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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분명히 운이 좋은 날이었다.

 아침엔 알람시계를 들으며 상쾌하게 일어나 완벽하게 등교를 했고 발표까지 완벽했으며

점심에 처음 가본 파스타가게는 맛이 훌륭했으며 오후에 있던 전공실기 평가는 완벽했다.

교수님도 성적을 기대해도 좋을거라고 말씀하셨고 하교길에는 버스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1인석에 앉아 편안하게 돌아왔다.

 

분명 오늘 그 어떤 일기예보에서도 비가 올거라는 얘기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었는데..

잠시 눈을 감았다 뜬것이 내 운을 가져가 버린것일까.

화창하던 하늘은 갑자기 먹구름이 깔려 주룩주룩 눈물을 뱉기 시작했고 버스 창밖에는 나만 볼수 있는것들로 가득했다.

 

 

 

 

 

나는 비가 오면 귀신을 볼 수 있었다.

 

 

 

 

 

손님 01

(부제: 사람이 아닌 것들)

 

 

 

 

언제부터였는지는 기억조차 나지가 않았다.

아마 내가 생각을 하고 남을 믿지 않던 나이.

세상을 알아버린 나이.

 그 때부터 나는 비가 오면 귀신을 볼 수 있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온갖 것들의 모습에 이어폰을 찾아 귀에 꽂고 눈을 감았다.

 몇 년을 보아도 적응이 안 되는 바깥 모습에 입을 앙 다물고 버스가 멈춰 서기만을 기다렸다.

빨리 집에 가고 싶었다.

커튼을 치고 이불을 덮고 나 혼자 고립되고 싶었다.

 

 

 

버스는 다행히도 내가 내릴 정류장에 금세 도착했고 나는 바닥에 시선을 꽂고 집까지 걸어야 했다.

 눈이 마주치면 나를 따라올 것들임을 아니까.

 

 

 

[세븐틴/이석민] 손님 01 | 인스티즈

다행히 집 앞까지 아무것도 붙지 않아 고개를 들자마자 눈이 마주쳤다.

 

 

 

"아.."

 

 

귀신이라기엔 너무 말끔한 차림새지만 인간이라기엔 신비하게 생긴 남자였다.

 

 

 

"저기.. 비켜주실래요..?"

 

 

 

아무 말없이 내게서 한 발자국 멀어진 남자가 나를 보며 갸웃거렸다.

 

 

 

 

 

[세븐틴/이석민] 손님 01 | 인스티즈

"뒤에 그건 친군가? 아님 의도치 않은 손님인가?"

 

 

 

정확하게 내 뒤를 가리키는 손에 뒤를 돌아보니 한 남자가 서있었다.

 

 

[세븐틴/이석민] 손님 01 | 인스티즈

슬픈 표정으로 나를 보는 눈빛이 너무 생생한 자였다.

 

 

 

 

 

 

"모르는 손인가?"

 

 

 

내 앞에 서있던 남자가 다시 물었지만 나는 남자를 볼 수 없었다.

내 앞에 있는 이 사람이 나를 보는 그 눈빛이 너무 아파서 너무 슬퍼서 너무 애절해서.

 

 

 

 

 

"악의는 없어 보이는군. 사연이 있는 손님이네. 그래도 이건 가지고 있어."

 

 

 

작은 방울 하나를 내 손에 쥐여주고 남자는 빗속을 걸어 내게서 멀어져 계단을 내려갔다.

 

 

내 작은 옥탑 앞에는 나와 귀신인지 사람인지 모를 남자만 남았다.

 

 

 

 

"내가 보이는.. 거죠..?"

 

 

 

 

고개를 주억거리자 남자의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

너무 익숙한 전개였다.

다음은 내 한을 풀어달라는 말일게 분명했다.

 

 

 

[세븐틴/이석민] 손님 01 | 인스티즈

"잘 지내는 거 같아 다행이다.. 나는 여주 네가 날 못 볼까 봐.. 이제 말 못하게 될까 봐.."

 

 

 

 

남자는 내 이름을 알고 있었고 나의 안부를 물었다.

 손을 움찔거리며 나에게 내밀고 싶어 보였고 표정은 여전히 아팠다.

 

 

 

[세븐틴/이석민] 손님 01 | 인스티즈

"다행.. 진짜 다행이야.."

 

 

 

 

연신 다행이라는 말만 내뱉으며 남자는 결국 눈물을 쏟으며 고개를 떨구었고 바닥에는 연한 눈물자국이 생겼다.

 

혼란스러웠다.

나는 남자가 왜 우는지 어떻게 내 이름을 아는지 왜 나를 보며 말을 할 수 있는 것이 다행인지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비에 젖은 옷과 머리는 숨이 죽어 온도를 내리고 있었다.

집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지 않는다면 나는 분명 내일부터 앓아 누울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나는 시험을 망칠 것이다.

시험을 망해 장학금을 못 받게 된다면 나는 이 작은 옥탑의 세를 못 내게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 혼자 들어가기에는 나를 보며 너무 서럽게 울고 있는 이 남자가 너무 애처로웠다.

 

 

 

 

"저기. 일단 들어올래요? 내가 이대로 있으면 인생을 망칠 것 같아서.."

 

 

 

 

조심스럽게 묻자 고개를 확 쳐든 남자가 주춤거리며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세븐틴/이석민] 손님 01 | 인스티즈

"드.. 들어가도 돼...?"

 

 

 

그냥 아무 말없이 문을 열고 들어가자 따라 들어온 남자가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며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게 느껴졌다.

 

 

 

 

"저는 옷 갈아입어야 해서.. 잠깐만 계세요."

 

 

 

 

대충 옷장에서 옷가지를 챙겨 화장실로 들어와 옷을 갈아입으며 생각해봤다.

 

남자는 마치 나를 알고 있다는 듯 행동했다.

 그리고 내가 자신을 보는 것이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럼 남자는 내가 귀신을 보는 것을 알기 때문에 쫓아온 것이 아니라 그냥 정말 나를 보기 위해 왔다는 건데..

 

 대체 왜 일면식도 없는 나를 보기 위해 찾아온 걸까.

 

맨투맨 자락을 끌어내리며 찾은 답은 '물어보자'였다.

세탁기에 젖은 옷들을 대충 쑤셔 넣고 화장실 문을 열자 남자가 얼굴이 붉어진 채 나를 보고 있었다.

 

 

 

[세븐틴/이석민] 손님 01 | 인스티즈

"아니! 그게! 어! 내가! 그..!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그게..."

 

 

 

 

남자가 큰 목소리로 어버 버거 리다 고개를 숙이고 침대 근처를 가리켰다.

 

 

 

 

"봐서 미안해.."

 

 

 

 

남자의 손이 가리키는 곳에는 빨래 건조대에 걸린 옷들과 속옷이 있었다.

급하게 수건으로 덮어놓고 남자의 앞에 앉자 남자가 손끝을 매만지며 작게 말했다.

 

 

 

 

"내가 미안해.. 나 미워하지 마.."

 

 

 

 

작은 아이같이 움츠린 남자의 모습에 괜찮다고 말하자 고개를 살짝 든 남자가 웃었다.

 

 

 

 

"근데 내 이름 어떻게 알아요? 여긴 어떻게 따라왔고요?"

 

 

 

내 물음에 표정을 굳힌 남자가 내게 되물었다.

 

 

 

[세븐틴/이석민] 손님 01 | 인스티즈

"내가 기억이 안 나는구나. 넌."

 

 

 

 

남자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자 남자가 고개를 떨구며 탄식했다.

 

 

 

 

"그럼 내 이름도 기억 안 나겠네..?"

 

 

 

 

남자의 말에 그냥 고개를 숙였다.

 남자의 축 처진 어깨가 안쓰러웠다.

그리고 이 남자가 찾는 게 나라면 정말 나라면 기억을 못하는 게 미안했다.

 

 

 

 

"괜찮아. 처음으로 돌아가자. 나 이름 지어줄래?"

 

 

 

 

"... 도겸."

 

 

 

 

이름을 지어달라는 그의 말에 아무 생각 없이 뱉은 말이었다.

 

그러자 그는 눈에 띄게 표정이 밝아지며 나를 끌어안았다.

 

 

 

[세븐틴/이석민] 손님 01 | 인스티즈

"그럴 줄 알았어. 우린 처음으로 돌아온 거야."

 

 

 

 

그게 내가 기억하는 남자.

 아니, 도겸이와 나의 첫 만남이었다.

그리고 또 다른 인연과 악연의 시작이었다.

 

 

 

 

 

 

 

 

 

 

 

 

 

 

 

 

---

 

일단 시작을 해놔야 끝을 낼거 같아서 1편을 올립니다.

논 알페스 글이고 여주와 손님 도겸이 그리고 정체가 확실하지 않은 원우

어쩌면 또 있을지 모르는 등장인물들의 얽힌 인연을 풀어나갈 이야기 입니다.

많이 사랑해주세요 :)

 

+그리고 여러분 석민이랑 원우 예쁜 사진 분위기 있는사진 좀 주세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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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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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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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세상에나.. 완전 재밌을 것 같아요 여주가 기억을 잃은 것 같은데 앞으로 차차 지켜봐야겠죠 돌아올 수는 있을까요..? 으ㅏ어ㅏㅓㅏ 모르겠어요..
혹시 암호닉 신청해도 될까요....?

8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ㅎ..ㅓ...ㄹ 넘나 재밌을 것 같아요 신알신하고가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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