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감사... "
" 그래. 나머지 청소는 내가 마무리 할테니까 가서 좀 쉬어. "
" 네. "
도경수는 웃으며 내 머리를 헝클었다.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그에게서 빠져나왔다. 그나저나 정말 귀신같은 사람이란 말이지. 알 수가 없다 정말. 도대체 내가 속으로 자기 욕하는건 어떻게 알고 왔대? 덕분에 다칠 뻔 했지만 구해준 것도 도경수니까 뭐. 아아아 모르겠다 나도! 근데 내 얼굴은 왜 빨개진거니? 부엌쪽을 슬쩍 바라보니 도경수는 나머지 짐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정말 알다가도 모를 사람이다.
감독님이 잠시 쉬었다 촬영을 진행하자고 하셨다. 이 참에 도경수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나 마저할까? 아니야. 말 걸어봤자 보나마나 내 말은 신경도 안 쓰고 무시할 게 틀림없다. 그래도 어떻게 보면 생명의 은인인데 그냥 넘어가는 것도 도리는 아닌 것 같은데 어쩌지? 그렇지만 이미 내 눈은 도경수로 향해있었고, 혼자있는 걸 확인한 나는 벌떡 일어나 다가갔다.
" 저기요.. "
기껏 용기를 내서 말을 걸었건만 무시한 채 몸을 일으키는 도경수였다. 아니 사람이 말을 거는데 태도가 뭐 저래! 내가 뭘 잘못했다고. 생각해보니 어이가 없다. 내가 진짜 말을 이 인간한테만 몇번이나 씹혔는지! 첫 날부터 다들 인사하는데 지만 인사안하고! 연예인이면 다냐? 잘 생기고 돈 잘번다고 사람 막 무시해도 되나? 어? 이 정도면 나도 많이 참았다 이거야.
" 아니! 경수오빠! 사람이 말을 하는데 왜 자꾸 무시해요? 제가 막 오빠좋다고 팬이라 그러니까 막 무시해도 될 거 같아요? 사람이 그러면 안 되는거에요! 네? "
" 여보세요? "
또 씹혔다 또! 몇 번째인지 기억도 안 날 정도다.
" 저! "
" 수민아 나 지금 촬영중이야. 응. 거의 끝났어. 응. 아니 괜찮아, 걱정할 필요 없어. "
도경수는 전화를 받으며 나를 빤히쳐다봤다. 나도 도경수를 똑같이 노려보다 통화내용에 귀를 기울였다.
' 아니 오빠! 그 여자가 막 진짜 오빠랑 결혼한 줄 착각하고 오빠한테 앵기고 그러는건 아니지? '
" 아니야. 만약에 그래도 내가 아니면 되는거 아니야? "
' 그거야 오빠 생각이고오! 여자들이 얼마나 무서운지 오빠는 몰라~ 내가 이래서 오빠 이거 하지말라했잖아! 만약에 걔가 오빠한테 꼬리치면 말해? '
" 그래그래 알았어. 마치고 뭐 먹을지나 생각해놔. 응 그래 나도 사랑해. 그래 좀 있다 보자."
누구지? 여자친군가? 수민이? 사랑해? 한참 생각하는데 도경수가 입을 열었다.
" 뭘 봐. "
" 아, 아니.. 여자친구에요? "
" 어. "
아 여자친구구나.. 뭐 여자친구? 여자친구?
" 여자친구요? 여자친구? 여자친구도 있는 사람이 여기 나와요? "
" 어. "
" 아니 명색이 결혼프로그램인데에, 여자친구 버젓이 두고 여기 나왔어요? "
" 무슨 상관인데. "
하긴 도경수가 하기 싫다고 안 할 수 있었던거라면 진작에 안 나왔겠지. 나한테 그렇게 쌀쌀맞게 구는것도 여자친구때문인가? 그렇게 생각하니 쌀쌀맞고 재수없어보이기만 하던 도경수와 자상한 남자친구의 이미지가 겹쳐지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 아, 그런거였어요? "
" 뭐라는거야. "
" 오빠 멋있다~ 으흐흥 "
" 넘겨짚, "
" 너희들 뭐해에? 벌써 친해진거야? "
도경수가 정색하며 나한테 뭐라 한마디 하려던 찰나 변백현이 등장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참 뜬금없다. 나는 놀란 토끼눈이 되어 변백현을 쳐다봤고 변백현은 그런 나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한다.
" ㅇㅇ이~ 안녀엉? "
" 아 안녕하세요! 여긴 어쩐일이세요? "
" 어? ㅇㅇ이 존댓말한다. 모른척해야지. "
" 아.. "" 그나저나 변백 여기는 왠일? "
" 우리 경뚜 보고싶어서~ "
스냅백을 거꾸로 쓰고 나타난 변백현은 애교를 부리며 도경수의 팔에 매달렸고 도경수는 못 말린다는 듯 변백현을 쳐다보고있었다. 진짜 너무 귀엽다! 백도를 실제로 보게 되다니! 카!와!이! 변백현이 잔망떠는 모습을 실제로 보다니! 황지영이 여기 있었다면 실신했을거다!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둘을 바라보는데 변백현이 입을 열었다.
" ㅇㅇ이 왜 답장 안 해? "
" 답장이요? 문자하셨어요? 아, 촬영중이여서 못 봤나봐요. 죄송해요. "
" 죄송할 필요는 없는데 말 놓자니까? "" 어, 응... "
" 그래그래~ "
그런 우리의 모습을 보던 도경수는 변백현을 떼어내며 말했다.
" 변백현 너 오늘 스케줄 없어? "
" 으응 있는데에 너 보고싶어서 왔지~ "
" 난 아니거든. "
" 말 안해도 다 알아 네 마음~ "
어휴 도경수 저 츤데레. 집에 가서 메모장을 켜고 얼른 쓰고싶다!! 눈앞에서 소재가 막 살아있다! 와후!
" 빨리 가기나 해 늦을라. 그리고 김수민한테 말 잘해라. "
" 몰라~ 여자친구가 남자친구 못 믿으면 누가 믿냐? 알아서 생각하겠지 백현이 바빠~ 그런거 시키지마! "
" 어휴 너한테 뭘 기대하겠냐 그래. "
" 응응~ 경수야 잘 있어! ㅇㅇ이도 열심히해! 안녕~ "
변백현이 스케줄이 있다며 다시 나갔고 나는 어색한 웃음만 짓고 있을뿐이었다. 변백현의 등장 덕에 도경수가 살짝 친근해진 것 같은 기분이다. 귀엽다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
" 헤헤.. "" 나 여자친구 있는거 너도 봤으면 더 이상 그러지마. "
" 아 그래서 오빠가 카메라 켜질때만 나한테 다정하게 대해주고 평소엔 막 쌩까고 그런거였구나! 그렇구나~ 저는 오빠가 저 싫어하는 줄 알았어요. "
" 뭐라는거야. "
" 그럼 오빠 저 싫어하는 거 아니죠? 그럼 여자친구 있을 땐 그냥 모른척 할테니까 친구라도 하면 안되요? 저 오빠랑 친해지고 싶은데! 저랑 오빠랑 조금이라도 친해야~ 좀 더 다정한 씬이 나오는거고~ 그래야 팬들이 더 좋아하죠! 원래 이런걸로 팬들 사심채우는거 몰라요? "
" ...네 마음대로 해. "
" 네 오빠! "
도경수가 괜한 오해를 하고있었나보다. 물론 도경수가 여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은 몰랐지만, 아니 나같은 일개 팬이 무슨 자기랑 잘 될 생각을 한다는건지! 그냥 조금이라도 가까워진다면 그걸로 감지덕지 할 일이구만. 그나저나 변백현한테 감사인사나 해야지! 이로써 도경수와 나 사이의 벽 하나가 허물어진 것 같다.
브금은 그냥 그 때 끌리는 걸로 설정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글 분위기랑 안 맞을수도 (__)
경뚜 좋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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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유지태 못알아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