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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
                  종 . 
 
 생각만 해도 어이가 없어 치가 떨리었다. 자기들이 뭐? 마법사라고? 멍청한 머글의 피가 섞인 주제에, 어떻게 자기 자신이 마법사라고 그렇게 당당한 모습을 하고선 나불대고 돌아다닐 수가 있어? 정말 말도 안 되네. 그들은 그저 멍청하고 더러운 잡종일 뿐이야. 그게 틀린 말은 아니잖아? 
 
 점심 연회가 이제 막 끝난 것치고는 쥐 죽은 듯이 조용한 슬리데린 기숙사로 향하는 발자국 소리와 오늘따라 불만이 잔뜩 섞인 익숙한 목소리가 슬리데린 기숙사 거실은 물론, 침실에까지도 울려 퍼졌다. 팬시 파킨슨, 그녀는 미간을 찌푸린 채 소파에 걸터앉아 드레이코 말포이에게 불만을 토로하였다. 덤블도어 교장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호그와트에 잡종들이 입학할 수 있게 한 거지? 더러운 잡종들이 자신을 마법사라 칭하며 지팡이를 휘두르는 꼴을 계속 보고 있자니, 정말 역겨워.. 공부를 하고 있는 동안만큼은 잡종들과 털 끝도, 눈도 마주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어딜 가던, 잡종. 잡종. 잡종. 잡종 ㅡ! 정말이지 이렇게 가다가는 깨끗한 공기 방울을 쓰고 지내야만 할 것 같아. 정말 지겨워 죽겠어.    
 
 평소보다 더 짜증스러운 목소리와 표정을 보아하니, 또 포터 패거리와 시비가 붙었던 게 분명해 보였다. 소나기가 오듯이 갑자기 쏟아진 그녀의 목소리가 멈추자, 이번엔 말포이가 팬시, 우리가 이해해야 해. 이 학교는 더 이상 가망이 없다는 걸 너도 알고 있잖아? 라며 전부 이해한다는 듯한 표정을 하곤 파킨슨을 바라보았다. 곧이어, 기분이 약간 풀린 파킨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말이 맞아, 드레이코. 역시, 우리가 이해해야지. 이 학교는 가망이 없어. 너와 함께 덤스트랭으로 전학을 간다면, 진작에 가고도 남았을 텐데. 파킨슨은 말포이가 자신의 말을 이해해 주고, 들어 준다는 것에 기분이 좋아진 듯,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다른 아이들의 부러워하는 반응을 기대하며 옅은 미소를 입가에 띠곤 속사포처럼 털어놓았다. 
 
 마법부가 관리를 하고 있긴 한 건가 몰라. 역시, 우리 가문이 장관을 하셨을 때가 더 나았어. 지금의 마법부는, 우리 가문이나, 너희 아버지에 비하면 형편없지. 만약, 네가 이 학교를 떠나게 된다면 난 널 따라갈 거야. 너 없이 혼자서 수업을 들을 바에는, 차라리 피브스에게 놀림을 당하겠어. 물론, 크레이브와 고일이 있긴 하지만 걔들은 너에 비하면 트롤의 발톱만큼도 못 미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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