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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같이 살아요
+1


































짐이 오기 전까진 할 일이 없었다. 티비도 시시해졌을 때 나는 다락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잠옷만 달랑 챙겨온 가방을 열어 옷을 갈아입은 뒤 침대 위로 쓰러졌다. 어색하기 그지없고 낯설기 그지없는 공간들과 이전보다 더욱 길게 홀로 남겨질 시간이 막막해서 괜히 짜증이 올라왔다. 새로운 교복도 맞춰야 하고 제일 큰 고민은 새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는 사실인데... 머리를 잔뜩 헝클다가 나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처음에는 그냥 아빠 없이 엄마와 둘이 사는 것이 다였지만 점점 현실이 나를 찾아와 옥죄는 기분이었다. 마침 타이밍 좋게 아래층에서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엄마인가 방문 밖으로 살짝 고개를 내밀어보니 아까 문틈으로 보이던 아주머니가 나를 부르고 계셨다.














" 이름아! 내려와 봐! "

















다락방에서 내려오니 아주머니는 조금 급하게 제 가방을 들춰 메고는 말을 이어나갔다.

















"미안 너 교복 맞추러 가는 거 엄마가 같이 가달라고 했는데, 이모가 갑자기 일이 생겨버렸네. 내가 석민이한테 말해둘 테니까 이따 석민이 오면 석민이 따라서 다녀와! 교복 너무 딱 맞게 사지 말고, 점심도 꼭 챙기고. 석민이가 허튼짓 하면 바로 이르고! "














와다다 쏟아지던 말이 멈추자 내 손에 전화번호가 적힌 포스트잇을 남겨두신 체 눈앞에서 홀연히 사라지셨다.














































한참 조용하던 문이 열렸다. 저, 준비 다 했어? 큼큼 가다듬은 목소리에서 잔떨림이 느껴지는 듯 했다. 나는 쇼파에서 일어나 구겨진 코트를 팍팍 쳐내며 이석민을 따라 나갔다.


























[세븐틴/이석민] 우리 같이 살아요 +1 | 인스티즈


" 밖에 찬데 목도리 같은 건 안 해도 돼? "

" 괜찮아 실내에만 있을 텐데 뭐. "

























혹시 추우면 말해. 그 말을 끝으로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는 내내 말이 없었다. 손톱이 핸드폰에 부딪혀 톡톡 거리는 소리만이 우리 주위를 가득 채웠다. 무어라 말을 꺼내기도 참 모호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어색한 분위기가 제일 싫은데.




















 " 배정받은 학교는 어디래? "
" 도석고였던가... "
" 아 진짜? 우리 학교네? "

























교복집 앞에서 서로가 같은 학교라는 걸 알고는 조금의 어색함이 날아갔다. 그래도 모르는 애 하나 없는 학교로 가는 것보단 같이 학교를 다니는 게 낫겠지. 나는 받아칠 말이 없어 작게 고개만 끄덕이고는 교복점 안으로 들어갔다. 더운 바람이 우리를 맞았고, 엄마뻘로 보이시는 직원분은 웃으며 다가와 학교를 물었다. 나는 도석고라고 대답을 한 뒤에 빠르게 사이즈를 재고 창고 안으로 들어간 직원분을 기다렸다. 사이즈가 애매해서 예약해야 될 수도 있다는 말에 괜히 긴장됐다. 진열대에 새로운 학교의 교복을 만지작거리고 있으니 의자에 앉아있던 이석민이 나를 보곤 전 학교 교복은 어땠냐며 물었다. 전학교? 음...




















나는 이내 허리를 숙여 손끝으로 무릎에 스치던 치마 길이, 품이 많이 남아 손등을 반절 덮던 마이, 갈색빛이 유난히 많이 띄던 교복을 머릿속에 있는 그대로 얘길 해 주었다. 그러자 이석민은 옆 진열대 학교 교복을 가르키면서 물었다. 저런 식이였겠네? 응 비슷한 것 같아. 내 대답에 이석민이 슬쩍 웃는다. 입꼬리가 예뻤다. 웃음을 보고있던 그 차에 직원이 비닐로 둘둘 쌓인 교복을 들고 나와 내게 건넸다.






















옷을 갈아입은 뒤 거울을 보는데 사이즈가 딱 맞아 떨어졌다. 다행이네, 사이즈 없으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직원분은 이정도면 괜찮은데 널널하게 입어도 된다고 말했지만 나는 사양했다. 어차피 2년만 더 입으면 되는데 굳이 중학교나 고등학교 입학 때처럼 품이 큰 교복을 입고 싶진 않았다. 자리에서 한 바퀴 빙 둘러보다 빼놓았던 넥타이까지 묶어보니 나름 맘에 들었다.






















" 남자친구는 어때요? 사이즈 괜찮은 것 같아? "
" ...네? 남자친구요?? 아니 저희 그런게 아니라... "

























멍하니 관찰만 하던 이석민에게 직원의 눈길이 돌아갔다. 이석민은 꽤 당황한 모습으로 손을 내저었다. 그런 사이 아니에요! 다급하게 변명하는 것을 보자니 굳이 저렇게까지 받아칠 게 있나 싶다. 원래 또래 남녀 둘이 같이 보이면 커플인 것처럼 많이 보시니까 그 직원분도 그냥 그런 줄 알고 물어보신 것 같았는데. 나는 이석민관 다르게 가볍게 넘겨 듣고는 곧바로 계산을 마치곤 밖으로 나왔다. 더 있다가는 이석민 얼굴이 불에 익겠더라. 굳이 네가 들어주겠다고 한 교복 쇼핑백을 내 손으로 들었지만 이내 이석민은 다시 제 손으로 쇼핑백을 옮겨 쥐었다.




















찬바람을 조금 맞으니 붉었던 얼굴이 금세 제 혈색으로 돌아왔다. 곧장 내렸던 버스 정류장 쪽으로 가는 나를 앞질러 선 이석민은 저녁 먹어야지. 라며 내 걸음을 멈춰 세우곤 나를 돌려세워 다시 시내 쪽으로 걸었다.




















" 집에서 먹어야 하는 거 아냐? "
" 두 분 다 늦으신다고 우리끼리 먹으라고 문자 왔었어.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






















글쎄 딱히... 생각을 해보아도 먹고 싶은 음식은 없었다. 내가 잠시 고민하자 이석민은 그럼 자기가 아는 곳으로 가자며 먼저 발을 움직였다. 뒤따라 걷다 보니 새삼 그 애 다리가 참 길더라. 걸음도 성큼성큼 해 나보다 반걸음 빨랐다. 멀지 않은 거리의 음식점에 도착했다. 여기 맛있는 건 자기가 제일 잘 안다며 나를 앉혀두고는 계산대로 가서 주문하는 이석민에게 다가갔다. 내가 낼게. 얼마에요? 묻기도 전에 이석민은 재빠르게 제 카드를 내밀며 앉아있으라며 내 등을 떠밀었다.























[세븐틴/이석민] 우리 같이 살아요 +1 | 인스티즈


" 담에 야자 끝나고 떡볶이나 사줘. "























티 없이 맑은 웃음에 나는 괜히 풋 웃음이 나왔다. 그래 담엔 내가 살게. 자리에 앉아 조곤조곤 얘기를 이어나갔다. 일방적인 이석민의 질문과 내 대답으로 이어졌지만 나름 이어지는 대화도 있었다. 음식이 나오고 나는 조금은 당황한 눈초리로 접시를 올려다보았다. 내가 입에 잘 대지 않는 토마토소스라던지 오이가 담긴 오므라이스와 샐러드였다.






















[세븐틴/이석민] 우리 같이 살아요 +1 | 인스티즈


" 이게 너 거야. "





















이석민은 그런 날 힐끔 쳐다보고는 제 그릇과 내 그릇을 재빠르게 바꾸었다. 너 토마토랑 오이 안 먹잖아. 나는 그 말에 적지 않게 놀랐다. 어떻게 알았냐며 눈을 휘둥그레 뜨자 이석민은 너 어렸을 때도 그랬으니까. 라며 태연스레 제 접시로 시선을 옮겼다. 그걸 어떻게 기억하고 다니지. 난 저에 대한 기억이 굉장히 흐릿할 정도는 물론이고 내 옛날에 대한 기억도 굉장히 흐릿할 정도인데. 놀란 눈치로 밥을 먹자 이석민은 깨작깨작 먹지 말고 많이 먹으라며 태연스레 물을 따라 넘겼다. 나보다 빠른 속도로 접시를 비운 너를 보고 나는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세븐틴/이석민] 우리 같이 살아요 +1 | 인스티즈


" 왜, 더 안 먹고? "
" 괜찮아 많이 먹었어. "
" ...절반도 더 남았는데. "






















이거 둘러. 저녁이라 추워. 제 목도리를 넘겨주며 이석민은 주섬주섬 주변을 챙기는 나를 가만히 기다렸다. 버스 정류장에 섰는데 귀끝이랑 코끝이 빨개져서는 덜덜 떨고 있는 이석민을 보자니 내가 다 추웠다. 제 목도리를 돌려줬지만 괜찮다며 극구 말려 나는 하는 수 없이 이석민의 목에 목도리를 감아주었다. 나보다 너가 더 얇게 입었으면서. 가만히 손길을 받고있던 네가 나를 보며 또 히죽 웃었다. 고마워.


























[세븐틴/이석민] 우리 같이 살아요 +1 | 인스티즈


" 근데 넌 몇 반이래? "
" 글쎄. 그건 잘 모르겠다 학교에 전화하던가 해봐야지 뭐. "





















버스에 올라타고 보니 어느새 창에 비친 세상이 어둑했다. 뭘했다고 벌써 저녁인지. 그래도 무겁고 숨막히는 하루일 줄 알았는데 나름 다행이라며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 히터에 조금 나른해진 몸을 창가에 기대 쉬었다. 중얼거리던 이석민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는 듯했다.
















[세븐틴/이석민] 우리 같이 살아요 +1 | 인스티즈


" 너랑 같은 반이었음 좋겠다.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굉장히 긴 하루가 끝이났네요!!!
시간을 너무 질질 끄는게 아닌가 걱정이 큽니다 흑.. :ㅅ; 
완결을 목표로 열심히 할테니 예쁘게 봐주셨으면 해요



수정 할 것들 얘기해주시면 달게 받겠습니다!
ex)사진이 너무 많으니 줄여주세요 적으니 늘려주세요! 등등 얼마든지 댓글로 얘기해주세요 참고하겠습니다~
(제가 비지엠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는 탓에.. 비지엠을 넣는게 나을까요 넣지 않는게 나을까요?
넣는게 낫다고 하시면 집중할 수 있는 비지엠을 꼭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신 독자분들 너무 감사드리고 사랑해요 S2)
암호닉 늘 환영합니다! 어서 오세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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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뭔가 경쾌하고 띵똥띵똥 그러는 노래가 떠오르네영!
석민이 너무 귀엽고 어렸을때 그런 편식도 기억해 주고 감동쓰!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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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아 너무 설레요.. 그냥 간질간질 두근두근 하는 느낌이 있는 채로 읽게 되는 거 같아요! 잘 보고 가요 ㅎㅎ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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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아 간질간질 .... 몽글몽글 핮니다.... ㅜㅜ 둘이 같은 반 이였음 좋겠어용.... 얼른 둘이 연애하는 것두 보고시퍼요 헤헷 글 잘 읽거습니당♥♥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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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07.202
비회원인데 처음 댓글달아봐요 ㅠㅜㅜ글 잘읽었어용 !!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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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아 나도 같은반하자 석미나ㅠㅠㅠㅠㅜㅠㅠㅠㅡ같은반이면좋겠따ㅠㅠㅜㅜㅠㅠㅜㅠㅠㅠㅠㅜㅠ설레ㅠㅠㅠㅠㅠㅠㅜㅠㅜ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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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으ㅓ어우ㅜㅜ너무좋아요ㅜㅜㅜㅜ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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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석민아ㅠㅠㅠㅠㅠㅠㅠㅠ같은반하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발 같은반으로 러브러브하게해주세요ㅜㅜㅜㅜ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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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지금 정주행하고갑니다 춍춍 신알신도 눌렁서여 !!!!!❤❤
8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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