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 보고서 01(부제:됴덕후 변백현)
w.청페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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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탐탁치 못한 시선이 뇌까리에도 닿질 않는지 토나오는 꽃받침을 한채 헤실거리기까지 한다.세훈은 백현의 눈을 따라갔다.언제나 그렇듯 저 멍청이의 진득한 시선 종지부엔 그 녀석이 있었다.
그녀석,도경수.고등학교 입학 이래로 부터 끊임없이 백현의 좌심방 우심실에서 보따리를 풀어오신 장본인 되시겠다.끈기점수가 곧 자신의 성적과 비례하던 백현 주제에 벌써 1년이 조금 넘어가는 열렬한 폴인럽이다.혹시 백현의 성적이 높은건가?하고 생각한다면 네버!그냥 돌직구로 말하자면 끈기가 없다는 소리였다.
어디 붙어 앉아 진득하게 뭔갈 해내지 못하는 백현의 일방향적 짝사랑도 개콘 후려치지만 이보다 더한 코미디는 대한의 남아 변백현이라는 사실이었다.사실 지금 이 문장이 지독히도 평범하게 느껴질지 모른겠지만 여기에 플러스 알파로 더 붙일 것이 남아있었다.두구두구두구두구.도경수도 남자.~ing♡ with 께이!
백현은 저를 경멸하는 멀대새끼(이하 오세훈)의 빈정거림 따윈 아웃 오브 안중.내 안중엔 경수뿐이다.를 모토로 살아가는 그에게 있어 오세훈 따윈 경수의 두피각질보다도 비중이 적었다.경수는 두피각질도 귀여울거야.드러운 각질앞에 도경수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그것이 금이고 옥이다.백현은 폴짝폴짝 뛸때마다 붕떠대는 경수의 머리칼을 보며 중얼거렸다.어쩜 귀엽기도 하지.제 앞에서 왈가불가 폭풍의 열강을 펼치시는 영어선생님의 존재는 이미 물러선지 오래다.
몇일 전 자리선정을 위해 제비뽑기를 한 날.백현은 1분단의 창가자리를 원하고 또 원했다.왜냐고 묻는다면 창가 너머로 운동장이있고 운동하는 도경수는 씹덕이 폭팔하시더이다.라고 말할테다.
제게로 넘어온 제비뽑기 상자 앞에서 연신 비나이다를 외친 백현은 망설임없이 쪽지를 뽑아들었다.예감이 좋아좋아.기대에 찬 눈으로 슬며시 쪽지를 열어본 백현은 3분단 뒷줄하고도 뒷문 바로 옆 자리에 당첨이었다.신에 대한 배신감이 극에 달한 백현은 복수를 다짐했다.백현은 구짝지가 한눈을 판 사이 제 쪽지와 구짝지의 쪽지를 귀신같은 스냅으로 바꿔쳤다.신에 대한 복수는 바로 도덕의 배반이었다.
복수는 정답을 낳고 정답은 사랑을 낳았다.창가에 턱을 괴고 운동장 너머를 바라보던 백현은 생각했다.때론 부도덕이 마음의 안정을 줄 수 있다고 말이다.물론 말도 안되는 소리지만 이렇게 내가 창가에 앉아 있잖아?결국은 해피엔딩이였다.파랗고 하얀 반팔 체육복을 입은채 콩콩 줄을 넘는 경수는 사무치게도 사랑스럽다.살짝 들린 발하며 헥헥거리는 그 얼굴까지 모두.
백현은 교실에 묶여있는 제 몸뚱이를 비난했다.지금 이 순간,아니.이날까지 살아온 18년의 인생 중 뼈시리게 고통스러운 일이 무엇이더냐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외칠 수 있었다.나는 3반이고 너는 1반이라는 거!
백현의 절절한 짝사랑은 말 그대로 정말 짝사랑일 뿐이었다.이도 저도 아닌 정말 딱 잘라서 짝사랑.경수가 저의 존재를 아는지 조차도 의문스러울 정도 라는 것이다.그래,변백현이라는 이름 석자는 모르더라도 오가다 한번쯤 얼굴은 봤을거야.얼굴만이라도 기억 해줬으면 좋겠다는 비굴하고도 애석한 생각에 백현은 갑자기 슬퍼졌다.
사실 이 순간 불어닥친 현자타임이 비단 처음있는 일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경수랑 말 한마디 섞어 본적도 없을 뿐더러 그럴 기회도 없었던건 물론이고 무작정 들이대며 친한 척을 해볼까도 생각했지만 경수가 부담스러워 할까봐 꾹꾹 참아온 백현이었다.사실 앞말들은 백현을 포장하기위한 핑계일뿐.그냥 변백현은 쑥맥이다.그렇게 혼자서만 바라보던 나날들이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을 뛰어 넘어 버렸다.
백현은 훌쩍이며 마음에서 흘러 내리는 눈물을 훔쳤다.자신은 매일같이 경수를 생각하고,그리고 또 그리는데 경수는 그러하지 않았다.아니지.아마 상상도 못하겠지.백현은 제 마음은 죽어도 모른채 줄만 넘어대는 경수를 바라보았다.
경수를 처음 본 건 작년,아마 이맘 때 쯤.고등학교를 입학하고도 여전히 정신 못 차리고 둥기둥기 놀기 바쁘던 백현에겐 이번 시험범위가 어디니 어쩌니 하는 반 아이들의 시시콜콜한 가쉽따윈 무도없는 토요일보다도 지루했다.
"야,변백.매점 콜?"
"개콜."
"아!검은 물 들인지 얼마나 됐다고."
"저기 쟤."
왼방향으로 턱짓하는 세훈을 따라 시선을 옮긴 백현은 머리 윗 부분부터 점차 나타나는 의자소년의 모습을 멍히 넋 놓고 바라봤다.야,뭐해.세훈은 아무 미동도 없이 입만 헤벌린 제 친구를 툭툭 쳐댔다.얼빠진 놈처럼 반응 없는 백현을 이상하게 바라보던 세훈은 어느새 둘을 지나쳐간 의자소년의 뒷모습을 쫒아 고개를 돌렸다.그리고 이미 저보다 먼저 몸이 돌아가 있는 백현을 보았다.
세훈은 순간 제 눈을 의심했다.방금 변백현 눈 안에서 하트를 본 것 같은데.헛 것이라도 본거겠지?설마 진짜 눈에서 하트를 봤다면 그건 지금 서 있는 이 공간이 판타지 세계라는 소리와 다를 바가 없었다.만화도 아니고 무슨 눈에서 하트가 나와.급격한 속도로 온몸에 소름이 돋은 세훈은 불안한 손길로 변백현의 어깨를 탁탁 쳤다.
"오세훈..."
"어 왜왜.뭔데."
"당연하지 임마."
"놀라지마라."
"뭐길래 대체..."
"나 게인가봐."
"..."
"난 너한테 그런 감정 없다고..."
"...?"
"미안하다,변백현."
"...켁켁!아 쫌!!!"
연신 욕지기를 뱉어대며 눈이 홱까닥 뒤집혀버린 백현은 핏기가 사라져가는 세훈의 얼굴을 보고서야 겨우 손을 뗐다.이제야 트이는 숨통에 세훈은 급하게 숨을 끌어모으며 눈을 부라렸다.저,저 게이새끼가!
"어?나 좋아한다는거 아니였음?"
"이 미친놈이!"
"닥치고.나 뻑간거 같아."
"아 그니깐 누구한테."
"걔."
"걔?"
"아까 그 의자 들고 가던 귀여운 애."
백현의 선전포고는 단순 충동적인 발언이 아닌 듯 했다.그에 증명이라도 하듯 다음 날부터 스토커 마냥 의자소년을 쫒는 백현의 시선은 징그럽기 그지 없다.고 세훈은 말했다.게다가 어느새 의자소년의 이름까지 알아왔으니 백현의 그 '놈' 사랑은 명백한 기정사실이었다.
세훈은 평소 동성애자에 대해선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다.전에 한번 제 누나의 노트북 속 수상한 이름의 백도라는 폴더에 그득하게 쌓인 왠 남아이돌 두명의 이상한 합성사진이나 야동뺨치는 글 들을 보고 누나에게 100m접근금지령을 내린게다랄까.그 백도같은 게이가 제 주변사람 중에 존재할 것이라고는 더더욱 생각해 본적이 없다.동성애자의 존재도 놀라운데 그게 바로 변백현이라니.까무러치지 않고서는 베길 수 없었다.
더군다나 중학교 시절 부터 백현을 쭉 봐온 자신의 지난날의 메모리에 의하면 백현의 연애 전적은 무(無)였다.그때도 게이였나?세훈은 골똘히 생각해 보았다.분명 백현을 노리는 여우같은 기지배들은 많았지만 백현은 그녀들에게 일말의 관심조차 없었다.하지만 어린 날 자신과 함께 소시 공방을 뛴적이 있던 전적에 세훈은 고개를 갸웃거렸다.게이면 남자아이돌 좋아해야 되는거 아냐?
"야 봤냐?어?봤냐고."
"아 쫌.."
"우리 경수 웃는거 좀 봐!아 어떡해 진짜."
"지랄.빠돌이 새끼가."
"아니 진심.나 게이가 아니라 그냥 경수가 좋은거 같다.내가 다른 남자새끼 좋아하는거 상상하면 토할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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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말 |
창가에서 됴꼬미(고2,현재)보며 덕질하다 현타온 배큥(고2,현재)과 세훈이에게 됴밍아웃을 선언한 배큥(고1,과거),그리고 호모친구 오미자.
왜 백현이가 DO보고서(디오 보고서X 도 보고서O)라고 썼냐면 경수보고서라고 하기엔 너무 노골적이 자냐...사랑앞에 소심한 변백현!!
망글을 날리고 저는 친구들과 솔크를 즐기러 떠납니다~메리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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