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Exchange
; House Swap이라고도 불리는 이 집 교환 서비스는 말 그대로, 서로의 집을 교환하는 것을 말합니다.
w. 23cm
과연 학연이 말했던 하숙의 비슷한 것은 무엇일까.
교환학생 같은 건가, 아니면 그가 그렇게나 원하는 일본에만 보편화되어 있는 건가?
어쨌든 학연이 외친 유레카의 원인은 모니터에 비치는 이메일 한 통이 대신 말해주려는 것 같았다.
'차학연 님, 요청하신 교환 서비스에 대한 답변이 왔습니다.'.
아무래도 앞서 말한 교환학생과 얼추 비슷한 듯하다. 어쩌면 하숙보다도 더?
그나저나 안 그래도 긴 학연의 목이 더 늘어나있는 느낌이었는데 저 메일 때문이었나 보다.
그런 메일이 원망스럽지도 않은지 무릎까지 꿇은 채 메일로 마우스를 옮기고선 이내 원하던 내용인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재빠르게 키보드 위의 손을 움직여댔다.
그렇게 몇 번의 메일이 더 오고 간 뒤에 그의 모니터 창에는 뭔가 위엄 돋는 문서파일이 하나 떴다. '교환 계약서'.
학연은 볼에 바람을 가득 채운 채 후- 하고 시원하게 한숨을 뱉은 뒤 계약서의 빈칸을 빠르게 채워갔고,
이내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무슨 옷을 안 줘서 현기증이라도 난 듯이 옷장을 열어젖히더니 마구잡이로 옷이며 모자며 꺼내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빨리 구해져서 다행이다! 요 모자는 가부키 보러 갈 때 쓰고 가야지-."
옷보다 모자를 더 챙기는 듯한 학연의 뒤로 놓인 탁자 위에 메모들이 보인다.
신이 난 학연 몰래 몇 개만 읊어보자면,
[집 주인: 서인국. 3살 형! 미혼 (동지다ㅋㅋ). 동네가 조용하고 교통이 편리하다고 함! 윗집이 타코야끼를 그렇게 잘 만들어준다고 함! 근데 옆집엔 고양이가 살고 있다고 함(?)]
*
일본의 아침은 선선했다. 그리고 조용했다. 웬일로..
우리 옆집이 이렇게나 조용하다니, 무슨 일이지. 이 형 또 어디로 날랐나?
모처럼 조용해서 좋기는 한데 느낌이 영 아니다.
밖에서 갸르릉 대는 고양이 소리에 잊고 있던 우유를 꺼내며 잠깐 나간 김에 옆집으로 발을 옮겼다.
나도, 형도 서로에게 생존신고도 할 겸. 빌려줬던 레코드도 받을 겸.
그렇게 겸사겸사하며 초인종을 누르려던 찰나, 혹시나 하고 우유 주머니를 들췄더니 늘 조용한 날이면 붙어있던 종이가 보인다.
혹시나가 역시나가 되어 버렸다. 역시나. 날랐다.
[택우나! 형 한국 갔다올게 ^▽^ 니 레코드도 들고 가려다 너한테 맞을 거 같아서 현관에 숨겨두고 간다. 뿅.]
쪽지의 앞으로 빵빵한 우유 주머니를 살펴보니 밀린 우유로 가득 차있다. 3일 전 우유도 있네. 대체 언제 간 거야.
쪽지의 주인인 옆집 인국이 형은 요즘 집에 있는 날보다 없는 날이 더 많을 정도로 얼굴 보기가 힘들었다.
한 번씩 형의 집에 일회용 이웃이라며 넉살 좋게 웃는 사람도 다녀갔고, 머쓱하게 하우스 스와프이니 뭐니 어려운 단어를 써가며 설명하는 사람도 지내다 갔다.
생판 모르는 남에게 집을 내주다니. 정말이지 형은 안전 불감증인 게 확실하다.
근데 이번에도 이웃이 잠깐 바뀌려나, 아니면 그냥 울산에 있는 집에 간 건가?
인국이 형에게는 비밀이지만 아주 조용한 새 이웃이 오거나, 형이 울산에 가서 오랫동안 안왔으면 좋겠다.
참, 레코드는 대체 어디다 둔 거야. 그냥 갖다 주면 될 것을. 숨겨두고 가다니. 끝까지 짖궂다.
레코드를 찾아 형네 집 현관을 여기저기 기웃거리는데,
"누구세요? 아! 혹시 그 윗집 타코야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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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제가 바로 그 타코야끼입니다! (방긋) 아이고 진짜 분량 길게 쓰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결국 마지막에 남는 건 저에게로 향한 한탄 뿐..(요니별)(우니별)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 암호닉은 언제든 신청 받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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