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트/우현x성규] 남고 로맨스 0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c/b/a/cba9bd3de93bfab3de9b72fa7f298d7c.png)
뀨는 제 앞에서 따박거리는 여자만 보면 애, 어른 할것 없이 머리가 어지러웠어요. 불행하게도 본인에게 이러한 증상이 있다는 걸 남녀공학인 고등학교에 진학하고나서야 알게된 뀨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결국 복학을 결심하게되요. 형편상 장학금을 받지 못하면 학비마련이 어려웠던 뀨는 공부에 전념해야하기에 여자를 피해 남고에 전학갈 수밖에 없었대요. 우리의 뀨는 전학간 남고에서 어쩌면 여자보다 더 신경 쓰이는 첫 짝을 맞이하게 되는데요. 그 짝은 바로. “남우현 이 망할새끼….” 네, 남우현님 되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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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공학에 다닐 땐, 여우같은 여자애들이 늘 나만 갖고 못살게 굴었어. 여자라는 이름으로 완전무장해서는 나한테만 파바박 쏘아대는데, 처음엔 내가 뭘 잘못한 줄 알았다? 못된애들한테 찍혀서 괴롭힘 당하는 줄 알았다구.
관심이랍시고 성규야 넌 눈이 왜 그렇게 작아? 성규야 넌 왜 눈이 찢어졌어? 참내, 인신공격으로 사람을 가만 놔두질 않는게 하루이틀이 아니니 더 있다간 노이로제로 돌겠다 싶더라. 여자라서 뭐라할 수도 없고…. 관심 두 번 받았다간 나 죽겠음. 으앙 김성규 쥬금. ![[인피니트/우현x성규] 남고 로맨스 0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8/7/b/87bd993e4040d8d40d66ccdc921d8903.png)
차라리 있지도 않은 우리엄마한테 김성규 왜 낳으셨어요? 라고 여쭤보지그러냐. 뭐 이런 빈정상할 말이라도 해주고 전학올 걸 그랬다. “야호!! 놀러간다!!”
공부에 전념하고 싶단 생각으로 복학을 해버리고 물 흐르듯 1년 남짓한 시간이 지나버렸다. 오늘이 바로, 울림고 2학년 전체가 수학여행 가는 날이다.
“야, 과자 뭐 싸왔냐?”
“니가 좋아하는 프링글스.” “어예!!” 가방안에서 프링글스를 꺼내들어보이는 명수를 보며 이성열이 잇몸을 훤히 드러낸 채 열광했다. 그건 순전히 이성열 혼자만의 열광이었지, 김명수가 이성열 앞에서 함께 맞장구쳐주기엔 보는 눈이 너무나 많았다. 잘생긴 자신이 정신 빼놓고 다니는걸 누군가가봐서는 절대 안된다고, 지금껏 쌓아둔 미소년이미지가 있다고… 그랬었지 아마. 공부는 OMR카드에 기둥세우는 이성열보다 훨씬 못하면서.
우리과는 한 학년당 두 학급밖에 없다. 작년에 같은반이었던 무리들과 사이좋게 2학년으로 올라오는바람에 이건 뭐, 수학여행이 아니라 애들끼리 롯데월드 가는 기분이다. 우리 며칠전에도 이 멤버로 놀러다녀오지 않았었냐? 이거 익숙해도 너무 익숙한데. 옆 좌석에 앉은 남우현의 옆구리를 찌르며 물었다. “… ….” 근데 보기좋게 씹혔다. Hㅏ…. 내가 너한테 뭘 바라겠음?
“남우현 이 망할새끼….”
그것이, 평생을 잊지못할 수학여행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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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버스에 몸을 실은 지 얼마 안돼서 토기가 올라왔다. 성규는 구석에 몸을 처박은 채 덜컹거리는 버스 천장을 올려다본다. 여기가 지옥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괜찮아, 김성규… 괜찮을거야…. 앞으로 세 시간정도만 더 달리면 목적지에 도착한다고… 팜플렛에 그렇게 적혀있었으니까 괜찮…기는 씨발! 너무 괴롭다. 내장이 울렁이며 요동친다.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울려댄다. 가능하다면 내 머리통을 받치고 있는 이 원망스런 창문을 깨부시고 뛰어내리고 싶다. 으으, 미친! 기사 아저씨가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동안 애들 심심하지 말라고 유행하는 걸그룹 노래를 틀어놓은 것 같은데, 덕분에 버스 내부가 소란스러워졌다. 으으… 조용히좀 해 이 발정난 새끼들아…. 성규가 최후의 발악이라도 하듯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를 터트렸다. 하지만 저들에게 들릴리 만무했다. 올해 최고의 부질없는 짓이었다. “야 김성규, 괜찮아?”
성규의 옆자리를 지키고 있던 남우현이 조금 전부터 끙끙 앓아대는 성규를 향해 걱정된다는 말투로 넌지시 묻자, 성규는 거의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나마 어렵사리 대꾸했다.
“니 눈엔 내가 괜찮아 보이냐….”
“응.” “이 씨… 천하의 못된 새끼, 말 시키지마.” “그래.” 아, 천하의 못된 새끼이면서 천하의 매정한 새끼가 따로 없구나- 성규는 앞좌석에 힘없이 머리를 박은 채 생각했다. 그렇다고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수긍할줄은 정말 몰랐다. 나무새끼, 하루하루를 나 괴롭히는 낙으로 사는주제에 니가 나한테 말을 안 걸겠냐?
걸겠지.
걸거야.
…….
에이 씨, 나 지금 쓸데없이 무슨 생각을… 속은 속대로 울렁거려 죽겠는데.
“내꺼하!쨔!!! 내가 널 사!랑해 엇!!!!!” “내가 널 꺾정해! 어!!!!!!” 이런 미친놈들을 봤나… 아는 노래 나왔다고 떼창하고 난리났네, 버스 전세 냈냐 씨발.
…아, 전세냈구나.
우리반 인기가수 남우현은 이런 축제의 현장에 빠질수가 없지, 난 옆에서 쓰러져가는데 나무새끼는 마이크까지 잡아가며 열창한다. 아, 꼴보기싫어!
“나는 달처럼 니 주윌 돌고 돌아!!”
“불이 꺼져 버린 니 싸랑은 놓고 날봐!!!” 아, 랩나오는거 보니 슬슬 지긋지긋한 이 노래도 끝나가는구나. 남우현은 제 할 일을 다하고나서야 한숨을 돌리는듯했다. 가방에서 꺼낸 물을 한 모금 들이키더니 이쪽을 흘끗 쳐다본다. 이제서야 내가 보이니 이 망할놈아. 마시던 물병을 내쪽으로 내민다. 안마셔 새끼야…. 그래도 예의상 대답은 했다. 그랬더니만 남우현으로부터 돌아오는말이 가관이다.
“너 누워야 될거같으면 내가 다른 자리로 갈….”
아 그냥 있어- 내 두 입술이 신경질적으로 떨어졌다. 안 어울리게 매너있는척이야―. 그러면 남우현은 좌석으로부터 반쯤 떨어트린 제 엉덩이가 무색하게 다시 앉아버린다. 이런 말은 잘 듣지 멍멍이 같은 자식…. 실낱같은 말소리가 잇새를 비집고 나왔다.
별안간 남우현이 등을 돌려 바로 뒷좌석에 앉은 이성열에게 뭐라뭐라 하더니, 자기 좌석을 뒤로 확 젖혀버린다. 새끼, 혼자만 편하겠다는거냐- 잠시나마 머릿속에 담아두었던 삐뚤어진 생각은 남우현의 다음 행동으로 인해 산산히 조각났다. “나 잘거니까 너도 여기 누워.” 제 허벅지위를 팡팡 내리치면서 하는말이, 여기에 머리를 대고 누우란다.
야 내가 미쳤냐? 아무리 아파도 같은 거 달린 새끼 무릎엔 못 눕겠다. “김성규 너 그러고 있으면 나 못 잔다고.”
그러더니 내 목덜미를 잡고 제 무릎 위에 나를 강제로 눕혀버린다. 와, 순간 토할 뻔했어. 음…어… 근데 의외로 편하다. 어쩐지 푹신푹신 거리는거같기도하고. 야, 나무새끼- 기분에 휩쓸려 녀석을 넌지시 불렀다.
“왜 임마.”
“잘하는 노래나 한 곡 뽑아봐라.” 이렇게 누워있으니 상전이라도 된 것마냥 으쓱거리게 좋았다. 노래를 불러보란 내 명령조에도 남우현은 기분이 썩 나쁘진 않았는지 꽤나 웃음기서린 목소리로 대답했다.
“내가 노래 불러주면 넌 뭐 해줄 건데?”
녀석의 물음에 나는 잠시나마 얕은 고민에 잠겨본다. 글쎄, 뭘해줄 수 있을까? 남우현 부탁이면 솔직히 뭐라도 상관없지 않나? 끽해봐야 빵 사달라, 문제 풀어달라, 숙제 해달라- 뭐 이런거밖에 더 되겠어? 가수 되겠다고 공부는 뒷전인녀석이 얼마나 큰 부탁을 하겠어.
“그건 니가 알아서해 짜식아, 나 지금 환자거든?”
“그래, 그럼 후불제로 하자.” 흔쾌한 대답이 돌아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 멍멍이 새끼가 부르는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주변이 아직도 걸그룹 음악때문에 시끄러워서 남우현목소리가 안들릴 줄 알았는데, 괜한 걱정을 했다. 자장가처럼 나른한 노래를 들으며 나는 슬슬 밀려오는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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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짜 시끄럽다. “오, 숙소 좋아, 좋아! 거실도 넓은데 방이 두 개야. 쩔어!”
“이따 저녁에 밥먹고 레슬링하자!!! 해도 될 것 같애, 거실이 넓으니까!” 동우는 고작 2박 3일간 머무를 숙소 거실이 넓은게 그리도 좋은건지, 입이 귀에 걸려서는 제자리에서 펄쩍뛰고 난리다. 쟨 나이가 몇 살인데 아직도 애냐. 이성열과 장동우는 서로의 얼굴에 침이 튀기도록 숙소평을 늘어놓는다. 그게 쓸데없이 기력을 낭비하는 짓인줄 모르는건가. 1년이나마 젊은게 좋지 역시….
“솔직히 이 정도면 천장도 높은거 아닌가?”
“응! 우리집보단 높네!” “야, 아예 전국 숙소 자랑을 나가라.” 듣고 있던 남우현은 기가 찬다는듯 비아냥거렸다. 부잣집 자제분인 남우현눈에는 이 숙소가 그닥 좋아보이진 않았나보다. 케냐 공룡과 초딩의 반응에 비하면 너무 시큰둥한 얼굴이다. 그래 그래, 집이 적당히 잘 살아야 숙소가 눈에 들어오지.
나도 남우현에게 고정되어있던 시선을 거두곤 천천히 숙소를 둘러봤다. 뭐, 깨끗하네. 2박 3일 동안 최선을다해 더럽혀 주마, 숙소새끼.
“난 여기 작은방쓴다. 혼자 쓸거니까 아무도 들어오지마 내 방에는….”
멀미 기운이 사라진지는 오래였지만, 버스에서 멀미 때문에 진땀을 빼느라 기력이 쇠한 탓에 말꼬리가 바보같이 늘어졌다.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 가장 아늑해 보이는 방을 골라 제일 먼저 선수쳤다. 들었지? 작은방은 내방이야!
녀석들이 혹여나 다른데에 정신팔려서 내 말을 못들었을까봐 친절히 재방송까지 해주었지만, 같은 숙소를 쓰기로 한 다섯 새끼들은 들뜨는 마음을 못이기고 가방을 아무렇게나 패대기쳐버린채 숙소 구석구석을 개같이 뛰어다니는 중이었다. 그만 좀 뛰어 새끼들아 먼지떨어져- 양 눈썹을 한껏 모으곤 녀석들을 향해 소리쳤더니 그제서야 이성열이 방바닥에 털퍽 누워 이쪽을 흘겨본다.
“아, 규인네랑 같은 방을 쓰는 게 아니었어, 기분도 못내고 이게 뭐야!”
“불만이면 딴 방가라.” “아잌, 그건 싫어요. 형♡” 이성열 딴에는 애교라고 두손을 깍지낀 채 어깨를 으쓱거리는데, 나는 왜 이걸 보고 기분 나쁜건데? 애교, 맞아? 너 불만없는거 맞냐구.
“레슬링끝나고 앉아서 진실게임해도 되겠다! 야 너네 기대해라, 아주 기가막힌 질문을 던져줄게 내가.”
“지랄말어 새꺄, 그러다 역으로 니가 당해.” “뭐-를? 난 꿀리고 걸릴게 하나도없는데 내가 뭘 당해? 난 완벽히 깨끗해. 남나무 너랑은 다르지.” 남우현이 혀를 차며 저를 무시하자 성열이가 곧장 눈을 웃기게 치켜뜨고선 인중까지 길쭉하게 늘어뜨린다. 처음 보는 사람은 누구든 혀를 내두를만 했다. 그래, 다른 애들은 몰라도 난 이 학교와서 이성열 너보다 웃긴 얼굴을 가진 앨 본적이 없는 것 같아. 표정 하나만으로 사람한테 모욕감을 주는 애가― 흔하진 않잖아?
우리가 대화에 정신이 팔린사이 어느새 불편한 교복셔츠를 벗어버린 호원이는 제가 입을 티셔츠를 찾겠다며 느긋한 움직임으로 가방을 뒤적였다. 우리의 시선이 일제히 그런 호원이에게로 향했다.
아, 정확히는 이호원의 탄탄하고 잘 정리된 근육입니다. 우리는 지금 호원이표 복근을 경이롭게 우러러 보는 겁니다.
“짜식, 체대간다고 입시준비 빡시게 한다더니-.” 남우현은 호원이가 자랑스럽다는듯 옹호했다. 그때, 경박함의 아이콘인 이성열이 거의 기습적으로 호원이를 향해 달려들며 소리를 빽 질렀다.
“이열, 울림고 대표 상남자 이호원!!”
“깜짝이야, 이 새끼 뭐야.” 이성열의 갑작스런 등장에 당황했는지 팔을 엑스자로 만들어 제 가슴팍을 숨기는 이호원은 혹시 알고 있을까. 지금 본인이 하고 있는 포즈가 자신의 외모와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다는걸.
“몸이 아주… 우와………야 이호원, 만져봐도 되냐?”
그렇게 말하는 이성열의 손은 금방이라도 호원이의 뱃가죽 위에 닿아 버릴 듯했다. 원치않는 놈의 손끝이 다가오자 이호원은 '어딜 만져요-!'라는 얼굴로 성열이의 손을 잽싸게 쳐내며 말했다.
“꺼져, 나 만지면 취침시간에 니 팬티 다 찢어버린다.”
“헐, 니가 그렇게 말하면 다른사람보다 한 여섯배는 무서운거 알아 몰라 짜샤! 진심인 줄 알았잖아♡” “가위로 잘라줄까, 손으로 찢어줄까. 난 손맛 때문에 후자쪽이 더 좋은데.” “…미안.” 호원이의 몸이 부러웠는지 주변을 자꾸만 배회하던 성열이는 거하게 퇴짜를 맞고서야 주눅들 수 있었다.
“아…!” 별안간 동우가 영구 박 터지는 소리를 내자 호원이가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번엔 또 뭐야- 라고 짜증내려는데, 동우와 호원이의 시선이 짧은시간 맞물렸다.
“호워나, 너랑은 레슬링 못하겠다아―.” 동우가 답지 않게 말꼬리를 길게 늘어뜨렸다. 뭔가 아쉽다는 눈치였다. 하지만 지금 이호원에겐 동우의 말투보다 그 내용이 훨씬 충격적이었나보다.
“왜!!” 한창 뒤지던 가방을 내려놓고 평소엔 잘 지르지도 않는 소릴, 그것도 실내에서 내는걸 보니.
“호원이가 힘이 너무 세서 못할 거 같애, 못하겠어.”
“…….” “호원이랑하면 아파.” “그럼 내가 살살할게…!” 다급해보이는 호원이의 확답이후로 약간의 정적이 흘렀다. 그런데 어쩐지 대화내용이… 묘하게 야시꾸리한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내 왼쪽 입꼬리에 작은 경련이 일었다. 아오 씨…, 김성규귀에 음란마귀꼈어. “…정말?” 동우의 표정이 눈에 띄게 풀렸다. 이호원은 동우의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하고나서야 다시 제 가방을 뒤질 수 있었다. 어딘지 모르게 신나보이는건 내 착각만은 아니겠지.
레슬링 못했으면 어쩔 뻔했냐 이호원. ![[인피니트/우현x성규] 남고 로맨스 0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file/20121214/a/8/c/a8cef2e008ef5a0a4a5ebce4ca9c8efb)
천진난만한 동우에게는 작은 꿈이 있었어요. “나 다시태어나고싶어.” “뭘로?” “개미! 개미로 태어나면 엄청 배부르게 먹겠지?” 그럼 그렇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