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징어] 향수 (Das Parfum)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03.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1/2/8/128b85b36b0b444dc87ef73e891a4463.jpg)
향수 (Das Parfum)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03.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
"경수야 나 이 문제좀 알려주라!"
"앉아."
도경수가
짙은 갈색머리에서
흑색으로 염색을 했다.
여자애들이라면 같은 반이던 아니던
쉬는시간이라면 무조건 도경수 자리에 가서
문제좀 알려달라며 치근덕 댔다.
도경수는 그럴 때 마다 입꼬리를 살짝
말아올리며 앉으라고 했다.
쉬는시간 10분동안 여자는 도경수의 얼굴을
끈적하게,
노골적으로,
훓어본다.
"그러니까, 이건."
도경수의 손가락이 여자아이의 손에 살짝 닿았다 떨어진다.
여자아이는 이때다 하며
더 가까이 몸을 붙여온다.
도경수는 슬쩍 웃는다.
도경수를 계속 살펴봤다.
무슨 꿍꿍일까.
"........"
도경수는 한참이나 자신을 쳐다보는 시선을 느꼈는지
날 쳐다봤다.
그리고 웃었다.
변백현 처럼.
비웃었다.
그 수많은 시선들을 담백하게 받아내던 도경수가
나에게만 웃었다.
비웃었다.
이상하게 기분이 더러웠다.
쟤네들 한테는 그렇게도 예쁘게 웃어주면서
왜 나한테만?
너희는 왜 나만 보면 못잡아 먹어서 안달이라는 듯
짜증이 난다는 듯
구역질이 난다는 듯
벌레 보듯 쳐다 보는 건지.
도경수는 여자아이의 쪽으로 몸을 붙였다.
나에게 향해있던 시선을 고정 한채.
인상이 찌푸려졌다.
지금 나보라고 그러는 건가.
무시하려 했는데 자꾸 힐끔 힐끔 보게 된다.
이상하게 화도 났다.
하얗고 붉은 손바닥을 여자아이의 의자위로 올렸다.
얼굴을 가까이 했고
놀란 여자아이가 도경수를 쳐다 보면
도경수는 예쁘게 웃었다.
여자아이의 얼굴이 붉어졌다.
나도 붉어졌다.
"경수야.."
자신을 쳐다보는 시선이 부끄러웠던 건지
여자아이는 문제집을 톡톡-두드린다.
나는 실소를 터트린다.
"웃기고들 있네."
경수와 여자아이들의 시선이 내게 고정됬다.
기분이 더러웠고 창피했다.
팔 사이에 얼굴을 묻고 책상에 엎드렸다.
볼에 다가오는 책상의 차가운 감촉에
기분이 더 더러워졌다.
"뭐가 그렇게 웃긴데?"
고개를 들지 않았다.
누군지 알았고,
무슨 의도인지 알았으니까.
"대답해야지."
"........"
우리 사이에 꽤나 긴 침묵이 이어졌다.
"아직도 몸살은 아닐테고."
얘도 안다.
변백현 처럼.
다 안다.
"대답하기 싫으면 나중에 할래?"
"저리좀 가."
의자 빼는 소리가 들리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경수가 여자아이의 손을 잡고 문을 나서려 하고 있었다.
'오늘도 성공이야.'
입모양으로 말했다.
소름끼치도록 웃으면서.
'다음엔 너도'
도대체
뭘 성공한걸까
내가 다음이라는 말은 또 뭘까
생각하기 싫고
떠올리기 싫다.
학교 밖은 밝았지만
어두웠다.
그 날 처럼 바람이 몸을 파고들었다.
바늘 처럼.
도경수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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