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박지민] 오늘도 차였습니다 04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7/01/09/0/1c47db851f520f815e8688035ee08199.gif)
오늘도 차였습니다.
-그리고 내일도 차일 예정입니다.
* 브금 필수
이어폰을 가지고 오세요.
04
그 남자의 이야기
"지민아. 엄마랑 친한 아줌마 알지? 그 집 딸내미가 여기 유치원으로 온대 그 친구랑 잘 지낼 자신 있지?"
엄만 내 신발을 신겨주곤 오늘 엄마 친구 딸이 올거라며 잘 지내라고 했다. 그렇게 신발을 다 신고 엄마와 손을 잡고 유치원에 갔을 때 널 만났다. 아줌마와 엄만 너와 내가 친해지길 바랬는지 우리의 손을 맞잡아주셨다. 맞잡았을 때 느껴지는 축축한 너의 손에 놀랬던 건 사실이었다. 나도 모르게 '으 축축해.. ' 라는 말이 나와버렸고 그 말과 동시에 눈물을 글썽이는 너였다. 그때 알았다. 아 이 아인 나와 다르게 매우 여리구나. 너무 여려서 이런 작은 한마디에도 상처를 받고 눈물을 글썽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내가 좀 더 따뜻한 사람이었다면 글썽이는 너를 달래주거나 그 여린 마음에 상처를 받지 않게 내가 감싸줘야겠다. 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난 그렇게 따뜻한 사람이 못 되기에 그런 작은 한마디에 금방 울 것 같은 눈을 하고 있는 네가 무척이나 어리석어 보였다. 아마 내가 그렇게 따뜻한 사람이 되지 못 했던 건 어릴 적부터 강해야 한다고 무조건 강해서 남에게 약점 같은 건 보이지 말아야 나중에 네 발목이 잡히지 않을 거라고 했던 아버지의 말씀 탓일까? 아니면 아버지의 말씀을 빌려 여린 너를 모른척 했던 걸까.
"엄마. 궁금한 게 있는데요, 손에 땀이 나는 이유는 뭐에요?"
"음.. 긴장해서 그렇지 않을까?"
"그럼 긴장은 왜 하는데요?"
"보통 긴장은 떨리거나 무서울 때 하지."
탄소 너와 며칠 유치원을 같이 다니면서 계속 궁금했다. 넌 왜 내 손을 잡을 때 땀이 났던 건지. 너무 궁금한 나머지 엄마에게 여쭤봤는데 엄만 내게 떨릴 때와 무서울 때 땀이 나는 거라고 했다. 엄마의 말을 듣고 다시 방으로 들어와 책상에 앉았다. 진짜 바보 같다. 내가 대체 뭐가 떨리고 뭐가 무서웠길래 나와 손 잡는 게 그리 힘들었을까
"치.. 바보 같아"
둘 중에 뭐니 탄소야.
후자는 아니었으면 좋겠어.
난 네가 날 무서워하진 않았으면 좋겠거든
탄소는 새로 온 유치원이라 적응을 못 할 줄 알았지만 잘 적응해 나갔다. 하지만 탄소가 하는 모든 행동은 2%로가 부족했다. 무언가를 했을 때 엉성한 사람. 탄소는 그런 사람이었다. 혼자 잘 걸어가다가도 갑자기 넘어지질 않나.. 그럴 때마다 난 멀리서 그 모습을 보고 혀를 차곤 했다.
"쯧.. 바보"
그러던 어느 날 유치원에서 소풍을 가게 되었고, 매번 탄소와 짝이었는데 오늘은 탄소와 짝이 아니었다. 한편으론 바보 같은 애랑 안 돼서 편하겠다고 속으로 다독이기도 했지만 금방 불안해져 왔다. 또 저 엉성한 애가 무슨 사고를 치진 않을까.. 내가 없는 곳에서 남에게 상처 되는 말을 듣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불안해져 왔다. 뭐 이렇게 사람을 신경 쓰게 만드는지. 나까지 바보가 되는 기분이었다. 2열로 이동 중이었는데 탄소가 있는 앞줄에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돌았다. 무슨 일인가 궁금해서 짝과 잡고 있던 손을 내려놓고 탄소가 있는 쪽으로 다가가니 덩치 큰 탄소 짝이 탄소에게 땀이 많다고 투덜투덜 되는 게 아닌가. 나도 모르게 욱해버렸다. '뭐가 축축해 너는 손에 땀 안 나냐? 그렇게 싫으면 나랑 짝 바꿔.' 그리곤 탄소의 손을 덩치 큰 사내에게서 뺏어 들어 잡자 탄소는 작게 내게 '고마워..'라고 말했다. 탄소는 소풍 이후로 내게 말을 거는 횟수가 늘었다. 난 어린 마음에 횟수가 늘었다는 건 날 이젠 덜 무서워 하나보다 하고 내심 기뻤다. 헌데 놀이활동을 하다가 우연히 잡게 되는 탄소의 손은 땀이 줄긴 커녕 똑같았다. 아직도 나를 무서워하나 싶어 풀이 죽어있을 때도 있었다.
"..나도 같이 놀고 싶어 지민아"
"저거랑 똑같은 거 하고 오면 놀아줄게"
내가 다른 여자애와 소꿉놀이를 하는 걸 보고 저 멀리서 로봇을 갖고 놀던 너는 내 쪽으로 다가와 쭈뼜쭈뼜거리더니 내게 말했다. 같이 놀고 싶다고. 그 모습이 너무나 순수해 보였다. 난 그런 널 놀리고 싶었는지 말도 안 되는 떼를 쓰기 시작했다. 여자애의 머리를 가리키며 저 머리끈과 똑같은 머리끈을 하고 오면 놀아주겠다고. 말도 안 되는 내 말에 탄소는 화를 낼 줄 알았는데 화는 커녕 그 여자애에게 한발작 한발작 더 다가가 머리끈을 자세히 살피는 탄소였다. 그 모습이 너무 웃겨 나도 모르게 뒤를 돌아서 웃었던 기억이 난다. 그 다음 날 장난감 가지고 놀고 있는 나에게 다가와 묶은 머리를 보여주는 탄소였다. 이게 뭔가 싶어서 한참 멍하니 쳐다보자 탄소는 내게
"머리끈!"
"..."
"네가 말한 머리끈. 똑같은 게 없어서 최대한 비슷한 거 샀어"
완전히 똑같은 건 아니었지만 정말 비슷했다. 그리곤 자기와도 함께 놀자고 말하는 탄소에 나도 모르게 다른 쪽을 가르키며 그럼 저거랑 똑같은 거 하고 오면 놀아줄게- 라고 해버렸다. 그런데 정말 멍청한 것인지 아니면 순박한 것인지 탄소는 내가 말한 것들을 모두 구해가지고 와서 내게 보여주었다. 그렇게 계속 반복되다가 어느 날 탄소가 내게 얼굴이 붉으락 해서 다가오더니
"차라리 예쁜 얼굴을 가져오라고 해!"
"그럼 가져올 수 있긴 하냐"
"아니.."
"뭐야"
똑같이 사오라는 건 다 사왔는데 안 놀아주는 내가 미웠는지 차라리 예쁜 얼굴을 가져오라고 하라면서 화를 내는 탄소였다. 거기서 난 다독여줬어야 했지만, 누군가를 다독여주는 것을 연습해야 할 정도로 나는 서툴렀다. 그럼 가져올 수 있긴 하냐고 묻자 탄소는 어깨가 축 처지더니 목소리도 함께 축 처져 아니라고 답했다. 이때까진 난 탄소가 나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탄소가 나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안것은 참 웃기게도 중학교 때 알았다. 그것도 탄소가 고백을 했을 때 말이다. 눈치 하나는 정말 빠르다고 난 생각 했었는데 탄소가 날 좋아하고 있었다는걸 몰랐다는 게 한편으로 웃겼다. 그리고 탄소는 얼마나 아팠을까 제 마음을 몰라주는 내가 얼마나 미웠을까. 살갑게 한 번이라도 말해주지 않은 내가 얼마나 싫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미안했다. 그래서 더욱더 탄소의 고백을 받아줄 수가 없었다. 내가 탄소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탄소의 고백을 받아주지 않는 게 맞다. 감정표현 하나의 솔직하지도 못하고 탄소를 더 사랑해주고 탄소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지 않게 하려면 탄소의 고백을 차는 게 맞았다. 괜히 탄소와 사겼다가 나로 인해 탄소가 상처를 받는다면 난 탄소의 얼굴을 볼 면목이 없다. 그래서 탄소의 고백을 받지 않았다. 헌데 탄소는 차였음에도 내게 시도때도없이 고백했다. 탄소가 나를 잊기 바라는 마음에 여자를 사겨봐도 탄소는 끄덕하지 않고 내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다. 그 모습이 안타까워 보이기도 했고 미안하기도 했다. 또 한편으론 고백하러 올때마다 얼굴이 발그레해지는 네가 귀엽기도 했다. 진짜 난 나쁜 놈인가 보다.
"야 박지민. 너 김탄소 고백 안 받냐?"
"뭐?"
"아니 뭐 몸매가 나쁜 것도 아니고 얼굴이 안 예쁜 것도 아니고.. 너 좋다고 죽자고 따라다니는데 섹파라도 해봐"
"..."
"너 쟤 싫으면 내가 꼬셔보게 원래 저런 애들은 좀만 잘해주면 금방 넘어오거든."
저 때 말렸어야 했다. 저 때 그 더러운 입을 함부로 놀리지 말라고 했었어야 했다. 저 애와는 같이 노는 무리였지만 그렇게 친한 편은 아니었다. 탄소가 내게 고백하러 올 때마다 위아래로 훑은게 이러려고 그랬던 건지.. 날이 갈수록 저 애와 친해지는 네가 신경이 쓰였다. 제발 저 나쁜 맘으로 너에게 다가가려는 마음을 빨리 알아채라고 마음속으로 수없이 외쳤지만, 오히려 빠르게 친해지는 둘의 모습에 불안했다. 혹여 탄소가 위험해지지는 않을까 내 시선은 탄소만 따라다녔다. 시간이 지날수록 탄소가 그 아이에게 마음을 여는 게 보였다. 충분히 그럴만했다. 내 곁에 있으면서 탄소는 너무나 상처를 받았다. 그러기에 보내주는 게 맞지만, 그 자식은 아니었다. 그 자식은 여자 관계도 복잡할 뿐더러 정말 좋아해서가 아니라 육체적인 사랑을 위해 좋아한다고 말하는 자식이니깐 그런 자식에게서 탄소가 상처를 받는건 상상하기도 싫었다. 저 자식에게 당해 찾아오는 수두룩한 여자들 속에 네가 있는건 싫었다. 저 애랑 있지 말아라 안 된다 난 네가 좋다 이런 표현을 네 앞에서는 왜 못 하는지.. 어쩌면 내가 너에게 입처럼 달고 살았던 바보라는 말이 내게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
"야 얘 문자 왔다. 내일 공원에서 만나자는데?"
"..."
"내가 말했잖아 이런 애들은 금방 넘어온다고"
탄소에게 문자가 왔는지 그 자식은 피씨방에서 게임을 하며 탄소의 문자를 보고 낄낄거렸다. 마치 다 넘어왔어라는 악마의 웃음처럼 말이다. 그때 이성을 놓았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그 자식의 멱살을 잡아 때렸다. 처음엔 그 자식도 맞고 있다가 내가 살짝 힘이 빠진 틈을 타 주먹을 내밀었다. 그때 살짝 입술이 터졌다. 주변 아이들은 왜 그러냐며 싸우지 말라고 말리기 시작했고 난 분이 아직 덜 풀려 친구들의 말림 속에서도 계속해서 그 아이를 때렸다. 그리고서 너를 찾아갔다. 넌 내가 부른 게 흔치 않은 일이라 당황한 듯 보였다. 너의 시선은 내가 아닌 살짝 터진 입술을 향했다. 그런 너를 다짜고짜 붙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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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받지 마"
"..."
"고백을 받든 말든 내 마음이야 신경 쓰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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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좋다고 하니깐 헤실헤실 웃고 바보냐고 쟤가 너한테 왜 그러는지 몰라?"
"내가 좋대 너보다 더 잘해줄 자신 있대."
"너 진짜 바보구나. 쟤가 뭐가 아쉬워서 너랑 만나겠어. 내 말 들어. 싫다고 해 알겠어?"
"..."
"제발 부탁이야. 받지 마. 너를 위해서 그리고 나를 위해서"
너를 위해서이기도 했고 나를 위해서이기도 했다. 네가 아파하는 모습을 보는 건 나에게도 매우 힘든 일이니깐 그러니깐 나를 위해서도 맞았다. 너에게 상처를 줄까 봐 나도 널 만나지 못하는데 그런 놈에게 널 어떻게 맡길 수 있을까. 어쩌면 네가 날 좋아하는 것보다 내가 널 더 좋아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니 제발 나보다 좋은 사람 만나기를.
네가 다시 내게 고백해온다면
난 고민 없이 받지 않을 거야.
널 위해서
넌 아파하겠지만, 그것도 잠시야
널 내 곁에 두고 나 때문에 아파하는 널 볼수없어
그래서 난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너의 고백을 받지 않을 거야
그러니 제발 나보다 좋은 사람 만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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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박지민] 오늘도 차였습니다 04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8/29/23/536eea12fc5e64affdbafb7b173e7fb1.jpg)
*오늘도 읽느라 수고 하셨습니다ㅠㅠ 요새 날씨가 무척 추워요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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