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닉 and 여덕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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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신청해주신 분들 자주자주 뵈었으면 좋겠어요 ^_^ 사랑합니다♥ 제 글은 오글거리고 유치한 게 컨셉이에욬ㅋㅋㅋㅋ 그런거 좋아하시는 분들만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찬백이들의 러브러브 스토리가 조금씩 나올 예정입니다 흐흐흐 |
태연 덕후 and 소희 덕후 2 |
태연 덕후 and 소희덕후 Written by.여덕
2008년 6월 7일,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이돌 팬들의 Dream! 남덕 반 여덕 반 황금비율 원걸팬의 화력을 불싸지를 그 날이 왔도다. 해가 뜨기 무섭게 왼손에는 원더걸스 응원봉인 여왕봉을 오른 손에는 소희 플랜카드,주머니에는 펄버건디색 풍선.나는 전장에 나가는 장군처럼 결의를 다졌다. 소시 팬한테 꿀릴 수는 없어!형광 주황색 티셔츠에 스키니진 그리고 하이탑 운동화까지.풀셋팅한 나를 여섯 표현하자면? 세련된 소희팬.나가는 사람들이 비슷한 패션을 하고 있어도 나는 특별했다. 왜냐? 내 하이탑은 나이키 한정판 에디션 제품이었으니까. 아,이야기가 옆으로 샌 것 같다. 다시 돌아와서 그렇게 우쭐대며 드림콘서트 장소에 도착했다. 소핫 소희의 사과머리를 한 여자 애들을 보고 풉 하고 웃으며 플랜카드 스캔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사차원 인형 미야. 민죽이 민리다. 박여사 짱. 아무래도 내가 만든 게 제일 나은듯 싶었다. 시크한 안만두.다시 한 번 플랜카드에 붙어 있는 소희 사진을 쓰다듬었다. 이제 굿즈를 받으려 줄을 서볼까 했지만 지하철에서부터 참아온 작은 신호 때문에 화장실로 발길을 돌렸다. 굿즈 줄을 일찍 서지 못했지만 기분이 무척이나 좋았다. 물론 그 새끼를 만나기 전까지.
아 터지는 줄 알았네. 백현이 볼 일을 다 보고 손을 씻으면서 거울을 바라 보았다. 엠씨몽 앞머리가 잘 어울리는 사람이 나 말고 더 있을까.백현이 흐뭇한 표정으로 손으로 앞머리르 쓱쓱 정리했다. 이내 백현은 주머니에서 풍선을 꺼내 후후 불기 시작했다. 뻑뻑해서 잘 불어지지 않는 풍선을 백현은 머리가 띵할정도로 불어댔다. 백현이 숨을 돌리고 혹시 손 건조기에 대고 있으면 풍선이 부풀어 오르지 않을까 싶어 건조기 주변에 사람이 없어질 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또 다시 풍선을 불었다. 그 때 익숙한 실루엣이 나타났다. 멀대 같이 큰 키에 앙증맞은 분홍색 응원봉을 들고 있는 남자,박찬열이었다.
"웬일이냐."
찬열이 눈치를 보며 응원봉을 주머니 속에 구겨 넣었다. 아 씨발 좆됐다. 당황해서 목석처럼 서 있는 백현이 찬열에게 변명을 하려 풍선에서 입을 뗐다. 입을 떼기 무섭게 풍선에서 바람이 푸슈슉 빠져나갔다. 침이 사방으로 튀는 상황에 백현의 손에서 풍선이 미끄러졌다.씨발.펄버건디 풍선이 무서운 속도로 푸드덕거리며 이리저리 튀어 다녔다. 찬열과 백현은 서로 멀뚱멀뚱 쳐다볼 뿐이었다. 툭. 드디어 바람이 다 빠진 풍선이 찬열의 이마를 정통으로 맞췄다. 아 씨발 더러워. 찬열이 쭈글쭈글해진 풍선을 이마에서 떼네어 신경질적으로 백현에게 던졌다. 백현은 너무 쪽팔린 나머지 풍선을 받아들고는 그 자리에서 뛰쳐나갔다. 차마 그 풍선을 버릴 수는 없었다. 콘서트홀 주변에서 파는 풍선은 500원이나 더 비쌌으므로.
***
입구에서 찬열이 백현을 알아 보았다. 창피함에 백현이 황급히 뒤를 돌았지만 백현의 형광 티셔츠가 지나치게 눈에 띄었다.
"야, 너도 오세훈한테 만 원 주고 표 샀냐?" "아니, 뭐 만원? 오세훈 이 호로새끼"
백현이 뒤를 돌았다. 차마 백현은 다음 달에 돈을 지불하겠다는 조건으로 만 칠천원에 표를 샀다고 말할 수 없었다. 박찬열에게도 만 칠천원에 팔았다고 선심 쓰는척한 오세훈이 통수를 때릴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백현은 귀여운 소희의 실물을 영접하는 것으로 떨리기는 커녕 오세훈을 조지겠다는 생각으로 치가 떨렸다.
"원걸 좌석 저긴데." "아 나 슈ㅈ…아니 고마워."
찬열은 이층으로 올라가고 백현은 일층 원더걸스 좌석으로 향했다. 대충 낑겨서 보면 되겠지. 백현이 여왕봉을 껐다 키며 주위를 살폈다.
***
"진짜 여자 애들밖에 없네 썅."
날개 잃은 천사 이특… 보석 미남 이혁재…종운아 불 꺼…플랜카드를 든 슈퍼주니어 팬들이 재잘재잘 떠들어댔다.꼬꼬마 리더 탱구. 찬열은 플랜카드를 꺼내들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르며 하늘을 멍하니 쳐다봤다. 펄사파이어 블루 색깔의 풍선을 흔드는 팬들의 모습을 보고는 찬열의 어깨가 축 쳐졌다. 저 색이 분홍색이면 얼마나 좋았으려나. 찬열이 몰래 응원봉을 켜서 은은한 분홍색 빛을 응시했다.
"야 옆으로 좀 가봐."
백현이었다. 백현은 펄사파이어색 풍선으로 찬열의 머리통을 툭 쳤다. 찬열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벌리고 있던 다리를 오므렸다. 여기는 왜 왔냐. 백현이 자리에 앉으면서 찬열에게 풍선을 건넸다. 여기서 이거 안 흔들면 맞아 죽어.
"여긴 왜 왔냐니까." "자리 없어서 쫓겨났어." "너 오세훈한테 표 샀지?" "닥치고 너 소시 팬인거 티내지 마라. 엘코해. 엘프 코스프레." "너나. 근데 너 왜 이렇게 땀을 흘려.
***
콘서트의 분위기가 무르익고는 원더걸스의 무대가 시작됐다. 찬열 보고 소시 팬인 것을 티내지 말라던 백현이 원더걸스가 나오자마자 우렁찬 목소리로 소희를 외쳐댔다.한 술 더떠서 자리에 일어나려는 백현을 찬열이 제지했다. 하지만 백현은 아랑곳 하지 않고 소희를 외쳐댔다. 소희야! 안만두! 찬열이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백현을 신경 쓰는 사람이 없었다.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원더걸스를 외치고 있었다. 찬열은 풍선을 기계적으로 흔들며 소녀시대가 나올 때까지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야 나 미안한데…먼저 가야겠다."
원더걸스의 열기가 무르익어갈 때쯤 백현이 자리에서 일어섰다.백현의 얼굴이 종잇장처럼 창백했고 응원봉을 쥔 손에서 땀이 흘렀다. 야 너 어디 아프냐? 백현이 대답도 하지 않은채 휘청이며 장내를 빠져나갔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찬열이 어쩔줄 몰라했다. 저 새끼 아픈 거 처음 보는데. 소녀시대의 무대 시작을 알리는 사회자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찬열은 그 음성을 무시한채 백현을 뒤따라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