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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서커스

: 매를 맞는 재롱잔치 



 

 


 

 



 


 

002. 살아남으려 잡았던 동아줄이, 


 


 


 


 

 

 

 

 


 

 

 

 


 


 

  


  


  


  

  

 

[방탄소년단] 미드나잇서커스: 살아남으려 잡았던 동아줄이, | 인스티즈 

 


 

  





 

수도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 마을에 버려진 황야에는 빛바랜 거대한 천막이 존재했다. 그 누구도 그 천막이 언제 세워졌는지 누가 세웠는지 아는 이는 없었고, 다만 마을 주민 모두의 어린 기억 속엔 천막 안에 들어가 본 희미한 잔상 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바람과 비에 이리저리 헤진 천막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거 같이 위태로워 보였지만 같은 자리를 굳건히 몇십, 아니 적어도 몇백 년 동안은 지키고 있는듯했다. 천막 안은 몇백 년에 거쳐 쌓인 먼지와 거미줄에 고요했다. 그러나 이렇게 쓸쓸하고 어두운 천막에도 분명 사람이 살았던 적이 있었다. 이상하게 모두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신비한 천막도 누군가에겐 집이었던 시절 말이다. 


  


 


 


 



 

  

허허벌판 위로 어둑해지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던 윤기가 이내 발걸음을 돌려 천막 안으로 들어갔다. 노을에 붉어졌던 구름이 차차 옅어지고 그 자리에 검은 어둠이 대신하기 시작하는 시간이었다. 먼 곳에서 불어오는 찬 밤바람이 갈대를 흔들어 놓았고 들판 저 멀리 보이는 마을의 따뜻하고 아늑해 보이는 불빛은 낮은 갈대와 몇 그루의 나무들만이 드문드문 채우고 있는 벌판을 더욱 황량하게 보이게 만들었다. 거대한 천막 한쪽에는 천으로 가려진 무대 의상들과 소품들로 발 디 일 틈 없는 푸른 빛바랜 컨테이너가 있었는데, 단원들이 대기실 겸 창고로 쓰고 있는 곳이었다. 문 대신 대충 드리워진 검은 천을 걷고 들어간 윤기가 입구 옆에 있던 낡은 초록색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곤 어두운 방안, 조명으로 둘린 거울 앞에 홀로 앉아있는 지민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평소와 다름없이 지민의 눈은 번진 화장으로 얼룩덜룩했고 또 누구에게 당한 것인지 붉게 칠한 입술은 짓눌린 듯 이리저리 번져있었다. 텅 빈 눈으로 허공을 응시하던 지민이 거울 속 윤기와 눈이 마주치자 곧 입꼬리를 올려 씩 웃었다. 그리곤 화장대 위에 놓여있던 티슈 몇 장을 뽑아 무자비한 손길로 자신의 입술을 벅벅 문지르기 시작했다.   


 


 


 

 

- 박지민. 


 


 

 


 

지민은 대답 대신 서툰 손길로 입술을 지우는 데 열중했다. 터서 갈라진 입술에서 붉은 루즈가 피와 함께 섞여 티슈에 묻어갔다. 한숨을 쉬며 지민의 손에서 티슈를 빼앗은 윤기가 티슈에 옆에 굴러다니던 크림을 묻혀 지민의 얼굴을 조심스레 닦아냈다. 그렇게 윤기의 손길에 가만히 눈을 감고 있던 지민이 윤기가 입술을 다 닦아냈을 때쯤 천천히 입을 열었다. 


 


 


 


 

 

- 엄마가 안 와, 윤기형. 


- … 


- 오십 밤만 자면 온다는 그랬는데, 내가 바보라서 자꾸 세는 걸 까먹어. 


- 너 바보 맞아. 


- 자꾸 49일 밤에서 까먹어. 내가 숫자를 못세서 엄마가 못 오나 봐. 


 


 


 


 


 

화장으로 얼룩덜룩해진 티슈를 거울 앞에 올려놓은 윤기가 여전히 얌전히 눈을 감고 있는 지민을 바라보았다. 불쌍한 것 . 윤기는 첫날부터 알고 있었다. 지민의 어미는 지민이 오십 밤을 다 세는 날이 있다 하여도 오지 않을 사람이란 것을.  


 


 




 


 


 

지민은 13살이 되던 날 밤, 아무것도 모른 체 제 어미의 손에 이끌려 천막으로 끌려 들어와 단장에게 헐값에 팔아넘겨 졌다. 여자는 이웃 마을의 부유한 장사치와 혼인을 한다그랬지 아마. 이미 다 커버린 아이는, 게다가 정신적으로 성장이 멈춰버린 아이는 새로운 인생을 살려는 여자에게 걸림돌만 될 뿐이었다. 어린 지민이 가진 건 9살의 정신 연령과 그나마 타고난 무용 실력이었기에 밥도 주고 재워도 주는 서커스단에 팔릴 수가 있었다. 윤기는 지민이 자신처럼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다면 이미 길거리에 버려져 어디선가 아무도 모르게 굶어 죽었을 거라 확신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으로 제 어미 손을 잡고 천막으로 들어온 지민을 처음 봤을 때부터 윤기는 알고 있었다. 이 아이도 결국엔 자기 같은 운명을 살 아이란 걸. 지민이 한 쪽 구석에서 각종 소품에 한 눈이 팔린 사이, 단장으로부터 지폐 몇 장을 건네받은 지민의 엄마는 그렇게 뒤도 돌아보지 않고 혼자 천막을 나섰다. 미친년 .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어린 날의 윤기가 중얼거렸다. 그 후 제 엄마가 저를 놔두고 떠나버린 걸 늦게 알아차린 지민을 진정시키느라 단원 아이들이 지민에게 달라붙었지만 그 조그만 몸에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남자아이 세 명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난동은 쉽게 그칠줄 몰랐다. 울부짖던 목이 쉬고, 그런 지민을 구경하고 있던 아이들도 지쳐 하나 둘 제 일을 찾아 자리를 뜨기 시작했을때, 지민도 곧 힘에 부쳐 바닥에 주저앉아 소리없는 눈물만 뚝뚝 흘렸다. 구석에 끝까지 남아 있던 윤기가 천천히 지민에게 다가가 속삭였다. 


 


 


 


 


 


 

- 너네 엄마, 오십 밤만 자면 온다고 그랬어 


 


 


 


 

 


 

윤기의 입에서 나온 말이 마치 저를 구원하러 내려온 동아줄이라도 되는 듯 지민은 눈물에 엉망이 된 얼굴을 들어 그를 올려다보았다.  


 


 

 


 


 

- ...정말? 


- 응. 나한테만 몰래 말하고 가셨어. 


 


 


 


 



 

곧 지민은 눈물로 얼룩덜룩한 눈을 접어 가며 환하게 웃었다. 그와 함께 어린 윤기의 속은 뒤집어지기 시작했다.  


 



 



 

지민은 알고 있었을까. 그가 잡은 동아줄이 썩은 동아줄이었다는걸.  


 


 

 



 

그렇게 윤기는 영원한 9살의 지민을 만났다. 


 

 


 

 

 


 

 


  


 

  


  

곡예사)  

암호닉 신청해주셔서 감사해요! 글의 bgm은 글쓰면서 제가 듣는 음악으로 하고있어요. 잘 어울렸으면 좋겠네요. 그렇게 사실이던 거짓이던 윤기는 지민의 인생에서 살아갈 이유를 줬던 첫번째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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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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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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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와.. 오늘 처음으로 읽었는데 배경음악이랑 내용이랑 너무 잘 어울리고.. 뭔가 말로 설명 못 할 그런 분위기에 사로잡히는 것 같아요 ㅠㅠ 너무 좋습니다>< 암호닉 신청해도 될까요..? [칙촉]으로 하겠습니다~><
8년 전
대표 사진
곡예사
댓글 감사해요! 좋은 하루 되세요 XD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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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예사
배경음악이 잘 어울린다니 다행이에요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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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96.74
땅위입니다. 지민이가 너무 불쌍하네요... 지폐 몇 장으로 물건처럼 팔아지고, 오지않을 엄마를 기다려야한다니...ㅠㅠ 그래도 윤기의 썩은 동아리 줄이라도 잡아서 잘 살았으면 좋겠네요
8년 전
대표 사진
비회원 댓글
[짐늬돈까스]로 신청합니다!
헝허유ㅠㅠㅠㅠ지민이 너무나 맴찢이네요ㅠㅠㅠㅠ다음화 기다리고있겠습니다!

8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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