 선택때 종인씨 의견 물어볼게요. "

 


경수의 말에 종인은 고개를 끄덕였다.세 배우다 딱히 악감정있는 배우는 아니었다.다 우리나라에서 실력있다 극찬 받은 배우들 이었고 따라서 연기도 문제 없이 잘 진행할거라 종인은 스스로 판단 지었다.이번 기회에 친해져서 서로 부족한 점을 일러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거다- 생각했다.또한 최종 선택때 종인의 의견을 반영한다는 것은 즉 경수가 종인을 신뢰하고 있다는 뜻이나 다름없었다.자신의 의견을 반영함으로써 이번 드라마에서 중요한 역활을 맡게 되는 것이고 권위도 챙기고.일석 삼조의 혜택을 종인이 마다할리 없었다.


" 개런티는 어떻게 하고 싶으세요? "
" …음 "
" 지금 한참 종인씨가 주가를 올리고 있다는 거 알고 있어요.편당 1억 2천.어떠세요?모자르시면.. "
" 좋습니다. "
" 다른 배우들은 막 모자르다고 거절하고 그러던데 종인씨는 검소하신 분이네요.멋있어요. "


'멋있다'라는 말 따위를 계속 남발하는 경수에 종인은 어색하게 웃었다.연예인,특히 배우들의 몸값은 어느 누구도 생각치 못할 만큼 상상을 초월했다.실로 <우리엄마>라는 데뷔작을 찍을 때도 편당 7천은 받았던 종인이었다.현재 주가를 한참 올리고 있는 톱스타 배우 종인에게는 1억도 모자른 금액이었다.그만큼 가치 있는 종인을 쓰기 위해 제작사들은 높은 개런티를 불러 왔고 종인이 출현한 드라마중 가장 높은 개런티를 부른 이란 드라마 제작사는 편당 2억까지 제안하기도 했다.종인의 인기는 실로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종인은 1억 2천이란 개런티에 순순히 승낙했다.드라마 출현진이나 구성진들도 너무나 만족스러웠고 또한 그만큼 탄탄한 내용 구상이 존재했기 때문이다.1억 2천을 받은다고 해도 드라마가 끝날 쯤 종인을 향해 마구잡이로 닥쳐올 cf,영화 제의를 생각해 보면 괜찮은 개런티라 종인은 생각했다.'감사합니다' 웃으며 맞받아치는 종인을 멀뚱히 바라보던 경수는 시놉시스를 내밀었다.


" 시놉시스 다 읽어보셨어요? "


자주색으로 란 정갈한 글씨가 써진 시놉시스를 팡팡- 치며 경수는 진지하게 물었다.

 

" 당연히 다 읽어봤습니다. "
" 어땠어요? "
" 제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신선한 소재라고 생각합니다만… "
" 그럼 다행이네요.사실 여주인공의 난치병 소재는 안쓰려고 했었어요.자칫 막장 드라마가 될 수 있으니까요.종인씨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어떻게 생각하세요?" 되묻는 경수를 보며 종인은 눈을 깜빡였다.갑작스러운 질문에 잠시 고민해야했다.난치병이란 소재가 뻔하긴 하지만 경수의 작품에선 전혀 뻔함이 느껴지지 않았다.또한 난치병 부분을 삭제해 버린다면 대본을 다시 써야할 것이 아닌가.종인이 대답했다.

 

" 전 좋습니다.난치병이란 소재가 있어야 두 남자의 대립이 더 심화될 것 같다고 생각하거든요.뻔함도 없었구요. "
" 그럼 다행이네요! "


기쁜듯 눈을 반짝이며 헤실헤실 웃는 경수의 모습에 픽 웃었다.진짜 애같다.글은 나이 몇십년 먹은 사람처럼 내공있게 잘쓰면서 겉모습은 왜이리 애 같은지…이것도 매력이라 봐야하는 것일까."그럼 이번 드라마 마음에 든다는 말이네요" 경수의 들뜬 목소리에 종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 마음에 드시죠? "
" 네,뭐… "
" 그럼 드라마 계약 하실거에요? "
" … "

 

경수의 말에 할말이 있다는듯 벌어진 종인의 입술이 다부지게 닫혔다.참을성 없는 경수도 그런 종인을 기다려주려는 심산인 것 같았다.물론 드라마가 완벽하다고 하더라도 스케줄이나 다른 계약건 문제를 얕 봐서는 안되기 때문에 쉽사리 결정할 수 없는 사인이었다.경수 입장에서도 또한 종인이 출현만 해준다면 극중 역활 '이성원'과 딱 떨어지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드라마 몰입에 도움을 줄 것이며 또한 시청률도 따 놓은 당상이라 말 할수 있었다.그러나 드라마를 여러 배우들과 계약 하면서 이런 모습은 일반적으로 봤었기에 경수도 종인의 입장을 잘 알고 있었다.경수는 앞에 놓인 펜을 만지작 거리며 종인의 대답을 기다렸다.


" 아직 잘 모르겠지만… "
" …모르겠지만? "


뜸 들이며 머뭇 거리는 종인을 따라 경수는 크게 침을 꿀꺽,삼켰다.정말 긴장되는 순간이었다.배우의 한마디에 드라마에 차질이 생길수도 원활하게 진행될 수도 있기에.초조한듯 손을 쥐었다,폈다 하는 경수였다.종인은 슬쩍 웃으며 말했다.

 

" 지금은 좋습니다.스케줄에 따라 좀 변경될 수 있지만요. "
" 정말이죠?? "
" 네. "


종인의 말에 경수는 입이 찢어질듯 환하게 웃으며 종인의 손을 덥석 부여 잡았다.그 손길에 순간 어떨떨 한건 사실이었으나 이내 종인은 웃으며 현수를 바라보았다.매니저인 현수는 말도 못하고 종인의 한마디 한마디를 초조하게 듣고 있었을게 분명했다.경수와 일을 하면 분명히 마음대로 풀리지만은 아닐거라 느낌이 종인의 가슴 깊숙히 강하게 와닿았지만 괜찮았다.세상 살이란게 쉬운거 하나도 없으니까.
 

" 그리고 여기 오렌지 주스 드세요.혹시 몰라서 많이 사왔어요.스텝분들이랑 드세요. "
" 이거 저 주는거에요? "
" 네. "
" 감사해요! "


종인은 머쓱하게 웃으며 곱게 접힌 상자 안에서 짤랑-거리며 오렌지 주스를 꺼냈다.경수가 오렌지 주스를 집착이라 할만큼 좋아한다는건 익히 아는 사실이었다.그게 사실이란걸 증명하듯 경수는 오렌지 주스를 만지작 거리며 환하게 웃었다.살짝 모자른 사람 같긴 하지만 그래도 나쁜 사람 같지는 않네.종인은 경수 몰래 픽 웃었다.

 

 

 

 

**

 

'회의실2'라 적힌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의자에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을 본 세훈은 사람의 형체에 흠짓,놀랐다.그 사람도 또한 놀란듯 보였다.혹시 잘못 들어왔나 싶어 '죄송합니다'란 말과 함께 나가려던 세훈은 문 앞에 떡하니 써진 '회의실2'이란 글자를 보고 자신이 잘못 본게 아님을 깨달았다.도대체 저 남자는 누굴까.단지 세훈은 종인과 회의중일 경수와 혼자서 장소 협찬중일 AD성진을 배려해 직접 성진과 같이 장소 방문을 하려던 참이라 자신의 회의실 안에 있는 패딩을 가지러 왔을 뿐이었다.

회의실에 드라마 구성작이 다 있을텐데…드라마 제작에 한참 예민할때라 세훈은 그 남자를 경계하며 흘끗 바라보았다."누구시죠" 세훈의 경계 섞인 눈빛에 당황한듯 남자는 버벅 거리며 조용히 대답했다.


" 아,저 김준면이라고 합니다.오세훈 PD님 맞으시죠? "
" 맞습니다만…누구.. "
" 아,못 들으셨구나.이번에 도경수 작가님이 연락하셨어요.이번에도 리퀘스트 형식이라면서 저한테 추가 장면 상의할게 있으시다고.. "
" 아,죄송합니다.도경수 작가님이 말하셨는데 깜빡하고 있었네요.정말 죄송해요. "


도둑 취급 당할뻔함해도 불구하고 괜찮다는듯 손을 내젔는 준면에게 세훈은 고개를 살짝 숙이며 사죄의 표시를 해보였다.준면은 매우 중요한 역활이었다.물론 준면의 도움으로 인해 추가 될 장면이 단지 3,4 컷이라고 해도 말이었다.'사내연애'에서 최고 시청률을 만들게 해준 장면을 삽입하자 요청한 화려한 경력이 있지 않은가.그런 준면을 내심 존경했으면서 눈앞에서 알아 보지도 못하다니…머쓱함에 뒷 머리를 긁적이던 세훈은 간이 냉장고에서 알로에 주스를 꺼내 탁,소리와 함께 준면의 앞에 내주었다."감사합니다"서글서글 웃는 준면의 모습에 괜한 헛기침을 큼-큼 하며 세훈은 준면의 맞은편에 의자를 끌어당겨 앉았다.


" 근데 왜 여기에 있으세요?회의는 1층 회의실에서 진행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
" 아,오늘 회의는 개런티랑 연출 문제에 대한 회의라고 하시더라구요.어차피 저는 추가 장면에 대해서만 상의하면 되는거니까 여기서 편하게 기다리라고,금방 오겠다고 도경수 작가님이 말씀 하셨어요. "
" 아.. "
" 나가보셔야 하는거 아니에요?가만히 있을 자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시고 가보세요. "
" 그게.. "


세훈은 음료수를 후루룩 들이키며 생각했다.아마 김성진 ad는 장소 협찬건 때문에 관리자와 한참 열나도록 통화중일 것이다.고로 빨리 가봤자 어차피 기다리는건 똑같다는 이야기였다.또한 대부분의 일은 일 처리 능력 매우 좋은 경수가 도맡아 할거지만 자신은 피디였다.최종적인 것들을 관리하고 수정할 임무도 협찬 장소 방문 만큼이나 중요한 자신의 임무였다."조금 늦어도 괜찮아요"웃으며 입꼬리를 말아 올리는 세훈의 모습에 준면은 백팩의 지퍼를 열고 뭔가 뒤적 거리더니 세훈의 앞으로 끈으로 묶긴
다섯장 정도의 종이를 내밀었다.


" 이게 뭐죠? "
" 작가님이 시놉시스 보내주셔서 읽어 봤어요.작가님이 이런 줄거리에 어떤 내용을 추가하면 좋을지 구상해주면 좋겠다고 하셨거든요.그래서 몇가지 추가해도 좋을 장면 선정해 왔어요. "
" 이게 그 원고인가요? "
" 네.아직 시청자 분들을 다 선발하지 않아서 제 원고가 뽑힐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써온거에요. "
" 좀 봐도 될까요? "
" 물론이죠. "


긍정의 표시로 고개를 까딱이는 준면의 눈치를 보다 세훈은 준면이 내민 종이를 손에 쥐었다. 깔끔한 문체의 표지였다.괜히 들뜨는 마음을 아무렇지 않은척 감추고 원고를 읽어 보던 세훈은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준면의 글 솜씨는 작가라 해도 깜빡 속아 넘어갈 정도였다.아니,시덥지 않은 작가들과는 차원이 달랐다.지금 바로 드라마 하날 내도 분명 성공할 것 같았다.문장 구성력이나 문체.특히 자칫 평범해 보일수 있는 장면을 새롭게 각색하는 능력까지.

왜 대본에 관해서 깐깐한 경수가 이렇게 준면을 아끼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단 느낌이 들었다.피디라 글에 대해 지식이 많지는 않지만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도경수 작가 만큼이나 글을 쓰는 재주가 있는것 같다고 세훈은 느꼈다.메디컬 드라마라 정확하고 많은 지식이 있지 않으면 자칫 어설픈 구성으로 원성을 살 수 있으나 준면에게 기초 지식 뿐만 아니라 심화 지식도 이미 꿰뚫어 놓은 것 같았다.

두 남자가 대립하는 씬.수술실에서 실제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장면.모든 것이 세훈의 눈엔 실제 눈 앞에서 일어나듯 생생했다."어때요…" 넋 놓고 원고를 바라보는 세훈의 모습이 초조한지 준면은 눈치를 보며 말했다.


" ..어때요? "
" 완전 재밌어요. "
" 네? "
" 말 그대로에요.진짜 대박이에요.도경수 작가님한테 보여 드리면 분명히 엄청 좋아하실거에요. "
" 정말요? "
" 그럼요.왜 작가 안하시는지 의문이에요.하시면 성공할거 같은데.. "
" 제 글 솜씨로 뭘요..다 그림의 떡이죠,뭐. "


정말 재밌는걸요.세훈은 웃으며 엄지 손가락을 턱,들어보였다.그 모습에 준면은 민망한듯 살짝 벌게진 얼굴을 손으로 쓸며 웃었다.예감이 무척이나 좋았다.특히 김준면,이란 저 사람이란 같이 작업을 한다면 더더욱.

 

 

 

**

 

 

" 멜로는 빼면 안될까요? "

 

시놉시스에 무엇인가 열심히 쓰고 있던 경수는 푹 숙이고 있던 얼굴을 들고 종인을 멀뚱히 바라보았다.그 순간이었다.무척이나 놀랐는지 현수는 고개를 홱 놀려 경수의 눈치를 보며 종인에게 조용히 물었다.너 미쳤어?오히려 여유로운 쪽은 후자였다.종인은 현수의 말에 무표정으로 고개를 작게 내저었다." 종인씨 얘기를 들어보고 싶네요" 펜을 딱-딱이며 경수는 흥미롭다는 듯 웃었다.그 둘의 모습에 혹시나 싸움이라도 날라- 멋쩍게 웃으면서도 불안한건 현수였다.

 

" 제 말은 말 그대로 입니다.멜로 드라마란 타이틀을 떼자구요.계속 마음에 걸려서 안되겠어요 "
" 아까는 별 말씀 없으셨잖아요 "
" 보다싶이 제가 아역 시절에 너무 멜로에 대한 고정관념이있어서 싫습니다. "

 

종인의 말에 현수의 입이 하마 마냥 떡하니 벌어졌다.아무리 10년이란 기간동안 많은 인기를 누리며 살았던 종인이지만 이런 식으로 애 마냥 떼쓰는 적은 본 적이 없었다.더군다나 일반 작가도 아니고 도경수 작가 작품에… 이건 마치 드라마에 출현 해달라 애걸 복걸하는 경수와 튕기는 종인 같았다.뭔가 바뀌었단 한참 바뀌었다.

도경수작가는 모든 작품을 30퍼 거뜬히 넘긴 작가이다.즉 그의 탄탄한 내용 구성력,연출을 보고서 마다할 배우는 없다는 말이다.만약 경수가 종인의 제의를 받아 들이지 않는다면 이미 캐스팅 확정이라 뜬 기사들도 물거품이 될 것이고 종인의 배우에 대한 자질까지 논하게 되는 심각한 문제까지 갈 수있었다.또한 거물급 작가인 경수가 이번 사건으로 종인을 '싸가지없다' 라고 단정지을시 혹독한 연예계에선 어떤 무시무시한 일이 일어날지의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었다.도경수 작가도 표면상으로는 물러 터지게 생겼지만 이 탑자리까지 오기위해 얼마나 꼼꼼하고 치밀하게 일을 했는지 직접 보지 않았어도 느껴지는 바였다.종인이 이런식으로 나와도 도경수 작가는 다른 배우를 뽑으면 되고 결국 종인이 손해일텐데-

불안함에 손톱을 오독 오독 씹는 김현수 매니저 귓가로 경수 목소리가 들림. "저는 이해가 가지 않네요." 실실 웃으며 말하는 경수의 모습,웃지만 속은 그렇지 않을거라 현수는 단정지었다.경수의 표정은 마치 '뭐 저런 새끼가 다있나'란 뜻과 맞먹었다.자기 작가 인생에 왠 특이한 종을 만났으니 그럴만도 했다.드디어 올것이 왔구나,현수는 한숨을 내쉬었다.


" 저는 이해가 가지 않네요.고정 관념은 버리면 되는거에요 "
" ..그렇게 쉽게 되지 않는게 문제죠. "
" 시놉시스 읽어 보셨죠? "
" 당연합니다 "
" 그럼 당연히 줄거리 요약본도 읽어 보셨겠네요. "


아까 줄거리에 대해서 이야기까지 같이 했으면서 당연한 얘기를 계속 물어대.본론은 말할 생각도 없이 서론만 줄줄이 늘어놓는 경수가 종인은 못마땅했다.뭔가를 생각하는듯 턱을 괴고 음…하던 경수는 이내 시놉시스 몇장을 휘리릭 넘겼다.1분정도 지났을까 한참 넘기다 경수는 한 페이지를 피더니 종인에게 보여주었다." 왜그러십니까?" 종인이 퉁명스럽게 묻자 경수는 줄거리 요약본이 적힌 몇 문장에다가 펜으로 글을 죽죽 그었다.저 새끼가 뭐하나.고개를 갸웃 거리는 종인과 현수를 보며 경수는 웃었다.


"요-부분 보이시죠. "
" 어디 말입니까. "
" 보라색으로 밑줄그은 부분이요. "

 

밑줄 그은 부분엔 ' 난치병 환자인 유정에게 사랑에 빠지게 된다' , ' 두 사람은 유정의 자칫 잘못되면 죽음을 맞이 할 수 있는 목숨이 달린 수술을 하냐,마냐 하는 대립되는 의견으로 인해 갈등의 정점을 이루게 된다'란 글귀가 써져있었다. 사실 경수가 밑줄 그은 부분은 눈 아플만큼 수없이 그어져 있었지만 무슨 말을 할지 대충 이해한 종인은 그냥 말 하려 뗀 입을 다시 꾹-다물었다.


" 이번 드라마는 지금까지의 제 작품들과 다른 장르에요.전에는 코믹,로맨스 였다면 이번엔 슬픈 요소를 많이 넣었어요. "
" 네. "
" 말 그래도 180 변했단 말이에요.난치병 환자,라는 소설 요소가 뻔하디 뻔한 막장이란걸 알고 있지만 거기에 색다른 것을 추가하면 또 달라지거든요.제가 여기다 두 남자의 갈등 그리고 화해 과정을 넣은것 처럼요. "
" 무슨 말이 하고 싶으신거죠? "
" 죄송한 말이지만..이번 드라마는 멜로 요소가 없으면 그냥 맹물을 먹은듯이 허전할 거에요. "


아 뭐라고 말해야지- 머릿속이 정리가 안됬는지 말 하다가 머리를 쥐어뜯는둥 자해를 하며 이상한 제스처를 취해보이는 경수를 보며 종인은 직감적으로 생각했다.진짜 미친 새끼구나 하고.저 어린 나이에,거기다가 차근 차근 작가의 과정을 밟아 오며 사회 생활을 제대로 행하지 못했을 것이 분명했다.사회 생활에 대한 지식도 없을 터,그런데도 불구하고 창의력 공장마냥 매일 신선한 소재로 시청자들의 안방극장을 책임지는 것을 보아 분명 정상인 코스프레를 하는거 일 것이다.이빨로 입술을 살짝 물어뜯던 경수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 사실 다 변명이고 전 김종인씨의 연기가 보고 싶었어요...라고 말하면 때릴건가요? "
" 예? "
" 김종인씨 출연한 '우리 엄마'란 드라마 무척이나 잘 봤어요.밤마다 엄마 몰래 질질 짜는라 얼마나 고생을 많이 했는지..엄마한테 맞은 적도 한두번이 아니거든요. "
" 아,예..예.. "
" 전 그때 생각만 하면 아직도 의문스러워요.왜 그렇게 울었었는지..감정 이입이란게 직접 겪어보지 않았거나 진심이 느껴지지 않으면 잘 이루어 지지 않는거거든요.드라마에서 종인씨 극중 어머니가 죽는데 제가 그 상황을 겪은 것도 아니구요.지금 어머니는 잘만 살아 계시거든요. "
" .. "
" 그럼,둘 중 하나를 배제 했으니 남는건 뭔지 아시죠?종인씨는 똑똑 한 배우시니까 잘 알아들으실거라 생각해요.제가 좀 어수선하게 말하긴 했지만요. "


조근조근 내뱉는 경수의 말을 곱씹어 보던 종인은 이내 아,하며 탄성을 내질렀다. 서두 없는 경수의 말을 정리하자면 즉 '김종인씨의 그 애절하고 진심이 느껴졌던 연기를 마음에 들어하다 새로운 드라마 제작을 하며 캐스팅을 했다'라는 간결한 문장으로 정리 되었다.그때로 돌아가보면 울기도 많이 울고 정말 힘들었지만 행복했던 기억도 많았던 종인이었다.<우리엄마>란 드라마를 찍으면서 어린 나이에 잠시 나마 소중함을 느꼈던 모정 그리고 따뜻한 가족품.철 없던 종인을 앞으로 한발짝 성장 시켜준 드라마였다.운 만큼 값진 것을 얻었구나- 할 수 있을 만큼.

이번 드라마도 나에게 그런 교훈을 줄 수 있을까. 종인은 눈을 깜빡였다.종인의 진심을 안 건지 경수는 픽 웃었다.경수의 눈빛은 '참 단순한 사람일세'란 뉘앙스를 마구 마구 풍겼다.

 
" 이해 하셨나 보네요."
" 네,뭐.. "
" 역시 종인씨는 머리가 좋아요.":
" 뭐.. "
" 성급하게 결정해달란 말 아니에요.사내 연애 종방연 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사실 세 작품이 나오기엔 빠른 감이 있거든요.아무리 사전제작 50%라 세달 넘게 촬영을 잡는다고 해도 말이에요. "
" 네. "
" 우선 오늘 정한 개런티나 상대 배우에 대한 종인씨 생각들,보류하고 있을게요.며칠 생각해 보시고 천천히 결정하셔도 좋아요.만약 정 안되겠다 싶어도 절대 원망하지 않을게요.연기란게 종인씨가 우리 엄마에서 보여준 것 처럼 진심이 묻어나지 않으면 결국 시청자들이 등 돌리기 마련이니까요. "


그럼 저는 좀 나가 볼게요.멍하니 있는 종인에게 정신 차리라는듯 책상을 톡톡,친 경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종인이 가져온 오렌지 주스를 들고서,어디가세요.가보겠단 소리와 동시에 회의실이 열리는 소리에 정신 놓고 있던 종인 서둘리 일어나 경수를 불렀다


" 어디가세요? "
" 김준면씨가 위층 회의실에 계셔서 빨리 가서 이야기 마무리 지어야 할것 같아요.벌써 1시간은 기다리셨을텐데 더 기다리게 하는건 예의가 아니라서요.그리고 나서 김성진 AD 만나러 가봐야 할 것 같아요.아무리 캐스팅이 확정 되지 않았다고 해도 협찬 장소 같은건 먼저 알아봐야 해요.다음년도 2월달에 저희랑 비슷비슷하게 나오는 드라마랑 장소가 겹치면 무척이나 곤란하거든요. "
" 아,예.그럼 가보셔야죠. "
" 그럼 연락 기다릴게요.꼭 확정 문제가 아니어도 수정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하시면 연락 주셔도 환영하겠습니다.그리고.. "
" 네? "
" 이 오렌지 주스는 김성진 AD줘도 되죠?저는 하도 오렌지 주스를 많이 먹어서요.추운데 밖에서 고생하는 AD한테 더 필요할 것 같네요. "
" 편하신대로 하세요. "
" 감사합니다. "


AD가 얼마나 치사하고 더러운 직업이던가.일이 잘못 처리 됬다 싶으면 장소,물건 협찬한 AD 탓으로 다 돌리고 PD 도 아닌 것이 맨날 PD에게 질타를 받으며 살아야 하는 직업이다.물론 이번 오세훈 피디는 그런 만행을 저지를 것 같지는 않지만 말이다.사촌형이 3년째 AD라 많은 고충을 들어왔던 종인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감사해요.오렌지 주스를 짤랑짤랑-흔들며 목례를 하는 경수를 보며 종인은 고개를 살짝 까딱였다.문이 닫히는 걸 가만히 보고 있는데 갑자기 '아!'하며 회의실 문을 벌컥 열리는 모습에 종인은 흠짓,했다.


" 아,죄송해요.깜짝 놀라셨어요? "
" 아,아닙니다. "
" 그렇다면 다행이구요.. "
" 근데 또 무슨일로..아직 못하신 말씀이라도..? "
" 그건 아닌데.. "


오렌지 주스만 꼼지락 거리며 얼굴이 발그레해진 경수에 의문스럽다는 듯 바라보았다.무슨 말이길래 저렇게 뜸 들이는걸까.보채지 않고 가만히 기다리고 있는데 적막에
둘러 싸인 어색한 회의실에 조용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 저 김종인씨 짱팬이에요. "
" 예? "
" 종인씨가 나온 드라마 한 회도 빠짐 없이 다 봤어요.제 원고가 밀리는 날이 있더라도 꼭 다 챙겨봤다다구요.영화도 예능도 모-두 다. "
" 아.. "
" 드라마를 같이 찍든 안찍든 이렇게 만난 것도 우연이니까 싸인 해주셔야 해요. "
" 아..당연하죠.어디다  싸인... "
" 아니요! 지금 말구요. "


크로스백의 지퍼를 열고 종이를 찾을 태세로 뒤적이던 종인의 모습에 깜짝 놀라 손 크게 휙휙 내저었다.싸인 해달라면서요.종인은 펜을 까딱였다.그런 종인의 모습에 눈알을 도륵도륵 굴리던 경수는 이내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 지금 말구요.종인씨가 여기 싸인 해주고 가시면 종인씨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다른 사람들이 싸인 훔쳐 갈지도 모르거든요. "
" 예? "
" 싸인은 나중에.어찌됬든 나중에 한번은 만날테니까요.그때 제가 엄청 큰 종이 가지고 올테니까 거기다가 해주셔야 해요. "


그럼 전 진짜 가볼게요.쑥쓰러운듯 살짝 발그레해진 얼굴로 폴더 인사를 하며 나가는 경수에게 얼떨떨하게 종인도 따라 폴더 인사를 했다.쾅-소리와 함께 회의실에 울려펴지는 굉음에 종인은 새어 나오는 웃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세상에 저런 작가가 어디 있을까 생각함.지금 까지 만나온 작가들은 다 깐깐하거나 무서웠다.또한 회의실에서는 누구하나 웃지 않고 엄청 가라앉은 분위기였다.왜 도경수 작가가 탑인지 이제야 실감이 나는 종인이었다.도경수 작가는 내용 구상력 추진력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기분을 이해해 주는데에도 탑인듯 했다.다 기분 좋게 일하니까 지금까지 드라마도 기분좋게 성공했겠지-종인은 씩 웃었다.

이런 분위기라면 뭔가 안될 일도 잘 풀린 것 같은 느낌이다- 기분좋게 웃는 종인을 흘끗 바라보던 김현수 피디는 종인의 등을 아프지 않게 툭,쳤다."왜 형."웃음기 어린 말투로 푸스스 웃는 종인에게 현수는 거만한 표정을 내지었다


" 봐봐,내가 뭐랬어. "
" 뭘. "
" 도경수 작가 좀 특이 하지만 좋은 사람이라 했지? "
" 형이 그걸 어떻게 알아.나 꼬시려고 그런거 였으면서. "
" 무튼 자식아.이번 작품은 진짜 느낌이 좋다.시청률 백퍼센트 나오는거 아냐? "
" 설레발은 나 아직 확정한거 아니거든.다음 스케줄이나 가자.노트북 광고 있잖아. "


종인은 따뜻한 회의실 안에서 잠시 의자에 걸터두었던 검정색 자켓을 입었다.지금 가면 광고 찍을 시간보다 살짝 여유롭게 들어갈 수 있겠다.종인은 고개를 회의실 밖으로 살짝 까딱해 보였다.현수는 그런 모습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저런 제스처 까지 취하는거 보면 매우 기분 상태다,라는건 8년이란 긴 시간 동안 매니저 생활을 하며 익히 깨달은 모습이었다.

끼익- 회의실을 열고 앞서 나가는 종인에게 현수는 능글맞은 표정으로 은근히 물어보았다.


" 하고 싶지? "
" 몰라. "
" 자식 튕기기는,이미 오케이 했지? "
" 아,몰라. "

 

그런 현수가 귀찮은지 손을 휙-휙 내저으면서도 실실 웃고 있는 종인을 보며 현수는 씩 웃었다.뭔가 잘 풀릴 것 같다- 라는 기분이 물씬 풍겼다고 하면 변명일까.
 

 

 

 

 

****** 오늘 2편을 들고 왔네요 반가워요!

아직 세준 분량이 적지만 이제 곧 많아 질테니까 걱정 뚝 ! 댓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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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루한징어
오타가 약간 발견되네요 ㅠ.ㅠ 애교로 좀 봐주세요~ 얼른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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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잼있어요!!!저 암호닉 연필자루로 신청하고 갈께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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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루한징어
재밌다니 ㅠ.ㅠ 감사합니다! 연필자루님 꼭꼭 기억해드릴게요!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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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작가님~ 1편에서 암호닉신청했었던 그린이예요!

아 진짜 너무 좋아요ㅠㅠ 방송쪽 관련된 일에 저도 관심이 많은터라 정말 집중해서 읽고 있는데 진짜 최고bbㅜㅠ
카디들도 너무 귀엽고 세준이들도 뭔가 묘한 기류가 흐르는게~^.^ 다음편도 기다릴게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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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루한징어
최고라니bbㅜㅜ 감사해요! 저번편에 댓글 못 달아드린거 죄송합니다~!
저도 사실 방송쪽에 관심이 많거든요 ㅎ.ㅎ 꿈이 방송 작가라서요 ㅎㅎ 이 소설 쓰면서 많은걸 알게 되는거 같아서 좋은데 그린님처럼
제 소설을 좋아라 해주시는 분이 있어서 더욱 뿌듯하네요 ㅎㅎㅎ 다음편도 금방 쓸게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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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앞으로도 지켜볼게요 작가님! 진짜ㅠㅠ 사랑해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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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재밌어요ㅜㅜ잘보고있습니당!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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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루한징어
재밌다고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 열심히 쓰는 쓰니 될게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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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저만댓글을 너무 짧게쓴것같아서 꽁기하지만..흡....ㅋ댜릉댜릉~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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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루한징어
아니에요 ㅠㅠㅠㅠㅠㅠㅠ 정말 아닙니다 ㅠㅠ 무튼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ㅠ.ㅠ 이렇게 댓글 하나하나가 행복이에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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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체리새우에요ㅋㅋ 경수 귀엽네요ㅠㅠㅠㅠ 항상 잘 보고 있어요 작가님 사랑해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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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루한징어
다들 경수 귀엽다 해주셔서 좋아요 ㅠㅠ 경수 귀엽게 표현하고 싶었는데 전해진거 같아서 제 기분도 좋습니다 ㅎ.ㅎ 체리새우님 언제나 제 소설 재밌게 봐주세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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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완전 재미있어요!!!! 경수도 너무 귀엽고 말도 잘하고u///u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 암호닉 양말로 신청할게요!!S2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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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루한징어
경수는 헐랭하면서 말 잘하는게 제 맛이죠 ㅎ.ㅎ 양말님 꼭 기억해드릴게요! 언제나 변치않고 재밌는 소설을 보여드리겠습니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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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됴씹덕이예요^^ 아 너무 기분좋네요ㅎㅎㅎㅎ 왠지 설레는 글이 될것같애요>< 담편 꼭!! 빨리!! 보고싶어요ㅠㅠ 경수가 참 귀엽게 나오네용ㅎㅎ세준도 달달하구여ㅎㅎㅎ 세훈이가 준면이를 벌써 좋아하는것같애여ㅋㅋ 오세훈속물ㅋㅋㅋㅋ 담편기대할께여!!!! 아!!! 기다리다 혼자 설레서 주거버릴수도잇서여^^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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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카디세준행쇼S2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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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루한징어
경수는 생긴거 같이 귀여워야 제맛이죸ㅋㅋㅋㅋㅋㅋ 너무 똑부러지는 이미지가 경수에겐 안 어울려요 ㅋㅋ 좀 헐랭하면서도 착실한?이미지갛ㅎㅎㅎㅎ진짜 오세훈 속물 ㅋㅋㅋㅋㅋㅋ 준면이 외모에 반한게 틀림없어옄ㅋㅋㅋㅋㅋ무튼 빨리 올려드릴게영~됴씹덕님 나 행쇼S2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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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암호닉리을이라구해요~ㅠㅠ너무재밋어욬ㅋㅋㅋㅋ진짜넋놓고봤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카디세준행쇼~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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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루한징어
재밌게 봐주셨다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어흑 정말 감동이에요 ㅠㅠㅠㅠ 전 넋 놓고 썼는데 넋놓고 재밌게 보셨다니 정말 좋습니다 ㅠㅠㅠ 리을님 사랑해요 !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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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긍긍이라고 1편때 암호닉 신청했었어요ㅜㅜ 경수 성격 마음에 드네요ㅎㅎ 세준이들 분량도 기대하며 볼께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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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루한징어
마음에 드신다니 너무 좋네요 ㅠ.ㅠ 세준이들 분량도 카디 만큼이나 늘어날거니까 기대해주세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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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꼬마꼬마에여!암호닉신청햇는데..기억하실려나모르겟네여ㅜㅜ이번편도역시..재밋네여ㅜㅜ경수가너무귀엽네여ㅎㅎ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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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루한징어
전 기억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 당연히 제 소설 좋아하시는 분들은 더더욱이요 ㅠ.ㅠ 재밌다니 너무 다행이에요 ㅠ경수 귀엽게 쓴건데 귀엽게 보였다고 하시니까 안도감이 드네요 ~.~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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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라라예요ㅠㅠㅠㅠㅠㅠ경수캐릭터너무귀여워요ㅠㅠㅠㅠ종인이캐릭터도딱종인이한테맞는것같구요..작가님글엄청나게잘쓰셔여ㅠㅠㅠㅠㅠ진짜금손이시다금손!!!!!!!!다음편기대하께영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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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루한징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경수 캐릭터 귀엽다고 해주셔서 감사해요 ㅠ.ㅠ 제 의도가 잘 나타났군여!!!!!!!글구 종인이 캐릭터도 잘 봐주셔서 감사해요 ㅠㅠ 아직 서툰 글 솜씨인데 이렇게 응원해주시니까 기분 너무 좋네요 사랑합니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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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
1편에서 암호닉 신청했던 비울입니다!
기억하실련지 모르겠지만 재밌게 보고 가요!
소재가 신선해서 더 재밌는것 같아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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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루한징어
재밌게보셨다니 다행이네요ㅠ ㅠ 사실 이런 방송쪽 관련된 팬픽이 하나하나 알아봐야되서 힘들긴 한데 제 장래희망도 이쪽이라 재밌더라구용 ㅎㅎ 기대에 더 부응할게여~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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