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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 Mirror. 


-01-


w. NoVember




거울 속에서 아까 그 남자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



눈은 떠보이지 않았지만 지금 정신이 든 것 같다.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는 고통이 느껴지는게 확실히 그런 것 같다. 그렇다면 내가 순간 정신을 잃었다는 말이 되겠지. 오른손을 들어 이마를 감싸고 한동안 그 자세로 있었다. 요즘 너무 스트레스를 받은 것인지 정신을 잃고 쓰러지기까지 한 내가 웃기다면 웃기다. 아, 더럽게도 아프네. 계속해서 밀려오는 두통에 미간을 찌뿌렸다. 그냥 이대로 잠이나 자버릴까. 눈을 감은 채로 있는 상태가 왠지 편안한 느낌이 들어 그냥 이대로 있고 싶었다. 이 빌어먹을 두통만 아니면. 약이라도 찾아서 먹을까. 나는 이마를 짚은 손을 내려 바닥을 짚은 뒤 상체를 일으켰다. 두손으로 얼굴을 감싸 몇번 마른세수를 한 뒤에 고개를 들어보이며 동시에 눈을 떴다. 

"어, 어?"

눈을 뜨자마자 물밀려오듯 내 시야에 들어오는 밝은 빛때문에 눈을 잔뜩 찡그렸다. 손바닥으로 대충 가려보지만 찌뿌린 눈 사이로 자꾸만 빛들이 새어들어왔다. 점점 그 빛에 익숙해 질 때쯤 나는 눈을 바로 뜰 수 있었고 보이는 것들을 내 시야에 온전히 담을 수 있었다. 내 시야에는 내가 살고 있는 자취방. 평범한 작은 벽걸이 TV가 내 눈에 들어와야 하는 것이 맞다. 그게 맞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은 어느 황량한 벽. 내가 이상한 남자에게서 받아왔던 거울만 덜렁 걸려져 있는 하얀 벽이었다. 난 그제야 다시 그 남자와의 만남을 떠올릴 수 있었다. 맞다, 나 아까 이상한 남자 만났었지. 하지만 그 생각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내가 지금 있는 이 곳은 어디인거지? 나는 고개를 좌우로 돌려가며 주위를 살펴보았다. 소용없는 짓이었다. 지금 이곳엔 아무것도 없으니까. 뒤를 돌아보아도 마찬가지다. 역시 아무것도 없다. 나는 다시 고개를 앞으로 돌려 아무것도 없는 벽면에 홀로 덩그러니 걸려있는 거울을 보았다. 내 얼굴이 비춰져야 할 거울 속에는 내 얼굴이 아닌 나의 자취방 모습이 비춰졌다.


꿈이다. 이건 꿈일 것이다. 거울과 나만 덩그러니 남겨져 있는 이 공간에서 판단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니 꿈이라고 생각 할 수 밖에. 분명 이건 꿈일 것이다. 나는 아예 몸을 벌떡 일으켜 거울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벽에 두손을 짚고 얼굴을 거울에 가까이 하니 역시 저것은 틀림없는 내가 살고있는 자취방이었다. 아무리 기다려도 거울은 내 얼굴을 비출 생각따위는 하지 않는 것 같다. 거울은 끝까지 나의 자취방의 모습만을 보여줬다. 인정할 수 없는 이 상황에 머릿속이 굉장히 혼란스럽다. 바뀌어진 환경에 당황스러워 머리를 부여잡고는 거울에게서 뒷걸음질 쳤다. 이제는 두려움까지 몰려왔다. 아무도 없는, 그 아무것도 없는 이곳에서 홀로 있자니 너무 무서웠다. 어서 이곳을 빠져나가고 싶은데. 오른쪽을 보아도 왼쪽을 보아도. 그리고 뒤를 돌아보아도 이곳은 그냥 하얀 공간이었다. 정녕 이게 꿈이라면 이 악몽에서 어서 빨리 깨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선 이게 정말 꿈이었으면 한다.

두려움덕에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허공에 감도는 싸늘함이 온몸을 소름 돋게 만들자 두팔로 내 몸을 감싸 안았다. 어디선가 무언가가 툭 튀어나올 것만 같은 초조함, 긴장감에 시선을 한곳에 둘 수 없었다. 목이 아프도록 이리저리 고개만 돌려댄 것 같다. 무엇보다 무서운것은 저 거울이다. 저 거울이 제일 무섭다. 꿈에서 깨면 일단 나에게 저 거울을 준 남자부터 저주 할 것이다. 그만큼 지금 이 공간은 끔찍하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리도 싫을 줄은 정말 몰랐다. 남자의 생각을 하며 가만히 거울을 노려보았다. 이게 다 이상한 그 새끼 때문이야. 내가 그 거울 내꺼 아니라고 했는데. 내가 분명히 그랬는데. 어,어. 거울에 새로운 것이 나타났다. 내 자취방에 누가 들어왔다 이 말이다. 나는 몸을 둘렀던 팔을 풀고 바닥을 짚고 다시 일어나 거울로 다가갔다. 분명 사람이 내 자취방에 들어와 이리저리 휘저어 다니는 것이 보였다. 점점 더 가까이. 더욱 가까이 거울로 다가가니 보였다, 그 사람이.

"거울 준 사람.."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내 소리가 부딪힐 곳 없이 그냥 웅웅- 하고 퍼져나갔다. 하지만 거울 속 그 사람은 내 소리를 들었다. 그러니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겠지. 거울 속 그가 날 바라본다. 나도 그를 바라본다. 나는 다시 시야가 흐릿해져가는 것을 느끼고 정신이 점점 희미해져갔다. 그가 나, 아니 거울. 거울로 점점 다가올 수록 나도 힘겹게 그에게서 도망치려 뒷걸음질 쳤다. 하지만 힘이 풀려가는 내 몸은 말을 듣지 않았다. 그는 빠른 속도로 다가왔고 어느 새 거울 전체가 그의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결국 난 다리에 힘이 풀려 무릎을 굽힌다. 그리고 다시 정신을 잃는다. 그가 씨익 웃어보이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한 채.





"저기요, 일어나요. 여기서 이러시고 있으면 안되는데."

차디 찬 손이 내 뺨을 톡톡 치는 것이 느껴졌다. 어찌나 차갑던지 정신이 확 깨어 눈을 번뜩 떠보였다. 아, 하얗지 않다. 다행이다. 나는 그 안도감에 먼저 큰 숨을 내쉬었다. 정말 무섭고도 소름끼치는 악몽이었다. 지금 내 눈에 비추어지는 것이 그냥 맑은 하늘인 것에 감사하였다. 잠깐, 맑은 하늘? 우리 집이 아니라? 벌떡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맑은 하늘을 담던 내 시야가 몸을 일으키니 또 다른 것을 담아냈다. 나무, 풀.. 페인트 칠이 벗겨진 몇개의 벤치들. 그리고 작은 호수. 공원으로 보이는 곳이다. 이젠 짜증까지 치밀어 오른다. 또 여기는 어디야. 꿈에서 깬 줄 알았는데. 신경질 적이게 머리를 헤집으며 고개를 푹 숙였다.

깨라. 잠에서 깨, 이제. 그만 일어날 때도 됐잖아.


"저기요."

아까의 그 차가움이 내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통통 튀는 목소리가 내 귓가를 찌르고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보였다. 쭈그려 앉은 채 나와 눈높이를 맞추고 있는 남자아이. 처음 보는 사람이다. 그는 둥그런 안경을 손으로 치켜올리며 나를 호기심이 가득 찬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냥 순한 남자아이처럼 보이니 그닥 경계심을 가질 필요는 없어보였다. 무엇보다 나를 아줌마라고 부르지 않았잖아.

"왜 여기서 이러고 계ㅅ"

"여기가 어디야?"

다짜고짜 말을 자르고 물음을 던졌다. 나도 내가 이곳에 왜 이러고 있는지 모르니 답을 해줄 수 없는 처지다. 일단 이곳이 어딘지 알아야겠다. 자신의 말을 잘라먹은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던 그 아이는 잠시 뜸을 들인 뒤 주위를 한번 스윽 훑고는 다시 나를 바라보았다. 공원이잖아요. 당연하다는 듯, 이것도 모르냐는 듯 말하는 그가 조금 답답했다. 나도 알아, 나도 아는데. 근데 도대체 여기가 어디야? 이 남자에게 지금까지 나의 얘기를 다 털어놓자니 조금 그렇고 나 혼자 낯선곳에 홀로 있자니 무섭고. 그냥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 남자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하였다.

"저, 나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어. 정확한 지명 좀 알려줄래?"

덥썩 그의 팔을 붙잡으니 흠칫 놀라며 몸을 뒤로 빼는 남자다. 하지만 꽤 힘을 주어 그의 팔을 꽉 쥔 내 손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나는 간절한 눈빛으로 그 아이를 바라보며 또한 간절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그에게서 이젠 호기심 대신 이상한 사람이야. 란 말을 담은 눈빛이 느껴졌다. 아무렴 상관없다. 난 그냥 이곳을 벗어나 안전하게 집에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 지금 맨발이라 발도 조금 시렵다고.

"..여기 비비 아일랜드 퍼토마을인데요. 그리고 여기 퍼토공원."

비비, 비비 뭐? 아일랜드? 섬?...포토마을?..
나 빨리 꿈에서 깨야되는거겠지.






노벰벌.

읽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저번화에 댓글써주신 두 독자분들은 특히 더요♥


왜 없어져 있는거죠..아님 나한테만 안보이는건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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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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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우으ㅏ!!! 이런장르 제 취향저격 ㅠ ㅠ ㅠ 재밋어요 거울속얘기햇을때 소름끼쳣어요!거울속안으로 들어가잇는건가요???그리고 퍼토마을!! 담 이야기가 궁금해요~언넝오세요!!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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