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홉즈
「 Sherlock Hopes 」
written SOW.
고르기글 "아저씨, 많이 화났어요?" 에 나오는 호석이와 여주 사이를 풀어 쓴 겁니다! 원작 (?)
탐정님, 근데요 -. 호석은 쉴 새 없이 조잘거리는 여주의 입을 손으로 덮고 고개를 저었다. 여기까지 하라는 무언의 행동이었다.
범인을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 기회가 증거였던, 증인이었던, 정말 범인이었던. 지하실 계단을 내려가는 순간에도 호석은 제 뒤를 따라오는
여주가 불안해 미칠지경이었다. 확실히 도움이 되긴 하지만 항상 결정적인 곳에서 실수를 하던 그녀였다. 이번에도 실수를 한다면 ‥ 몇 천이 날아간다.
요즘 세상에 흔하지 않은 탐정이라는 직업을 하는 호석은 점점 복잡해져가는 범죄 체계에 똑똑한 제 머리를 잘 알고 그 판에 뛰어든 사람이었다.
탐정이라는 직업을 하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호석을 찾는 사람은 정말 간절하게 그를 원하는 사람들 뿐이었다. 그렇기에 페이는 점점 높아져 갔다.
이것이 위험함을 무릅쓰고 호석이 직접 이 판에 끼어드는 이유인데, 문제는 약 7년 전, 고작 10살인 여주를 주운 이후 그의 생활이 조금씩 꼬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오직 홀로 활동하던 호석에게 갑자기 생긴 여주라는 짐은 꽤나 무겁게도, 꽤나 가볍게도 다가왔다. 유일한 자신의 편이 되어주는 그녀에 안식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녀를 혼자 두기엔 불안해서 매번 데리고 다녀야 함에 조금 짐이 되는 것은 사실이었다. 정말 다행인 점은 그녀가 운이 정-말 좋다는 것이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갈비뼈가 나갈 사고에도 고작 경미한 뇌진탕으로 마무리 되는 일이 있는가 하면 흉기를 지닌 범인과 맞닥뜨렸는데도 아주 평범히 지나갔더랬다.
"아저씨, 여기 옛날에 개 키웠었나봐요. 냄새 엄청나."
"탐정님."
"아, 탐정님."
"당연히 개냄새가 진동하지. 범인이 개로 사람을 죽였는데."
호석과 여주는 대부분 고약한 사건을 담당했다. 경찰이 맡기 싫어하는 복잡한 임무들이나 정말 그들이 풀지 못하는 사건들, 그 밖에도 제 숙부가 죽었는데
그 범인이 제 동생인 것 같다던가 그런 평범하지 못한 것들을 쫓는 담당이었다. 이번엔 고약의 정도가 심했다. 개를 훈련시켜 사람을 죽이는 짐승이
활개를 친단다. 처음에 호석이 그 말을 들었을 땐 세상엔 역시 또라이가 많구나라며 흔쾌히 받아들였지만, 어찌나 잘 빠져나가는지 그의 흔적을 쫓기 바빴다,
"지금부턴 나 혼자 들어갈거니까, 넌 바깥에서 망 봐. 무슨 일 있으면 소리질러."
"소리 지르기 전에 수면제 때문에 쓰러지면요?"
"그 전에 니가 먼저 소리 질러."
"넹."
여주와 지낸 지 벌써 10년이 넘어가는데도 호석은 여주를 도통 이해할 수 없었다. 이런 제가 뭐가 좋다고 이런 위험한 곳까지 따라오는지 몰랐다.
만약 자신이 여주라면 자신이 베푸는 것에 이미 현혹되어 빠지고 말았을텐데, 여주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해맑기만 했다. 지금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알긴 할까. 출입구 쪽으로 몸을 튼 여주의 동그란 뒷통수를 바라보던 호석이 제 가죽자켓 안 쪽에 있는 장갑에 손을 대었다. 증거는 무조건 최대로
확보, 보존하는 것이 제 기본 철칙이었기 때문에 호석은 언제 어디서나 제 지문을 남기지 않을만한 것을 지니고 다녔다.
오늘이야 수사를 하러 나온 것이기 때문에 장갑을 가져온 것이지만 장갑과 함께 딸려나오는 잭나이프는 제가 원했던 것이 아니었다.
범인과 몸싸움 할 때 반격하라며 여주가 어제 넣어두었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호석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제 걱정은 끔찍이도 하는 여주였다.
호석은 지하실에 들어서자마자 풍기는 온갖 악취에 자켓 소매에 코를 묻었다. 제 자켓에서 나는 인조가죽 냄새가 더 황홀할 지경이었다.
동물을 싫어하는 편은 아니지만 동물이 죽어가는 냄새는 정말 딱 질색이었다. 범인은 자신이 키우던 개들을 버리고 갔는지 몇몇 개들이 하수구 파이프에
목줄이 묶인 채로 호석에게 꼬리를 흔들었다. 반갑다는 표시인지, 저 꼬리로 호석을 유인해서 잡아먹으려는 건 아닌지 잠시 생각해야 했다.
얼마 전 여주가 제게 한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저씨, 호롱 아귀 암컷은 자기 호롱을 흔들어서 수컷을 유인한 다음 아예 수컷을 흡수해서 수정한대요. 정말 무섭지 않아요?
이런 말을 하면 웃길지도 모르지만 호석은 그 호롱 아귀 암컷이 여주와 같다고 생각했다. 언제나 살랑거리는 그녀의 포니테일은 호석을 유혹했다.
10살이나 차이나는 여고생에게 몹쓸 짓이라고 생각하며 언제나 제 감정을 부인했던 호석이지만 이런 악취가 나는 상황에서도 여주를 생각하는 걸
보면 지금도 여주가 보고 싶은 게 틀림없었다.
그 때였다. 짧은 비명과 함께 지하실에 여주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호석은 제게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와 개들을 가볍게 무시하며 계단으로
내달렸다. 급한 일이 아니면 제가 일 할 땐 작은 소리도 내지 않는 여주였다. 분명 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했다.
"김여주!"
"아저씨 ‥ 나 사람 때렸어요."
호석이 달려간 그 자리에는 아깐 없었던 건장한 남자 하나가 쓰러져 있었다. 여주에게 맞아서 쓰러졌다기엔 믿기지 않았으나
저 스스로 머리를 때리고 기절하진 않았으리라. 호석은 놀란 토끼 눈으로 저를 응시하는 여주의 앞머리를 툭툭 헤집은 뒤
남자의 얼굴을 확인하려 몸을 뒤집었다. 그 순간 남자는 눈을 떴고, 곧바로 호석에게 달려들었다. 물론 호석에게 제압되긴 했지만
급습을 당한 탓인지 호석이 복부 쪽에 손을 갖다대며 고통을 호소했다. 여주는 경찰이 범인으로 추정되는 그 남자를 잡아가는 것을 끝까지 바라보곤
호석이 탄 엠뷸러스에 올라탔다.
"돈 들어왔네."
"아저씨, 지금 돈이 문제야?"
"너 내가 밖에서 아저씨라고 하지 말랬지. 이게 요즘 빠져가지고."
"갈비뼈 나갔대?"
"그냥 경미한 타박상. 집에 가자."
"근데 아저씨, 오늘은 내 방 안와요?"
"‥."
첫단추를 잘 끼우라는 말이 있다. 뭐든지 처음이 중요한 거라고. 호석은 그 첫단추를 잘못 끼웠다. 여주를 거부하기엔 제가 여주한정으로 너무 취약했고,
제게 들이대는 여주를 거절하기엔 여주가 너무 치명적이었다. 남자를 치국으로 닿게 하는 팜므파탈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아마 여주가 아닐까.
"씻고 기다려, 방으로 갈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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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이 고르기 글에서 호석이를 너무 앓으시길래...%% 항상 감사합니다ㅠㅠ 호석이 글은 처음인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