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 비밀결사대 번외
- 경성 탐구생활 -
경비대를 쓰면서 조사하다보니 나름 깨알 재미가 있고, 많은 분들이 배경에 대해 언급을 해주셔서 번외 인 경성탐구생활을 적어보았어요.
※ 재미없음 주의, 데이터주의
쓰라는 다음 편은 안 쓰고 참 잘하는 짓... 다음 편은 후딱! 가져오겠습니다.
1. 경성의 종로와 본정통
경비대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동네는 종로, 그리고 본정이에요. 본정통은 지금의 중구 충무로 일대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본정통이란 일반적으로 일본 사람들이 도로 명칭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본정은 '한 도시의 중심이 되는 거리'를 '통'은 '길'을 뜻한다고 합니다. 본정통이라는 단어는 일본어로 혼마치도리인데요. 그래서 당시 경성 사람들은 혼마찌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하네요. 당시 경성 최고의 번화가로 일본인들이 주로 거주했다고 해요.
▲ 드라마 빠스켓볼에서 재현한 본정통(혼마찌)
반면 석진의 병원은 물론 정국이 처음 거사에 대해 들으러 간 YMCA 뒷골목, 전남매의 집 모두 종로(현 종로)에 있습니다.
경비대에 꽤 많은 장소가 등장해서 대략적으로 위치를 알 수 있도록 약도를 가져왔습니다. 피피티로 그린 약도라 단순해도 이해해주세요.
윤기의 직장인 조선은행을 필두로 윤기와 쌈닭의 맞선장소인 미츠코시 백화점, 호석이가 운영하는 카페스페스, 태형이가 경성에 도착하자 마자 윤기가 데려간 조선 호테루 모두 본정에 위치해 있어요. 그리고 조선은행 옆 대로변을 따라 쭉 올라가면 경성일보가 나오는데요. 매일신보는 경성일보의 자매지므로 지금 남준이가 기사를 쓰는 건물은 경성일보 건물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경성일보 우측으로 쭉 길을 따라가보면 정국이가 처음 거사를 위해 대원들을 만났던 YMCA 뒷골목이 보이고요, 그 맞은 편으로는 종로경찰서가 있습니다. 참고로 종로의원과 카페 스페스의 위치는 제 마음대로 정한 거고, 나머지는 실제 경성을 기반으로 그려넣은 지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2. 쌈닭과 윤기의 첫 맞선 장소, 미츠코시 백화점
미츠코시 백화점은 영화 암살에서 안옥윤이 안경을 맞추러 간 장소로 다들 알고 계실텐데요. 국내 최초의 백화점으로 현 명동에 위치한 신세계 백화점의 명품관 건물입니다.
▲ 경성 미츠코시 백화점
▲ 영화 암살에 등장한 미츠코시 백화점 내부
그럼 윤기와 쌈닭의 맞선 장소인 미츠코시의 카페 풍경은 어땠을까요? 실외에 조성된 카페는 그야말로 모던보이 모던걸의 집결장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고 해요.
덧붙여, 윤기가 원래 가야했던 맞선 장소인 조지아 백화점의 모습입니다.
3. 석진의 아재개그의 출처는?
석진이는 전남매의 집에 자주들러 실없는 농담을 하고는 하는데요. 1화에서 정국이에게 총기도면 전달 임무를 하지 않아도 됨을 전하기 위해 들렀다가 싱글이에게 들키게 되는 상황에서 석진이는 또 아재 개그로 상황을 무마하려 합니다. 그때 싱글이가 '멍텅구리 헛물켜기' 얘기하러 왔냐고 석진을 타박하는 장면이 있는데요. 아래 이미지는 그 멍텅구리 헛물켜기 입니다.
멍텅구리 헛물켜기는 신문에 연재된 최초의 4컷만화이자 1924년부터 연재되었다고 해요. 경성의 재산가로 여자를 좋아하는 최멍텅과 미모의 기생 신옥매, 그리고 둘 사이를 농락하는 윤바람을 주인공으로 하는 코미디물 이랍니다. 최초의 신문 연재만화이고, 오락만화이고 인기에 힘입어 영화로 제작된 최초의 만화원작이라고 하네요.
4. 남준이가 근무하는 매일신보
남준이가 근무하는 매일신보는 1904년 영국인 베델이 창간한 대한매일신보를 일제가 사들여 국권침탈 직후인 1910년 8월 30일부터 대한이라는 글자를 떼고 매일신보로 제호를 변경한 신문사입니다. 일본어로 발간되는 경성일보의 자매지로 일제의 한국통치를 합리화하는 논조를 펼쳤다고 하네요. 남준이는 지금 지도 상에 경성일보 건물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 이완용의 사망 소식을 대서특필로 보도한 1926년 2월 13일자 매일신보
5. 석진이와 지민이가 탄 포드사 T모델
7화에서 석진이는 태형이가 실제로 경성에 도착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항구로 향하는데요. 사실 동경에서 경성으로 들어오는 항구는 아무리 검색해도 나오지 않아 제 마음대로 제물포항으로... 생각해보니 부산으로 와서 기차를 타고 왔을 확률이 더 높았을 것 같네요.
경성체육관에 멈춰선 석진이의 자동차는 포드사 T모델이에요.
1913년 미국 헨리포드는 성공작인 T모델을 생산하고 1927년 일본 요코하마에 "일본 포드 자동차 주식회사를 설립 합니다. 미국에서 부품을 가져와 일본 현지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생산된 자동차는 한국, 중국 등지에 수출되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GM과 크라이슬러도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고 해요.
당시 경성에 들어온 제너럴모터스 사와 포드사의 자동차 신문광고를 보시면 어떤 차량인지 대략 아실것 같아요.
6. 윤기와 태형이가 경성에 오자마자 함께 갔던 식사장소, 팜코트
8화에서 윤기와 태형이가 경성에 오자마자 함께 갔던 프렌치 레스토랑 팜코트는 조선호테루 안에 있는 식당입니다. 조선호테루는 1914년 소공동에 준공되어 영업을 시작했다고 해요. 당시 동양호텔 가운데 최고의 시설로 대부분 욕실이 갖춰져 있고 각 방마다 탁상전화, 세면소가 있었다고 하네요.
▲ 조선호테루 외관
조선호테루 내에 있는 팜코트는 당시 경성 최고의 양식당 중 하나였는데요, 경성역에 있는 그릴과 더불어 경성에서 내로라하는 레스토랑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프랑스 식 요리들을 잘 해서 당시 경성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도 극찬을 했다고 해요.
▲ 조선호테루 내 팜코트
7. 윤기와 쌈닭의 재회장소, 단성사
단성사는 10화에서 윤기가 골목에서 석진과 쌈닭의 대화를 엿듣고 쌈닭을 찾아 갔던 장소인데요. 1907년 개관해서 우미관, 조선극장과 함께 가장 많은 조선인들이 찾았던 영화관입니다. 당시 영화관은 가격표에 따라 등급이 나눠져 있었다고 해요. 상등석은 다다미. 하등석은 긴 의자로 내부는 일본식이었고, 구내 매점에서 차와 과자를 팔고 화로를 빌려주었다고 하네요.
▲ 1930년대 단성사
나름 당시 배경이나 시대상을 반영하려고 했지만 아마도 정확하지 않은 부분이나 연대기적 오류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더 명확하게 배경 연도를 설정하지 않았음을 알려드립니다.
경비대를 사랑해주시는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인사 드리고 싶은 마음, 짧은 번외로 대신합니다.
대략적인 내용이지만 경비대를 즐기시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그럼 행복 맨날 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