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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놀라 눈이 커졌다. 심장이 바닥으로 내려 앉은 듯한 느낌도 들었다. 꿈인가. 두 눈을 꿈뻑였다. 전학생의 검은색 마이 위에 달린 초록색 명찰에는 ‘전정국’이라는 세 글자가 하얀 실로 박음질 되어 있었다. 나는 넋을 놓고 전학생을 바라보았다. 닫혀 있던 전학생의 입술이 떨어진다.

 

 

“안녕. 나는 전정국이라고 해.”

 

 

목소리를 들은 순간 확신할 수 있었다. 저 애는, 내가 아는 전정국이 맞았다. …엄마 친구 아들 전정국이, 우리반으로 전학을 왔다. 

중학교 동창이자 절친한 친구 사이인 전정국의 어머니와 우리 엄마 때문에 나는 생애 처음으로 사귄 친구가 전정국이었다. 중학교 2학년, 녀석이 제대로 된 작별인사도 하지 않은 채 부산으로 이사를 가 버린 이후 거의 3년 만의 재회였다.

 

이사 가기 전 날 빌렸다 돌려준 내 국어책에 붙여놓은 하늘색 포스트잇 한 장. 전정국이 남기고 간 것은 그게 전부였다. 네모난 포스트잇 위에는 잘 지내, 라는 짤막한 세 음절이 적혀져 있었다. 전학을 가면서 휴대폰 번호도 바꾼 전정국은 내가 보낸 이메일에도 답장을 하지 않았다. 혹시 몰라 서로이웃을 맺은 블로그 안부 게시판에도 글을 남겨봤지만 역시 답장은 없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무척 서운했다. 나는 전정국이 나랑 가장 친한 친구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고, 전정국 또한 표현을 하지 않았을 뿐이지 나를 가장 친한 친구라고 생각할 거라고 정말 당연하게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그래도 밀려오는 서운함을 꾹 누른 채 기다렸다. 이사에다 전학까지 갔으니 적응 기간이 필요하겠지, 그 곳 생활에 적응하느라 바빠서 그런 거겠지….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꾹 참아냈다.

 

그렇게 거의 세 달을 보내고 나서야 전정국이 나에게 무언의 절교 선언을 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나는, 눈물을 펑펑 흘리며 엄마에게 전정국 욕을 잔뜩 해댔다. 입에서 튀어나오는 대로 말을 뱉다가 무심결에 쌍욕도 했던 것 같은데, 엄마는 그런 나를 혼내지 않고 그저 내 어깨를 토닥여 주었다. 바보 같게도 그때서야 내가 생각보다 전정국을 많이 믿고 의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평생을 함께했던 가장 친한 친구에게 배신을 당한 아주아주 가슴 아픈 그 사건을 겪은 뒤로도, 또 한 번의 큰 사건을 겪었다. 그것들이 트라우마로 남아 나는 친구들에게 쉽사리 마음을 열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고등학교 2학년이 된 지금. 이젠 좀 괜찮아지나 했는데, 이젠 예전처럼 전정국 생각이 안 날 만큼 좋고, 좋아하는 친구들을 사귀었다 싶었는데… 전정국이 다시 나타난 거다. 그것도 우리반 전학생으로.

 

 

“….”

“….”

 

 

내 시선이 전정국을 향해 멎어있을 때였다. 교실 안을 훑던 전정국의 시선과 내 시선이 맞물렸다. …아. 심장이 귓가에 울릴 정도로 크고 빠르게 뛰었다. 먼저 피할 줄 알았던 전정국의 시선이 내게 계속 머물러 있었다. 나는 황급히 책상 위로 시선을 옮겼다. 여전히 심장은 빠르고 크게 뛰고 있었다. 나를 알아봤을까? 차라리 못 알아봤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소개는 그게 끝이니?”

“…네.”

“너무 간결하고 깔끔하구나. 허허.”

 

 

담임 선생님의 말에 아이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반 분위기는 화기애애 했지만, 나는 전혀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헛기침을 했다. 다행히도 귓가에 울리는 심장소리가 점점 작아지고 있었다. 

 

 

 

 “한창 바쁜 고2 시기에 전학 왔으니까 잘 챙겨주고, 정국이가 앉을 자리는….”

 

[방탄소년단/전정국] 우리는 친구일까 1 | 인스티즈 

“…저 빈자리에 앉아도 될까요?”

 

 

통제할 틈도 없이 전정국을 향해 시선이 옮겨간다. 심장이 세게 쿵, 울렸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너는 왜 이렇게, 내 삶의 곳곳에 네 흔적을 남겨놓은 걸까. 마음 놓고 미워하고 원망할 수도 없게.

교탁 옆에 서 있는 전정국이 검지 손가락으로 가리킨 건 내 옆의 빈자리였다.

나는 생각했다. …지각한 내 짝꿍이 오늘 전학을 가거나 반을 바꿨으면 좋겠다고.

 

 

 

*

 

 

 “아미야, 내가 예전에도 말했지만 말이다.”

“….”

“남자는 직진이야, 직진.”

“….”

 

 

김태형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고 공책에 필기를 써 내려갔다. 머릿속엔 온통 전정국 생각 뿐이었다. 조례시간을 마치기 직전에 등교한 김태형이 전학을 가거나 반을 바꾸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그렇기 때문에 내 짝꿍은 여전히 김태형이었다. 내 자리는 2분단 셋째줄이었고, 전정국의 자리는 3분단 맨 뒷줄이었다.

1교시 쉬는시간, 전정국의 주변에는 어느덧 아이들이 와글와글 몰려 있었다. 나는 자꾸만 뒤로 돌아가려는 시선을 애써 공책에 고정시켰다.

 

 

“그러니까 김아미, 전학생에게로 출동!”

“….”

“아미야. 남자는 직진. 출동!”

 

 

김태형이 내가 쥐고 있는 샤프를 뺏어들며 바보처럼 헤헤 웃었다. …개빡친다. 평소 같으면 등짝을 한 대 찰싹 때려줬을 테지만 지금은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 나는 한숨을 푹- 내쉬고 필통에서 검은색 파인테크 펜을 꺼냈다. 이번엔 초등학교 졸업식날에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졸업식을 마친 뒤 함께 간 짜장면 집에서 전정국에게 졸업 선물로 검정색 파인테크 펜을 줬었는데… 전정국은 기억이나 하고 있을까 모르겠다.

 

 

“…김아미. 너 어디 아파?”

 “….”

“열은 안 나는데?”

 

 

불쑥. 내 이마 위에 큰 손이 턱 놓여졌다. 김태형이 제 손바닥을 뒤집어 가며 내 이마의 체온을 살펴봤다. 아무래도 반응이 없는 내가 이상하다고 느꼈나 보다. 열이 나지 않는다는 걸 확인한 김태형은 이내 손을 떼더니 내 어깨를 양손으로 붙잡고 자기 쪽으로 돌렸다. 몸을 돌린 나는 김태형의 걱정 어린 표정을 마주하게 되었다.

 

 

“…완전 건강해 보이는데?!”

 

 

나는 갑자기 김태형에게 좀 미안해졌다. …생긴 건 세 보여도 이렇게 순하고 착한 강아지 같은 내 짝꿍이 우리반에서 사라져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니…. 15년의 우정을 무심하게 패대기 친 전정국과 짝 한번 해 보겠다고 그런 나쁘고 못된 생각을 했다니…. 미안하다, 김태형. 정말 미안해.

 

 

“응. 나 멀쩡해.”

“목소리는 완전 풀이 나갔는데? 뭐야, 내가 늦어서 없는 학교에 그 짧은 시간에 무슨 일 있었어?”

“응. 풀 안 죽었고, 네가 없었던 조례시간 동안 아무 일도 없었어. ”

“…근데 왜 그래?”

 

 

그냥, 공부 하느라 좀 피곤해서. 대답을 뱉은 내 목소리에는 내가 들어도 힘이 없었다. 김태형은 내 대답이 시원치 않았는지 여전히 눈가에 ‘걱정’이라는 단어를 써 붙이고 있었다. 그런 김태형에게 정말 괜찮다는 의미로 살짝 웃어준 뒤 다시 책상 쪽으로 몸을 돌렸다.

 

 

“…김아미가 공부를 하느라 피곤하다니.”

“….”

“지구가 멸망할 징조인가.”

 

 

…김태형이 걱정한 건 내가 아니라 지구의 존망이었군. 왠지 모르게 민망해진 나는 뒷목을 긁적였다. 

 

 

“전학생 아까 슬쩍 봤는데 되게 잘생겼더라.”

“….”

“그치, 아미야? 너도 아까 전학생 얼굴 봤지? 내가 잘생겼어, 아님 전학생이 더 잘생겼어?”

 

 

맞다. 참 짜증나게도, 전정국은 참 잘생겼다. 복잡한 감정 때문에 차마 오래 쳐다보지는 못했던 전정국은 그 3년 사이에 부쩍 남자다워지고 잘생겨졌다. 동글동글 젖살이 통통했던 중학생 때와 다르게 키도 크고, 어깨도 넓어지고, 젖살도 많이 빠져 선도 꽤 굵어졌다. 다시 한번 보고 싶은데, 눈 마주치면 엄청나게 어색하고 민망할 것 같고… 또 전정국을 둘러싼 애들이 너무 많았다.

 

 

“아, 근데 전학생이랑 친해지고 싶다. 인기 엄청 많네. 마치 나를 보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

“……아미, 오늘따라 반응이 없네. 진짜 피곤한가 보다.”

 

 

내 머리카락을 쥐고 아프지 않게 장난을 치던 김태형은 손을 놓고 저 때문에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슥슥 정리해 주었다. 김태형에게는 미안하지만, 내 신경은 온통 전정국이 있는 뒤쪽으로 쏠려 있었다. 아이들의 수많은 질문 공세 속에서 드문드문 전정국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도 예전처럼 전정국과 다시 친해지고 싶다. 마음속에 텁텁하게 머무는 생각을 억지로 눌렀다.

 

아주 솔직히 말하면 무서웠다.

네가 나를 싫어할까 봐….

 

나는 또 버려질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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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가기가 싫네요!!!!!!!!!!!!!!!!!

다들 기운 내세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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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둘 사이의 관계는 차차 나오겠죠? ㅎㅎㅎ 2화 기대할게요! 멋진 글 잘 보구 갑니다~~! 작가 님도 화이팅!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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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와!!~완전 흥미진진합니다. 정국이는 여주와 왜 갑자기 연락을 끊은걸까요?빨리다음편 보고싶어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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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아ㅏ 다음편이 궁금하네요 정국이랑 여주는 과연 어떻게 될까요 흐 궁금해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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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 댓글
아 너무 궁금해요...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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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 댓글
[땅위] 로 암호닉 신청가능한가요? 으옹 소꿉친구?와의 재회라니! 새롭네요'ㅅ' 정국이는 탄소를 처음 봤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하네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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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36.231
[망개침침]으로 암호닉 신청할께여!!!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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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와...잔잔하고 완전 취향저격 ㅠㅠ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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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헐 작가님... 글 정말 좋아요...... 표현 하나하나 너무 예쁘고 탄소의 독백이나 아이들 성격, 상황 모두ㅠㅠㅠㅠㅠㅠ 최고예요 8ㅅ8 얼른 다음 화에서 암호닉 신청을...!
8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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