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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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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남 전체글ll조회 533l
























"중국으로 갈 거야."





"갑자기 왠 중국?"





"너. 여기 한국에 있으면 위험하니깐.

같이 중국가자. 아니, 가야해."












갑작스런 루한의 말에 당황한 민석이 살짝은 수긍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나 때문에..그러는거 아니야?"



"아냐. 나도 한국에 있는동안 좀 불편하기도 했고..

말이 잘 안통하니깐.. 그리고 또 길도 잘 몰라서 .. 부모님한테

말씀 드리고 여름 방학 시작하면 중국으로 갈 거야."










괜찮지?




눈치를 보며 민석에게 동의를 구하는 루한에,

민석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인다.

괜히 자신때문에 루한이 중국까지 간다는 결심을 하게 된 건지

약간 죄책감이 들었지만, 이기적이게도 그렇게 해서라도

루한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학이 언젠데?"



"아마.. 3일뒤인가? 그럴꺼야."



"아.. 그래?"








순간 민석의 표정이 우울해 진 걸 본 루한이 말을 이었다.

학교를 다니지 못 하는 자신의 상황이 비참했던 것 같다.







"너는 내가 아파서 못 나온다고 잘 말해둘게.
걱정 하지마."



"응.. 신경 써 줘서 고마워."



"여권은 있어?"



"응. 있긴한데.. 집에있어."



"집..?"



"응. 아버지 계시는 집에."






약간 난처한 표정으로 말 하는 민석.

아버지와 사이가 별로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다시 집에 들어가기는 좀 곤란해 보이는데..





"3일만에 여권을 다시 재발급 할 수 있나.."



"..그냥 집에 다녀올게."



"뭐라고?"





방법을 곰곰히 생각하던 루한에게

덤덤히 말 하는 민석.






"아버지한테 다녀온다구. 어차피 나 이제 중국 갈 거면

당분간 한국 안 올거잖아. 아빠한테 할 말도 있고..

그래도 정리할건 하고 가야지."



"그래도... 위험하지 않아?"



"아냐. 위험한건 우리 아빠가 아니라

그 자식들이지."



"...."



"나믿어, 루한."



"...언제 다녀올건데?"



"왠만하면 빨리 다녀오는게 낫지 않을까.

3일만에 챙기고 가려면 빠듯하니깐.. 내일 다녀올게."



"..후. 일단 알겠어. 

그래도 아버지인데, 널 해치지는 않겠지."





영 마음이 편치 않은지 민석을 계속 바라보는 루한.

그래도 민석의 뜻이 그렇다면 말릴 생각은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자신의 아버지 이니깐.

평생 안 보고 살 건 아니기에 다녀오는게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뭘 하고 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왠만하면 그래도 민석이 집에 갔을때, 아버지가

계시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루한이다.







"자자, 민석."


"응"





하루종일 자고도 또 졸린지,

하품을 늘어지게 하며 민석이 루한의 소매끝을 잡고는 방으로 들어간다.































"루한. 하루종일 왜 이래?"



"으,응?"



"어디 마려운 것 처럼 안절부절 하잖아."







백현이 의자에 앉아있는 루한의 등에 업히듯 몸을 기대오며

장난스레 말 했다.




"아아 무거워!"



"경수야, 넌 어제부터 표정이 왜 그렇게 썩어있냐"



"별 거 아냐."





그러고보니 경수도 어제부터 표정이 별로 좋지 않았다.

루한이 경수를 잠시잠깐 쳐다보다, 경수의 아무렇지 않다는 듯 한

미소에 다시 시선을 거두어 교탁을 멍하니 쳐다봤다.





"빨리 일어나. 점심먹게"



"오늘도 매점 갈 거야?"



"응. 빨리 가야해. 늦게가면 애들 엄청 많아져"





백현의 말에 자리에서 일어나는 경수.

루한도 따라 일어나고는, 뒷문으로 걸어간다.























"진짜 안 왔어?"



"아..안..왔어요..진짜예요!"



"구라친거면 진짜로 뒤진다."





계단을 걸어 내려가는데, 들리는 소리에 걸음을 멈춘 루한.

까만 정장을 차려입은 남자가 구석에서 남학생 한 명을 몰아넣고는

멱살을 잡은 채 닦달하다, 원하는 대답을 얻지 못 하자

던지듯 남학생을 내려놓고는, 몸을 틀어 다른곳으로 가버린다.


멈춘 루한을 눈치채지 못 한 경수와 백현이 저들끼리 떠들며

계단을 내려 매점으로 향하고 있었다.

잠시 갈등하던 루한이 이내 신경이 쓰여,

그 남학생 에게로 걸어갔다.








"괜찮아?"



"어..어? 너.."



"어.."







일으켜 세우고 보니,

민석의 반에서 민석과 유일하게 친한 몇몇 아이들 중 한명이였다.





"오랜만이네, 반가워."


"응. 고마워.. 아으으.. 저 미친놈은 뭔데

학교까지 쳐들어와서 나한테 지랄이야.."


"응?"


"너 혹시, 민석이 어디 있는 줄 알아?"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하여 남학생을 바라보는 루한.

교복바지에 묻은 먼지를 대충 손으로 털어내며, 얼굴 한 가득

짜증을 달고는 말을 이었다.




"애들한테 물어봤나봐. 이 반에서 김민석이랑 친한애가 누구냐고.

그래서 애들이 나라고 말 했나본데, 저 남자가 나 찾아와서

지랄하잖아. 김민석 어딨는지 불으라고. 씨발, 내가 어떻게 알아."



"방금 저 남자가?? 학교까지 와서 민석이를 찾았다고?"



"그렇다니깐. 저 남자 말고 몇몇 더 왔었어.

아까 한 3교시 끝나고 나서 내 친구들한테도 물어봤다던데,

걔들이 무서워서 니 이름 댔나봐. 그러니까 몇 반인지 물어보더니

갔다던데? 너 안 찾아왔었냐?"




남자의 말을 듣고는 온 몸이 식어버리는 기분이 들었다.

중국에서 전학 온 루한은 꽤나 유창한 한국어와

번듯한 외모로 학교내에서 유명해 아마 모르는 학생이 없을것이다.

자신의 이름을 어떻게 알아내어 그 남자들에게

알려 준 것인지, 루한의 머리가 지끈거려왔다.

이내 짧은 시간동안 생각을 한 루한이 그 남자들이

왜 자신에게 찾아오지 않았는지 생각을 하다,

이어지는 남자의 말에 미친듯이 계단을 내려 뛰어갔다.










"아, 애들 말 들어보니까 바로 교무실 쪽으로 갔다던데.

왜 그쪽으로 간 건진 잘 모르겠지만.. 어어, 야! 갑자기 어디 가!"























숨이 턱 끝 까지 차오를 정도로 뛰었다.

미친듯이 계단을 내려가, 운동장을 지나 교문쪽으로 달리자,

월담을 하는 녀석들을 잡기 위해 교문쪽을 지키던 선생님이

루한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달려왔다.

하지만 굴하지 않고 뛰어나가는 루한에,

내일 학교오면 죽는 줄 알으라는 둥 외쳐대는 소리가 들렸지만

무시하고 계속해서 달렸다.



버스를 기다릴 정신도 없이 집까지 달린 루한이

이내 보이는 자신의 오피스텔에 너무 급하게 뛰어서

숨 조차 제대로 쉬어지지 않을 정도로 뛰는 심장을 부여잡고는

젖 먹던 힘까지 짜내어 오피스텔 앞으로 다다랐다.





제발... 내가 늦은게 아니기를.






루한이 떨리는 손으로 도어락을 열었다.

비밀번호를 치는 손이 계속해서 엇나간다.

진정되지 않는 기분에 마음처럼 되지 않자 극도로 불안해 진 루한이

몇번 더 시도 한 끝에 문이 청량한 알림소리를 내며 열렸다.





"민석!!"





문이 열리자 마자 민석을 부르며 집 안에 들어섰다.

하지만 민석의 대답이 들리지 않자, 루한이 얼른 달려가

방 문을 열었다.

혹시나 어제처럼 민석이 잠 들어 있지 않을까,

작게 기대하며 벌컥 열어젖힌 방 문 안에 민석은 없었다.

그 외에 화장실, 베란다를 뛰어가 찾아봐도 민석이 보이지않자

현관문 쪽으로 온 루한이 신발장에 민석의 신발이 없는 걸 보고는

온 몸에 힘이 풀린 듯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자신이 제대로 지키지 못 한 탓이였다.

민석을 그렇게 두고 학교를 가는게 아니였는데.

학교를 몇 일 빠지는 한이 있어도 민석의 옆에 있어줬어야 했던건데

자리에 앉아 자책을 하던 루한이 갑자기 떠오른 생각에 머리를 들었다.

오늘, 민석이 자신의 집에 다녀온다 했으니

지금 집에 가는 길 일지도 몰랐다.

그 남자들이 루한의 집 주소를 알아내기 위해 교무실에 갔다는

보장또한 없으니깐.

또, 만약 집에 들이닥쳐 민석을 데려 간 것이라면

신발까지 다정히 신겨 데려갔을 리가 없었을것이다.

아직 민석이 안전 할 수도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에

루한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밖으로 나가기 위해 신발을 꿰어신던 루한이

지금 밖으로 나가봐야 할 수 있는게 없다는 생각에 잠시간 멈칫했다.

아직 민석의 집 주소는 물론, 휴대폰 번호도 모르는 상태였다.

이렇게나 무심했던가. 다시 한번 스스로를 자책 한 루한이

일단은 민석을 기다려보기로 했다.

혹여 지금 집 밖을 나갔다가, 학교에 와서 자신의 존재를 알아 챈 그들이

자신을 잡아 민석의 위치를 물어 올 지도 모를 상황이였고

민석을 찾기 위해 집을 비웠다가 집을 다녀 온 민석이

루한의 집을 알아낸 그들에게 잡혀 갈 수도 있는 일이니깐.

여러가지로 현재 루한이 할 수 있는건 민석을 기다리는 일 뿐이였다.

신었던 신발을 조심스레 다시 벗은 루한이

터덜터덜, 집 안으로 들어와 휴대폰 화면을 켰다.

신경도 쓰지 못 한 채로 집으로 달려왔는데,

갑자기 사라진 루한이 걱정 되었던지 경수와 백현에게

전화와 카톡이 와 있었다.






루한! 갑자기 어디 간 거야!

- 경수






마지막으로 온 경수의 카톡에

대충 일이 생겨 집으로 돌아왔다고 말 한 루한.

그러자 상황을 어느정도 알고 있는 경수가

알겠다며 가방은 자기가 챙겨 가 주겠다고 답장을 했다.

거실 쇼파에 앉아 불안한 심정을 그대로 드러내 듯,

다리를 달달 떨며 핸드폰만 한 손에 꾹 쥔채, 자리에 앉아있었다.


















































오후 8시가 지난 시간.

아직 민석이 돌아오지 않았다.

자신이 학교를 나온 시간은 점심시간 이였으니깐

약 12시에서 1시로 넘어가던 시간이였을텐데,

민석이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자 불안함이 시간이 갈 수록 더욱 커져만 갔다.

기다리는동안 쇼파에 앉아 있다가

베란다로 가서 창 밖을 내려다 보다가, 답답한 심정에

결국 밖으로 나가기로 결정 한 루한이다.

아무래도 민석의 성격 상 자신을 걱정시킬 짓은 하지 않을텐데

이 시간까지 오지 않는걸로 봐선 무슨 일이 생겼음이 분명하다.

지금 밖으로 나가봐야 할 수 있는 일은 없을 것 같지만

어찌되었건 집 안에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 보단 낫지 않겠는가.

대충 신발을 구겨신고는 문을 열고 나와, 옆 계단에서

신발을 제대로 신고 있는데 굵직한 남자들의 목소리가

계단 아래에서 울려 들려왔다.






"2층?3층이랬나"


"302호면 3층이지 병신새끼야"







신발을 신으며 대충 흘려듣다 302호라는 소리에

루한의 귀가 번쩍 뜨였다.

302호는 루한의 집 호수였는데, 저 남자들이 왜..?





"뭐하러 귀찮게 이놈도 같이 데려오라는거야."


"몰라. 시우민 그 새끼랑 살 부대낀 놈들은 다 데려오라던데."


"이름이 루한 이랬나. 아까 그새끼 담탱이한테

주소 알아내느라 죽는 줄 알았잖아. 미친 담임 새끼가

융통성이 없어. 알려달라하면 빠딱빠딱 알려주면 될 것이지

쓸데없이 의심만 많아가지고."









아래에서 웅웅거리며 들려오는 남자들의 대화 중

자신의 이름이 섞여 들어오자, 놀라 몸이 굳어버린 루한.







"근데 걔가 이새끼 집에 없으면 어쩌려고 데려오란거야."


"그러게 말이다. 일단 집에 갔다가 모르는 눈치면 그냥 냅두고 오자."


"아냐. 이새끼도 구라치는거면 어쩌려고. 일단 잡아가야지."


"어. 우리 우민이 본명이 김민석 이랬지?"


"그래 이 등신새꺄"






민석..?

김민석이라고?


민석의 이름까지 들려오자 어느정도 상황파악이 되는 듯 했다.

저 남자들은 민석과 자신을 잡으러 집에 찾아 온 것이다.

아까 그 남자아이가 말 한 녀석들인듯 싶었다.

여기서 들키게 되면 꼼짝없이 잡혀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 한 루한이

조용히 발을 들어 계단을 따라 올라갔다.

점점 가까워지는 목소리에 그들이 3층에 다 다른 것 같아

약간 걸음을 빨리해 4층으로 걸어올라간 루한.







-띵동






"이 새끼 냄새맡고 안 나오면 어쩌지?"


"그럴까봐 일부러 아까 찾아가지도 않았어.

애새끼들이 다들 물어보니까 모른다고 둘러대는 것 같길래

얘는 아예 직접 찾아가는 방법을 택했지"








하필이면 왜 그게 

민석과 가장 연관있는 나 인거야.








"집에 없는 것 같은데?"






-쾅쾅쾅!!









듣고만 있어도 소름끼치는 상황에

괜히 루한은 걸음을 약간씩 더 옮겨 5층으로 올라갔다.

혹시라도 올라올까 싶은 불길한 마음에.







"야, 문 열어!"



"야이 새끼야! 그렇게 협박하면 열어주겠냐!"



"아니, 없는 것 같다니깐!"








한창 저들끼리 옥신각신 다투다가,

누군가가 한명 더 뛰어올라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들에게 말을 했다.






"야 이새끼 집 불 꺼져있는데?

아무래도 없나봐. 밖에서 창문이란 창문은 다 보고왔어."



"그래? 이 새끼들은 이 시간까지 뭐하길래 없는거야."



"어디 사랑의 도피처로 모텔 들어가서 떡이라도 치나보지."







푸하하하하

질 낮은 농담을 하며 시시껄렁하게

다시 계단을 내려가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간 한숨을 돌린 루한이

이대로 내려가기에는 위험하다고 판단하여

5층 계단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어떻게 해야하는거야, 이 상황에선.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 눈 앞이 캄캄해져왔다.

일단 오늘 집에 들어가는건 위험 할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다.

저 남자들이 밖에서 민석과 나를 찾는 걸 실패하면

다시 또 찾아오겠지.

조금이라도 늦게 집 밖을 나섰으면 무슨일이 일어났을지

끔찍한 생각에 머리가 핑 돌았다.

이 와중에도 민석이 어떻게 된 것인지 알 수 없어

한없이 쓸모없는 자신의 존재에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안절부절 못 하던 루한이 일단 믿을만한 사람이 딱 한명 떠올라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응 루한.




"경수야.."










































"얼른 일로 와, 루한."



계단을 조심히 내려와 오피스텔 문 앞쪽에 숨듯이 앉아있던 루한이

경수의 말소리에 고개를 들자

검은색 승용차 안에서 창문을 내려 고개를 빼꼼 내밀고는

손짓을 하는 경수가 보였다.


주위를 대충 둘러보다, 차로 걸어가는 루한.







"고마워, 경수야"


"고맙긴.. 아저씨 저희 집으로 빨리 가주세요."








루한의 와 달라는 부탁에 한치의 망설임 없이

차를 타고 루한을 데리러 와 준 경수.






"무슨 일 있어?"


"그 애가 사라졌어."


"...뭐?"







눈에 눈물기를 가득 담고 말 하는 루한에

놀라 경수가 루한을 쳐다보았다.

몸을 바르르 떨고는 루한이 아까 전 있었던 일을 설명 해 주었다.





"기억 나? 전에 내가 집에 데려왔던 남자애."


"음..아! 백현이가 말 했던것도 기억난다.

우리 매점 가려고 했을 때 너랑 부딪혀서 넘어진.. 어. 기억나"


"걔야."


"응?"


"내가 좋아하는 아이가 걔라고. 이름은 민석이야."





민..석이?

그제서야 경수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고개를 끄덕여보인다.






"응. 김민석. 

하..자세히 설명하자면 너무 길어.

아까전 너희랑 매점 갈 때 어떤 남자가 우리 학교 학생한테

민석이 위치를 물었었어. 다른 애들한테도 물어봤나봐.

근데 나랑 민석이랑 친한걸 아는 몇몇 애들이 그걸 그 남자들한테 말 해줬어.

루한이라는 애가 있는데 김민석이랑 친하다고.

그걸 듣고 그 남자들이 교무실에 가서 내 집 주소를 물어봤어"



"응응. 그래서?"



"그 사실을 듣고 내가 바로 집으로 뛰어간거야.

민석이한테 무슨 일 생겼을까봐.

근데 집 갔을때 민석 없었어. 오늘 아침에 민석이가

자기 집 다녀온다고 해서 집에 간 걸거라 믿고 기다렸는데 8시가 다 되도록 안 돌아왔어.

불안해지는거야. 너무 늦은시간까지 안 오니까. 그럴 애 아닌데."



"응.."



"그래서 방금 찾으러 나가려고 집 밖에 나왔는데

왠 남자들이 우리집에 찾아왔어.

다행히 난 그때 계단이여서 얼른 올라가서 숨었지.

그 남자들이 나랑 민석이 찾으려고 우리집에 온 거야.

그래서.. 너무 무서워서 집 안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나왔다간 그 남자들에게 잡힐 것 같아서 너한테 전화한거야."


"아..그렇게 된 거구나.. 일단 잘 했어. 일단은 우리집 가자. 알겠지, 루한?"





진정이 되지 않은 듯, 말을 버벅거리며 하는 루한에게

안심시켜주듯, 루한을 꼭 안으며 말 하는 경수.




"어떻게해..? 민석이 무슨 일 생긴거면. 그러면 어떡해."


"걱정 하지마, 루한. 일단 우리 집 가자. 일단 가서 생각해."


"응..."









계속해서 몸을 덜덜 떨며 웅크리는 루한을

안은 채로 다독이면서 룸미러를 통해 운전사에게

빨리 갈 것을 눈치하였다.

그러자 더욱 속도를 높여 달려가는 차 속에서

경수는 루한을 안정시키려 노력하고 있었다.





































"자세히 말 해줘. 처음부터 끝까지."


"뭘..?"


"너랑 민석이 일 말이야. 더 깊이 들어가면

그 남자들 일 까지. 싹 다"







집에 들어와 루한을 침대에 눕힌 후

어머니가 깎아 준 과일접시를 들고는 방으로 들어선 경수가

어느정도 안정이 된 루한에게 직설적으로 물었다.








"그건..미안한데

민석이 일 이라서 내가 함부러 말 할 수가 없어.."



"내가 지금 너한테 도움을 주고싶어.

그러기 위해선 설명을 해 줘야해."



"...그래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선 뭘 어떻게 도와줄 수 없잖아.

하나도 빠짐없이 말 해줘, 루한."









고민하며 입을 벙긋이던 루한이

결국 경수에게 모든 일을 털어놓았다.


비 내리던 그 날, 민석과의 첫만남부터

두번째로 만난 교실 앞에서의 일.

게임방에 따라갔다가 그 남자, 카이를 만난 일과

민석이 어머니의 자살 후 민석이 조직에 들어가게 된 경로까지.

그리고 조직을 도망쳐 나왔던 일과

방금 전 남자들이 자신의 집 앞을 찾아온 것 또한 다시한번 더 말해주었다.




이야기를 듣는 내내 경수의 표정은 진지했다.

짙은 눈썹이 찌푸려진 미간에, 하나로 모일 것 만 같았다.











"생각보다 꽤 큰 일이네.."


"...그렇지."


"꽤나 계획적인 것 같아. 너가 민석이를 데리고 중국으로 도망을 가더라도,

다시 찾아 올 가능성도 적지않아. 이 정도면"


"..."


"일단, 민석이를 찾는게 우선이겠지?"






그렇긴해. 일단은 민석이...민석이가..


다시 떠오른 민석의 생각에 괴로운 듯 머리를 헤집는 루한.

이러고 있는동안 민석이는 어디서 뭘 하는걸까.

혹시 집으로 돌아와 날 기다리고 있진 않을까.

그러다가 그 남자들에게 잡혀서 지금....지금..




불안감에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 루한.





"아무래도 집으로 가야겠어."



"뭐..?"



"민석이가 다시 돌아오면 어떡해,

왔다가 내가 없어서 기다리다가 그 남자들한테..."



"미쳣지, 미쳤어 ? 너가 가서 뭘 하려고 그래!"



"없는 것 보단 낫잖아!!"




경수가 따라 일어서며 루한에게 말 했다.





"아니, 지금 상황에선 너는 있으나마나한 존재야.

물론 민석이의 정신적인 지지대는 되어 줄 수 있겠지.

그 뿐이야. 넌 민석이 앞에서 힘 없이 그 남자들한테 끌려 갈 수 밖에 없어."



"내가, 내가 민석이 지켜줄 수만 있으면.."



"정신 좀 차려, 제발!"





자리를 박차고 한 시라도 아깝다는 듯

얼른 집으로 향하려는 루한의 손목을 잡고는 경수가

루한의 뺨을 주먹으로 세게 내리쳤다.





"네 몸 소중한 것도 좀 생각하라고! 제발..좀 이성적으로 생각하자.."



"안돼.. 지금 민석이가..."



"민석이는 내가 어떻게 해서든 지켜줄게.

내가 다 해줄테니까, 넌 제발 내 눈에 보이는곳에 있으라고!"



"뭐..?"





끝끝내 경수가 약간 울먹이며 말 하자

루한이 경수를 돌아보았다.

경수에게 맞은 볼 한 쪽이 약간 얼얼한 느낌에

한 손으로 볼을 감싸쥔 상태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 경수를 바라보았다.





"너 계속 그런식으로 행동하면 내가 불안하다고.. 이 멍청한 새끼야..

어디 위험한데 가지말고, 내 눈앞에 있어.. 내가 다 알아서 할게..

우리 아빠 경찰이야. 그것도 꽤 높은 직위에 있어.

내가 다 상황설명하고 서에도 알리면, 금방 움직여주실거야.

너 혼자 행동 하는 것 보다 이게 더 낫잖아..응..?"









경수의 말에 맥이풀리는 기분이였다.

그것보다, 경수의 이런 행동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자신의 눈 앞에 보이는 곳에 있으라니.. 불안하다니.

그렇게까지 짙은 우정이였나. 새삼 꽤 감동 한 루한이였다.








"경수.. 그래도 내가 가만히 있으면

죄책감이 들어서 안 돼. 내가 민석 지켜준다고 했어."




루한의 고집에 이마를 짚고 자리에 앉은 경수.

그리고는 루한의 손을 끌어 자신의 옆 자리에 앉힌다.






"정 그러면, 내일 날이 밝으면

그때 찾으러 가자. 그때 내가 아빠한테도 말 해서

같이 찾자. 알았어? 제발.. 들어줘.

이게 너가 민석이 지켜주는 방법이야..응?"



"..."



"지금 혼자 움직이는건 너도 위험하고 민석이도 위험해.

너 한테 무슨 일 생기면 누구보다 슬퍼할 사람이 민석이잖아.."



"...알겠어."





곧 루한의 입에서 긍정적인 대답이 나오자

그제서야 마음이 놓인 듯, 루한의 손을 놓아주었다.










"시간 늦었으니까 일단 좀 자.

어디 갈 생각 하지말고, 내일 내가 깨우면

같이 학교 다녀와서 찾는거야.

지금 바로 아빠한테 말 할테니깐

내일 학교 마치기 전 까진 경찰분들이 찾아 줄거야.

학교 마친 후에는 너랑 나도 합세하는거고. 알았지?"



"..응."



"찾고나면, 중국 가기 전 까지

우리집에서 지내.

우리집 꽤 한적한 곳에 위치 해 있어서

보기보다 안전 할 거야."



"알겠어.."



"응, 착하다. 얼른 자"










온 몸에 진이 빠진 듯, 힘이 빠진 목소리로

말 한 경수가 루한을 애처롭게 바라보다가

방 전등을 끄고는 문을 살짝 닫고 나간다.






경수가 불을 끄고 나간 방 문을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하던

루한이 당장 창문을 통해서라도 나가고 싶은 마음을 꾹 눌러참았다.

경수가 저렇게까지 부탁을 하는데에는 이유가 있을 테니깐.

민석이가 너무 좋다는 걸 깨닳은 루한은

자신의 몸 보다 민석이 더 중요할테지만

아까 경수의 모습이 너무도 애처로워 보여, 함부로 행동 할 수 없었다.

아까 전 경수의 행동에 대한 생각과

민석의 걱정으로 루한은 그 날 거의 뜬 눈으로 하루를 보내었다.



























"루한, 일어나."



"..."



"후..어제 대체 몇 시에 잔거야.. 일어나. 학교 가야해."






미동 않던 루한이 경수의 말 소리에 거짓말처럼 눈을 떴다.








"벌써 아침이야..?"



"응. 일어나. 학교 가야지"






경수의 말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루한이

화장실을 가르키는 경수의 손짓에 일어나 씻기위해 걸음을 옮겼다.

어제 학교에서 뛰쳐나온 그 차림 그대로 경수의 집에 와

잠에 들은 루한은, 교복을 입은 상태였다.




"루한!"


"응?"




화장실에 들어 간 루한을 부르는 경수의 목소리에

루한이 대답하며 문을 열었다.





"교복 일단 내 거 입어. 찝찝하잖아."


"응, 고마워."





경수가 건네는 교복을 받아들고는

다시 문을 닫고는 씻기 시작하는 루한이다.














교복을 입고, 아침을 대충 챙겨먹고는

차를 타고 학교로 향하는 루한과 경수.

항상 학교에서 모범적인 경수의 모습을 보다가

집에는 첫 방문 이였는데, 경수는 꽤나 잘 사는 집안의 자식이였다.

아버지의 직업이 경찰이라는 것도 몰랐던 루한은

요즘들어 자신이 얼마나 주변에 무관심했는지 몸소 느끼고 있는 중 이였다.








"도착했다. 내리자"


"감사합니다."




루한이 운전석에 앉은 중년의 남자에게

정중히 감사인사를 한 후, 차에서 내려 경수를 따라 운동장을 가로질러

교실로 향해 걸어갔다.








"오늘 둘이 같이왔네?"





교실에 경수와 루한이 나란히 들어서자,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백현이 둘을 반겼다.


괜히 백현에게만 아무런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지내고 있는듯한 기분에 죄책감이 드는 루한.





"어제 루한 우리집에서 자고 왔거든."


"어,정말? 왜 나는 안 불렀어!!"




나도 도경수 집 가보고 싶은데!





백현이 툴툴거리며 삐진 듯 말 하자, 경수가

애써 웃으며 다음에 놀러오라며 백현을 다독였다.




"경수 집 어때? 좋아?"


"어..어. 완전좋던데..?"





사실 경황이 없어 제대로 보진 못 했지만

어찌되었든 간에 경수의 집은 꽤나 많이 좋았다.




"나도 다음에 꼭 놀러갈거야!"


"그래그래, 꼭 와."


"그래, 꼭 가."




대충 설렁설렁 답 하는 경수와 루한에

할 말이 없는 듯 시시껄렁한 농담을 몇 마디 던지던 백현이

예비종이 울리자 자리로 심심하게 돌아갔다.





자리에 앉은 루한이 아침부터 불안한 낮빛으로 앉아있자

마음이 편치 않아 진 경수가 말을 했다.

어찌되었든 간에 자신 때문에 눈치가 보여

루한이 이도저도 못하고 학교에 붙어있는 것 이니깐.





"걱정하지마. 어제 밤 부터 여기저기 샅샅히 뒤지고 있다고 했어."


"정말..?"


"응. 그리고 듣자하니까 그 조직, 안 그래도

단단히 벼르고 있었다고 하던데. 이번 일로 확실한 증거가 생겼으니

오히려 너한테 고마워해야 할 판이라고 하던데? 금방 잡을거야. 기다려"


"응.."





그래도 마음이 편치 않은 듯, 한숨을 쉬며 시계를 바라보는 루한을

경수가 다독이며 눈 좀 붙이라며 책상 바닥에 강제로 엎드리게 하였다.



"어제 잠 못잤잖아. 오늘 수업은 내가 열심히 들어놨다가

나중에 너한테 알려줄게. 어차피 이제 곧 방학이라 수업도 제대로 안 해."



잠이 오지 않는 듯, 뒤척이며 일어나려는 루한의

머리를 억지로 꾹 누른 경수가 자라고 재촉하였다.

결국 경수의 어거지같은 행동에 잠시간 엎드려 있던 루한이

자신도 모르는 새에 솔솔 잠에 들었다.

































"밥먹으러 가자"




".."




"루한!"









멀리서 아득히 들리는 듯 한 소리에

루한이 뒤척이며 더욱 자세를 편안히 하였다.


그럼에도 누군가가 자꾸 자신을 흔드는 느낌에

있는 힘 껏 미간을 찌푸린 루한이 몸을 털어내었다.




"루한, 점심시간이라니깐!"


"야!"



자꾸만 몸을 흔드는 기분에 인상을 쓰다

눈을 떠 낸 루한의 눈 앞에 경수와 백현이 보였다.




"어우, 어젯밤에 뭐 했길래 정신을 못 차려!"



"...비."



"응? 밥 먹으러 가자. 얼른.

어우, 시간 봐. 너 깨우느라 시간 다 보내서

매점 못 뚫을지도."






백현의 말에 창 밖만 멍하니 바라보는 루한이 이상한지,

백현이 손을 들어 루한의 눈앞에 갖다대곤 흔들었다.





"백현.."


"응응, 그래 빨리 일어나."


"밖에 비 오는거야..?"


"응. 너 한참 잘때부터 오던데.. 어우, 천둥번개에 난리도 아니다.

얼른 다녀오자."










창밖을 보던 루한이 백현의 말에 일순간 눈이 둥글게 떠지더니,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선, 삼선슬리퍼를 신은 그대로 학교 밖을 뛰쳐나간다.








"...루한? 루한!!!"



"뭐,뭐야? 쟤 왜저래? 루한!"



경수가 좋지 않은 느낌에 루한을 부르며 미친듯이

루한을 뒤쫒아 뛰었지만, 원체 무기력하고 힘이 없는 경수가

따라잡기엔 벅찰정도로 루한이 빠르게 뛰어가버렸다.

와중에 이 상황을 모르는 백현만이 어리둥절하게 따라 몇 걸음 뛰어가다

멈춰서선 혼자 상황을 파악하려 멀뚱히 서 있을 뿐이였다.






























"민석..민석!"







민석이는 비 오는 날을 끔찍히도 싫어한다.

거기다가 오늘처럼 천둥번개가 치는 날이면 더더욱.

머리가 상황을 판단하기 전, 몸이 먼저 반응하여

학교 운동장을 가로질러 밖으로 내달리고 있었다.


학교를 벗어나 시내 골목길을 여기저기 찾던 루한이

한참을 찾아도 민석이 나오지 않자

자신의 집에 들어가 찾아보아도 민석이 없었다.

다시 집 밖을 나온 루한이 하도 질러댄 탓에

목이 쉬어 핀트가 나간 목소리로 계속해서 민석의 이름을 외쳤다.

쏟아지는 비에 온 몸이 젖어 한기가 돌았다.

으슬으슬 떨려오는 몸을 감싸안고는 지친 발걸음을 끌어

민석이 있을법한 곳을 찾아봤지만,

아무리 민석과 속 깊은 대화를 나눴을지라도

이런 사소한 것 하나 모르는 자신이 한심해 질 지경이였다.





"민석아...민석..어딨어.."





어딘가에서 혼자 울고 있을 것 같아 미칠 것만 같았다.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여기저기를 헤집고 다니다 바닥에 주저앉은 루한.

아프게 쏟아져 내리는 비에 머리가 폭삭 젖어 내려앉아

시야까지 방해 해 대는 통에 사물을 분간하기도 힘들정도로 비가 내렸다.

눈에서 흐르는 것이 눈물인지 비 인지도 구분이 안 되었다.

자리에 주저앉았던 몸을 일으켜, 따로 털지 않아도

빗물이 몸에 묻은 흙먼지를 다 씻겨내려 주는 것만 같다.


다시 힘을 내어 민석을 찾아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루한.












"민석...민석.. 어딨는거야.. 제발.."









정신없이 뛰어다니며 민석을 부른 통에

체력이 다 했는지 더 이상 걸어다닐 힘 조차 생기지 않는 몸에

눈물이 날 것만 같아,

결국 근처에 위치 한 놀이터를 마지막으로

쏟아지는 비를 그대로 맞으며 루한이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입에서 거칠게 쏟아지는 숨이

마치 한 겨울의 입김처럼 하얗게 일어나는 것 같았다.

찢어질 듯 뛰는 심장을 괴롭게 한 손으로 쥔 루한이

숨을 미친듯이 몰아쉬며 자잘한 모래가 폭삭 젖어있는 놀이터 바닥에 쓰러져

잠시간 그렇게 앉아있었다.











"으으...흑....."








거친 숨 소리가 귓가를 맴도는 와중에

누군가의 울음소리가 함께 섞여 들려왔다.

놀란 루한이 큰 눈을 동그랗게 뜨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빗 소리에 귓가가 멍멍해져, 자칫 들리지 않을 수 있던 소리가

미약하게 들리는 곳으로 고개를 돌려보았다.

누군가 미끄럼틀 뒤에서 쪼그려 앉아있었다.


루한이 약간 미간을 찌푸린 채, 숨을 마저 몰아 쉰 후

어느정도 걸을 수 있을 것 같아 몸을 일으켜 그 곳으로 향했다.








"으으으..으욱.."



"..민석"







민석이.

민석이다.


















차가운 빗 물이 얼굴에 사정없이 떨어지는 사이로

코 끝이 시큰해져 오더니 볼에 뜨거운 빗물이 한방울 더 떨어져 내렸다.







"왜 여기 있었어.. 한참 찾았잖아."







으으으..

울음이 터져나와 속이 울렁거림을 느낀 루한.







"민석..일로 와. 같이 가자.

당장 중국으로 가자.. 일로 와.."







비틀비틀 거리며 민석을 향해 걷던 루한이

다리에 힘이 풀려 그만 바닥에 넘어지고 말았다.


작은 소란에 그제서야 민석이 고개를 들고 루한을 바라보았다.


루한이 전투적으로 쏟아지는 빗 물 사이로

민석을 똑바로 바라보기 위해 눈을 힘겹게 떠 내어야 했다.










-쏴아아아아아아아







"가..가자.. 민석아.. 위험해.."






"루한..?"






"응. 루한. 내 이름 루한이야. 빨리 가자..민석."











얼굴이 있는 힘 껏 일그러 진 채

후들거리는 다리를 일으켜 민석에게로 걸어가는 루한.























"그냥 가... 제발 가."









민석에게로 다가가려던 루한의 발 걸음이 툭, 멈춰버린다.








"......"





"제발...가.. 나 두고 가라고"




"김..."




"더 이상 나한테 다가오지마."












눈물을 흘리며 말 하는 민석에, 루한은 입이 얼어버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니, 눈물인지 쏟아내리는 빗물 중 하나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지만

루한은 그렇게 생각했다. 민석은 지금 울고있다고.













"가라고...가"




"니가 이러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콰광!!!!!












"아아아악!!!!!"




천둥 소리에 찢어질 듯한 비명을 지르더니 두 귀를 막고, 고개를 무릎에 파묻는 민석.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듯, 미친듯이 퍼부어 대는 폭우와,

천둥소리가 그저 원망스럽기만 하다.





















아..








얼굴에 쏟아지는 빗방울도 개의치 않은 듯, 하늘을 바라보며 멍한 표정을 짓는 루한.







"........"




"흑....으으....."







민석의 흐느낌에 고개를 내려 앞을 보니, 


그 자세 그대로 온 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어대며 울고있는 민석이 보였다.






또 그날이 생각이 났겠지.




빌어먹을 아버지 라는 놈이 착한 민석이에게 도대체 얼마나 큰 상처를 남긴걸까...

얼마나 어린날의 민석이를 아프게 했던 걸까....





먹먹해져 오는 가슴에, 숨이 턱 막히는 루한.




보는 나 마저도 이렇게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픈데.. 민석아, 넌.. 얼마나 큰 아픔을 혼자 짊어지고 산거야..

















"김...민석.."





"...꺼져"




"..."













그러지마.


지금 그건 진짜 니가 아니잖아.



















"꺼지라고!!! 내 눈앞에서 사라져!!"




















한없이 착하고, 또 착한 김민석.



그게 너 잖아. 왜 자꾸 안좋게 너를 포장하려고 들어.




















"니 동정따윈 우습다고. 날 위하는척, 내 걱정 해 주는척!!!

지랄 하지 말라고! 진짜 같잖고 웃기지도 않으니깐!!"















왜 자꾸 스스로 나쁜가면을 쓰는거야... 민석아.









"니앞에서 이딴모습 보이고 싶지 않으니깐 제발...!!!!!!!!......."










민석의 말에도 꿋꿋이 다리를 힘겹게 움직여 민석의 앞으로 다가오는 루한.

그 모습에 민석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루한을 온 몸으로 거부하고 있었다.









"오지마, 오지말라고!!"




"민석..."










이내 민석의 앞 까지 다가온 루한이 몸을 숙여

민석의 팔목을 잡아채었다.










짜-악











내려 친 뺨이 물기를 머금은 손에 더욱 세게 감겨들었다.

얼얼하게 퍼져오는 고통에 손목을 잡은 손을 내려 자신의 뺨을 감싸는 루한.











"그..그러니깐 내가 오지말랬잖아..

너..너 루한...너..."









이내 크게 오열 해 버리는 민석을 루한이 가만히 바라보았다.

루한의 뺨을 때린 자신의 덜덜 떨리는 오른 손을 보던 민석이

눈을 감고 정신이 나간 듯 울어버린다.



























-

Girl I really wanna work this out, cause I'm tired of fightin'
[나 정말 이 문제를 해결 하고싶어, 왜냐면 이제 싸우는거에 지쳤거든]
And I really hope you still want me the way I want you
[그리고 나 정말, 내가 널 원하는 것 처럼 너도 날 원하길 바래]

I said I really wanna work this out, damn girl I'm tryin'
[정말이지 난 이 문제를 해결 하고싶어, 제길, 난 노력 중 이라구]
Its no excuse, no excuse
[핑계가 아니야]







"...."





천둥 소리보다 더 큰 음악소리가 민석의 귓속을 채운다.



천둥소리에 떨던 민석이, 갑작스런 커다란 노래 소리에 자신의 귀쪽에 손을 갖다댄다.



그러자 루한이 자주 쓰고 다니던 헤드셋이 손에 만져졌다.












시선을 위로 올려, 루한을 쳐다보는 민석.




민석을 가만히 내려다보던 루한이 한쪽 무릎을 꿇고, 민석과 시선을 맞춰 앉는다.







그리고, 민석이 헤드셋을 빼려고 하자, 


루한이 두 손으로 민석의 양쪽 귀에 있는 헤드셋을 빼지 못하게 감싼다.









-

But I got this
[하지만,] 

I got this icebox where my heart used to be (but I got this)
[지금 내 마음은 차가운 얼음창고에 있는듯 너무 추워]
I got this icebox where my heart used to be (said I got this)

I'm so cold, I'm so cold, I'm so cold, I'm so cold
I'm so cold, I'm so cold, I'm so cold
[너무 외롭고 추워...]

Why cant I get it right, just cant let it go
[왜 제대로 할 수 없는지, 그냥 내버려 둘 수 없는지]
I opened up, she let me down, I wont feel that no more
[난 이미 마음을 열었어, 너가 날 무시해도  그것에대해 감정은 없을꺼야]













흔들리는 눈빛으로 루한을 바라보는 민석.










-쾅!!!!콰광!





미친듯이 쏟아지는 폭풍우를 맞으며 따뜻한 눈빛으로 루한을 바라본다.

차가운 빗방울에, 그리고 과거의 충격에 떨던 민석의 몸을 사르르 녹일 것만 같은 따뜻한 눈빛으로

민석을 응시하는 루한.












"김민석."



루한이 말을 내뱉지만, 민석의 귀에는 루한의 목소리는 커녕,

시끄러운 빗소리와 천둥소리도 

음량을 최대치로 올려놓은 헤드셋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에 묻혀 잘 들리지 않았다.






"제발 내 앞에서 힘들어 하지 마.."



"..."



"니가 힘들어 하면 나는....난, 몇배로 더 힘들어."














여기가 너무 아프다구.


자신의 왼쪽 심장을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말 하는 루한.






니 상처가 얼마만큼 큰지, 가늠 할 수 없을 정도지만.


이거 하나만큼은 확실해.


니가 힘들어하고 아파하면.. 내 마음도 함께 무너져 내린다는것.

어떻게 손 쓸 수도없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버려서...

너가 아파하면 난 정말 몇배로 미친듯이 슬퍼져.



그러니깐...











"...."
















입모양으로 무슨 말을 하는 루한을 그저 멍하니 바라만 보는 민석.













"제발 밀어내지 마. 혼자 아파하지도 말고...이건 부탁이야."







"..."







"너 좋으라고 하는게 아니라, 이제는 내가 살기 위해서 부탁 하는 거라고.

나는 너 없으면 더이상 살 수 없으니깐..."







"뭐..? 뭐라는거야..! 하나도 안 들려!"











이내 들리지 않는 루한의 목소리가 답답한듯,


귀에 있는 헤드셋을 빼내려고 발버둥 치는 민석.


그런 민석을 제지하며 손에 힘을 주어 헤드셋을 더 꼭 씌어주는 루한.











"동정도 아니고. 네 걱정 해주는 척도 아니야."






"..."






"김민석...민석."












비에 젖어 온 몸이 빗물 투성이가 된 루한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 걸 본것은 민석의 착각일까.




















"..사랑해."





"이거 빼줘!! 하나도 안 들린다구!!"




"진짜...많이 사랑해. 사랑해...민석..."




"...."








루한의 입 모양을 읽은 것인지


그저 너무 힘든 상황에 지쳐버린 것인지






민석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루한을 바라보기만 한다.



그에 루한은 민석의 두 눈을 가만히 응시하며 이어 말 했다.






"내가.. 평생 지켜줄게."








-

I don't wanna be stuck up in this cold cold world
[난 더이상 이 추운 곳에 있고싶지않아.]

Don't wanna mess this up better keep your eye on me girl
[날 더이상 혼란스럽게 하지말고, 날 받아줘. ]















[EXO/루민] Mask 10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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