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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한 천사 : 天國



천사가 말하였다. 지옥에서 천국으로 바꿔줄 수 있다고.

                    천사는 속삭였다. 너는 절대 죄가 없다고.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 하였으니'
                                                - 마태복음 3장 2절 -






00. 천사를 만나다.






새학기가 지나고 얼마되지 않았을 때였다. 누군가는 나에게 다시는 씻을 수 없는 상처들을 내 가슴속에 하나씩,하나씩 남겼다. 눈을 뜨면 반복이 되는 이 허무한 일상 속에서 죽고싶은 마음을 꾸역꾸역 참아내는 이 엿같은 곳에서 나는 버텨야만 했다. 왜냐고 묻는다면 답은 하나였다. 죽기도 싫고 살기도 싫다고. 죽기에는 내 나이가 아까웠고 살기에는 너무 내 삶이 지옥 같았다고.











***













아팠다. 너무 아팠다. 잘못 맞은건지 입에서는 침이 질질 흘렀고 교복치마에서는 시멘트 가루가 하얗게 묻어져나왔다. 텅 빈 골목길은 날 공허하게 만들기에 아주 충분한 조건이었고 밤 하늘에 떠있는 몇 안되는 별들과 커다란 달은 내 외로움을 알려주기에 적절했다. 난 비틀비틀거리며 바닥에 뜯어진 교복 와이셔츠 단추들을 하나씩 줍고는 그대로 교복치마에 쑤셔넣었다. 아팠다. 너무 아팠다. 마음도 몸도 온전치 못했다. 몇 십시간 후에는 또 이런 일들을 겪어야 된다는 것이 너무나 싫었다. 난 끝내 다가올 현실들을 내 정신으로 바로 붙잡곤 터덜터덜 집으로 향하였다.

 눈을 떴을 땐 새벽 6시였다. 어제 멍한 정신으로 집에 오고나서는 옷도 갈아입지않고 그대로 잠을 청하였다. 치마에 굳어있는 시멘트 가루도 그대로였고 뜯어진 단추들도 그대로였다. 다른 교복은 세탁을 한건지 보이지 않는다. 난 그대로 베란다로 가서는 아직 마르지도 않은 교복을 탈탈 털어서는 가지고 갔다. 

"교복 아직 안 말랐는데 가지고 가는거니?"

"...신경꺼요."

그러더니 방 안에서 내가 보기 싫었던 얼굴이 저벅저벅 걸어나온다. 어제 무슨 일을 나에게 했는지도 모르고는 어쩜 저렇게 태연할까. 애초에 우린 친 남매가 아니였다. 그렇기에 서로가 서로에게 커다란 불신만이 남겨져있었고 난 그를 원망의 눈빛으로 바라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러곤 아주머니는 나에게 더 가까이 오더니 눈빛이 아래로 향해서는 시멘트 가루가 묻은 치마와 뜯어진 와이셔츠 그리고는 얼굴에 남아있는 생채기들을 보고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였다. 아주머니는 내 손목을 붙잡더니 얘기했다.

"이거 왜 이러는거야?"

"..."

"왜 단추들은 뜯어져있고 치마에는 어째 이상한 가루가 묻어있고 니 얼굴에 난 생치기는 뭐냐는 말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아주머니가 뭐라고 짓껄이든 아무런 말도 들리지 않았다. 내 시선은 오직 아주머니 뒷편에 서서는 날 바라보며 끔찍한 미소를 짓는 민윤기에게 시선이 갔기 때문이다. 말하고 싶었다. 이 모든 것이 저 녀석이 자초한거라고. 그쪽이 그렇게 믿고 따르던 민윤기라는 악마새끼가 나에게 했는 짓이라고. 난 아주머니의 손목을 거칠게 떼어놓고는 방 안으로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으려 했다. 하지만 그때 민윤기의 말 한마디가 나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방탄소년단/민윤기/박지민] 타락한 천사 : 天國 | 인스티즈

"탄소가 무슨 일이 있었던건지는 저가 따로 한번 말해보도록 할게요,엄마."

"...그래. 그래줄래? 탄소야, 아직도 아줌마랑 얘기하는 게 많이 불편한거면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는건지는 윤기한테 말해줬으면 좋겠다. 윤기가 너의 친오빠 역할은 제대로 할 거 아니니. 그치?"

"...네."

복학한 주제에 오빠는 개뿔...어차피 따지면 나랑 같은 나이인건데. 피도 한 방울 섞이지 않아놓고는 당당하게 '친오빠'라고 언급하는 아주머니가 너무나도 싫었다. 민윤기는 끔찍할 정도로 아주머니 앞에서는 온갖 착한 척,위로해주는 척 하며 뒤에서는 나를 미친듯이 아프게 했다. 마음적으로도,몸적으로도. 매번 민윤기랑 함께 등교하는 것도 미친듯이 헛구역질이 났다. 민윤기 친구들이 왜 쟤랑 같이 등교하냐고 물으면 장난식으로 얘기한다. 

[방탄소년단/민윤기/박지민] 타락한 천사 : 天國 | 인스티즈

'내가 좋나보지,뭐.'

농담이라도 치가 떨릴 듯이 소름이 돋았었다. 우리는 서로서로 이복남매라는 것을 밝히지 말자고 했고, 그렇게 2년이 지난 지금도 아무도 우리가 이복남매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없다. 그렇게 교복을 다시 갈아입고 나왔을때는 현관문 앞에서 나를 기다리는 민윤기가 서있었다.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나를 바라보는 그 눈빛이 얼마나 가식적인지 모른다. 아주머니는 잘 갔다오라며 우리들에게 얘기했고 민윤기는 내 손까지 꽉 잡고선 '가자' 라는 한마디를 했다. 꽉 쥔 손과 말투가 얼마나 가증스럽던지 우린 밖에 나와서 현관문이 닫히자마자 손을 놓았고 민윤기는 내 어깨를 있는 힘껏 치며 지나갔다. 덕분에 넘어진 꼴이 되었기도 하고?

[방탄소년단/민윤기/박지민] 타락한 천사 : 天國 | 인스티즈

"미안,실수. 이해할 수 있잖아. 우린 가족이니까."

아침부터 소위 말해서 지랄맞다. 민윤기는 깔깔 웃더니 내 머리카락을 정리해준다. 난 그를 노려보고는 있는 힘껏 손을 내리쳤다. 조금 억울하기도 했었다. 도대체 나는 얼마나 복이 없길래 이런 집안에서 살아야되며 매일매일 하루가 지나고,하루가 될때마다 끔찍한 얼굴을 보고 살아야 되는 것일까. 날카로운 눈빛으로 민윤기를 노려보았을때 그는 내 머리채를 우악스럽게 잡고 일으킨 후 엘레베이터 앞까지 갔을때야 놓아주었다.

"아직도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인지 모르나보네."

"우리 등교할때만이라도 아무 시비말고 그냥 제발 조용히 학교가자. 어차피 학교에서도 나 못살게 굴거잖아."

"못살게 굴다니? 그런적 없는데? 동생을 대하는 내 애정방식이야. 개같은 놈처럼 얘기하는 거 같아서 섭섭하다?"

"니 그딴 애정방식 니 새끼 좋아하는 년들한테나 해."

[방탄소년단/민윤기/박지민] 타락한 천사 : 天國 | 인스티즈

"아- 걔네? 걔네는 그래도 개새끼 마냥 몸이든 마음이든 다 내주기라도 하지. 너는 아니잖아?"

그렇다. 여자가 많았다. 아주 많았다. 한번씩은 집에 늦게 들어오는 날도 있었다. 아주머니께서는 그저 민윤기가 도서관에서 코피가 터질정도로 공부를 한다는 것으로만 알고 민윤기가 늦게 들어와도 아무런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내가 동생이랍시고 일찍 다니라고 얘기를 하면 집엔 아주머니가 계셔서 여자들과 하고 싶은 짓들을 마음내키는대로 하지 못한댄다. 그러고는 다음날이 되면 시험성적 올릴려고 너무 열심히해서 힘들다며 아주머니께 가식적인 말들을 한다. 그때마다 난 생각하는 것이 있다. 어쩌면 민윤기는 온전한 모습은 없지만 악마일것이라고.














***














내 앞자리는 항상 텅 비어있었다. 아무도 내 앞에 앉기 싫어하고, 꺼려했다. 제비뽑기로 자리를 뽑을 때 내 앞이나 옆에 걸린 애는 항상 절망을 하거나,화를 내거나,심지어 우는 아이도 있었다. 사실 나를 이렇게 나락으로 떨어뜨린 것도 민윤기가 한 짓이다. 이유를 설명하기엔 너무나 나도 싫고,민윤기도 싫을 것이다. 그땐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받았기 때문에...

내 옆에도 원래는 아무도 앉지 않았었다. 아예 짝이란것이 없었다. 하지만 선생님만이 우리가 이복남매인 것을 알았다. 새학기 시작이 되자마자 아주머니께선 담임 선생님께 전화를 하여 우리가 어떤 관계인지에 대해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그 말들중에 나랑 민윤기랑 사이가 좋지 않은 거 같다며 잘 좀 붙어있게 해달라고 말씀을 하셨나보다. 그때 난 처음으로 아주머니를 원망했었다. 그가 무슨 짓을 하는지 아냐고 소리치고 싶었다. 신기한건 민윤기가 내 옆자리로 배정이 되었을땐 아무말도 하지를 않았다는 것이다. 아마 자신의 먹잇감이 코앞에 있으니 편리하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라고 나는 짐작할 수 있었다. 

민윤기가 나를 괴롭히는 것도 가지각색이였다. 수업 도중에 내 치마를 허벅지 위까지 올리기도 했고 허벅지 안쪽을 만지작거리며 내 굳은 표정을 여유롭게 바라보기도 했었다. 민윤기는 나에게 춥든 말든 스타킹 따위는 신지 말라며 경고를 했었고 난 멍청하게도 그의 말을 들었다. 아, 한번씩 정말 싸이코 같다 싶을때는 하복을 입었을 때 내 팔을 자신 책상 위로 얹고서는 샤프로 피가 고일때까지 긁은 적도 있었다. 그는 정말 사람이 아니었다. 아니, 사람과는 거리가 너무 멀었다. 














***













전학생이 왔다고 했다.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다만 전학생의 얼굴을 보자마자 민윤기는 낮게 욕을 읊조리는 것을 듣고 조금의 의문점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이름은 '박지민'이라고 했다. 뭔가 희미하게 들어본 이름 같기도 하다. 하지만 지나친 궁금증은 나에게 해가 된다는 것. 적당히 알고 적당히 발을 빼기로 하였다. 

지민이라는 아이는 인기가 많았었다. 전학을 오자마자 많은 아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는 했다. 남은자리가 내 앞이뿐이여서 그 자리가 되었는데 조금은 시끄럽기도 하였지만...얼핏 들어보니 그는 강제전학을 왔고 강제전학을 보낼거면 이쪽학교로 꼭 보내달라고 부탁했나보다. 하지만 난 이게 궁금한 것이 아니었다. 민윤기가 박지민이 전학오자마자 표정을 굳히고는 욕을 읊조렸단 것이다. 나도 '박지민'이라는 이름이 낯설지않고 이상하게 친숙했다. 민윤기는 뭐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자꾸만 이를 바득바득 간다. 그러더니 박지민은 그 소리를 많은 인파 속에서도 들렸던건지 뒤를 돌아 민윤기를 보고는 싱긋 웃더니 그의 성질을 단번에 긁을 수 있을만한 말들을 내뱉었다.

[방탄소년단/민윤기/박지민] 타락한 천사 : 天國 | 인스티즈

"오랜만이네? 아,니 옆에 있는 그 아이도 오랜만이고."

"그러게. 참 오랜만이다. 여기서까지 니 얼굴을 보다니."

"우리가 중학생 이후로 아마 처음봤지?"

"그딴소리 내뱉지도마."

"왜? 왜 그렇게 흥분해? 내가 무슨 말 했어? 아니잖아."

"너 왜 여기로 왔냐?"

"아, 내가 워낙 또라이라서. 알잖아. 음란한 짓 좀 했더니 바로 강제전학행 됐더라."

"아니 그러니까 왜 굳이 우리학교로...!"

태평하게 말하는 그의 모습은 다르게보면 마치 많은 걸 숨기기도 했다. 박지민은 나에 대해서 잘 안다는 듯이 웃어보였고 왜인지 모르게 조금 전에 느꼈던 친숙함이 곧바로 사라졌다. 그러더니 박지민 그는 내 눈을 한번 바라보고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기분 나쁘게 훑어보았다. 

"아직도 천성 못버렸냐?"

"니가 알게뭐야."

"예전에도 니가 하는 꼬라지들 때문에 불쌍하다고 느껴졌는데 지금은 그냥 안쓰럽네."

"닥쳐. 묻잖아. 왜 굳이 여기로 왔냐고."

그 많은 아이들에게 둘러쌓였다는 것도 잊었나보다. 날 예전부터 봐왔던 것처럼 얘기를 했다. 그는 민윤기에게 얘기하고 있었지만 눈빛은 오로지 나에게로 향해있었다. 다정한 눈빛이라기에는 차가웠다. 차가웠지만 다정했다. 민윤기에 물음에 어깨를 으쓱이더니 민윤기 질문에는 어긋난 얘길한다.

"윤기야."

"답하라고."

[방탄소년단/민윤기/박지민] 타락한 천사 : 天國 | 인스티즈

"잘 부탁해." 

묘했다. 모든 것이 묘했다. 심장께가 간질간질하면서 알 수 없는 감정들에 둘러쌓여있었다. 분명 꺼림칙한데 왜 이렇게 익숙한걸까. 이 한 순간에 벌어진 일들에 대해서는 누군가의 설명이 필요했다. 아니, 간절했다.

여유로운 그와 위태로운 그다. 잡아주지 못하면 균형을 잃을 것만 같았다. 뭔가 점점 어긋나는 소리가 들린다. 느껴진다. 나도,민윤기도 그 아이도. 














제 취미가 소재 생각나는 건 바로바로 써보는 것입니다 
아 한번씩 암호닉 안받냐고 물으시든데 받아요 암호닉 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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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
7년 전
독자2
작가님 뭐여 칼업뎃에 독자 베였어요 어쩌실거에요 저 이거 읽고있는데 또 새작 나왔다니
7년 전
독자3
작가님 [침구]로 암호닉 신청할게요
7년 전
비회원169.158
그렇다면 신청한다 암호닉 [뉸뉴냔냐냔] 으로 신청합니디♡
7년 전
비회원186.199
후...진짜 그렇게 원하신다면 [청포도] 호 암호닉 신청합니다!!!❤️❤️
7년 전
비회원196.9
땅위로 암호닉 신청합니다!! 으오오옹ㅇ 윤기와 지민이의 대결구도인가요??그리고 윤기와 지민이의 관계도 궁금하네요!
7년 전
비회원94.239
헝ㅜㅜㅠㅜㅠㅠ지민이랑 여주랑 윤기의 관계는 뭐져.. 넘 조아요 ㅠㅠㅠㅠㅠ
7년 전
비회원106.182
워...작가님 [망개슈]로 신청하고 가겠습니다총총...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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