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딩에그 -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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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박지민] 남사친의 정의
3. 고등학생. 수능.
고3이었다. 그 누구보다도 바쁠 시기. 그 누구보다도 힘든 시기였다. 그리고 추운 바람이 불어오는 날. 수능 전날이었다. 나는 수시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그 누구보다도 빠르게 정시를 택했던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 누구보다도 긴장되고 아직 수능 보기도 몇시간 전인데 문제를 푸는데 손이 달달 떨리는게 느껴졌다. 박지민도 공부 더럽게 안하던데 갑자기 뭔 바람이 분건지 두 달전부터 나에게 연락도 안 하고 문제만 계속 풀더라. 나랑 같이 야자를 끝나고 집에 가고 있는 중에도 영어단어들을 줄줄이 외우는 박지민이었다. 하루는 박지민이 너무 피곤해보여서 집 앞에 있는 놀이터에서 조금 쉬었다가자고 박지민을 불렀다. 박지민은 영단어를 외우다가 내가 박지민을 한 서너번 불러서야 응? 왜? 라고 물었다. 그네 좀 타고 가자고 하니 니가 아직도 애냐며 잔소리같지 않은 잔소리도 했다.
"왜 그렇게 열심히 해? 공부에 욕심도 없는 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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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랑 같은 대학 가고 싶으니까."
어? 박지민이 멋쩍게 웃었다. 으이구, 이 멍청아. 니 나 없으면 누가 너 챙겨주냐. 그네를 타고 있던 내 머리카락을 작게 쓰다듬어주었다. 박지민의 손에 부드럽게 흘려가는 머리카락의 느낌이 별로 싫지는 않아서 그냥 가만히 있었다. 박지민은 히히- 하고 또 망개같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보면 볼수록 망개떡 닮았단 말이야. 귀엽게시리. 박지민은 내게 너가 가고 싶은 대학교가 ㅇㅇ대학교였지? 거기 합격하면 나 소원 들어주라. 라고 말했다. 뭐, 박지민이 원하는 소원같은거야.. 후드티나 내 심부름권 같은 걸 요구할게 뻔했기 때문에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박지민은 내가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고는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나는 몇분을 박지민이랑 수다를 떨고 집에 갔는지 모른다.
박지민은 그 날 이후로 전보다 더 피터지게 열심히 공부했던 것 같다. 물론 나도 열심히는 했지만 박지민보다는 아니었던 것 같다. 박지민 엄마 말로는 살다살다 자기 아들이 공부하다가 코피 터진 걸 처음 본다고 그러더라. 그 말을 듣고 진짜 할 놈은 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항상 수업시간에 자빠져 졸던 놈이, 항상 점심시간이 되면 공부터 차러 나가는 놈이. 새삼 대단하다고도 느꼈다.
그렇게 수능날이 밝아왔다. 언제나 그렇듯 영원히 울지 않을 것만 같던 암탉이 꼬끼오하고 우는 기분이었다. 평소와는 다르게 엄마는 아침부터 분주하게 도시락을 준비하고 아빠는 나에게 파이팅을 외쳐주었다. 그리고 평소보다 밥을 더 꼭꼭 씹는 나도 볼 수 있었다. 혹시나 수능시간에 체하면 안되니까. 그런데 그 와중에도 나는 박지민이 수능 보러 갔을까, 혹시 아직까지 자고 있는 건 아닐까 따위의 생각을 했다.
"다녀오겠습니다."
든 건 없는 것 같은데 가방이 어깨를 짓누르는 것 같다. 원래도 무거운 어깨인데. 신발을 꾸겨신고 대충 나갔다.
.
.
.
"수고하셨습니다."
수능이 끝나자마자 내가 이 짧은 걸 하려고 이렇게까지 해왔나 하는 허탈감과 박탈감이 동시에 들었다. 그리고 이제 끝이다. 라는 해방감까지. 학교 앞에서는 박지민이 기다리고 있었다. 괜히 반가운 마음에 박지민에게로 달려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내 앞으로 누군가 왔다. 김태형이었다.
"지현아."
이 넓은 운동장 한 가운데서 나와 김태형이 서 있었다. 그리고 박지민도.
"나 수능끝나면 꼭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는데."
"...어?"
"나 옛날부터 너를 좋아했어. 나 너 좋아해."
김태형의 목소리가 살짝씩 떨렸다. 많이 긴장한 모양인지 귀가 새빨개진게 느껴졌다. 박지민이 나를 가만히 빤히 바라보고 있는 것도 느껴졌다. 하지만 나는 그저 가만히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나는 태어나서 고백을 처음 받아봤으니까, 나는 아직 거절을 하는 방법을 잘 몰랐다. 그리고 그게 첫고백이자, 첫남자친구이자, 첫사랑이었다.
그리고 나는 박지민의 소원을 듣지 못 했다.
4. 고등학생. 수능.
나와 지현이는 친구사이였다. 이게 얼마나 잔인한 사이인지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모를 것이다. 나는 왜 김지현을 좋아해서. 내가 뭐땜에 김지현을 좋아해서. 하지만 아무리 나 자신을 싫어해봤자, 김지현 니 얼굴만 다시 떠올리면 기분이 좋아지는 걸 어떡해. 하지만 눈치 없는 김지현이는 내가 좋아한다는 걸 잘 모르는 것 같다. 오히려 다행이라고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아니면 나를 아직도 어린애 취급하는건지.
사실 나는 공부에 그렇게 커다란 욕심이 없었다. 하지만 지현이는 있나보다. 항상 쉬는시간에 찾아가도 대화는 커녕 공부하는 것만 구경하다가 가기 일쑤였다. 그리고 그 날도 하염없이 공부하는 것만 계속 쳐다보다가 복도에 서 있는 김태형을 보았다. 사실 그렇게 친하지는 않은데, 왜인지 김지현을 쳐다보는 것 같아서 기분이 나빴다. 몰라, 기분이 왜 나쁘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싫다.
그리고 그 싫은 기분이 터져버렸다. 김태형이 지현이를 좋아한다는 소문이 도는 것이다. 김태형 저 새끼는 여자랑 엮이는 거 존나 싫어하는 놈이 갑자기 왜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워낙 학교생활에 둔감한 지현이는 이 사실도 모르는 것 같았다. 답답한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하는 수 없이 나는 펜을 들었다. 내가 김지현이에게 고백할 자신이 없다면 아무도 김지현이에게 고백을 안 하게 만들면 된다. 나는 다른 대학교로 가서 김지현을 잊어보자는 마음이 다른 것으로 물들었다. 김지현과 꼭 같은 대학교로 가서 진득하게 따라갈 것이다. 아무도 못 다가가게.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수능은 다가오는데 지현이에게 향하는 마음은 더 커지는 것 같았다. 아, 미쳐버리겠네. 곧장 옆집에 있는 김지현이에게로 달려가서 당장 얼굴을 하나하나 뜯어보고 싶었다. 눈부터 입까지 모두 다 천천히 보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볼 것은 이 징그러운 문제들과 펜뿐이라니 너무나도 잔인했다. 결국 머리를 쥐뜯었다. 으아아. 절로 한숨이 나왔다. 그리고 하루는 김지현이 그네에서 놀고 가잔다. 초딩때도 잘 안 타던 그네인데 갑자기 타자고 하니 이상했다. 물론 귀엽기도 하고.
그리고 막상 지현이의 얼굴을 보니까 욕심이 나더라. 내가 김지현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그런. 그리고 또 막상 지푸라기라도 잡아보자는 심정으로 소원을 들어달라고 했다. 그러자 김지현이는 또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더라. 너 그런 거 나한테 더 희망고문이라는 거 알지. 그래도 좋다. 시발 존나 좋아.
나 수능끝나면 꼭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는데."
"...어?"
"나 옛날부터 너를 좋아했어. 나 너 좋아해."
김태형이었다. 시발. 왜 하필 오늘인건데. 그런데 거기서 고개를 끄덕이는 김지현이는 뭔데. 무엇하나 되는 일이 없었다. 내가 뭐때문에 이렇게 고생했는데. 어젯 밤 소원을 정하고 수백번 머리에 되새긴 자신이 너무 바보같았다. 그리고 결국 소원은 내 머릿속에 잘게 잘게 찢어 아무데나 내버려두었다.
어차피 되지 않을 거란거 너도 잘 알고 있었잖아. 뭘 기대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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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더 빨리 오고 싶었는데 제가 기숙사에서 살아서.. 주말에만 연재가 가능할 것 같슴니다ㅠ
그리고 기숙사에서 와서 폰을 켜보니 와우 댓글들이.. ㅠ 이런 반응 너무 감사해 죽을 것 같아요 글솜씨가 부족한 저에게 이런 칭찬 주시면
너무나도 땡큐베리함니다..!! 아 그리고 이 글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 것 같아요 과거의 망개망개한 짐니와 현재의 섹시한 짐니로 나눠짐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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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봉석 , 망개침침 , 땅위 , 자몽망고 , 깡태콩 , 빔별 , 코튼캔디 , 쿠크바사삭 , 윤맞봄 , 쁘니야 , 가위바위보 암호닉 언제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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