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허리가 휘도록 일했다. 내 생의 가장 최악의 아르바이트가 아닌가 싶다. 편의점 새벽 타임에 일을 하기 때문에 잠은 아침에 자야 했다. 사람들과 반대로 살아간다는 게 처음엔 신기했었으나, 지금은 다시 평상시로 돌아가고 싶은 심정이다. 띠링 문을 열리면 들리는 종소리가 오늘은 왠지 상쾌하게만 들렸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전 시간대 형과 교대를 하고 앞치마를 입고, 형에게 인사한 뒤 자리에 앉았다. 따분하게 핸드폰만 하고 있자니 뭔가 내 시간이 낭비되는 듯한 느낌에 자리에서 일어나 마포를 잡았다. 청소라도 하면 지금 이 기분이 나아지지 않을까 싶었다. 청소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쯤 종소리가 들렸다.
근처 고등학교가 지금 끝난 모양이었다. 사실 내 모교이기도 했다.
“ 오늘도 왔네? ”
” 형 보려면 당연히 와야죠! ”
요즘 날 졸졸 따라다니는 종인이었다. 겉으론 싫은 척하지만 사실 종인이가 맨날 와줬으면 좋겠다. 왜냐면 심심하니까.
“ 근데 그 옆은 누구야? ”
“ 제 친구요. 오세훈 ”
“ 그래? 불알친구야? ”
“ 네! ”
말이 없는 성격인가 보다. 친해지면 좋을 텐데. 세훈일 쳐다보자 세훈이가 내 시선을 피했다. 내가 싫은 건가…?
“ 그래서 종인이는 코코팜? ”
“ 오~ 형 외운 거예요? ”
“ 외우긴 무슨. 세훈이는? ”
“ 전 안 먹어요. ”
그…그래? 그렇구나….
뻘쭘해 세훈이의 머리를 헝클었다. 정말 짜증 난다는 듯이 표정을 찡그리며 내 손을 세차게 쳐내자 나도 슬슬 짜증이 몰려왔다. 정색을 한 채로 계산했다. 600원. 종인인 땀을 흘리며 천 원을 주었고 난 잔돈 400원을 종인이에게 던지듯이 줬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더니 딱 그 꼴이었다. 종인이와 세훈이가 편의점을 나가자 난 한시름 놓았다.
네가 소개시켜달라며. 들리는 건 차가운 종인이의 목소리뿐이었다.
“ 저 형이 네가 좋아하는 형이야? ”
“ 어 근데 네가 그렇게 하면 형이 얼마나 좆같겠어 응? 개새끼야? ”
사실 좀 웃기기도 했다 7년 친구를 기껏 좋아하는 사람 때문에 욕 한다는 게.
“ 잘생기긴 하네. ”
“ 니 타오형 좋아하면 진짜 죽여버릴 거니까 그렇게 알아. ”
네가 날 죽일 날이 얼마 안 남은 거 같다, 종인아.
그냥 세훈이의 집착이 보고싶어서 한번 쪄봤습니다.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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