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보고서 06 (부제:됴덕후 변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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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쳐 제발.매 시간 종이칠때마다 경수네 반 앞문으로 쪼르르 달려가선 저딴말이나 외쳐대고있는 됴덕후 변백현의 옆에있던 세훈이 결국 참다못해 초를쳤다.그냥 좋아한다 해.사랑한다고 해.병신같은놈아.나름 배려해준답시고 백현만 들을 수 있게 음소거로 속삭인 세훈이었지만 백현의 표정을 보아하니 딱히 고맙진 않은듯 했다.
어느새 경수의 책상앞까지 달려온 백현은 앉아있는 경수와 눈높이를 맞추기위해 책상앞에 손을 짚고선 쭈그려 앉았다.오늘도 반짝반짝 빛나는 경수의 눈망울이 무척이나 사랑스럽다.경수야,수업 잘들었어?어땠어?안졸려?숨어있던 백현의 꼬리가 튀어나와 살랑살랑 흔들린다.제 주인에게 절대복종을 맹세한 강아지마냥 살쿵살쿵 애교를 부려대는 백현에 세훈을 비롯한 주위 학우들의 표정이 심각해져갔다.성격더럽기로 세간에 유명한 변백현의 애교라니.그 유아독존이!저 사근사근한 말투는 또 뭐야!
"오세훈,혼자 뭐해?이리와."
그렇다고 말해라.백현의 마음이 급해졌다.알콩달콩 우리사이에 왠 훼방꾼이람.우리 착한 경수는 제 사람들 챙기기를 너무 좋아했다.그치만 이건 아냐.백현은 잽싸게 세훈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백현의 텔레파시가 세훈에게 무차별적으로 퍼부어졌다.바쁘다고 해.바쁘다고 하라고.대충 백현의 심정을 읽은 세훈의 한심한 눈길이 백현에게 쏟아졌다.요컨대 번역기로 번역을 돌려보자면,속좁고 치졸한 씹덕후씹게이라고 말하는 듯 했다.세훈이 머리를 긁적이며 입을뗐다.
세훈의 말에 백현의 인상이 험상궃게 찌그러졌다.해맑은 경수의 표정과 똥같은 백현의 표정이 확연히도 대비되었다.세훈은 문득 제 친구가 안쓰러워졌다.변백현은 도경수옆에 있으면 불쌍한 놈이 되어갔다.아무것도 모르는애를 데리고...도경수 숨쉬는 것만으로도 껌뻑죽는 저 덕후새끼를 위해선 자리를 비켜주는게 정답인 듯 했다.큼.한번 헛기침을 한 세훈이 경수에게 손을 흔들었다.점심시간에 보자,도경수.
백현은 세훈이 떠난자리를 계속 쳐다보고있는 경수에 골이나 책상을 탁탁쳤다.그제야 자신을 쳐다본다.폭팔하는 질투심에 속이 부글부글끓는것도 잠시,경수가 백현을 향해 입을뗐다.오늘 점심 뭔지알아?
백현은 금세 미소를 지었다.이런게 바로 먹는것만 봐도 배부른 어머니의 마음일까.백현은 어느새 손에 든 수저를 내려놓았다.그게아니라 뭐든 다 주고싶은 경수를 향한 백현의 마음이었다.
"백현아,이거 맛있다."
경수가 젓가락에 꽂은 장조림 몇개를 백현에게 내밀었다.백현은 자신의 앞에 다가온 장조림을 멍하니 쳐다보았다.장조림을 꽂은 젓가락이 왔다갔다 흔들렸다.빨리 먹어봐.경수가 백현을 재촉했다.뭔가 싶은 얼떨떨함에 백현이 살짝 입을 벌렸다..그 틈에 잽싸게 장조림을 집어넣은 경수가 백현에게 물었다.어때?백현은 제 입안에 들어온 짭짤한 돈육을 우물우물 씹었다.맛있지.대답을 바라는 듯한 경수의 눈빛이 반짝인다.백현은 씹었다.씹고 또 씹었다.장조림의 맛따윈 느끼지 못한지 오래였다.이게 똥이든 쓰레기든 경수가 먹여줬다는게 중요했다.갑자기 욱하고 가슴 깊은 곳에서 무언가 치밀어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울지마,내꺼 다 줄게.백현의 국보급 리액션에 화들짝 놀란 경수가 제 식판에 있는 반찬들을 모두 모아 백현의 식판에 쏟아부었다.그득히 쌓여있던 반찬들이 후르르륵 백현의 식판위로 쌓였다.백현은 제 식판에 쏟아져있는 반찬들을 쳐다보았다.흘러내리는 눈물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쪽팔려 시발.장조림 하나 받아먹고 질질짜고있는 제 자신이 부끄러웠지만 흘러넘치는 영광을 어찌할 수가 없었다.경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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