戀情(연정)
: 상대를 그리워하고 사모하는 마음.
#2 : 만남
W.망각
“도련님, 주인님께서 사랑채로 오시랍니다.”
“아버지가? 왜?”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요. 그저 도련님만 모시고 오라고..”
“알았다, 가자.”
지민은 자신의 방을 나와 아버지가 계시는 사랑채로 향했다.
이번엔 또 어떤 말을 하시려고..
지민은 사랑채 방 문 앞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방문이 확 열렸다.
그리고 하얀 피부를 가진 사내가 무표정으로 걸어 나왔다.
갑자기 나온 사내가 자신을 보지 못했는지 자신의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갔다.
생각보다 강하게 밀쳐진 어깨에 당황한 나머지 중심을 잡지 못하고 뒤로 넘어졌다.
‘쿵’
엉덩이에서 허리까지 찌르르한 통증이 올라왔다. 통증이 심해 아프다는 말도 나오지 않았다.
“누구냐, 너.”
통증 때문에 끙끙거리고 있던 지민은 갑자기 들린 낮은 목소리에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자신의 어깨를 친 사내가 살벌한 눈빛으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누구냐고 묻지 않느냐. 너는 누구냔 말이냐.”
“저.. 으... 는.. 으아...”
엄청난 기백에 지민은 자신도 모르게 답을 하려 했지만 고통이 심해 신음만 나올 뿐 말은 나오지 않았다.
지민이 답을 하지 못하자 사내는 빤히 지민을 쳐다보았다.
지민은 그런 사내의 눈길에 당황했다.
저 사내는 왜 저렇게 보고만 있는 것인가.
사람을 밀쳤으면 사과를 하던가. 아님 일으켜라도 주던가하지.
“폐하, 어찌 그렇게 말씀하시고..!”
그렇게 묘한 침묵이 이어지던 그 때 지민의 아버지가 사내를 폐하라 칭하며 문 밖으로 급하게 걸어 나왔다.
“아니, 지민아. 너 왜 그렇게 있는 것이냐.”
“아, 그..게... 으..”
지민은 아직도 통증이 남아있는지 자신의 아버지의 물음에 답을 하지 못했다.
지민의 아버지는 이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 묻는 듯한 얼굴로 사내를 쳐다보았다.
“..부딪쳤다. 그 뿐이다.”
사내의 말에 지민의 아버지는 지민의 어깨를 잡고 지민을 일으켜 세웠다.
“괜찮은 것이냐?”
“그럭.. 저럭이요..”
지민은 통증이 어느 정도 없어지자 자신의 어깨에서 아버지의 손을 내렸다.
“그런데 이 분은 누구십니까?”
“아, 소개하는 것을 잊었구나. 여기는 눈이 많으니 안으로 들어가서 이야기하는 것이 좋겠구나. 폐하,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지민의 아버지의 말에 사내가 먼저 사랑채 안으로 들어갔고 지민은 자신의 아버지의 뒤를 따라 들어갔다.
방으로 들어가자 눈에 들어온 건 분명 항상 아버지가 앉아있던 곳에 그 사내가 앉아있는 것이었다.
분명 그 자리는 어떤 분들이 와도 아버지의 자리였는데..
현재 시국에서 자신의 아버지보다 관직과 재력이 높은 사람은 이 나라를 다스리는 전하뿐이다.
설마..
“뭐하는 것이냐, 얼른 고개를 숙이지 않고. 전하시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
지민은 아버지의 말을 듣자마자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박 씨 가문 장남 박지민, 전하를 뵙습니다. 조금 전의 무례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주십시오.”
“하하, 무례를 용서해 달라고? 나 참, 어이가 없구나.”
“예?”
“네가 그렇게 말해서 너의 무례가 용서된다면 죄인들은 왜 죽임을 당하고 고문을 당하겠느냐.”
지민은 사내의 아니 왕의 말에 어이가 없었다.
분명 왕의 말은 맞는 말이지만 방금 전의 일은 왕이 더 잘못한 일이 아니지 않은가.
지민이 아무 말도 없이 묵묵히 앉아있자 왕은 다시 말을 이었다.
“왜 말이 없는 것이냐. 날 똑바로 쳐다보던 방금 전의 넌 어디가고.”
비꼬는 듯한 말에 지민은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왕을 쳐다보았다.
그의 얼굴엔 비웃음이 가득했다.
그 얼굴에 지민이 속으로 삭히고 있던 것이 결국 터지고야 말았다.
“..말이 너무 심하신 거 아닙니까? 제가 전하와 부딪히고 싶어서 부딪힌 것도 아닌데 그렇게 말씀하시다니요. 그 앞에 멍하니 서있었던 건 제 잘못이지만 갑자기 나오신 전하도 잘못이 있는 거 아닙니까?”
지민은 속사포로 말을 쏟아낸 후 왕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지민의 당돌한 대답에 왕은 갑자기 크게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 이 놈 골 때리는 놈이네. 영의정, 자네 아들은 어떻길래 꽁꽁 숨겨두고 있었나 싶었는데 이렇게 골 때리는 놈은 처음이군.”
“송구합니다, 전하. 제 자식이 무례를..”
“괜찮다.”
왕은 여전히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지민을 보며 잠시 생각을 했다.
그리고 결론에 도달했는지 꾹 다물고 있던 고집스런 입을 열었다.
“너, 내 옆으로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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