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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권순영] 배틀 연애 아니고 배틀 썸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12/30/12/78cd49939f8899e9b7a9a9d7a622e93d.gif)
배틀 연애 아니고 배틀 썸
지겨운 나날을 보낼수록 쨍쨍한 햇살이 영 겨울의 자태가 아니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겨울이란 이름을 달고 있는 순간만큼은
언제나 손발이 빨개지도록 추울 것이라는 선입견을 버리지도 못한 지,
어언 21년째다.
매년 이맘때 즈음 깨닫다가도 매년 이맘때 즈음 까먹곤 한다.
평소라면 이 반복되는 강의를 의무적으로
머릿속 가장 작은 주머니에 잡아넣으려는 성의라도 표 했을 텐데.
눈의 초점이 흐려지는 걸 보아하니 오늘은 영 글렀다.
나는 멍한 눈으로 생각했다.
매번 깨닫지만 사람은 영악함에 틀림없다고.
듣기 싫던 이야기라도 흥미 있는 주제가 나오면 청각이 틔여버리니,
이건 도통 자의로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본다.
그래 본능이지.
본능.
그 본능에 따라 교수님이 하시는 아이스크림 이야기를 유심히 들었다.
더운 여름에 먹는 것은 시원한 아이스크림이라는 클리셰쯤은
당연히 모두가 한 번쯤은느껴보고 들어보고 생각해 봤을 것이라
말씀하시는 교수님께서도 겉옷을 한 겹 벗으셨다.
뭐 미디어의 악영향이라 할 수도 있고그렇다고 틀린 말은 아니지만
멀리 나아간다면 일반화의 오류라는 그 정도밖으로 보이지 않았다.
또 이어, 그런 클리셰와는 반대로
많은 이들이 추운 겨울에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즐겨 먹는다는 주장이 자라나고 있다고 덧붙이셨다.
하긴 겨울에 먹는 아이스크림은 그 무엇보다 깔끔하다.
나 자신이 엘사가 되는 듯한 그 띵한 떨림은 어느 무엇도 흉내 낼 수 없단 걸
나는 진작에 알고 있었다.
"교수님,하지만 아이스크림을 여름이 아닌 겨울에, 그것도 실외에서 먹는다면,
그것은 꽤나 사람에 따라 기온에 따라 나라에 따라위험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까?"
"음 그렇게 생각하는가?"
"예.
사람은 사람마다 주여진 적정 체온이 있습니다.
그런 신체에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아이스크림을 먹는다는 건
그만큼 체내의 면역력을 저하시켜 신체에 세균이 침투할 가능성이 전혀 적지 않다고 봅니다.
오히려 여름에 먹어야 알맞다 생각합니다.
높은 기온으로 뜨거운 신체에 차가운 음식을 먹어
적정한 상태를 맞춰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뭐라는 거야.
고작 겨울에 아이스크림 하나 먹는다고 면역력 따위가 급격히 저하될 리가 없잖아.
그럼 나는 뭐 지금 21년 중에 16년을 아팠다란 말이라도 되는거야?
"교수님! 이의 있습니다!"
"오 학생은 반대 입장이니 겨울에 아이스크림을 먹어도 된다는 입장이겠군?"
"네.
우선 겨울에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하여면역력이 급격히 저하된다거나
혹은 체내 온도가 낮아진다는 주장은가설에 불과합니다.
실제 저희의 몸은 쉽게 온도가 떨어지지 않습니다.
여러 곳에서 오랫동안 생존하기 위해그에 걸맞게 진화되었기 때문이죠.
더 붙여 말하자면,오히려 여름에 아이스크림을 과도히 먹을 시,
배탈과 설사, 더불어 땀이 식었다 났다 하는 듯한반복이
질병으로부터 더 안전치 않다고 봅니다."
"그럼 이번엔 내가 묻겠습니다.
열띤 토론을 해준 두 학생 이름이 뭡니까?"
"15학번 권순영입니다."
"15학번 김여주입니다."
"나는 여러분이 문예창작과 임에도 불구하고 멋진 이론들 펼춰줘서 뿌듯합니다.
그럼 다들 박수 칠까요?"
느릿한 박수소리 속 다들 주제가 넘어가길 바라는 눈치였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름에만 아이스크림을 먹어보신 15학번 권 찌질 학우님을 바득바득 째려보았다.
아 물론 권학우님께서도 똑같이,
그 찢어진 여우같은 눈꼬리로 꿋꿋하게 노려보셨다.
여러분 제가 빼박 문과라는 것이 여기서 뽀록났네요ㅎㅎㅎ
이과분들이 보시면 고답이실테니 맨밑에나마... 죄송하다고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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