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떨결에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 후 지호와 지훈은 비밀 사내연애를 하게됬다. 물론 사내 안에서만이 아니라 아예 비밀이었지만. 일단 작은 것부터 시작이었다. 점심과 저녁을 같이 먹고, 지호가 커피에 침을 뱉지않고, 출퇴근을 같이했다. 핸드폰에 저장된 이름도 바뀌었다. 지훈이 애정표현을 할 때마다 지호가 튕기곤 했지만 내심 좋은 지호였다. 시도때도 없이 밀고 당기는 지호덕에 죽어나는 것은 지훈이었다.
"이사님, 오늘 저녁 회식있는 거 아시죠? 오늘은 꼭 참석해야합니다."
"아, 지호 형. 이사님이라는 호칭 좀 어떻게 할 수 없어요?"
"… 회사에선 사내 규칙을 지켜야죠.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아…. 지호씨, 앉아있어요."
왜요. 더 시키실 거 없으면 나가보겠습니다. 뒤돌아 나가려는 지호에게 상사로서 명령입니다. 라고 하는 지훈. 어쩔 수 없이 입술을 이로 물며 뒤돌아 소파에 앉는다. 그러고는 일을 하기 시작하는 지훈. 저럴거면서 왜 있으라고 했대? 지호가 자리에 일어나서 조심히 문으로 다가간다. 어디가요? 가지말라니까. 지훈이 제지하자 노트북 가지러 갑니다. 하고는 밖으로 나선다. 투덜대면서도 좋은지 지호의 입꼬리가 올라간다.
"지호씨! 왜 이사실에서 나와요?"
언제 온건지 최진리가 물어온다. 왜긴요, 이사님 비서니까 이사실에서 나오죠. 당연하다는 듯 대답하는 지호에 진리가 당황한다. 아, 참. 그랬지. 저 잠깐 들어가도 돼죠? 하이힐을 신은 발을 움직여 이사실 문쪽으로 다가가자 지호가 잠시만요, 이사님께 말씀드리구요. 하고 제지한다. 그런 지호에 심통난 진리가 살짝 흘긴다. 인터폰으로 지훈에게 연결한 지호가 '최진리씨 오셨습니다. 안내할까요?' 묻는다.
'네, 들어오라고 하세요. 지호씨도 같이 들어오세요.'
인터폰을 통해 작게 들리는 지훈의 목소리에 진리가 문고리를 돌린다. 진리가 또각또각 걸어가 소파에 앉자 지호도 함께 들어온다. 지훈이 자리에서 일어나 소파로 걸어와 앉는다. 지호씨도 앉아요. 지훈의 말에 지호가 진리의 옆에 앉을까 지훈의 옆에 앉을까 잠시 망설이는 것 같더니 지훈의 옆에 앉았다. 지훈이 살며시 웃고 진리는 인상이 구겨진다.
"왜 지훈씨 옆에 앉아요?"
"그럼 진리씨 옆에 앉을까요?"
말문이 막힌 진리가 가만히 있자 지훈이 말을 시작했다. 왜 왔어? 지훈이 묻자 진리가 그냥 보고싶어서 왔어요. 한다. 그래, 그럼 봤으니까 가. 진리의 얼굴이 굳어지며 그런게 어딨어요! 왔는데 좀 더 있다가 갈래요. 한다.
"나 애인 생겼어. 이제 그만 좀 해."
"…뭐요? 애인이라니.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에요."
"말 그대로야. 애인 생겼어."
지훈이 갑작스레 말을 하자 옆에 앉아있던 지호가 당황한다. 이걸 지금 여기서 말해버리면 어떡해! 지훈이 그 애인이 지호라고 말해버릴까봐 불안한 지호가 손을 입가로 가져가 손톱을 물어뜯는다. 그걸 눈치챈 지훈이 지호의 손을 잡아 내린다. 물어뜯지마요. 손 안이뻐져. 지훈의 말에 지호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 모습을 본 진리가 무언가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혹시…하고 말을 꺼내지만 지훈이 말을 끊는다.
"니가 파고들만큼 깊은 관계 아니야. 이상한 상상 하지말고 가."
그 말을 들은 진리가. 그래, 설마. 생각한다. '…알았어요. 다음에 올께요.' 진리가 말을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선다. 지호만 지훈의 말을 듣고는 멍해진 채 생각에 빠진 듯 한 표정을 지었다. 지훈이 일어나 진리를 배웅해주고 진리를 보낸 후 지호에게 다가온다.
"뭐에요, 그 말. 깊은 관계가 아니라니. 내 앞에 대놓고 그런 말을 하는게 어딨어요!"
"아니에요, 일단 진리한테 들키면 일이 곤란하게 될게 뻔하니까 그런거에요."
변명하는 지훈이지만 못마땅한 표정을 한 지호가 입을 다물어버린다. 그래, 진리가 알게되면 곤란한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섭섭한 건 어쩔 수가 없다. 내가 사랑하는 거 알잖아요. 화 풀어요…. 지호의 화를 풀어주려는 듯 말끝을 흐리며 말한다. 그에 금방 풀릴 지호가 아니다…는 무슨.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에 사랑하는 건 아는데… 하며 이미 화가 풀린 듯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지호다.
"어! 오늘은 이사님도 오셨네요!"
"다른 날도 아니고 신입 환영회인데. 와봐야죠."
회식자리에 참석한 지호와 지훈을 반기는 회사 사람들. 어? 재효선배! 지호가 익숙한 얼굴을 찾은 듯 누군가에게 다가간다. 어, 지호야! 어떻게 여기서 만나니. 반갑다, 야. 웃으며 반갑게 인사하는 지호를 보고는 지훈이 약간 질투가 나는 표정이다. 나한테는 저런 웃음도 지어준적 없으면서. 지훈이 혼자서 생각하는데 디자인 팀 팀장이 이사님은 이리로 오세요! 하면서 지훈을 끌고간다. 그런 지훈을 한 번 쳐다보더니 말을 걸어오는 재효때문에 다시 웃으며 대화를 이어나간다.
한창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지훈이 술을 몇 잔 들이키고 난 후였다. 아, 지호. 술 못하는데…. 지호의 술버릇을 알고 있는 지훈은 덜컥 걱정부터 되었다. 술도 못하는데, 술이 들어가면 어찌나 귀여워지는지. 누가 보고 잡아가면 어떡하지. 게다가 아까 그 재효라는 놈 뭔가 시원찮아 보이던데. 온갖 걱정에 휩싸인 지훈이 지호쪽을 보자 지호도 지훈을 보고 있었던지 눈이 마주치자마자 피한다. 아직은 괜찮아 보인다. 자리까지 이렇게 멀어서….
"이사님, 제 술 한 잔 받으세요."
"제 잔도 받아주세요!"
여자 사원들과 신입 사원들이 주는 술을 거절도 못하고 웃으며 들이키는 지훈을 쳐다보던 지호가 화가 나는지 자신 앞에 놓인 술잔을 한입에 비운다. 찌르르 울리는 머리에 눈을 감고 머리를 흔든다. 어, 지호야. 너 술 못하잖아. 재효의 말에도 다시 술을 잔에 붓는다. 너 술 마시는거 처음 본다. 자신이 술에 약한 걸 아는 지호는 술자리에서도 술을 잘 마시지 않았다. 술자리에 나간 횟수도 손에 꼽았다. 다시 술잔을 들이키자 재효가 놀란다.
"히, 혀엉. 오늘 조금, 쪼끔! 술이 땡기네에."
시작이다. 말끝을 늘리고 귀여워지는 우지호. 지훈이 그 시끄러운 장소에서도 지호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지호를 쳐다본다. 어휴, 더워. 형 이거 벗을래요오. 지호가 밍기적거리며 힘이 들어가지 않는 손으로 수트 재킷을 벗는다. 재효가 지호를 도와 재킷을 벗겨내고 어깨를 감싸 자신에게 기대게 한다. 머리를 쓰다듬으며 우리 지호, 형이라고 부르는거 오랜만이다. 한다.
"아! 혀엉. 하지마요오. 나 애인 있어…."
"애인? 니가 애인이 있다고? 누군데?"
물어오는 재효에 지호가 시선을 돌려 물끄러미 지훈을 쳐다본다. 계속해서 지호를 주시하던 지훈과 눈이 마주친다. 지호가 다시 재효를 바라보며 되게. 멋있는 사람 있어어. 지훈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지호 곁으로 걸어간다. 지호가 갑자기 다가온 지훈에 놀라서 고개를 올려다본다. 일어나요, 지호씨. 집에 가요. 지호가 헤헤 웃으며 재킷을 집어들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혀엉 안녕. 나 먼저 가볼께요오. 지훈이 사원들에게 죄송하다며 비서가 많이 취해서 먼저 가보겠다고 하고선 자리를 떴다. 그제서야 지호를 힐끔힐끔 바라보던 남자 사원들이 표이사님은 좋겠어요, 저런 비서랑 일도하고. 어휴, 귀여워 죽겠네요. 재효씨는 저 비서님 어떻게 알아요? 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낸다. 먼저 자리를 휑 떠나버린 지훈에 섭섭한 여자 사원들도 자기들끼리 술을 마시며 논다.
"왜 그랬어요, 지호씨"
"…이제, 형이라고 해도 괜찮은데…."
"휴…. 그래, 왜 그랬냐고요 형."
난 그냥… 복수 한건데…. 너도 진리씨한테 그랬잖아. 아, 혀엉! 나는 어쩔수 없이 그런거고, 형은! 지훈이 타박하자 지호가 울먹인다. 나, 나도 어쩔수 없이 그런거야! 넌 재효 형이 나한테 계속 치댔으면 가만히 안있었을거잖아! 울먹거리며 말하는 지호에 지훈이 한숨을 내쉬며 어쩌겠냐는 표정을 지으며 지호를 안아준다. 나 없는데서 술 마시지마요. 나 아닌 다른사람한테 그러는 형 못보겠어. 지훈이 말하자 지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지훈의 어깨에 머리를 파묻는다. 알았어어…. 아직도 술에 취해 있는 지호의 입에 자신의 입을 맞춘다.
안녕 여러분?ㅋ |
ㅋㅋㅋ길긴 긴데 병맛...ㅎㅎ 죄송... ♥암호닉 내사랑♥ 베리베리, 점심, 0201, 부농이, 땀, 흐헤흫, 비서님, 스타킹, 조으다, 규요미, 피코는떡을찧어라, 꾸무리, 거래, 배고파, 기염댕이, 콜라, 모기장, 공책, 코쟁이, 꿀, 포로리, 여우죠, 쌀알, 복숭아, 호빵, 백사자, 배터리, 풋사과, 핫삥꾸, 베이비오일, 탤탤, 새주, 아이팟, 식빵녀, 박망고, 매니큐어, 꼬꾸마 여러분 고마워용 사랑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