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환] 우연한 행복02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7/8/3/7836652b0fdbb557cb7948c80ae9027a.jpg)
02
“ 내가 왜그랬지 … ”
베이지색 벽지와 나무마룻바닥 , 때묻지 않은 흰천장을 바라보며 허연 침대이불위에 대大자로 누워있다. 솔직히 오지랖이 넓긴했으나 불쌍한 이에게 직접적으로 다가설만한 그런 오지랖까진 아니였는데 … 사람이 별일 다 겪으니까 마음이 달라지는구나, 라는 생각을 위안삼아 눈에 약간 젖은 옷도 말리지 않은채 잠에 빠져들었다.
* *
침대 바로 옆이 창문이기에 원치 않아도 눈을 뜨게 되는 아침이였다. 지독하게도 평화로운 저 햇살은 나를 비추고 집을 비추고 이곳을 비추고 이 온세상을 비추는 크지만 작은 전등이 아닐까 생각이든다. 작은 전등처럼 손으로 가려지지만 그 주변에서 새어나오는 빛은 손으로 가려지지 않듯이 저 햇빛도 … 작은전등이 아닐까 생각이든다. 어제밤에 지겹도록 내린눈이 나뭇가지에 촘촘히 걸려있는게 빛에의해 반짝이는것이 퍽이나 아름답다 생각한후 , 이제야 자각이드는 이 답답한 패딩을 벗어던졌다. 으슬으슬 몸이 추워오는게 사람이 없음을 무언적으로 알려주는거같다. 누군가 이 빈자리를 채워줬으면 좋겠다는생각이 든다. 뭐라고 말해도 울릴듯한 이 집을, 춥다고 하면 안아주는 사람이, 아무말안해도 내옆에 계속 , 누군가가 있었으면 한다.
* *
“ 아 정말 할게 드럽게 없네 ”
바쁜사람이 보면 욕할만한 불평을 내놓으며 끼익 거리는 철문을 쾅하고 거칠게 닫았다. 자동으로 닫히기에 열쇠같은건 챙기지 않고 나름 따사로운 오전의 눈부신 햇빛을 받으며 타박타박 계단을 내려갔다.
“ 아이고 허리야 … ”
“ 어, 아주머니 제가 들어드릴게요 ”
지나치게 오지랖이 넓거나 대중들에게 공개되면서 과잉친절이라는 단어에 몸을 담군 태환은 아이고 됬어 , 됬다니까 라는 말을 내뱉는 아주머니의 손에 들려있던 쓰레기봉지를 반강제적으로 빼앗아들곤 눈을 밟고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이 발을 내딛었다.
아 혹시 그 남자에 대해서 아실라나
순간적으로 어제의 기억이 필름처럼 스쳐간 태환은 쓰레기봉지를 버리는 곳에다가 내려놓고는 고맙다는 말을 내뱉으려는 아주머니의 말을 약간 무례하지만 끊곤 말을이어갔다.
“ 혹시 … 이동네에 거지 … 있어요 ? ”
약간 거지라는 말에 주춤했지만 그 단어 말고는 형용할수 없기에 호기심에 가득찬 눈으로 아주머니를 바라보았다. 나보다 꽤 오래살아서 잘 알줄 알았는데 … 아닌가 싶어 좀더 자세하게 좀 키크고 , 좀 하얀 … 이란 말 뒤에 아이같이 순수한눈을 가진 이란단어를 덧붙이려다가 쓸데없는 말인거같아 끝을 길게 늘여뜨렸다.
“ 아 ! 그총각 ? ”
“ 아세요 ?! ”
순간적으로 목소리가 높아진 태환은 얼굴을 아주머니의 얼굴에 가까이 들이밀곤 좀더 자세한 설명을 해달라는듯이 얼굴을 끄덕였다.
“ 아니 … 자세히 아는건 아니고 한 8개월정도 ? 전에 갑자기 나타났는데 … 우리나라애는 아닌거 같더라고 벙어리도 아닌거같고 , 그냥 내가 가끔씩 불쌍해 보여서 먹을거 주고 … 아 저기 저총각 말하는거잖아 ”
아주머니의 시선이 골목 끝을 향함과 동시에 손가락이 가리키는곳을 급하게 돌아보니 거기엔 정말 겨울밤에 꿈인것만 같았던 그가 이젠 불꺼진 가로등 아래에 구부정하게 서서 우리를 멍하니 보고있었다. 눈썹을 덮어 눈을 아슬아슬하게 윗부분만 가려 거슬려 앞머리를 잘라야겠다는생각이들었다. 앞머리를 노려보곤 다시 그가 있는 쪽을 보니 어느새 손을 좌우로 흔들고 있었다. 마치 어제 내가 했던 인사를 따라하듯이. 모르는새에 나도 그를 향해 손을 흔들거리고있었다. 마치 낙화할때 꽃잎이 살랑살랑 떨어지듯 부드럽게 좌우로 움직이는 손은 어느새 약속이라도 한듯이 함께 거둬졌고. 그는 이내 골목안쪽으로 사라졌다. 그의 뒷통수를 쫓고 그의 너덜너덜해진 신발 뒷꿈치를 쫓고 이내 그가 사라진 골목끝을 쫒던 나는 이내 시선을 거두곤 어느새 잊혀졌던 아주머니의 존재를 파악하곤 급히 사과를 했다. 아주머니를 앞에두고 내가 뭘한거야 …
“ 아, 아주머니 죄송 … ”
“ 저총각이 … 인사를 하는건 처음보네 ”
“ 아 … ”
“ 이 늙은이가 먹을거 줄땐 받고 쌩하니 가버리고선 , 인사도 한번도 안했으면서 으이구 ”
“ … ”
“ 총각이 저 총각 많이 챙겨줘 , 알았지 ? , 나도 뭐안챙겨줄껀 아니니깐 ”
아까 말은 끊은것을 앙갚음 하려는듯 아주머니는 할말만 하고 쌩하니 돌아서 타박타박 소리를 내며 걷더니 이내 철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와 함께 자취를 감추셨다.
아맞다 , 그러고 보니 제일 중요한
“ 이름을 안물어 봤네 … ”
* *
그와 인사한후 왠지 모를 뒤숭숭한 마음을 진정 시키기 위해 걸었다. 그리고 겸사겸사 여기 동네도 둘러보고.. 여기는 거의 나이가 지긋하신 분과 직장이 가까운데에 집을 구하기 시원찮아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은 직장인이 많이있었다. 그리고 이 동네에 슈퍼라곤 한개 밖에 없었고 , 좀 차들이 다니는 도로는 5분 정도 걸어야지 차들이 지나다녔다. 큰마트는 주변에 찾을수도 없었다.
* *
일을 하고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매시간이 무료했고 하루가 24시간이 아닌 48시간같이 느껴질정도로 시간이 느리게 지나갔다. 그래서 주변에서 떨어진 쓰레기가 보이면 주워서 쓰레기봉지에 담았고, 간간히 그가 있나 없나 돌아다녀도 보았고 그래도 아직 시간은 3시에 머물러있었다. 거기에다가 발가락이 얼어붙을 꺼같은 은근한 추위가 나를 힘들게했다. 그러다가 ‘ 슈 퍼 ’ 라고 빨간글씨로 유리창에 큼지막하게 써져있는 동네 슈퍼로 들어가 핫팩과 따뜻한 두유 한병을 계산했다. 그리고 약간 늙으신 50대 처럼 보이는 아저씨의 피곤하게 계산하시는 모습을 보며 조심스럽게 약간 웃음을 머금은 얼굴을 지어보였다.
“ 혹시 … 여기 일하는 사람구하세요 ? ”
| 우복 |
안녕하세요 우복입니다 ~ 제가 연재하는 양은 많지 않을꺼예요 ㅎㅎ 그리고 댓글 달아주신 리엔님이랑 다른 비회원 독자님 감사해요 !! 이런 부족한글에 댓글이 2개나 달려서 너무 기분이 좋네요 ㅠㅠ !! 우연한 행복 많이 사랑해주시면 좋겠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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