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부턴잘할게
w.지킬
쨍그랑-. 유리잔이 벽에 부딫히며 깨지는 소리와 함께 깊은 적막이 흘렀다. 한쪽은 도대체 왜 그러는지를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유리잔을 집어던진 손으로 머리를 헝크리며 뒤를 돌고. 한쪽은 그런 남자를 날카롭게 쳐다보며 입술이 찢어질정도로 꾹 깨물고 있다. 이내 머리를 헝크리던 손을 아래로 격하게 떨어뜨리며 남자가 소리친다.
" 뭘, 뭘! 도대체 어떻게 해야되는데?! 어디까지 맞춰줄까? 어?! "
" … …. "
" 입이 뚫렸으면 말을 좀 해봐! 아, 씨발! "
" 뭐? 씨발? 그래. 이 씨발새끼야. 니가 그렇게 하나도 모르는 것도 잘못이고, 지금 나한테 욕하는 것도 잘못이고!"
" 우지호! "
서로서로 오가지않는 대화. 내용은 없고 텅 비어버린, 입밖으로 튀어나오는 소리가 언어일뿐인 그런 대화가 오고간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서로의 입장이 되어버릴 수 없는 둘.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왔을까. 다시 돌이켜 생각해보려 해도 부질없는 짓임을 알고는 또 다시 의미없는 음성만이 입술을 비집고 공기속으로 튀어나간다.
" 어떻게 그래! 내가 남자라서? 질렸어, 아니면 더럽기라도 해?! "
" … …. "
" 대답을 해! 표지훈! "
" 뚫린 입이라고 막 지껄이지 마라. "
" 아깐 뚫렸으면 말이라도 해보라며! "
" 씨발. 그래! 질린다! 여자도 아니고, 뭐만 하면 바가지 긁듯이…. 따박따…! "
마침표를 짓지못한 말이 허공을 흩어짐과 동시에 길게 늘어지는 파공음이 둘을 에워쌌다. 왼쪽으로 완전히 돌아가버린 지훈의 머리. 황당하다는 듯이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헛웃음을 치는 지훈. 지호는 화끈거리는 손바닥을 다시 한번 높이 치켜들었다. 하지만, 맥아리없이 지훈의 손에 잡혀버린 지호.
" 때렸냐? "
" 왜? 억울해? 죽이고 싶다는 눈빛이네. 주먹은 왜 부들거려? "
" 우지호. "
치가 떨리게 낮은 음색에 지호의 몸이 일순 움치러 들었다. 지지않아. 무언의 다짐이 솟구쳐오름과 함께 지호의 입이 다시열렸다. 꿈뻑꿈뻑. 이미 한계를 넘어버린 지훈의 눈에는 느리게 열렸다 닫히는 지호의 입이 가득 들어차고, 그 입을 뚫고 나오는 소리는 지훈의 귓속으로는 들어오지 못하고 튕겨져 나간다. 손에 잡힌 지호의 손을 거칠게 던져버리곤 어이없다는 듯이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는 지호의 얼굴을 비켜 목을 두손으로 움켜쥐었다.
" 컥-! "
단말마의 신음과 함께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지훈의 손목을 움켜쥐는 지호. 이미 신경이 모두 마비되어버린듯 눈에 초점조차 사라진 지훈의 손에서는 힘이 풀릴 생각이 없다. 조금 더, 더…. 점점 힘이 빠져나가는 지호의 손이 느껴질리 만무한 지훈은 그렇게 극으로 치닫는다. 이내 탁하고 떨어져 버리는 지호의 손과 목이 이미 불이 꺼져버린, 일자로 삐이-하는 소리와 함께 쭉뻗어나가는 초록빛 선을 연상시킨다.
" 형? "
목에서 손을 떼내자 스르륵하고 한쪽으로 기우는 지호의 몸. 재빨리 지호를 받쳐드는 지훈. 소름끼치도록 평온한 얼굴. 이내 만족한 듯이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입술을 달싹인다.
" 화 풀렸어? "
" … …. "
돌아올리 만무한 대답. 지훈의 입밖으로 터져나간 소리는 벽을 튕겨져 집 안을 메운다. 축쳐진 지호의 몸을 사랑스럽게 껴안으며 다른 한 손으로는 지호의 뒷머리를 쓰다듬는 지훈.
" 그래, 내가 미안해. "
" … …. "
" 정말 화난줄 알았잖아. 그렇게 내 눈 똑바로 마주보면서 소리치고 말이야. 삐친거지? 그런 모습도 너무 귀엽다. "
" … …. "
" 형아, 지호 형아. "
돌아오지 않는 대답이 무색하리만큼 지훈은 행복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
" 내가 미안했어. 다음부턴 잘할게. 내가, 다음부턴 정말 잘할게. "
" … …. "
" 소리치지마, 돌아버리니까. "
" … …. "
" 욕도 하지마, 정말 틀어막고싶어. "
" … …. "
" 미안해, 우지호. "
부드럽게 자신의 품안에서 지호를 떼내는 지훈. 한쪽으로 축쳐진 얼굴을 보며 지훈의 고개를 꺽는다. 자신을 바라보던 쭉찢어져 섹시했던 눈은 온전히 감겨 떠질생각을 안하는데. 자신을 향해서 이름을 불러주던 도톰한 입술은 열릴 생각을 하지않는데. 이상하게 지호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던 지훈은 한손을 들어 지호의 뺨을 쓰다듬는다. 동시에 뺨의 근육을 타고 올라가는 지호의 입꼬리.
" 어? 지금 살짝 웃은것 같아. 그치? 화 전부 다 풀린거지? 응? "
" … …. "
" 나 힘들게 왜 이렇게 기대고 있어. "
" … …. "
" 애교부리는구나? 응. 나도 화난거 아니야. 소리질러서 미안해. "
지훈은 자신의 몸으로 쏟아지는 지호를 안으며 지호의 목에 얼굴을 비볐다. 차가운 기운이 몰려오는 지훈은 몸을 부르르 떨며 아래로 끌려가듯 떨어져있는 지호의 손을 맞잡았다.
" 형, 손이 차다. 겨울이라서 그런가? 손 좀 펴봐. 잡기 싫어? "
" … …. "
" 푸흐-. 투정부리는 것 좀 봐. 알았어. 자러가자. "
" … …. "
모든 힘이 아래로 쏠리는 탓에 더 무거운 지호를 아무런 거리낌없이 번쩍 안아든 지훈은 난방온도를 조금 더 높인 뒤, 방으로 향했다. 창백한 지호를 닮아 새하햔 시트위에 지호를 눕힌 뒤 이불을 턱아래까지 끌어올려 덮어주는 지훈.
" 얼른 자. 춥다. 곧 따뜻해 질거야. "
" … …. "
" …. 벌써 자? "
형, 벌써 자는거야? 대답이 없네.
오래전 끊긴 대답임에도 불구하고 굳게 닫힌 눈과 입을 보며 지훈은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런 지호의 몸 위로 기대듯 눕는 지훈.
소리가 안들려. 따듯하게 고동치는 소리가….
오래전 멈춰버린 지호의 심장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지만 방 안은 두근두근 하고 떨리는 자신의 박동소리만이 울릴 뿐이다.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얼굴을 지호의 가슴에서 떼어내곤 반대쪽으로 빙돌아 지호의 옆자리에 몸을 뉘이는 지훈.
" 잘자. "
늘상 받아쳐오는 인사는 없다.
" 내일보자. "
어쩌면 이미 알고있을 지도모른다.
" 형, 다음부턴 잘할게. "
마지막 말을 끝으로 눈을 감는 지훈의 눈가로 지호의 체온을 뺐어가서인지 더욱 뜨거운 눈물 방울이 새하얀 지훈의 얼굴을 타고 아래로 떨어졌다.
다음부턴…잘할게. 미안해.
Mr.하이드 독자님들 띵똥하는 소리에 놀라셨죠.
죄송해요...왜 그거 안들고 오고 갑자기 피코를....
내일 꼭 데리고 올게요ㅠㅠㅠ
그냥 너무 삘받은 소재라서 순식간에 썼어요..용서해주세요..
음! 글잡에 먼저 다른분이 올리셔서 고민을 좀했는데..ㅠㅠ
그래서 글잡에 계시는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으면 하는바램에...
(독방은 훅훅 글이 넘어가니까요ㅠㅠ)
불마크로 만들어버려? 하다가 피코는 워낙 많으니 그냥 본래로 충실하자하는 마음에...
혹시나, 텍본으로 소장하시고 싶다하시면 텍본으로 만들게요!
맞춤법 좀 더 수정한 후에...ㅠㅠ
한글이 지금 안깔려있어서...수정을 할 수가 없네요..
ㅇ갸갸갸갸갸걍.
소재출처안적었네요....아 어쩌지..기분나쁘셨으면...ㅠㅠ정말 죄송해요.
블독방에서 소재줍줍했었어요. 소재쓰신분께도 써도될까 양해구했었는데..글잡으로 간다는 소리는 못했네요..ㅠㅠ
거듭죄송해요. ㅠㅠㅠㅠ첫번째 익인1,2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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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택 3까지 나온 마당에 이나은은 진짜 불쌍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