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마이 규! (oh, my gyu!) 2
IN 에이전시 캐스팅 부는 김 팀장이 맡은 이후로 오늘 가장 분위기가 안 좋았다. 사원들은 무슨 일 인지 몰라도 까칠이 김팀장이 조용히
있으니 어색하다는 의견과 저런 표정을 지으니 나름 섹시하다는 의견으로 갈렸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의견은 정말 이상하다는
것이었다. 보고서에 아주 작은 흠집까지 잡아내며 완벽을 추구하는 김팀장이 오늘은 약간 헐랭해 보였다. 사원들은 어두운 색 셔츠만을 입던
김팀장이 꽃노랑 색을 입으니 그것도 나름 까칠한 얼굴마저도 귀여워 보인다는 말을 주고 받았다. 그러나 김팀장은 누가 얘기를 하건 말건
정신이 반 쯤 나가 있었다. 캐스팅 부에서 웃고 있는 사람은 남우현 사원 한 명이었다.
사무실 문이 갑자기 벌컥 열린 건 우현을 빼고 모두가 성규의 눈치를 보고 있을 때였다. 그러나 성규는 누가 들어온 건 큰 신경도 쓰이지
않을 만한 일이 있다는 듯 자신의 생각에만 집중했다. 사무실 안으로 들어온 손님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성규의 앞에 몸을 한껏 크게
부풀린 채로 섰다. 성규는 자신의 앞에 드리워지는 검은 그림자에 고개를 들었다.
"팀장님, 나예요!"
성규는 자신의 앞에 있는 남자의 얼굴을 확인하고 잠시 한숨을 쉬었다. 성규의 한숨에 앞에 있는 남자는 무언가 억울한 듯 반박을 하려
했지만 성규의 말에 말문히 막혔다.
"성열씨 무슨 일입니까?"
"아, 정말 또 성열씨? 성열이라고 불러달라니까요. 꼭 팀장님만 그래 진짜."
"이번 컬렉션 반응 좋던데요. 훌륭했습니다."
친근하게 좀 불러 달라는 성열을 가뿐히 무시한 성규는 제 할 말만 했다. 성열은 자신을 칭찬하는 것에 홀라당 넘어가 정말이냐고 되물으며
웃었다. 성열의 웃음에 사무실 사람들은 역시 모델이구나, 하고 감탄했고 우현은 저 말라깽이는 무어냐며 경계했다. 그리고 옆 자리에 앉은
팬심 하나로 IN에이전시에 들어온 지수에게 물었다.
"지수씨 저 남자 누구예요?"
"아니 그것도 모르고 여기 들어오신 거예요? 김팀장님이 제일 먼저 발견한 모델이잖아요. 1호 모델 이성열. 화보, 런웨이, 영화 어디에서나
찾는 만능 모델인데. 아니 그것도 모르셨어요? 정말 황당해서. 비밀인데, 사실 성열씨하고 김팀장님하고 엮는 사내 팬픽도 있어요. 제목이…"
"저 둘이 친해요?"
"김팀장님이 처음 뽑은 모델이기도 하고, 김팀장님이 인정 받기 시작한 계기가 이셩열이니까요. 아마 제일 친할걸요? 종종 저렇게 놀러와요.
그때마다 호강해요. 내가 저 얼굴 보기 위해 여기 온거니까요. 아 정말 코피…"
우현은 지수가 말하는 팬픽이 무엇인지도 몰랐으나 그것이 자신의 심기를 건드릴만한 것이라는 건 직감했다. 그리고 말라깽이는 성규의 말랑
한 엉덩이를 만져보지 못 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뿌듯해했다. 그러나 뿌듯한 건 뿌듯한 것이고 눈에 거슬리는 건 변하지 않았다. 내가 다가
가면 또 날 보고 말랑한 표정을 지을 거면서 성열과 말하는 성규가 얄밉기도 했다. 그래서 골려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우현이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러자 모두가 움찔 했으나 가장 크게 놀란 건 당연히 성규였다. 우현은 갑자기 고개를 팍 숙이고
두 손으로 허리를 부여 잡았다.
"아, 어제 엄청나게 무거운 걸 업었더니 허리가 나간 것 같아요. 큰일났네 정말 아아, 어떡하죠"
그리고 살짝 고개를 들어 성규를 쳐다본 우현은 어쩔 줄 몰라하는 성규의 표정에 잔뜩 만족감을 느꼈다. 완벽한 줄만 알았던 김팀장이 저런
표정을 지을 줄 안다니. 우현은 성규의 표정에 감탄했다.
"우, 우현씨 많이 아프시면 병원에 가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팀장님, 저도 그랬으면 좋겠는데 도- 무지 혼자 걸을 수 없어서 말이에요…"
우현은 말 끝에 에구구구, 를 붙이는 걸 잊지 않았다. 그러면서 쓰러지는 듯 모션을 취하자 성규가 저 멀리서 달려왔다. 괜찮습니까? 우현은
성규가 보라는 듯 쓴 웃음을 지으며 괜찮아요, 라고 얘기했고 성규는 괜찮긴 뭐가 괜찮아요! 라고 말한 뒤 우현을 부축해서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 성열은 어이가 없다는 듯 팀장님! 하고 불렀으나 성규는 가뿐히 무시했다. 우현을 부축해서 나가는 성규를 보며 사원들은 저 둘이
저럴 정도의 사이인가 생각하고 자신이 자랑할 건 허리밖에 없다고 자랑하던 오늘 아침의 우현을 생각했다. 하지만 그럼 어떠랴. 저 둘이
나감으로 해서 사무실의 분위기가 더 좋아진다는 사실에 사원들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 단 한 사람 지수만 빼고 말이다. 지수는 성규와
우현을 새로운 커플링으로 만들어야겠다며 네이트온으로 그룹채팅을 하고 있었다.
*
성규는 호기롭게 우현을 데리고 사무실 밖으로 나왔지만 막상 무슨 말을 꺼내야 할 지 몰랐다. 내가 어제 당신 물고 빨고 핥고 싶다고 말 했
어요? 아니면 뽀뽀 해달라고 졸랐어요? 아니면 내 휴대폰으로 셀카 백 장 찍어 달라고 애원했어요? 그동안 성규가 마음 속으로만 했던 생각을
말해버렸을지도 모른다고 성규는 절망했다. 그리고 아예 고양이를 한 마리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고양이를 물고 빨기라도 해야 우현에
대한 욕구를 풀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멀쩡한 이성애자인 자신이 우현을 물고 빨고 핥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에 대한 후회는 전혀 하지
않았고 이상한 점 또한 느끼지 않았다.
"팀장님 우리 너무 뜨거운 거 아니에요?"
성규는 우현의 말에 놀라 화들짝 옆으로 떨어졌다. 어쩌다 보니 자신이 우현의 허리를 감싸 안고 있던 것이었다. 성규는 행여나 우현이 오해
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했다.
"허리 …많이 아픕니까?"
"정말 많이 아파요. 집에 가서 쉬고 싶을 정도예요."
우현의 말에 잠시 고민하던 성규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답을 내놓았다.
"그럼 집에 갑시다."
*
우현은 성규가 이렇게까지 결단력이 뛰어난 사람인 지 알지 못했다. 단지 사원인 자신은 그렇다고 쳐도 팀장인 성규마저 땡땡이 아닌 땡땡이
를 치다니. 정말 괜찮겠냐고 묻자 성규는 아픈 사람이 우선이죠. 라고 말한 뒤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수화기 너머로 상대방이 비웃는 듯한
소리를 듣긴 했지만 우현은 괜찮겠지. 하고 방관했다.
"팀장님 그거 아세요?"
"뭡니까?"
"이틀 연속 제 집에 오는 사람은 팀장님이 처음이에요."
라고 말한 뒤 고개를 살짝 돌리는 우현의 모습에서 성규는 자칫하면 죽겠다 싶었다. 정말 새끼 동물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워낙 뛰어난
미감 탓에 동물들만 보면 어쩔 줄을 모르는 성규인데 우현 앞에서는 더 심해졌다.
야옹,
성규는 들려오는 야옹 소리에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우현따위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는 표정으로 말이다. 또 몰랑한 표정을 짓는 성규를
상상하며 실실 웃고 있던 우현은 갑자기 변한 성규의 태도에 잠시 멈췄다. 그리고 자신의 방 쪽으로 걸어가는 성규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성규가 우현의 방 안쪽에서 발견한 건 삼 개월은 되었을 법한 아주 작은 하얀색 고양이였다.
"페르시안 고양이라고, 아직 새끼예요."
우현의 말은 들은 척 만 척 성규는 고양이에게 손을 내밀었다. 할짝, 자신의 손을 핥아오는 고양이에 정신을 놓아버린 성규는 자신도 모르게
까칠 김팀장 모드를 봉인해제하고 말았다.
"애기야 아이구, 아이구, 애기야 오빠한데 와봐. 응응. 그렇지 응. 아, 어떡해 진짜 귀엽다 애기야 우쭈쭈 울 애기야 오빠랑 살자, 응?"
그런 성규를 보며 우현은 가까스로 참아왔던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푸하하핫, 팀장님 아, 이게 무슨 일이에요?"
우현의 웃음에 성규는 놓쳤던 정신줄을 다시 잡은 표정이 되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아, 엿됐다. 왜 이 집에만 오면 이렇게 되는지 모르겠
다고 잠시 죽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 우, 우현씨. 내가 동물을 많이 좋아합니다. 그래서 이 아이가 너무 귀여워서. 오해하지는 말아요. 변태 아닙니다."
그러나 고양이의 앞 발을 마구 쓰다듬으며 권위있는 척 하는 성규의 말은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우현은 성규를 보며 정말 알다가도 모를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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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힛.. 또 왔어요.. 반응이 너무 뜨거워서 데일 뻔 했어용..
은 아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재밌어서! 저번 편에 댓글 달아주신 분들 너무너무 감사해요
다 편지식으로 써드리고 싶지만 암호닉을 몰라서 헝헝.
여러분 댓글 싸랑해요.
감성님 기대 된다니 정말 감사드려요. 그리고 그대 애들이 너무 귀엽다니! 이런 칭찬을 받을줄이야.. 그런데 하나 틀리신 점이 있습니다.
그대 애들이 아니라 우리의 애들이에용.. 우리 모두가 몰래 읽는 성규와 우현이의 연애편지 같은 마음으로 봐주세요. 아 연애편지가 아니라
몰래카메라 같은 것일려나.. 무튼.. 그 기대 2편으로 충족 하셨기를 바랍니당! 앞으로 겁나 스펙타클한 퇴마기.. 는 없지만 스펙타클한 연애
담이 나올 예정이에요! 너무 평면적인 연애는 재미 없잖아요? 아직 우현이와 성규가 연애를 하는 건 아니지만.. 연애를 하기 되기까지의
과정을 같이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댓글 감사드리고요! 감성님 제 짱팬이 되어주세용♥
자라님 2편도 읽는 내내 두근두근 간질간질 근질근질 떨려떨려 어쩜좋아 하셨나염? 제가 너무 오바했져.. 알아용.. 하지만 재밌게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쓴 건 틀림 없습니당! 만약 재미 없으시더라도 실망하시지는 마세요ㅠ.ㅠ 3편은 훨씬 더 기가 막히게! 해리포터보다! .. 는
오바고.. 저 해리포터 짱 좋아하거든요.. 해리포터 머리카락 두께만큼은 재밌었겠지요.. 저도 막 쓰면서 이렇게 하면 두근두근 거리겠다 누가
나한테 이렇게 해주면 진짜 쩔겠다 하는 마음으로 쓰거든요. 일종의 대리만족 인가봐요 크크 내가 가질 수 없다면 께..께이나 돼버려.. 이런
모옷된 마음.. 하지만.. 그래도 좋으니까요 흐흐 자라님 제 짱팬이 되어주세용♥
꼬마님 신알신 까지 해주시고 댓글도 달아주시고 느므느므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재밌다니, 진짜! 재밌다니! 진짜란 말을 붙여주시니까 마치
제 글이 진짜로 재밌는 글 같아서 부끄럽잖아요.. 힛.. 농담이고 댓글 감사드려요! 제가 이 글을 쓰면 알람이 울리겠지용? 그럼 바로 와서
또 댓글을 달아주시겠지용? 그럼 전 기뻐 죽겠지영? 흐흐.. 아.. 오바가 심했나여.. 그만큼 좋아서여.. 인티네 글 쓰는게 저번 글이 처음이
이었거든요. 그래서 댓글 단 분들이 다 너무너무 감사해요. 그래서 떨리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나봐요 이렇게 오바해도 재미가 없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재밌게 읽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꼬마님 댓글 너무 감사드리고요, 제 짱팬이 되어주세용♥
주홍이님 2편이 기대에 미치셨나요? 기대 이상이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임니당.. 아직 전체적인 스토리가 진행되지 않아서 조금 지루하셨을
수도 있겠네요ㅠ.ㅠ 지루하지 않으셨기를 바랍니당.. 암호닉 신청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욧 제가 진짜 작가는 아니지만! 역시 작가는 독자와
소통하는 맛이지용. 독자가 재밌길 바라고 쓴 글을 독자가 재밌게 받아주는 게 얼마나 큰 영광인지 몰라요. 그..그렇게까지 재미있지 않았을
수도 있찌만!! 기대해주신다고 했으니 그렇게 믿겠습니당! 제 첫 팬픽에 댓글 달아주셔서 너무 감사하구용 2편 빨리 올라왔으니까 2편 댓글
창에서도 만나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당^^ 주홍이님 제 짱팬이 되어주세용♥
사물카드님 2편도 많이 달달하신가용? 저는 퇴마물도 좋아하고 아저씨물도 좋아하고 학원물도 좋아하고 회사물도 좋아하는 잡식성 빠순이라..
다 좋아하긴 하지만 저도 달달한게 가장 좋아용. 그래서 제가 쓰는 건 대부분 달달물이에요. 아, 저는 구미호 나오는 얘기도 좋아라 해요!
그냥 글이 재밌으면 달달이건 뭐건 다 재밌는 것 같아요.. 제가 재밌게 쓴다는 건 아니지만.. 무튼.. 재밌게 잘 읽으셨기를 바랍니당. 앞으로
점점 더 달달해 질거예요. 달달이 짱이니까요. 또 언제 쓸지는 모르겠지만 ㅡ곧 쓸 것 같지만ㅡ 댓글 너무너무 감사하고요 앞으로 댓글창에서
자주 뵈었으면 해용. 사물카드님 제 짱팬이 되어주세용♥
해균님 정말 타이밍 굿이시네요! 어쩜 2편이 올라왔는데 댓글을 달아주셨나용? 저랑 텔레파시가 통하셨나봐요! 게다가 아주 훌륭한 독자님이
신것 같아요. 멍뭉나무! 어쩜 그리 딱 맞히셨습니까? 남우현은 동물입니다 동물!! 한마리의 짐승.. 흐흐.. 는 아직 아니고.. 동물이에요 동물
더 읽으시면 해균님의 기막힌 독서실력에 깜짝 놀라실겁니다. 아예 작가를 하셔도 될 것 같은 상상력에 관찰력이시네요! 정말 대단하세용!
다음 편 기다리실 것 없이 바로 2편 보시면 되겠쑵니당^^ 앞으로 더욱 재밌어질 예정이니까 계속 챙겨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댓글은..
달아주시면 땡큐 베리마취죠. 하지만 귀찮다묜ㅠ.ㅠ어쩔 수..ㅠ.ㅠ 농담이고요! 해균님 제 짱팬이 되어주세용♥
암호닉 받아용.
여러분 저를 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