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와 지호는 녹음실에 갔고, 재효와 민혁이는 놀러 유권은 촬영을 나갔다. 멤버들이 간만에 비운 숙소에는 태일과 지훈만이 남아있었다. 일루와, 뽀뽀하게. 나른하게 햇볕을 쬐며 거실 쇼파에 누워있던 지훈이 부엌에서 마실걸 찾는 태일을 보며 손짓했다. 까딱까딱. 이리오라는 지훈의 말에 뭐라는거야 미친놈이. 하고 중얼거린 태일은 흘낏 지훈을 쳐다보고는 흥, 하고 방으로 다시 들어갔다. 지훈이 고개를 들어 태일이 들어간 방문을 바라보았다. 아씨.
"아! 이태일! 아아! 빨리 나와라고!"
지훈이 큰 덩치로 쇼파를 발로 내리치고 방바닥에 발을 구르며 쿵쾅거려도 방으로 들어간 태일은 반응이 없다. 복어처럼 볼을 부풀린 지훈이 벌떡 일어나서는 개선장군처럼 태일의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갔다. 이태일!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와서 성난 곰마냥 포효하는 지훈에게 소스라치게 놀란 태일이 베게를 들어 지훈을 향해 던지자, 몸을 돌려 능숙하게 피한 지훈이 태일이 누워있는 침대로 뛰어올랐다. 이태이일!
"아 뭐야, 왜! 왜! 왜!"
"뽀뽀하자고!"
미쳤냐?! 갑자기 왜 그러는데! 태일은 자신을 꽉 끌어안고 옥죄이는 지훈의 품속에서 버둥거리면서 빠져 나오려고 지훈의 팔뚝을 깨물고 꼬집으며 안간힘을 썼다. 그냥 뽀뽀 한번 해주지? 여기서 잡아먹기 전에? 지훈의 말에 지훈을 째려보던 태일이 지훈의 목에 팔을 감아 딥키스를 퍼부었다. 시끌시끌하던 방안이 츕츕거리는 소리에 잠식 당했다. 이렇게 순순히 해주는 형이 아닌데... 멍하니 있던 지훈이 태일이 떨어지고 나서야 제정신을 차린듯 다시 쉴세없이 키스를 퍼붇자 태일이 지훈의 등을 쾅쾅 내리치며 때어냈다.
"왜에!?"
"애들오면 어쩌려고!"
"오면 오는거지. 뭘 그런걸 걱정해요?"
지훈이 툴툴거리며 마주보고 누운 태일을 곰인형처럼 껴안았다. 아씨, 진짜! 또 지훈의 등을 퍽퍽 치던 태일이 지호 오면 어쩌려고! 하면서 지훈을 바라보았다. 아, 지호형. 잠시 주춤하더니 뭐 어때여 있지도 않는데. 지금은. 하고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지훈이 태일을 다시끔 끌어안더니 목덜미에 코를 묻고 킁킁거렸다. 향수를 안뿌린 태일에게는 특유의 기분좋은 살냄새가 났다. 킁킁거리면서 냄새를 맡는 지훈이 간지러웠는지 태일이 목을 움추리며 까르르 웃었다.
"이태일은 그냥 나랑 사귀시지? 우지호 말고?"
"또 그런다. 안돼, 나 죽고 너 죽어."
"지호형은 날 죽이면 죽였지, 이태일은 안죽여. 솔직히 내가 지호형보다 좋지? 말해봐."
으음. 뜸을 들이던 태일이 고개를 들어 지훈의 입술에 쪽소리 나게 입을 맞추었다. 글쎄, 어떨거 같아? 눈을 접으며 이쁘게 웃는 태일을 보고 지훈은 좋아죽는 표정을 짓곤, 요물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까르르 웃으며 둘은 좁아터진 침대 위를 구르며 정신없이 장난을 쳤다. 도어락 열리는 소리도 듣지 못한 채.
"너네 둘이 뭐하냐?"
어제 들어왔는지 모를 지호가 방문을 열고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 둘을 쳐다보았다. 멍하니 지호를 쳐다보던 태일이 황급히 지훈에게서 떨어졌다. 흘낏, 태일을 보던 지호가 태일의 팔을 잡고 끌어 당기자, 지훈이 태일의 나머지 한쪽 팔을 붙잡았다. 지훈의 행동에 헛웃음이 나오는지 지호는 허, 하고 웃더니 지훈을 노려보았다. 이게 뭐하는 거냐? 날카로운 지호의 말에 지훈이 반쯤 웃으며 대답했다.
형이 생각하는 그런거 맞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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