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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네가 없는 봄날, 너를 만난 봄날)






 


눈송이 마냥 나뭇가지에 매달린 꽃송이들을 유심히 바라보다 천천히 공책을 써내려 갔다. 선선하고도 여유로운 , 기분 좋게 불어오는 바람에는 아직도 너의 향이 배여 있는 같은 착각을 일으키곤 한다. 그렇게 날아온 너의 향이 어느 곳곳에 스며들어 여전히 나는 너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네가 떠나고 계절은 8번이나 바뀌고 옆집 꼬맹이는 어느 단정히 교복을 차려 입고는 어엿한 중학생이 되어버렸다. 빠르게도 흐르는 시간은 너와 함께하던 2년전으로 멈춰있는 나를 기다려주지는 않더라.


함께 보던 모습들, 만개하여 눈꽃 같은 벚꽃, 얼마 가지 못해 떨어지는 하이얀 목련까지도 혼자서 이렇게 눈에 담자면 자연스레 너의 생각으로 이어진다. 그럴 때마다 괜히 혼자서 너에게 말을 던지고는, 괜한 기대를 걸어본다. 멍청한 짓이었고 계절이 번이나 바뀌어 다시 한다고 해도 얻는 것이 없을 한심한 짓이었다. 그럼에도 내가 이렇게 너의 대답을 갈구하는 것은, 여전히 내게서 맴도는 같은 네가 있었으니까.


 


따스한 같던 너는 예쁘던 봄날에 날아가버렸다.


 


 


 


-


 


 


네가 떠나고 혼자서 맞이하는 2번째 봄이었다. 처음으로 혼자서 맞이하던 봄날은 그저 방에 틀어박혀 울던 기억밖에 남아있지 않다. 내게는 봄은 너이고, 너는 봄이니까. 시간이 흘러 자연스레 찾아온 봄날에 이젠 당연하단 듯이 옆자릴 비운 네가 미웠다. 나를 두고 무책임하게 떠나버린 너에 대한 무한한 미움으로 시작된 울음은 결국 끝을 맺진 못했다. 점점 감정이 번져가서 결국은 너를 잃은 나를 동정하는 마음은 한껏 풀어져 맺어지지 않았으니까.


열어둔 창문 사이, 봄바람에 실려 우연하게 들어와버린 벚꽃 잎이 그렇게도 싫었다. 봄을 부정하는 내게 현실을 알려주는 듯한 꽃잎이 그렇게나 미웠다. 네가 없는 봄을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고 불쑥 찾아온 봄이 증오스러울 만큼. 때의 나는 많이 어렸고, 성숙하지 못해 마냥 우울해하고 울고, 지쳐서 잠들기를 반복했다. 물론 여전히 너의 생각을 하자면 얼마 가지 않아 눈시울이 붉어지지만.


하지만 이번 봄은 작년관 달랐다. 너의 생각을 하면 가득 마음을 채우는 감정을 공책에 끄적거리던 말들을 모두 모아 책으로 엮었고, 글이 담긴 책을 다시 찬찬히 읽어 내려갔다. 눈에 보일 정도로 들쑥날쑥, 그런 감정변화가 웃기기도 했고 감정을 꾹꾹 눌러 담은 말들이 보일 때면 다시 울음이 올라오기도 했다. 마치 나는 책을 다른 유명 작가가 책인 , 번이고 읽어 내려가며 감정을 다스렸다. 그렇게 천천히 너에 대한 감정을 예쁘게 다듬어 갔다.


다시 돌아오는 봄날에는 드디어 밖으로 나가기를 결심했다. 카메라라도 들고가, 벚꽃 나무 아래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서는 표지로 봄의 풍경이나 양껏 찍어올 마음으로.


이제는 괜찮은 듯싶다.  


 


 


-


계획을 이루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첫날은 아직은 만개하지 않은 몇몇 꽃봉오리들 덕인지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그런 만큼 표지로 삼을 사진을 찍는 것은 포기를 했고, 앉아서 공책만 끄적거리다, 얼마 가지 않아 돗자리를 접고 자리를 떴다.


다음날부터는 확실히 벚꽃놀이 시즌이 시작된 모양인지, 전보다 예쁘게 벚꽃은 사람들을 끌어 모았다. 그런 만큼 돗자리는 무슨, 벚꽃 사진을 찍기 좋은 자리 마저 차지하기가 힘들더라. 겨우 자리잡은 벤치에서 카메라를 들어올리자면 벚꽃뿐만 아니라 함께 담기는 사람들의 풍경에 곤란해 하기를 여러 . 결국은 소재라도 얻자는 심정으로 사람들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당연한 커플들이 대부분을 차지하였고, 중간중간 여자무리들이 예쁘게 단체사진을 찍는 모습, 그리고 남자무리들이 어색하게 이리저리 둘러보는 모습. 가족과 함께하는 아이가 해맑게도 웃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다른 순간에 그들의 감정이 어떤지 모르지만, 벚꽃나무 아래서 다들 왠지 모를 힐링과 동시에 행복감을 느끼는 했다. 나만해도 여기서는 우울한 감정은 잊게 되었으니까. 그런 그들을 바라보자면 어느 나도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나쁘지 않은 수확이었다.


세번째 날이 밝고, 나는 전날보다 조금 일찍이 집을 나서 가까운 가로수 길을 향했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확실히 어제보다 배로 적은 사람들이 길을 활보하고 있었다. 자동차도 많지 않았고, 슬슬 벚꽃 잎이 날리기 시작해 전날보다 예쁘더라. 뭔가에 홀린 마냥 카메라를 들어올려 급하게도 찍어대기 시작했다.


 


“ …조금만.. ”


 


가로수길 외진 곳에 주차된 대가 앵글에 담기는 것이 맘에 들지 않았다. 주차된 차를 밀어버릴 수도 없는 것이니 결국은 내가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조금만, 조금만 뒤로 걸으면


 


! ”


 


바닥과는 다른 무언가를 밟은 뒷꿈치에서 이질적인 느낌이 든다는 것을 알아차리기 무섭게 뒤에서 들려오는 외마디의 신음과 등에 맞닿는 무언가가 있었다. 카메라에 얼굴을 처박고 뒤도 돌아보지 않던 내가 다른 사람의 발이라도 밟은 모양이었다. 놀란 마음에 카메라를 내리고 뒤를 돌아 사과를 건넸다.


 


죄송해요, 세게 밟은 같은데..”


 


발에 가장 먼저 시선이 갔다. 다행히도 엄청 세게 밟은 것은 아닌지, 남자의 상태는 꽤나 괜찮은 , 발을 부여잡거나 그러지는 않더라. 다만 운동화에 신발 밑창 자국이 조금 남았을 . 신발이 더러워졌는데,


 


실례가 된다면 지금 닦아드릴, .... ”


아뇨 괜찮습니다! ”


“ ….. ”


“ ..? .., 진짜 괜찮아요, 잠시 놀라서 소리지른 .. ..”


“ …”


“ ..인데..”


“ …아니, ….그러니까.. ”


“ ..혹시 얼굴에 뭐라도 ..었나요? ”


 


남자는 너와 아주 닮아있었다.


 


 


-




 


 


얼굴에 무엇이라도 묻은 것이냐 묻는 남자에게 대답을 해줄 여유가 없었다. 단지 지금 상황을 파악하기 급급했다. 남자의 목소리가 점점 귀에서 멀어지고, 앞에서 눈을 깜박이며 무어라 말을 하는 남자를 보고 있자면 울컥 울음이 올라왔다.


 


“ ..? ..아니, 진짜 괜찮은데..! ”


“ …. ”


“ ..혹시, ..제가 , 신발 닦아도 괜찮다고 ..우시는 거면, , 닦아주셔도 좋아요..! ”


“ ....”


“ ..아니, 좋다고 하니까 이상.... , 그러니까.. 정말 괜찮은데..! ”


 


말을 한껏 더듬는 그가 당연했다. 모르는 사람이 신발 하나 밟았다고 죄책감에 눈물을 흘릴 리는 없고, 그렇다고 남자의 말대로 신발을 닦게 했다고 리도 없고. 어떤 경우건,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는 미친 여자로 보였을 것이다. 남자가 나를 두고 도망가버리지 않은 다행이라 정도로 남자는 우는 나를 보고 겁에 질려 하는 했으니까.


너를 닮은 걸까, 하는 이상한 물음이 가득 올라왔다. 일리 없는데, 이상한 마음이 자꾸 들고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결국 휘청거리는 나를 잡아준 남자가 재차 물었다. 괜찮냐고,


 


“ ..아니요


 


생각보다 솔직한 말이 쉽게도 나갔다. 말을 듣고 더욱 당황한 표정이 한껏 굳은 남자의 멘탈을 고려할 여유가 없었다. 당장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나의 불안함이 번져 손이 떨리기 시작하고 울음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아 흐느낌이 비집고 나왔다.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몸을 앞으로 숙이고 쪼그려 앉았다. 주저앉았다는 표현이 어울릴 모르겠다. 너의 자리가 비어버린 2, 사이 무슨 일이 있었기에 너와 이렇게나 닮은 사람이 나타난다는 말인가. 한참을 울어도 눈물이 나더라. 내가 그렇게 동안 옆을 지키던 남자는 결국 나를 조심스레 일으켜 세웠다.


 


“ ..일단 자리 옮길까요..? ”


 


배려가 한껏 묻어난 목소리에 염치도 없이 고개를 주억거리고, 그가 이끄는 대로 발길을 따랐다.


 


-


 


 


울음을 겨우 그칠 때까지 남자는 나의 맞은 편에 앉아선 그저 내게 손수건을 건네주는 따위의 행동, 이상을 하지 않았다. 우느냐, 그만 울어라 등의 말도 하지 않았고. 괜찮냐는 역시 건네지 않았다. 그저 우는 나를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점점 그쳐가는 울음과 진정이 되어가는 감정에 그의 손수건으로 눈물을 다시 훔치고는 옆에 놓인 컵의 냉수를 조금 들이켰다.


 


괜찮아요? ”


 


컵을 내려놓자, 동시에 들려온 그의 목소리였다. 목소리는 말하지 않아도 엉망일 것을 예감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 .., 나를 보고 우는지 묻는 , 괜찮아요? ”


 


어차피 그에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던 참이었기에, 물을 한번 들이키고는 입을 열었다.


너를 닮은 그에게.


 


 


-


 


 


“ …… ”


 


이야기는 역시 무거웠고, 그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는 너와 완전히 닮은 것은 아니었지만 꽤나 많이 닮아있었다. 옆으로 기다랗게 생긴 , 오똑한 . 그리고 도톰한 입술까지. 네가 아니기에, 머리 색이나 착장은 물론 달랐지만 풍겨오는 특유의 분위기는 많이 닮아있었다. 정말로, 네가 단박에 떠오를 정도로.


 


“ … 심각해하거나, 너무 걱정하진 말아요. 괜찮아요. 2년이 지났는데, ”


“ …. ”


정말 괜찮아요. 이제 정말 전처럼 생활하는데, ..그냥.. 아까 너무 놀래서.. ”


이해해요, 저라도 그랬을 같아요


“ ..시간 괜히 빼앗은 아닌가 모르겠네요, 정말 죄송한데.. ”


 


죄송하다 말을 전하는 나에 남자는 손사래까지 치며 괜찮다는 것을 온몸으로 표했다.


 


정말 괜찮아요! 눈이 일찍 떠져서 산책이라도 요량으로 나왔거든요. 되게 한가해서 괜찮아요! 뺏으셔도 ..! .., 이건 아닌 말인가요? ..하하..”  


 


너의 특유의 말랑하면서도 따뜻한, 같은 분위기가 잔뜩 베인 사람이었다. 궁금했고, 보고 싶었다. 혹시 저랑 이야기 있어요? ..?


 


“ ..여유로우시면, ..저랑 .. ”


 


있어줄 있어요?


 

 


-


 


이것도 인연인데,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


성이름 이요, 그쪽은 ?”


저는, ”


“ …. ”


박지민 이요.”


 


.. 내가 실망이라도 하는 . 그가 눈치챈다면 충분히 기분이 나쁠 일이기에 급하게 다른 이야기를 시작하려 입을 열었다.


 


혹시 나이는, ”


괜히 미안하네요, 이거.. .. ”


? ”


지금 나한테서 남자친구 겹쳐 보이는 아니에요? .. 이름 듣고 실망한 거고. ”


미안해요..”


 


변명할 생각은 없었다. 박지민이라는 그가 말한 그대로였다. 나도 모르게 자연스레 그에게서 너를 찾으려 했고 네가 지금도 계속 떠올랐으니까. 그나저나 아까 한껏 더듬거리던 모습은 어디 가고, 똑부러지게 말을 잘하는 그에 조금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 하여튼 그에게 미안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었다. 아무것도 아닌 우리 사이에서 무례한 행동임이 당연했다.


 


근데, 신기하고 흥미로운 같아요. 이야기 해줄래요? 괜찮다면, 진짜 시간 여유롭거든요. ”


“ … ”


이야기 들려주시니까 대신 커피는 제가 살게요, ”


“ …, .. ”


편하게 대해도 괜찮아요, 남자친구라고 하루쯤 생각하고 대해도 괜찮구요. 정말 괜찮은데, ”


“ …그래도.. ”


이것도 인연일지도 모르죠, ”


“ … ”


주문하고 올게요.”


 


카운터로 휘적휘적 걸어가는 박지민의 뒷모습마저 너를 닮아있었다. ..정말 괜찮은 걸까.




 

-

 


 


나이는 나보다 한살이 어렸고, 동갑이었던 너와는 다름이 확실했다.

나이를 밝힌 누나라고 불러도 되냐며 친근하게 대하는 박지민을 말릴 생각은 없었다. 지민을 보고 있자면 너와 함께하는 마냥 편안했다.


 


누나 청포도 에이드 시켰는데.. 당당하게 시키러 가서는 깜박하고 마실지 물어본 그제야 생각 있죠.. ”


딱히 가려요, 괜찮아요.”


다행이다, 저는 커피 써서 별로 좋아하거든요. ”


“ …정말요? "


 

..왜요? 혹시 형도 커피 안마셨어요? 누가 머리를 때린 것마냥 멍해졌다. ..둘은 너무 닮아서.


 


“ .., 커피 쓰다고.. 먹더라구요.. ”


“ ..진짜 신기하다, 그죠.. ”


그러게요.. ”


 


이렇게 편안한 지민이, 단순히 너와 이렇게 닮은 모습과 행동들에서 나오는 편안함인지. 아님,


 

[방탄소년단/박지민] CHERRY BLOSSOMS | 인스티즈


날씨도 좋은데, 나가서 걸을래요? ”

꽃도 예쁘게 폈잖아요. ”

봄날이던데 오늘 완전, ”


 


특유의 분위기가 너와 이렇게나 닮아서인지.


 


 


-


 


 


지민은 속도에 맞춰 옆에서 천천히 걸었다. 가끔씩 멈추어 서선 사진을 찍을 때면 내가 찍는 동안 기다려주기도 했다. 정말 너와 데이트라도 하듯 편안하고 들뜨게 되었고, 설레이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솜사탕 파나봐요, ”


왜요, 사줄까요? ”


, 그런 의미로 말한 아닌데..! ”


조금만 앉아서 기다려요"


 


어디 가지 말고, 여기 앉아있어요. 무어라 답하기도 전에 솜사탕을 파는 곳으로 달려가버린 지민에 어버버하며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멀리 있던데.. 그런 만큼 지민이 돌아오기까지 시간 길었고, 다시 카메라를 들고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멀리서 분홍빛 머리칼을 빛내며 미소를 걸고 다가오는 지민이 보였고, 뭔가에 홀린 셔터를 눌렀다. 얼굴에서 카메라를 떼고 다가오는 지민을 마주하자면, 저를 찍은 나를 알아챈 모양인지 웃으며 솜사탕을 건넸다.


 


아무나 찍게 해주고 그런 사람 아닌데, ”


“ .., 그게.. 나도 모르게, … 홀린 찍었어요. ”


어디 봐요, ”


 


찍힌 사진을 다시 보고는 지민에게 돌려 보여주었다. 만개한 벚꽃 가로수와 아래 웃으며 걸어오는 지민. 손에 들린 연분홍색 솜사탕과, 역시 연분홍색 머리의 지민. 그리고 연분홍색의 벚꽃까지. 예쁘게도 담긴 색감이 마음에 들었다. 사진을 한참 들여다보자면 네가 생각이 났다.


 


웃는 모습 조차도 되게 닮았어요. ”


그래요? ”


“ .., 웃을 이렇게 눈이 휘어지고.. 눈웃음이 정말 예뻤거든요. 지민씨도 그렇고. ”


 


말을 유심히 듣던 지민이 다시 활짝 웃어 보이더니 좋은 좋은 거죠. 하며 다시 나를 이끈다. 걸어요, 바람 진짜 좋다.


 


떨어지는 벚꽃과 지민이 시야에 들어차고, 나도 웃음이 새어 나왔다. 역시, 너를 닮은 얼굴 때문인지, 너와 봄을 닮은 분위기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방탄소년단/박지민] CHERRY BLOSSOMS | 인스티즈



박지민 너 때문인지.


 


 


-


 


 


오늘 진짜 고마웠어요, 지민씨. ”


 


결국은 이야기를 나누다 저녁까지 함께 먹고는 지민이 앞에 데려다 주는 길까지 올랐다. 너를 잃은 누군가와 이렇게까지 길게 대화를 해본 적이 있던지, 하는 생각이 정도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를 공유했다. 자꾸만 지민에게서 너를 찾으려는 것을 억누르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지만.


 


진짜 괜찮다니까요, 제가 즐거웠어요. ”


정말 고마워요. ”


도착한 거죠? ”


 


대문을 등지고 서선 고개를 끄덕였다. 왔어요, 데려다 주셔서 감사해요. 아니에요,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걸요. 끝까지 다정한 지민은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 …. ”


“ …. ”


 


..그렇게 우린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이대로 헤어지기는 아쉽고, 만나자니 그럴 이유도 없었다. 쉽게 말해 아무것도 아닌 사이이니까. 애매했다. 사이에 지켜야 선이 있다면 어디쯤인지 수가 없었다.


 


누나가 지금 저랑 같은 생각 이길 바라며 말할게요.”


? ”


우리 만나볼래요? ”


 


지민의 당돌한 말에 잠시 숨이 멎었다.


 


적어도 번보고 잊을 사이는 아니잖아요. ”


“ …, ”


“ ..혹시 부담스러우시면 거절해도 좋아요. 그런데 만약에, .. 형이 너무 그립고 그러면.. ”


“ …. ”


만나면서 위로 받는 어때요? ”


“ ..? ”


아아, 물론 편하게 만나자는 거에요! 절대 이상은 아니고!”


 


심장이 쿵하는 기분이었다. 나를 향한 무한한 배려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이렇게 맹목적이에요.. ..너무 미안해서 어떻게 그래요..”


“ .. 진짜 괜찮은데, ”


그건 아닌 같아요, 저에게 있어 지민씨는 의미가 있다고 해도, 지민씨한테 저는 그렇게 의미있는 사람은 아니잖아요. 아무 사이도 아니, ”


의미 있어요, 누나 만큼 크진 않아도 저도 의미 있어요 누나.”


 


말이 맺어지기도 전에 들어오는 지민에 눈이 크게 뜨였다.


 


.. 이거 사실 하려 했는데..”


 


뒷머릴 긁으며 곤란한 듯한 표정을 짓던 지민은 이내 결심을 입술을 축이곤 다시 입을 열었다.


 


 


누나 오늘 처음 아니거든요, ..! 그렇다고 따라다니거나 그런 아녜요! 스토커 이런 아닌데.. ”


“ …처음이 아니라고요? ”


“ ..사실 이틀 전에 누나 혼자 앉아서 나무 아래서 끄적거릴 때였나, 누나 처음 봤어요. 혹시나 해서 어제도 갔는데 누나 봤고요. 그리고 오늘은 이렇게 만났고.”


“ ….. ”


사실 첫날은 정말 우연이었지만, 어제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나간 거였어요. 오늘 아침도 그랬고. ”


“ .., .. ”


보고 싶어서요.


 


솔직하게 마음을 전하는 지민에 심장이 쿵쿵거렸다.


 


“ ..! 그런데 오늘 그렇게 누나랑 같이 시간 보낸 , 사심 채우고 그런 아니라 진짜 분위기 타서 그런 거에요!  우는 모습 보니까 마음도 아팠고.. 닮았다고 하니까 위로라도 되고 싶었고..”


“ …. ”


“ ..사실 누나라서 있고 싶었던 맞아요.. ”


 


..첫눈에 반해보기는 처음이거든요.. 한없이 솔직한 지민의 발언이었다. 위에서 떨어지는 주황색 가로등 빛을 맞으며 눈을 마주하는 지민이 유독 예쁘단 생각이 들었다.


 


“ ..말한 김에 그냥 말할게요, ..누나한텐 내가 어떤 의미인 내가 아니까아조심스러울 밖에 없는 알아요. 그래서 지금 내가 말하는 것도 사실 엄청 고민하고 말하는 거에요. 예민할 있는 부분이니까.. 누나 우는 저도 싫어서요. ”


괜찮아요


사실 놓으라고 엄청 하고 싶었고, 편하게 대하라고 엄청 하고 싶었는데.. 자꾸 누나 이야기 생각나면서 걱정스러운 있죠.. , ”


“ …. ”


천천히 가까워지면 솔직하게 감정도 이야기 하려고 ..거든요. .., 근데 망했어..”


 


말을 하며 눈을 손바닥으로 덮어버리는 지민이 귀여웠다. 사실, 생각을 해보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지민이 나를 좋아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렇지 않고서야 누가 시간 동안이나 알지도 못하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있어준다는 말인가. 다만 갑작스레 많은 것을 내게 말해주는 지민이 조금 당황스러울 , 허나 그마저도 평정을 찾게 되지만.


 


정말 괜찮아요, ..진짜 괜찮은데.. 지민씨한테 너무 미안해요. 너무 이기적인 같아서.. ”


“ …. ”


지민씨를 보면서 아일 떠올리고, 아이와 함께 한다는 듯한 기분을 낸다는 . 죄스러운 일인 맞잖아요. 그래서는 되는 거고. 정말 나쁜 거고.. ”


“ …. ”


“ ..그런데 제가 지금 그러고 있는 까봐, 겁나요. 지민씨 진짜 좋은 사람인데, 제가 못나게 까봐..”


“ ….”


이런 정말 하기 미안하지만 아직 모르겠어요, 지민씨 보면서 느끼는 감정이. 단지 지민씨가 아일 닮아서 인지. 아니면, ”


“ .... ”


지민씨와 감정이 같아서인지.. ”


“ ..누나 ”


그래서 말인데요 지민씨, 우리 만나볼래요? ”


 


..? 말을 예상하지 못한 건지, 지민의 입에선 의아하다는 듯한 말이 나왔고. 작게 웃어 보이곤 다시 말을 이었다.


 


감정 확실히 하고 싶기도 하고, 지민씨가 정말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시는 같아요. , 그렇게 이후로 이렇게. 다른 사람이랑 이야기 길게, 오래 해본 . 없었거든요. ”


“ …. ”


“ .. 그런데 제가 너무 이기적이지 않나요.. ..정말 죄송한데.. 그런데 궁금하고 만나고 싶고.. 지금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거야.. ”


“ …. ”


내가 미쳤죠? 이건 아니지. 진짜 넘는 거야.. 진짜 죄송해요 지민씨 진짜 좋은 사람인데 내가 감히.. 죄송해요.. .. 들어갈게요..! ”


 


아닌 아닌 거였고, 나는 선을 넘은 것이었다. 그렇게 포장해도 결국 지민을 이용하는 것처럼 비춰질 것이었다. ..실망스러울 거야. 와중에도 나를 향한 지민의 시선이 탁해졌을 지도 모른다는 겁부터 먹는 내가 어이 없었다. 급하게 돌아서선 얼른 들어가려고 하는데


 


잠시만요. ”


 


그런 나를 잡은 목소린 다름 아닌 지민이었다. 천천히 다시 뒤를 돌아 마주하면, 아까와 다름없이 예쁘게 웃는 지민이 눈에 들어찼다.


 


우리 내일도 만나요. ”


“ ..? ”


 


예상 밖의 말에 다시 반문하자, 내일도 만나자구요. 하는 지민의 목소리가 돌아온다.


 


 


누나 좋아하는 입장에서 저는 보면 좋은 거고, 누나도 궁금하고. 보고 싶고.  ”


“ ….그치만.. ”


좋아요, 나도 누나 보고 싶거든요. 대신, ”


 


마음 확실해지면 바로 말해줘요. 나를 보면서 느끼는 감정이, 누굴 향한 건지.


 


내가 아니라면, 서운하지 않다는 거짓말이겠지만, 혼자 정도는 감당할 있어요. 그거 각오하고 이런 하는 거에요, . ”


“ …지민씨, ”


그거 감안할 정도로 누나가 좋은가 봐요. 진짜 이런 경험 처음인데.. 앉아서 공책 내려가는 누나가 너무 예쁜 있죠, 오늘까지 봐오니까 좋아지고.. 원래 첫눈에 반한다는 이런 거죠? ”


“ …. ”


좋아해요.”


“ .... ”


그러니까 우리 만나봐요. 남들이랑 같은 보통 인연은 아니잖아. ”


 


셋째 , 너를 닮은 지민을 만났다.


너처럼 봄을 닮은 지민을 만났다.


지민을 만났다.


 

[방탄소년단/박지민] CHERRY BLOSSOMS | 인스티즈


그렇게 봄을 잃은 내 일상에 새로운 봄날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





(혹시 사진이나 움짤에 문제가 있다면 내리겠습니다! 출처는 각각 사진 속 로고와 텀블러 입니다!)


잃어버린 봄날이 새로 보낸 봄을 지민이 라고 설정하고 쓴 글입니다! 벚꽃 지민이가 좋아서 쓰기 시작했는데ㅜㅜ

지민이 특유의 벚꽃스러움을 못 담아내는 필력이 너무 아쉽기만 하네요ㅠㅠㅠ

단편 안에 제가 담고 싶어하던 장면들을 모두 넣으려는 욕심 때문인지 연결도 많이 어색하죠ㅠㅠㅠ엉엉어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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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이여?ㅠㅠㅠㅠ왜 단편인거조ㅠㅠㅠ 장편 해주세오ㅠㅠㅠㅠㅠ 진짜 분위기 완죠니 제스타일이에여ㅠㅠㅠㅠㅠㅠ[박지민] 암호닉 신청 가능할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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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익! 안녕하세요ㅜㅜ 시험을 치루고 달려온 작가입니다! 댓글이 너무 예뻐요ㅜㅜ 제가 필력과 스토리력 부족으로 다음 편으로 연결 지을 수 있을 진 모르겠지만 혹시 외전을 연재하게 된다면 실어드릴게요! 감사합니다♥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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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지민이를 닮은사람이 또 있다니..동일인물은 아닌거죠?ㅠㅠㅠ 단편이라니 아쉽네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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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우니
네! 동일 인물은 그니고 비슷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쓴 글입니당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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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04.189
세상에 자까님 필력.. 사랑해요(사심)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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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우니
많이 부족한 글인데 이렇게 좋아해주셔서 감사해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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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와ㅠㅠ제가 정말 좋아하는 스타일의 글이에요...이런아련아쳔한 분위기 너무 좋아요♥ 이걸 이제야 보게 되다니..! 작가님 글 기다리게 될 것 같아요 문장 한문장 한문장이 그저 스쳐 지나가는..?게아니라 마음에 남아요.. 지민이가 하는 말들도 너무 다정하고요ㅜㅜ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작가님 글 읽고싶아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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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우니
히읶! 마음에 남는다니 엉엉 글쓰는 사람한테 제일 좋은 말 아닌가여ㅜㅜㅜ 다음이 언제일 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번에도 꼭 뵙고싶어요♥♥ 감사합니다!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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