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3691437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별들의 도시 00

w. 봉식이

 

 

 

 

 

 

창가에 기대어 바라보는 한강은 언제나 아름답다. 찬 창에 이마를 대고 뜨거워진 머리를 식힌다. 후, 하고 한숨을 내뱉으면 창문에 뿌연 성에가 낀다. 그럼 그 성에를 손가락으로 살살 문질러본다. 내 눈 앞을 가리던 것이 손짓 하나에 사라져버리는게 야속하다.

 

뭐해 여기서. 내 어깨를 툭툭 건드리는 익숙한 손길에 고개를 돌린다. 김시민, 숙직실 가서 잔다더니, 또 여기있는거야? 이제노가 제 주머니에서 따뜻한 캔커피 하나를 건넨다. 자라면서 커피를 주면 내가 못 자잖아. 그리고 나 커피 못 마시는거 몰라서 이래? 이마를 창에 댄 채로 웅얼거리자, 이제노가 박수를 짝, 하고 치며 반대편 주머니를 뒤적거린다. 코코팜 복숭아 맛. 아직 채 흘러내리지 못한 물방울들이 멋쩍게 내밀어져있는 이제노의 손을 타고 흘러내린다.

 

이PD님이 오늘은 편집 직접 하신다고 너 쉬라셔. 내 옆에 걸터앉은 이제노가 익숙하게 제 캔커피를 따며 말을 내뱉는다. 창에 기댄 몸 때문인지 창 밖의 소음이 그대로 귀에 들어온다. 클락션 소리와, 제가 좋아하는 연예인을 보고 소리지르는 수많은 팬들의 목소리. 모든 것이 뒤엉켜 머리를 아프게 만든다.

 

너 다음주에 출장가는 거 말야. 이제노가 깨끗이 비운 제 캔을 만지작거리며 창에 기댄다. 코코팜을 홀짝이고 있으면서도, 이제노가 날 뚫어져라 보는게 느껴진다. 이제노는 늘 그런식이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하지 않고 가만히 바라보기만 한다. 출장 가는거 뭐. 다 마신 코코팜을 바닥에 내려놓고 이제노의 손에 들린 캔커피도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거, 나도 같이 가려고. 이제노의 입꼬리가 미묘하게 움직인다. 깜짝 놀라 바닥에 놓인 캔들을 발로 걷어차버렸다. 와장창, 하는 소리가 텅 빈 방송국 복도를 울린다. 아니, 난 안 가고 싶었는데 민형 선배가 이번에 설 파일럿 프로그램에 합류하는 바람에. 이제노가 제 어깨를 으쓱인다.

 

너 이번에 합류한 프로그램 시청률 잘 나왔더라, 이제노가 바닥에 놓인 캔을 주워들며 말한다. 클락션 소리와 팬들의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다 민형 선배 덕이지 뭐. 이제노가 고개를 끄덕이며 제 옆에 있는 쓰레기 통에 캔을 던져넣는다. 민형 선배랑은 대학교 같이 나왔댔나? 이제노가 이번엔 제 손톱을 만지작거린다. 응. 무미건조한 대답이 끝나자 이제노가 창에서 제 몸을 뗀다. 그 탓에 창이 살짝 흔들려, 내 몸도 흔들린다. 이제노의 손목에서 째깍거리던 시계가 벌써 2시를 가리킨다. 벌써 두시야, 얼른 가서 자, 난 편집할 거 남았어. 이제노가 내 앞에 서서 내게 손을 내민다. 제 손을 잡고 몸을 일으키라는 뜻이겠지. 그렇지만 고개를 내저었다. 난 아직 여기 더 있고 싶어. 이제노가 입술을 비죽이며 제 1 편집실로 향한다. 코너를 도는 이제노의 등을 보며 회색 후드집업의 지퍼를 목 끝까지 채우고 눈을 감았다.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NCT/이제노] 별들의 도시 00  1
8년 전

공지사항
없음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비회원127.172
헉 PD 제노인건가요ㅠㅠㅠㅠ넘 기대돼용ㅠㅠㅠㅠ 작가님 사랑합니다.. . ㅠㅠ
8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피어있길바라] 천천히 걷자, 우리 속도에 맞게2
10.22 11:2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만큼 중요한 것이 존재할까
10.14 10:27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쉴 땐 쉬자, 생각 없이 쉬자
10.01 16:56 l 작가재민
개미
09.23 12:19
[피어있길바라] 죽기 살기로 희망적이기3
09.19 13:16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가볍게, 깃털처럼 가볍게
09.08 12:13 l 작가재민
너의 여름 _ Episode 1 [BL 웹드라마]5
08.27 20:07 l Tender
[피어있길바라] 마음이 편할 때까지, 평안해질 때까지
07.27 16:30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흔들리는 버드나무 잎 같은 마음에게78
07.24 12:2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뜨거운 여름에는 시원한 수박을 먹자2
07.21 15:4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은 찰나의 순간에 보이는 것들이야1
07.14 22:30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이 필요하면 사랑을2
06.30 14:1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새끼손가락 한 번 걸어주고 마음 편히 푹 쉬다와3
06.27 17:28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일상의 대화 = ♥️
06.25 09:27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우리 해 질 녘에 산책 나가자2
06.19 20:5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오늘만은 네 마음을 따라가도 괜찮아1
06.15 15:2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세상에 너에게 맞는 틈이 있을 거야2
06.13 11:5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바나나 푸딩 한 접시에 네가 웃었으면 좋겠어6
06.11 14:3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세잎클로버 속으로 풍덩 빠져버리자2
06.10 14:2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네가 이 계절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해1
06.09 13:15 l 작가재민
[어차피퇴사] 모든 것을 손에 쥐고 있지 말 걸1
06.03 15:25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회사에 오래 버티는 사람의 특징1
05.31 16:3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퇴사할 걸 알면서도 다닐 수 있는 회사2
05.30 16:21 l 한도윤
[어차피퇴사] 어차피 퇴사할 건데, 입사했습니다
05.29 17:54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혼자 다 해보겠다는 착각2
05.28 12:1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하고 싶은 마음만으로 충분해요
05.27 11:0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출근하면서 울고 싶었어 2
05.25 23:32 l 한도윤


1234567891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