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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성]김성규의 리얼리티 W. 달규 _ 01

 

 

 

 

 

 

 

 

 

 

“아 싫어!! 취업 못 했다고 얼마나 욕 먹으려고….”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따사로운 봄 햇살. 그 분위기를 순식간에 깨뜨려버리는 성규의 날카로운 목소리. 서울에 있는, 나름 이름난 대학교 패션 디자인과를 수석 졸업한 그는 안타깝게도 약 9개월 동안 백수 생활 중이다. 명절이나 가족모임을 늘 피하는 성규는 한 달 후면 다가올 가족모임에도 얼굴을 보이지 않으려는 듯하다. 아, 배고파. 무료하게 던져지는 목소리가 나름 귀엽다.

 

 

 

 

 

“라면이나 끓여먹을까.”

 

 

 

 

 

헝클어진 머리를 긁적이며 주방으로 들어간 성규가 선반에서 라면 하나를 꺼내어 요란하게 봉지를 뜯었다. 물을 올리고, 축늘어진 몸을 이끌고 어김없이 쇼파에 털썩 앉아 텔레비전을 켜는 성규. ㅡ 재미있는건 하나도 안해. 잔뜩 심술난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애꿎은 리모콘에게 화풀이하며 버튼을 꾹꾹 눌러대던 와중에. 어?

 

 

 

때마침 잘 되었다는 듯 성규의 목소리가 한층 밝아졌다. 텔레비전에는 한창 음악방송이 진행되고 있었다. 걸그룹은 걸스데이가 짱이지. 처음보는 신인 가수들의 무대에 지루하다는 듯 채널을 돌리려던 순간. 관심도 없는 여성그룹의 무대가 끝나고 왠 남성그룹의 무대가 시작되었다.

 

 

 

 

 

“딴놈 만나면 안돼ㅡ.”

 

“벌써 그러면 안돼ㅡ.”

 

“아직은 끝난게 아니야ㅡ.”

 

 

 

 

 

헐, 이건 신세계야. 카메라가 익숙한지 자연스러운 표정과 귀여운 몸짓. 성규의 시선을 확 이끌며 무대 위에서 통통 거리는 멤버들. 얘 이름 뭐지?! 완전 매력있어!! 리모콘을 두 손에 꼭 쥐어잡은 채 입을 헤ㅡ 멀린 성규가 마법 같은 그들의 노래에 깊이 빠져 무대가 끝날때 까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텔레비전에 모든 신경을 집중시켰다. ㅡ 나에겐 너 뿐야! 무대가 끝나고 화면 오른쪽 하단에 보여지는 그들의 이름을 놓치지 않고 포착해낸 성규가 주문을 외우듯 그들의 이름을 입밖으로 뱉어내기 시작했다.

 

 

 

 

 

“인피니트, 인피니트, 인피니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성규가 주방으로 달려가 끓는물에 후레이크와 스프를 털어넣고 신중하게 라면사리를 투입시켰다. 그 와중에도 오밀조밀 작고 귀여운 성규의 입술에서는‘인피니트’라는 단어가 수백개 튀어나오고 있었다. 급하게 라면을 끓인 뒤 냄비를 들고 제 방으로가 노트북 앞에 자리를 잡고 앉은 성규가, ㅡ 아 뜨거. 하며 화면이 켜진 노트북에 대고 환하게 웃으며 초록 검색창에 인피니트, 네글자를 입력했다. 클릭하자 마자 와르르 쏟아져나오는 그들의 정보.

 

 

 

인피니트 (INFINITE) 가수

멤버 장동우(리더,랩),남우현(메인보컬),호야(랩,보컬,안무),엘(메인보컬),이성열(보컬),이성종(보컬)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

데뷔 2013년 Mnet‘인피니트! 당신은 나의 오빠’

관련정보 네이년 [뮤직] - 인피니트, 무한 질주

사이트 공식사이트

 

 

 

흥분을 가라앉히며 멤버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읊은 성규가 곧 멤버들의 얼굴을 확인했다. 다들, 정말 귀엽고 깜찍하고 잘생겼네. 특히 엘! 처음에 니은인줄 알았어. 혼자 볼에 바람을 넣으며 웃기를 반복하며 라면이 퍼진줄도 모르고 사진 구경하기 바쁘다. 결국 한 시간째 라면을 방치. 냄비에 처참하게 제 모습을 잃은 라면을 보며 절망한 성규는 언제 그랬냐는 듯 화면에 띄어진 명수의 사진을 보며 좋다고 방방 뛰었다.

 

 

 

 

 

“못먹겠다, 버려야지.”

 

 

 

 

 

엉덩이를 살랑거리며 냄비를 두손에 들고 팔랑팔랑 뛰어간 성규가 싱크대에 놓여진 비닐봉지에 라면찌꺼기를 버리고 다시 돌아와서 노트북 앞에 앉았다. 그의 인피니트 탐험기는 언제 까지 계속 될런지. 인터넷에 이어 휴대폰을 손에 쥔 성규는 트위터 계정으로 로그인하여 인피니트에 관련된 것을 모두 찾기시작했다. 팬트윗, 팬페이지, 스케줄봇, 정보봇. 난생 처음 보는것들에 감탄사를 연발하며 격하게 팔로우를 누르는 성규의 손가락. 하루의 반이 지나자, 어느새 자신이‘팬’이 되어버린 것을 느낀 성규.

 

 

 

 

 

“헐. 나 지금…, 남팬된거야?”

 

 

 

 

 

 

 

 

 

***

 

 

 

 

 

 

 

 

 

 

다음 날, 휴대폰을 붙들고 하루 꼬박 인피니트에 대한 정보를 모으느라 새벽 3시에 잠이 든 성규가 왠일인지 일찍 눈을 떴다. 단 하루만에 인피니트의 열혈남팬이 되어버린 성규는 너무 급하게 엄청난 결정을 내리고야 말았다. 깔끔하게 샤워를 하고 옷을 챙겨입은 성규가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을 나섰다. 흐뭇하게 웃으며 제 보물과도 같은 통장을 품에 꼭 넣고서 은행으로 향했다.

 

 

 

통장을 넣고 확인해보니 342만원이라는 거금이 들어있었다. 42만원은 큰맘 먹고 쇼핑을 하려고 제가 모은 돈. 300만원이라는 엄청난 돈은 프랑스에 계시는 부모님께서 취업에 쓰라며 손에 두둑하게 쥐어주셨던 돈. 그 거액을 인출하여 돈봉투에 나누어 담은 성규가 품에 조심히 돈을 안고 다시 집으로 향했다. 설마, 백수 김성규가 취업을 하려는 생각인가?! 라는 생각을 했다면 큰 오산이다.

 

 

 

집으로 돌아온 성규가 허겁지겁 집에 들어와서 쇼파위에 있던 종이들을 손에 들고 죽죽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프린트 해두었던 인쇄물을 꼼꼼히 읽던 성규가 고개를 들고 눈을 느리게 깜빡였다. DSLR이라면 의상 디자인 할때 구입했었는데. 제 방으로 가서 옷장을 뒤적거리던 성규가 카메라가 들어있는 가방을 발견했다. 몇 번 쓰지않아 깨끗한 카메라에 만족하며 다시 거실로 돌아온 성규가 인쇄물을 훑어보다 한 문장에 형광펜으로 줄을 그었다.

 

 

 

 

 

“망원렌즈! 70-200mm 사면 되는거지?”

 

 

 

 

 

그렇다. 성규는 지금 어머니께서 금같이 모아온 돈을 취업할 아들에게 쥐어주셨는데, 그 돈으로 카메라 렌즈를 사려고 한다. 그것도 거액의 망원렌즈, 흔히 말하는 아이돌 가수의 팬들이 사용한다는 대포카메라가 그것이다. 최소 180만원에서 200만원이 거뜬히 넘는다는 그 렌즈. 6개월만에 처음으로 싱글벙글 웃는 성규가 카메라 가방을 어깨에 메고 또 다시 집을 나섰다. ㅡ 렌즈 사러가야지. 혼잣말하는 성규의 목소리가 어느때보다 밝게 들려온다.

 

 

 

 

 

 

 

 

 

***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오.”

 

 

 

 

 

예의 발랄한 목소리로 점원에게 인사를 하고 가게에 들어선 성규가 직원에게 손수 프린트물을 보여주며, 이거 사러왔어요! 한다. 성규가 주문한 렌즈의 기종을 잘 살펴보던 여직원은 무테 안경을 고쳐쓰며 한 번더 인쇄물에 오밀조밀 박혀있는 글자를 꼼꼼히 읽어내렸다. 이 렌즈 구매하시고 어디다 쓰시려고…? 겉모습은 훈훈한 대학생. 성격도 밝고 좋아보이는 성규의 모습을 천천히 훑어본 여직원이‘샤이니팬들 대포카메라 개쩜’이라는 인쇄물의 제목을 보고 의아하다는 듯 다시 성규를 바라보았다.

 

 

 

 

 

“사진 찍을거에요!”

 

“무슨,”

 

“우리 동우 사진이요!”

 

 

 

 

 

아, 그렇구나. 그래 설마 그럴리가 없지. 하고 회심의 미소를 지은 여직원이, 조카 사진 찍으려는 모양이구나 ㅡ. 하며 진열된 렌즈 중에서 성규가 주문한 망원렌즈를 가져와 이것 저것 설명을 해주었다. 학창시절 전교2등 했던 머리는 어디 가지않는지 한번에 이해한 성규가 미소를 가득 머금고 고개를 끄덕이며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왔다. 얼굴에 웃음꽃이 가득 피어서 쇼핑백을 손목에 끼고 통통 거리며 뛰어다니던 성규가 멈칫하며 시선이 멈춘 곳을 바라보았다. KBN 방송국에 걸려진 눈에 띄는 현수막. 쇼!음악뱅크 출연자. 그 끝에 적혀진 이름 인피니트. 순간 눈에서 빛을 뿜은 성규가 다짐했다는 듯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여기 다 나와있네! 파랑새야 고마워.”

 

“뭐가 다 나와있어?”

 

“인피니트 스케줄.”

 

“인피니트? 걔네 신인 남자아이돌 그룹 아니야? 걔네 스케줄을 니가 왜 보고 있냐?”

 

“그야 내일 보러갈꺼니까 그렇지, 좀 조용히 해봐.”

 

“뭐? 내일 보러간다고? 야, 나도 데려가라. 나도 신인아이돌 좀 보자!”

 

“시끄러워, 티켓 양도 받았는데 한 장 밖에 없단말이야!”

 

“세상에, 존나 빠순이 같아.”

 

“야, 최수영!!”

 

 

 

 

 

성규가 집에 돌아가니 단짝 친구인 수영이 집에 와있었다. 성규 손에 들려진 카메라 전문점 쇼핑백을 보며 의문을 제기한 수영에게 그저께 부터 있었던 일을 늘어놓은 성규. 수영은 그 이야기를 듣고 경악을 금치 못하며 성규를 놀려대기 시작했다. 수영은 성규와 고등학생 동창이며 같은 패션 디자인과를 졸업했다. 시원시원한 외모에 키도 크고, 몸매도 좋고, 성격도 좋고. 연예인들이 그렇게 많이 다녀간다는 헤어샵에 취직한 수영은 배우며 가수며 많은 연예인들을 봐온다고 한다.

 

 

 

 

 

“넌 다른 연예인들 많이 보잖아.”

 

“그래도 니가 빠졌다는 애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서 그렇지, 까다로운 성규님께서 빠졌다는데.”

 

“여기, 여기. 얘가 동우고, 얘가 명수야. 명수 진짜 귀엽지!”

 

“…얘네들 왜 이렇게 폭삭 늙었냐? 내년에 군대가도 되겠다.”

 

“너 지금 말 다했어?! 휴대폰 내놔! 이씨, 너 집에가!”

 

 

 

 

 

얘네가 그 유명한 전갈춤을 춘 애들이야! 성규가 만들어준 토스트를 먹고 있던 수영이 체하는 것을 느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미안 미안 아이고 무서워라. 가방을 챙겨 일어난 수영이 여우눈이 되어 저를 노려보든 성규의 시선을 피하며 능글맞게 인사를 한 뒤 성규의 집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얄미워 최수영. 수영이 집으로 돌아가고 거실에 앉아 카메라를 손에 든 성규가 이리저리 렌즈를 만져보기 시작했다. ㅡ 찰칵. 놀라운 화질에 입이 쩍 벌어진 성규가. 연신 대박을 외치며 테스트를 했다. 미리 알아두었던 공연 시간을 다시 한 번 되새긴 성규가 일찍 잠에 들었다. 내일 우리 동우본다. 오랫만에 웃으며 잠을 청한다.

 

 

 

 

 

“나 혼자 남자면 어떡하지….”

 

“막 남자팬이라면서 이케 이케 손가락질 하면서, 놀리면 어떡하지…?”

 

“전부다 여잔데 나 혼자 남자일텐데!”

 

 

 

 

 

쌀쌀한 가을 날씨. 그리 춥지도 않은데 마스크에, 페도라. 얇은 목도리까지 칭칭 둘러 메고 나온 성규가 주인이 누구인지도 모를 커다란 자동차 뒤에 숨어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방송국 앞을 서성였다. 지나다니는 사람들 마다 성규를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였고, 그런 저를 바라보는 사람들을 아는지 모르는지 발을 동동 구르며 안절부절. 결국 어렵게 구한 티켓은 성규의 가방속에 깊이 잠들어 버렸다. 도대체 나 왜 온거지. 녹화가 시작되고 3시간이나 지났을 시간. 점점 해가 져가는 시간에도 성규는 그 자리에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계속 서 있었다. 입술을 툭 내밀고 머릿속에 동우를 그리고 있던 때.

 

 

 

‘꺄!! 오빠!!!’

 

 

 

응? 방송국에서 사복으로 갈아입은 듯한 연예인 무리가 경호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걸어나오고 있었다. 그렇게 인기가 많지는 않은 듯 몇 명의 팬들만이 그들을 둘러싸고 있었다. 누구지? 의문을 두고 그들을 유심히 바라보던 성규의 눈이 동그랗게 커지며 엉거주춤 카메라를 손에 들고 뷰파인더를 눈에 가져다 대었다. 저, 저건! 나에게 레몬사탕이라는 혁명을 가져다준 성종이 잖아!! 속으로 그들에게 들리지 않을 말을 외치며 찰칵찰칵 사진을 찍기 시작하는 성규. 이어 카메라 렌즈안에 가득 들어차는 우현과 호원의 모습에 귀엽다, 깜찍하다, 잘생겼다를 연발하며 카메라 셔터를 바삐 눌러댔다.

 

 

 

 

 

“우와, 엄청 많이 찍어따.”

 

 

 

 

 

입에 레몬사탕을 물고 카메라를 들여다 보는 성규의 표정이 밝다. 이건 호원이, 이건 성열이. 처음 찍어보는 인물사진에 만족하며 고개를 끄덕인 성규가 내일 당장 인화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손수 보정까지 하여 USB에 사진을 담았다. 문득 인피니트를 둘러 싸고있던 팬들의 수가 적었다는 생각을 떠올린 성규가 갸우뚱하며 볼을 크게 부풀렸다. 그렇게 매력적인 애들을 안 좋아하다니, 믿을 수 없어.

 

 

 

계획대로 사진관에가서 고화질을 예쁜 사진들을 인화시킨 성규가 오랜만에 기분 전환 할겸 카페로 향했다. 자리를 잡고 앉은 성규가 시원한 카페라떼를 한 잔 시켜 인화한 사진을 한장, 한장 넘겨보며 감탄을 했다. 진짜 카메라 좋다. 싱글벙글 웃는 백수 성규에게, 인피니트는 한 줄기 빛이였다. 지금 시간이면 집에서 라면이나 끓여 먹고 텔레비전이나 보고 있었을텐데. 나름 패션 디자인과를 졸업한 성규의 모습은 집에서 후줄근한 차림과 다르게 세련되어 보였다. 물론, 그런 성규를 흘깃 대는 여성들도 있었다.

 

 

 

밝은 갈색머리에 어울리는 검정 페도라. 패셔너블한 프린팅이 그려져있는 흰색 티셔츠에, 연한 하늘색 정장 마이. 그리고 검정 스키니진. 밝고 뽀얀 피부에 피치핑크색 입술. 백수만 아니였다면 지금 쯤 성규는 여자친구도 생기고 정상적인 직장 생활을 하고 있었을 터. 성규는 자신이 어쩌다 연예인에 빠지게 된건지 조차 생각하려 하지 않았다. 

 

 

 

 

 

 

 

 

 

***

 

 

 

 

 

 

 

 

 

성규의 스릴 넘치는 파파라치 생활이 어느덧 일주일이 흘러갔다. 소녀팬들이나 일반적인 여성팬들은 인피니트 멤버들과 마주치려 안간힘을 쓰는데, 정작 성규는 마주칠 노력도, 생각도 하지 않았음에도 가끔씩 멤버들과 마주칠 위험(?)에 처하곤 했었다.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흐른 만큼 성규도 인피니트에 대한 정보를 더욱 더 많이 얻은 후 였다. 그렇게, 알면 안되는 것 조차 알아버린 성규는 요새 커플 사진을 찍기 바빴다. 물론, 인피니트 내부의 커플이지.

 

 

 

어김없이 초록 검색창에 인피니트를 검색하던 성규는 이때까지 보지못했던 연관검색어에 야동, 현명, 엘성과 같은 단어들을 보고 이게 뭐지 하며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제일 눈에 띄었던‘야동’이라는 단어를 본 성규는 으악! 하고 도대체 왜 인피니트가 야동과 연관이 되는거냐며 씩씩 대었다. 하지만 그것은 음란한 성규가 생각하던 그 야동이 아니였다. 그런 이유로 그날 하루종일 커플 사진을 보게 된 성규. 야동은 레알이야! 를 외치며 두 손바닥을 마주친 성규가 내일은 두 눈 크게 뜨고 호원이랑 동우를 봐야지. 하며 잠이 들었다고 한다.

 

 

 

역시나 늘 그렇듯 분장을 하고 인피니트의 스케줄 장소에 나간 성규는 카메라를 들고 멤버들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스케줄이 끝나는 시간은 귀신같이 알아맞추는 성규답게 곧 멤버들이 등장했다. 때를 놓치지 않고 이제는 자연스러운 자세로 카메라를 손에 든 성규가 촬영을 시작했다. 성종이, 호원이, 동우, 명수, 성열이, 그리고…, 헐. 팬들에게 인사를 해주며 자연스레 지나가는 멤버들을 카메라에 담고 있을때였다. 분명, 우현이 제 카메라 렌즈를 보고 있었음이 틀림없었다.

 

 

 

놀란 심장을 잡으며 카메라 하나로 시선을 주고 받은 우현의 눈빛이 잊혀지지 않아 자동차 뒤로 몸을 숨긴 성규가 급하게 가져온 가방에 카메라를 쑤셔 넣었다. 서,설마. 들키지 않았을거야. 하고 애써 자신을 위로하며 몸을 돌리는데.

 

 

 

 

 

“저기요.”

 

“…네, 네?”

 

“저희 찍으신거 맞죠? 딱 보니 팬은 아니신것 같은데, 왜 자꾸 찍으세요?”

 

 

 

 

 

우,우현이다. 가까이서 보니 더 잘생겼다. 내가 남자한테 두근거림을 느끼다니. 그런 자신이 원망스러우면서도 떨리는 것은 감추기가 힘들었다. 정말 자신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우현이 미웠다. 지금, 나를 이상한 인간 취급하는거야? 내가 남자라서 그렇지, 어? 나도 너희 팬이거든! 남자라는 이유로 당당하지 못한 성규가 턱까지 차오르는 말을 끝내 뱉어내지 못했다. 카메라도 숨겼으니, 방법은 단 하나뿐.

 

 

 

 

 

“네? 누가 누구를 찍어요?”

 

“카메라 어디 숨겼어? 우리 찍으셨잖아요. 금새 어디 숨긴거야.”

 

“님이 누구라고 제가 사진을 찍습니까?”

 

“이 사람 되게 웃기네. 공인한테 자꾸 막말하게 만드실거에요?”

 

“인피니트 우현? 저 그런 사람 모르는데요?”

 

“…이봐요, 장난쳐요?”

 

“왜 그래?”

 

 

 

 

 

우현의 목소리 뒤로 들려오는 또 하나의 목소리. 입에 샌드위치를 가득 베어물며 제 앞에 나타난 명수의 모습에 순간 성규는 사진을 찍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젠장, 일이 꼬였어. 일반인인 자신과 거리가 먼 연예인이 바로 제 눈앞에 있다는 사실에 긴장한 것인지 성규는 제가 자신의 무덤을 팠다. 그야말로 자폭. 본인 앞에 대고 인피니트 우현이라는 사람을 모른다고 말해버렸으니, 성규는 자신이 바보라는 것을 우현에게 확신시켜준 것이다.

 

 

 

 

 

“내가 몇 일전에 말했던 파파라치.”

 

“아, 이 사람이야? 목도리 좀 내려보지.”

 

 

 

 

 

한 손에 샌드위치를 들고 오물거리며 목도리를 내려보라는 듯 오른손 검지를 까딱이며 시선을 아래에서 위로 저를 바라보는 명수에 심장 어택. 그렇게 설레는 행동을 하면… 좋잖아. 두근거리는 명수에도 성규는 입을 꾹 다물었다. 아무래도 제가 숨어있던 자동차는 인피니트의 벤인 듯 했다. 그 사실에 망연자실하며 눈을 질끈 감는데, 다른 멤버들도 다가오기 시작했다.

 

 

 

 

 

“우현아 뭐해? 숙소가야지.”

 

“이 사람 신상 좀 털어내고 가자.”

 

“누군데?”

 

“누구에요?”

 

 

 

 

 

벤 뒤쪽에 서있던 성규와 우현, 그리고 명수를 보지못했던 동우와 성종이 차를 타려다 말고 백미러로 보이는 우현의 얼굴에 몸을 돌렸다. 나름 화난듯한 우현의 목소리에 차에 올라탔던 호원과 성열까지 우현에게로 다가왔다. 성규는 이렇게 인피니트의 모든 멤버들과 인연아닌 인연이 되어버렸다.

 

 

 

 

 

“저 이상한 사람 아니에요, 팬이에요…!!”

 

 

 

 

 

목도리로 꽁꽁 싸매어 웅웅 거렸지만 멤버들의 귀에는 정확하게 꽂혀들어간 성규의 울먹이는 목소리. 성규는 제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저 멀리 뛰어가버렸다. 그런 성규의 모습에 우현과 명수를 제외한 멤버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고, 우현과 명수는 서로를 마주보며 어안이 벙벙한 듯 멍한 표정을 지었다.

 

 

 

팬인데…, 왜 숨어서 찍어‥?

 

 

 

 

 

#

인스티즈에는 딱 한 번 놀러온적 있던 달규에요.

오늘부터 연재하는 팬픽인데, 카페와 블로그에서 연재하려던 거

큰맘 먹고 인스티즈에도 올리기로 했어요.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

약간의 리얼물과 픽션이 섞여있는 내용이구요. 인피니트 데뷔일을 제외하고

스케줄이나 날짜는 일일이 다 정확하지 않습니다. 성규가 백수에서

스타일리스트로 변신하는 과정을 그리는 팬픽이에요. 프롤로그가 없어서 죄송합니다 (절망)

달규는 트위터에서 시도때도 없이 팬픽을 업데이트 시킨답니다.

소통해요♡ @Dalkyu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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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성규 너무 귀엽다 ㅠㅠㅠㅠㅠㅠㅠㅠ신알신하고갈게요 재밌어요 ㅎ.ㅎ!!
10년 전
달규
팔로 정말 감사합니다 : ) 이런 경험은 처음이네요. 열심히 연재할게요♡
10년 전
독자2
헐 너무 재밌잖아..! 신알신하고 갑니다ㅜㅜ
10년 전
달규
.. 허ㅓㄹ.. 감사합니다 ㅠㅠㅠㅠ 열심히 연재할게요 : )
10년 전
독자3
신알신하고가요ㅠㅠㅠ 너무재밋어요ㅋㅋㅋㅋ 김성규 너무 기야워요ㅎㅎ
10년 전
달규
감사합니다♡ 다음편에서 더 귀여운 성규 만나실게요 : )
10년 전
독자4
암호닉 신청해도되나요ㅎㅎ
10년 전
달규
물론이죠 ㅠㅠㅠㅠ
10년 전
독자5
하니라고 기억해주세요♥
10년 전
달규
5에게
네, 하니님 : ) 기억하고 있을게요♥

10년 전
독자6
헐 엄청 재밌어요!ㅋㅋㅋㅋㅋ 성규도 귀엽고ㅠㅠㅠ 신알신하고갈게요!
10년 전
달규
감사합니다 ㅠㅠㅠㅠㅠ ♡
10년 전
달규
감사합니다 ㅠㅠㅠㅠㅠ ♡
10년 전
독자7
헝항 신알신!!!!!! 성규가 너무 귀여워요ㅠㅠㅠㅠ 왜 숨어ㅠㅠ 규야ㅠㅠㅠ
10년 전
달규
부끄러워서 .. ♡ 열심히 연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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