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심리학 #01. 아, 씨발. 대충 전공책을 던지듯이 백팩에 넣어서 그런 건지, 백팩 밑에 있던 담배곽이 전공책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찌그러졌다. 무심코 뱉은 비속어, 아니 감탄사.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번에 새로 샀다고 자랑하던 옆집 고딩한테 억지로 빌려온 팀발랜드 신발을, 누군가에게서. 누군가에 의해서. 밟혔다. 지금 내 기분은, 씨발. 좆같네. *** 급한 일이였는지 죄송해요! 이 한마디를 남겨놓고 홀연히 떠난 여자는. 그 여자에게서는. 좋은 향기가 났다. 복숭아향. 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냄새였다. 내 몸에선 항상 알싸한 담배향이 올라올 것이 분명했다. 그것도 아니면 알코올 향. 그것도 아니라면 고기냄새? 뭐가 됐든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달콤한 그 냄새때문에 허우적대는 내가 한심했다. 사소한 일에는 신경쓰지 말자, 라는 주읜데. 어떻게 향 하나로 그러는건지. 그 때 내 어깨에 손이 하나 올라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정호석이였다. "오늘 시간 나냐? 안나도 나와. 신입생들 모이기로 했거든. " "아, 귀찮아. 나 원래 그런 데 잘 안나가는 거 알잖아. " "그래도 신입생 물 좀 보고 가. 괜찮은지, 어떤지. " 고작 1년 선배인데, 선배 노릇 할 것도 없고. 신나서 떠드는 정호석과 달리 난 지금 여자에 신물이 난 상태거든. 상처가 깊게 파여 피가 고이고, 피가 굳어 딱지가 생기고. 진물이 나기도 하고. 나는 지금 진물이 나는 단계인 것 같다. 곪은 상처에, 미련이 남아있다. 미련이라는 게, 그냥 한번 훌훌 털어내면 될 것 같이. 쉬운 것 같은데. 그렇게 쉬운 게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정호석에게 질질 끌려가는 도중임에도 불구하고, 난 아직도 미련에 대해 생각하고있다. 분명히, 그 여자가 올 것을 알고있음에도. 학교 앞에 있는 호프집이였다. 대충 구석에 몸을 구겨 앉아 기본 안주로 나온 새우깡이나 물고 있었다. 신입생은 저기 앉았나 보구나. 별 흥미없이 고개를 돌려 티비를 보았다. 심리학을 연구하고 있다던 교수였다. '사랑의 애착이론이라는 것이 있어요. 인간의 유아기 애착이론에 근거하여 만든 사랑이론입니다. 이 또한 세가지로 구분되어 집니다. '안정애착'을 체험한 사람들은 쉽사리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상호의존적이 됩니다. 이들은 상대방으로부터 버림받을까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회피애착'을 체험한 사람들은 너무 가까워지는것을 두려워하고, 쉽사리 상대방을 믿거나 의지하지 못합니다. '불안회피애착'을 체험한 사람들은 자신은 상대방과 가까워지기를 간절히 갈망하는데 상대방은 그에 상응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상대방이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을까봐 걱정하기 때문에 관계에 대해 자신이 없습니다. 사랑에 대해 아파하는 것도, 기뻐하는 것도 모두 사랑의 일부분이라는 소리죠. ' 그냥 생각에 잠겼다. 모두 맞는 말 같기도, 또 나에게는 틀린 말 같기도 해서. 나는 무어라 말 할 수 없었다. "민윤기, 신입생 봤냐? 어? 귀여운데? " "지랄. 너는 무슨 여자만 보면... " 그 순간이였을까. 그 아이를 보게된 건. 갈색의 살짝 웨이브 진 머리에, 분홍색 블라우스를 입은 그 아이를. 금방이라도 복숭아 향이 날 것만 같은 그, 달콤한 아이를. "... 야, 쟤 누구야. " "누구, 아. 김탄소? 쟤 우리 학년이잖아. 1년이 지나도 다른 사람한테 관심없는 건 여전하구나-. " "쟤, 뭔데. 무슨과야? " "심리학과. 쟤 되게 유명한데. 귀엽잖아. 성격도 좋고. " "아 씨발, 왜 귀여운거야. " "뭔 개소리야 미친놈아. " 얼굴에 홍조를 띄고 웃는 그 아이를 보면, 가슴이. 가슴이. *** 안녕하세요! 밝음입니당 ~ 글잡에서 글 쓰는 건 처음이라 .... ㅠㅠ 떨리네용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당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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