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권순영] 배틀 연애 아니고 배틀 썸 1°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10/20/22/963b19a5e5e6c95bcb43d7b8c833d634.gif)
배틀 연애 아니고 배틀 썸
영 아닌 하나
나는 뒤끝이 진한 사람이기에 수업을 듣는 틈틈이 심드렁한 표정으로 턱을 괴고 있었다.
뜨거운 시선이 느껴지더라도 나 몰라라, 누가 봐도 얄미운 몸짓과 목소리이었으리라.
나도 지금이 되기까진 알지 못했다. 내가 이렇게 밉살스러운 사람인지 말이야.
힐끔이며 권학우 님의 눈치만 보고 있자니 수업 듣는 그의 이목구비를 한 올 한올 뜯어보았다.
꽤나 얌전했던 머리가 부스스하게 헤집어진 탓은 과연 나 때문인 걸까.
밝게 염색한 그의 모습에 저절로 코웃음을 뱉어냈다.
내가 불과 2년 전에 졸업한 고등학교에 있을 법한 그런 껄렁한 양아치의 대장이며 한번도 여자친구가 없던 적이 없을 것만 같은 꼬락서니다.
아 근데 이제 와서 말하지만 우리 고등학교는 사실 우리 동네에서 제일 빡세기로 유명한 여고였다.
아니 뭐 그냥 그렇다고..
눈은 주욱 찢어진 게, 역시나 여우스러움의 주 요인이 되었던 것이었다.
코는 뭐 그럭저럭 남자치곤 이쁜 듯했다.
오- 생각보다 입술이 얇지도 도톰하지도 않은 두께에다가 무엇보다 색이 예술이었다.
와 저 인간 틴트 바르나? 어떻게 저런 색이 나냐?
오목조목 뜯어보니 그의 외관은 무릎이 갈릴만한 사항만 빼면 전혀 나쁘지 않았다.
하나하나 따지고 보면 나쁘지 않음을 넘어 횡재를 외칠만했으나,
포기하자! 상대는 권 학우다.
내가 너무 오래 쳐다본 탓일까,
아니면 저 인간을 뜯어보겠다는 강렬한 눈빛이 문제였을까?
낌새가 이상하다는 듯이 갸웃거리다
이내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는 바람에 나는 피하지도 못한 채로 눈을 뜨고 자는 척, 연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븅X 김여주.
너털거리는 웃음으로 무장하신 교수님께서 수고했다며 다들 조심히 가라는 스윗한 말씀을 하시는 순간에도
나는 도망치듯이 빠져나갈 준비로 바빴다.
내가 고작 저 앙칼진 여우 눈치를 본다는 게 기가 찰 노릇이긴 하나,
원래 미친놈은 알아서 피하는 게 상책이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근데 넌 사실 내가 좀 무섭기도 하다.
그렇게 나는 두 계단씩 성큼성큼 도주하고 있었다.
아뿔싸!
정말 다시 한번 김여주 나 자신을 자책할만한 일이 생겼다.
나 오늘 왜 굽 높은 워커 신었지?
왜 오늘 같은 날에 운동화가 아닌 워커인 건데?
왜?!
위태위태한 걸음걸이 하나만으로도 워커 굽이 많이 닳아져 있다는 사실은 뻔히 불거졌다.
제발 내 추측이 틀렸길 바랬고 네가 안오길 간절히 바랬다.
차라리 이 많은 인파에 뒤섞인다면, 그렇게 이 강의실을 탈출한다면.
더 이상 눈도 마주치기 싫은 네 놈을 만날 일 따윈 없지 않을까?
그래, 내 성급한 판단이 보여주는 결과는 암담했다.
뛰어드는 뒤꿈치가 우두둑 거리며 내려앉는 현실에
무엇이라도 잡아야 한다는 본능만이 내 신경계를 지배했다.
"지금 뭐하시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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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왜 이제 나가니..
듣기 싫은 목소리의 사내는 앞으로 꼬꾸라지는 나를 잡아주었다.
그것도 목젖을 치는 건지 잡아준 건지 애매한 자세로다가.
경멸하는 그의 모습에 저절로 튕겨져 나오듯이 그의 품에서 벗어나버렸다.
그런 나를 빤히 쳐다보던 그의 표정에서는 역시나 기분 나쁨이 역력했다.
"도대체 학우님은 어벙한 것도 컨셉입니까?"
아니 양심상 도와줘서 고맙다고 하려 했더니만 이건 무슨 개소리일까?
컨셉이라니?
내가 넘어질 뻔한 게 너를 노리고 했던 앙큼한 짓이라는 거야?
이 미친놈이?
차오르는 분노가 잠시나마 너를 좋게 포장하려 했던 과거의 생각을 조각조각 찢어놨다.
그럼 그렇지.
그 개 같은 성격 어디 가나?
너 같은 싸가지가 뭐라고 내가 졸아있던 걸까.
참 한심하다 한심해.
저 싸가지가 내 생각을 읽을 줄 안다면 얼마나 비웃었을지 가늠조차 가질 않았다.
"참 꼬이신 분이네요.
사람이 넘어질 뻔한 게 컨셉이라고 생각하는 분은 학우님이 처음이십니다?
그리고 내가 어딜 봐서 어벙해요?!"
억울함에 우다다 뱉어낸 멘트들은 나름 괜찮았다.
다만 물음의 끝으로 삑사리가 나버린 것만 뺀다면.
당황한 기색을 숨기려 씩씩거리는 표정만 봐도 안다는 듯이 웃고 있는 그를 보자 하니
자존심이라는 벽에 못으로 긁힌 강한 스크래치가 생겨버렸다.
"그럼 그쪽이 수업 중 나를 빤히 보다가 들켜서는 급히 자는 척하던 것과,
지금 삑사리 난 거 숨기려는 모습이
어딜 봐서 어벙한 게 아니라는 거죠?"
"그나저나 넘어질 뻔 한 자신을 잡아줬으면 고맙다는 인사가 먼저 아닌가요?"
"하려 했거든요! 그 대단하신 권학우 님이 자꾸 경멸에 가득 찬 눈빛이셔서 말할 엄두도 못 냈습니다!"
"넘어질 뻔했는데 구해주셔서 정말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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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그것 참 알고 계신다니깐 다행입니다~"
비호감. 짜증 나는 인간. 얄미워. 머저리 같은!
모욕감으로 둘러싸인 나는 그 누구도 다가갈 수 없는 상태 그 자체였다.
꾹꾹 눌러대는 자판에 핸드폰은 여러 번 중심을 잃고 넘어질 뻔했다.
만약에 그 상황 핸드폰마저 날 배신했다면 나는 그 자리에서 소리를 질렀을 거야.
다행히도 핸드폰은 나의 곁에서 통화 신호음이 가고 있었고 긴 기다림 없이 상대방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야 전원우!"
아 왜.
평소라면 그의 무뚝뚝한 음성에 삐죽거릴지 몰라도 지금의 나는 그럴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저 이 분노를 나누며 그가 사는 술과 함께 속을 비워내고 싶었다.
"야 너 어디야? 급해. 빨리 학교 안에 있는 카페로 와."
무슨 일인데 그렇게 화가 나 있냐?
무미건조한 네 말에서는 푸석함만이 가득했다.
아 정말 오늘 아무것도 안 도와주네.
당장이라도 울고 싶은 내 눈은 질끈 감겼다.
안돼. 여기선 울 수 없어.
카페 가서 조용히 탁자에 머리를 박고선 울든지 말든지 하지.
"그냥 좀 재지 말고 와! 나 짜증 나서 돌아버릴 지경이라고!"
그 상황에서도 그이가 있는지 없는지 주변 눈치를 살펴야만 했다.
_ 아 씨 김여주 너 지금 내가 당장 가서 초코 케이크 얻어먹을 거니깐 지갑 털릴 각오 해.
"우냐?"
허겁지겁 달려와준 네 앞에는 누가 봐도 달달해 보이는
초코 케이크 한 조각과
그에 상반되는 내 모습이 있었다.
탁자를 향해 쿵쿵 박는 머리통에, 반듯한 자국은 이마에 선명히 남겨져 있다.
"너 그러다 피 나서 찡찡 거리 지나 마라."
불쑥 들어오는 손의 주인은 안 봐도 뻔하기에 애써 일그러진 얼굴을 들어 올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 손의 주인이 누군지 알기에 그 투박한 손을 끌어안을 수 있었다.
짜증 났던 기억이 팡 터지면서 울음에는 박차를 가했고 덕분에 네 손바닥만 축축해져 버렸다.
"누가 보면 나 한 손만 씻고 온 줄 알겠다?"
"허락 없이 손에다가 운 건 미안."
"아 됐네요. 오늘 김여주님의 심기 건드신 분이 누군지나 말하지?"
"혹시 너는 아냐? 우리 과에 권순영이라고."
"아 그 미친개?
유명하지."
뭐가 유명한 걸까.
개 싸가지? 아니면 진짜 미친놈인 것?
"왜 자기 얘기는 어떻게든 듣고 와서 휴학할 때까지 안 놓는 근성으로 유명하잖아."
세상에
휴학요?
이거도 어디서 듣고 있는 거 아냐?
"권순영이 눈에 안 띄고 조금 조용해서 그렇지.
걔가 진짜 무서운 얘야.
왜 그 작년에 너한테 입학하자마자 스토킹 하고 지랄 떨던 그 선배,
지금 학교 안 나오는 거
다 걔 때문이잖아."
"야 나도 오늘부터 휴학할래."
"뭔 개소리야."
"미친개가 다 들으셨다."
심지어 테이크아웃 해서 나가시는 길에.
| 더보기 안 누르면 성수부인. |
요 며칠 잠에만 집중했더니 글망진창이네염 댓글과 신알신과 암호닉을 먹고 자라요ㅜㅠ 부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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