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백현] 신인가수 너징에게 듣보잡이라고 한 변백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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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후배답지 않은 당돌한 대사를 던지고 소파에 척, 앉아 가만히 생각을 해 보니….
쒸발. 후회가 됐다.
조신하고 천사같은 이미지로 보여도 모자란데…. 눈물 한 방울을 찔끔 흘리며 들어와도 모자란데! 울었지만 울은 척 하지 않기 위해 애쓰는 캔디 같은 이미지로 보여도 모자란데! 아니면 애초에 원래 성격인 시크함으로 밀고 나가는 게 나았어. 욕 못 들은 척 할 걸…….
그러게 말이다. 생각해 보니, 평소의 나 같았으면 저런 욕쯤은 들은 척 만 척 뻔뻔하게 넘어갔을 텐데.
정말 나답지 않은 반응이었다. 데뷔한 뒤로 선배들한텐 처음 먹는 욕이라 그랬나.
"저기…."
"에?"
소심하게 날 건드는 느낌에 감고 있던 눈을 떴다.
경수 선배였다. 싸가지 터지는 변백현은 어딜 갔는지, 안 보인다.
"백현인 무대하러 갔어."
"선배님은…?"
"난 너 잠깐 보고 가려고. ○○이?"
"네."
"아까 백현이가 한 말은 미안. 내가 사과할게. 쟤 오늘 예민해서 그래."
아니 생리하는 것도 아니고 지가 예민할 게 뭐랍니까?!
…는 당연히 못 하고.
암튼, 경수 선배는 정말 착하신 분이구나.
변백현 그 세기의 싸가지와는 정말 비교된다, 싶은데, 양반은 아닌지 변백현의 고함이 들린다. 야 빨리 나와!!!
"아오, 창피해…쨌든 미안. 갔다와서 또 보자."
"네. 화이팅…하세요."
"그리고, 말 놔."
쌩긋 웃어 보인 선배가 여전히 들려오는 변백현의 고함에 아랑곳 하지 않고 천천히 나가고.
"아씨, 변백현 개새끼. 그치, 오빠?"
"어? 어 어."
TV 속의 걸그룹에게 시선을 뺏겼던 매니저 오빠에게 변백현 뒷담을 까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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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하긴 싫지만 겁나 멋있었던 엑소의 무대가 끝나고, 전 출연진이 올라 1위 발표를 했다. 뭐하러 하니…당연히 엑소가 1위지. 존나 자존심 상한다.
"뮤직뱅크 K차트 이번 주 1위 후보는─ 네! 엑소와 ○○○ 씨죠!"
예쁘게 생긴 여자 MC의 말에 변백현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짓는다.
헐, 저 새끼 진짜 나 몰랐나 봐. 단순히 히스테리 부린 게 아니라…진짜 몰랐나봐!!!!
쟨 TV도 안 보나? 1위 후보도 아까 알려줬는데, 안 보고 내내 그 지랄을 떨었나 보다.
"음반 판매량, 음원 판매량, 시청자 선호도 점수, 방송 점수를 합산한 오늘의 1위는…."
"엑소! 3주 연속 1위입니다! 축하드려요!"
기대도 안 했지만, 오늘따라 자존심이 배로 상하는 것 같다. 쒸발, 내 자존심…괜찮은 거지…?
억지로 웃으며 박수를 치자니, 가운데에 서 있던 변백현이 수상 소감을 말한다.
"…sm타운 여러분들 감사하구요. 또, 오늘 진짜 미안한 분이 계세요."
…라니요.
거기다 그 타이밍에 나를 보는 찬열 선배와 세훈 선배까지.
쟤 설마 나 얘기한 거 아니겠지? 하며 허리를 꾸벅 숙여 선배들께 인사를 하며 퇴장하는데, 인사하는 척 허리를 숙이며 내 쪽으로 다가온 변백현이 내게 속삭이듯 작게 얘기한다.
"미안한 사람, 너야."
"……."
헐. 어이없는 내 심정을 아는 지 모르는 지, 변백현은 곧 "팬여러분들 고마워요!" 소리지르고, 출연진과 스텝들에게 떼밀려 무대 밑으로 내려간 나는 대기실로 들어갈 생각도 못하고 멍 하니 서 있다, 나를 툭 치는 코디의 손에 깜짝 놀라 도망치듯 대기실로 뛰어갔다.
"어이."
대기실에 들어와, 언제 그 망나니가 들이닥칠지 몰라 후다닥 짐을 싸는데, 뒤에서 '그' 망나니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오씨, 고마운 팬여러분들이랑 좀 놀고 있지…
"네?"
"아깐 미안."
"뭐가요?"
"…듣보잡, 그거."
"화 별로 안 났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 듣보잡을 듣보잡이라고 하는데 뭐가 잘못이에요 하하하하하.
어거지로 생긋 웃으며 대꾸하자 변백현의 얼굴이 붉어진다.
…괜히 웃었나. 이번엔 비웃냐고 그러는 거 아니겠지.
막연히 그런 생각들을 하는데, 변백현이 쭈뼛쭈뼛 주머니에서 손을 꺼냈다. 쥐어진 건, 자그만 핸드폰이었다.
"핸드폰 번호 좀."
"에? 아…."
"아, 불편하면 안 줘도 돼."
"아니에요. 여기…."
번호를 꾹꾹 눌러 핸드폰을 건네자, 변백현이 불에 덴 듯 놀라며 핸드폰을 집어챈다. 뭐지, 이 도둑이 된 것 같은 느낌은?
나중에 보자며 잽싸게 대기실을 나가는 변백현의 뒷모습을 보며 생각나는 건 한가지 뿐이었다.
아, 너도 쎄고 쎈 그냥 선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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핳. 이번편은 쓰면서도 좀 재미가 없었어요./ 댓글 감사하구요 T.t 다음 편은 좀 더 재밌게 쓸테니까 많이들 봐주세요..... ㅠㅎ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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