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너 누구야? 누군데 자꾸 나 괴롭혀. 나 아파, 아프니까... 그만해. 제발. 그만해주라. 응?
애원하는 투의 말투를 내뱉어도, 그림자는 움직임이 없었다. 흐으, 눈물이 터졌다. 작은 두 손으로 눈가를 벅벅 닦았다. 흐르는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볼을 타고 흘러 턱가에 머물다 바닥으로 한방울씩 툭, 떨어졌다. "왜 울어? " 내게 건내는 첫 마디였다. 너 때문에. 너 때문에 우는데, 넌 왜 몰라줘? 입이 열리지가 않았다. 물어보고 싶은 게 많은데. 그림자는 미동도 없이 한 구석을 지키고 있었다. 입이 열릴 것 같은데. 그 순간 그림자가 나보다 먼저 입을 열었다. "내가, 궁금해? " "... 응. " "나를 찾아와. " "... ..." "늦지는 말아주라. " *** 눈을 떴다. 지독한 하루의 연속이였다. 보란 듯이 눈을 뜨면 내 눈 앞에 자리잡고 있는 옷장 손잡이에 걸려있는 교복에 한숨을 내쉬었다. 학교 가기 싫다. 이불을 손으로 꽉 말아쥐었다. 창문 틈 새로 비추는 햇빛이, 따사로웠다. 학교는 아이들의 조잘거림으로 시끄러웠다. 시끄럽다. 귀를 막고서 책상에 그대로 엎어졌다. 짜증나. 교복 치마를 이불을 쥔 것처럼 말아쥐었다. 창가라서 좋은 건 있네. 바람이 솔솔 불어와, 내 머리를 간지럽혔다. 따사로운 햇빛이 내 몸을 기분좋은 부드러움으로 감싸왔다. 그에 난 눈을 감는 것으로 대신했다. 기분좋게 날 어루만지는 그 손길처럼. 나는 그 때처럼. "... 아. " 눈을 떴을 때는 4교시 체육시간이였다. 아무도 날 깨우고 가지 않았다. 아무래도 상관은 없었다. 어차피 안나갈거였으니까. 한번 눈을 뜨니 다시 감기지도 않았다. 우리 교실의 높이는 4층이였다. 이 곳에서 뛰어내리면, 나는 어떻게 될까. 그대로 죽어버릴까? 나는... 죽어도 괜찮을까? 나는 충동적으로 드는 그 생각을 꾹 억눌렀다. 내 한쪽 머리에서 자꾸 말 했다. 나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잖아. 그래서, 잃을 것도 없잖아. 고개를 들어 창문 너머 밖을 바라보면, 푸르른 하늘에 높은 건물들이 줄지어 있었다. 이왕이면 바다에서 죽고싶었는데. 그 바다라면,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서. 억누르고 있던 충동이 날 어지럽게 만들었다. 자유롭고싶다. 사는 게 사는 것 같지가 않던 그 세상에서 벗어나고 싶다. 나는 더 이상, 살고싶지 않아졌다. 이 창문에서 뛰어내리면. 바다인거다. 바다야. 나는 바다에 뛰어드는 것 뿐이야. 나는 바람에 몸을 맡긴 채로, 바다에 뛰어들었다. *** "저기요. 저기. " ... 어지럽다. 귓가에 중저음의 목소리가 윙윙거린다. 풀린 눈이 꿈뻑꿈뻑. 고개를 들었다. 분명히 난 죽으려고 뛰어내렸는데. 빌어먹을 정신력이 자꾸 날 붙잡아놓는다. 살기 싫다고 뛰어내렸으면서. 지독한 모순의 현장이였다. 어떻게든 살고 싶었다. 누가 날, 구해줬으면 했다. "저... 좀. 살려주세요... " "... ..." "제발요... " 나를 건드리는 손길에 그 손을 잡았다. 어떻게 된 건진 모르겠지만. 살고싶다. 진짜, 살고싶다. 아아, 맞아. 나는 바다에 뛰어들었다. 상상의 바다. 오빠가 넘실거리는 파도 뒤에 서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서. 나는 멍청하게도. 그런데 나는, 진짜 물에 젖어있었다. 물에 젖어 축 늘어진 몸을 간신히 이 남자가 날 지탱해 주고 있었다. 주위를 돌아봤다. 이상하다. 분명, 학교여야하는데. 학교가 아니다. 근데... 익숙하다. 여기, 한강. 한강인데. 근데 나 왜 여기있지? 도대체 여긴... 여긴 무슨. 내가 아는 한강이 아니잖아. 꼭 내가 옛날로 돌아간 것 처럼. 내가 꼭... 옛날 사람이 되어버린 것 처럼. "저기, 왜 그러세요? " "여기, 여기 어디에요? 서울 맞죠? 2017년 맞죠? " "... 네? 여기, 서울은 맞는데. 1995년... 인데요. " 당황한듯 말꼬리를 늘리는 남자의 입에서 열리는 말에 고개를 저었다. 말도... 말도 안돼. 나는, 2017년에서 왔어. 근데, 그럼. 너는 누구야?![[방탄소년단/전정국] 심연의 바다 上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12/24/0/d80357ce31afdcb137ca05f69dded818.gif)
"... 전정국. " 내 구원의 손길. 내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나의 바다. 나만의 바다. *** "어지러워... " "깼니? 정국학생이 무슨, 쫄딱 젖어있는 여자 애를 데려와서 얼마나 걱정했는데. 꼬박 하루를 앓았어, 너. " "아... 감사합니다. 근데 여긴, 어디에요? " "하숙집이야. 원래 우리 아들이랑 살았는데, 우리 아들이 군대를 가버려서. 아가씨는, 집이 어디야? " "저, 그게... " 뭐라고 말 해야하지. 아까 정신을 잃고 쓰러진 것 같긴 한데. 여기는 1995년 여름. 내가 온 곳은... 2017년 여름. 나는 도대체... 뭐라고 설명해야하지. 나는, 나는... "잘 데 없으면 여기서 자고가. 원래 빈 방이 많아서. 딱한 처지가 있나보네. " "감사해요... 진짜. " "근데, 학생인가보네. 교복을 입고. " 아, 참. 그렇지. 난 교복을 입고 뛰어내렸고. 그럼 나한테 있는 건... 휴대폰. 주머니에 넣어놓곤 한번도 꺼내지 않아서 몰랐다. 1995년에는 이런 거 없으니까... 그대로 주머니에 쑤셔놓고 아주머니에게 네. 하고 웃어보였다. 나는... 어떻게 된거야. 대체. *** 몇일 동안 지내온 결과. 아주머니와 난 꽤 친해졌다. 교복을 입은 채로 와서 아주머니는 학교는 안가냐며 물었지만 나는, 그냥 학교를 그만두었다고 하며 입을 다물었다. 죽으려고 뛰어내렸는데, 이렇게 돌아온 게 학교를 그만둔 거나 마찬가지지. 아주머니는 고개를 끄덕이고서 말았다. 그리고 전정국과 나는, 동갑인 열 여덟. 전정국은 말이 많은 성격이 아니였다. 정, 정국아. 밥 먹으래. 하고서 말을 건내면. 응. 하는 말대답 대신 고개 한번 끄덕임이 다 였다. 용기내서 아침에 나가는 정국에 학교... 가? 하고 물어보면 아니라는 고갯짓을 한번 하고서 그대로 나가버리는 전정국이였다. 그, 그래. 하고 나는 뒤로 물러나버릴 수밖에 없었고. 그에 아주머니는 내게 말 해주셨다. 정국이는, 일 나간다. 자기 부모님이 남기고 가신 게 빚밖에 없어서. 빚 갚아야 된다고 학교도 나가지 않는다고 했다. ... 그렇구나. 너도. 너도 혼자구나. 아주머니의 말에 허공을 한번 쳐다보고서 쓰게 웃음 지었다. 어쩌면, 우리는. 같은 처지일 수도 있겠다 정국아. 한참 전에 현관문을 열고 나간 정국이가 빨리 들어왔으면 했다. 빨리... 빨리 들어와, 정국아. 보고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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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용 밝음이에요 ❣ 우선 심리학이랑 선도부로 찾아오지 못한 것운 너무 죄송합니다 ... ㅎㅎ 그런데도 전 뜬금파라 이런 글 꼭 쓰고싶운 거 있죠... ㅠㅠ 그래도 예쁘게 봐주셨으면 해요 ❤ 저는 이런 글 무척이나 좋아하거든요 ㅎㅁㅎ ❣❣ 재밌게 보셨으면 하네용 독자님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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