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윤기는 내게 파멸을 가르쳤고 전정국은 내게 사랑을 가르쳤다.
[바쁘다, 미안. 주소 찾아서 올래?]
선약을 잡은 사람치고는 꽤나 무례하게 구는 민윤기에 무덤덤한 실소를 내뱉는다. 꼴에 다정하게 보이고 싶었는지 미안하다는 말과 문장 부호까지 붙여가면서. 나는 민윤기가 첨부한 지도를 따라 걸음을 옮기지만 굳이 그의 안내에 따르지 않아도 목적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 민윤기가 초대한 만찬이 열리는 곳은 우리 집이었으므로.
민윤기는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라도 하듯 방문을 살짝 열어 놓는다. 전정국은 또 어디로 숨었는지 보이지 않는다. 반쯤 열린 민윤기의 방문 앞에서 흘러나오는 나른한 음절들이 문득 날카롭게 귀를 파고든다. 소파에 누워 있던 몸을 일으켜 당장이라도 방문을 열고 싶게 만드는 판도라의 음절들.
"이용하기 쉽더라고요."
애가 독기만 바짝 올랐지 약지는 않아서. 민윤기는 흥분한 인기척을 충분히 알아챘음에도 불구하고 통화를 멈추지 않는다. 내가 그를 도청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 순간부터 목소리의 데시벨이 높아지고 웃음기가 깃든다.
"근데 뭐 어린 애가 해봤자 얼마나 하겠어요?"
놀아나는 게 재밌긴 하지만 언제까지 봐줄 수는 없죠.
"적당히 데리고 놀다가 버려버리는 거야, 지 애미랑."
나는 여태껏 들어왔던 무수한 욕설들보다 민윤기의 점잖은 패륜 한 마디에 와장창 무너진다. 껄껄껄. 그의 휴대폰 너머로 인자한 새아버지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나는 그가 그토록 호탕하게 웃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없으리라고 확신한다. 민윤기는 그의 아버지와 별 쓸모도 없어 보이는 사업 이야기로 자연스레 통화를 마무리한 후, 방문을 열고 깜짝 놀라는 척한다. 그는 남을 속이는 일에는 탁월할지 모르나 연기는 정말 젬병이다.
"다 들었네."
결국 나는 언제까지나 인정받지 못한 불청객일 뿐이었다.
-
정국은 굳게 닫힌 탄소의 방문을 한 번 바라본 후 망설임 없이 윤기의 방으로 들어간다. 나른하게 늘어져 있던 윤기가 몸을 일으켰다. 둘 사이에는 적막이라고도 할 수 없는 미묘하고 날카로운 침묵만이 흐른다.
"시키는 대로 했다."
윤기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무미건조하고 정국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변화가 없다. 정국은 대답 대신 으스러질 정도로 꽉 쥐고 있던 봉투를 던지고 돌아선다.
"이제 끼어들지 마세요."
어수룩한 경고와 함께. 정국은 그 길로 탄소에게 달려가 사랑을 갈구하고 상처받은 마음을 어루만질 것이다. 본인이 한낱 장난감 따위로 취급되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는 김탄소는 죽을 듯이 전정국에게 매달리겠지, 그가 자신에게 베풀었던 사랑은 진심이라고 철저히 믿으며. 윤기는 품에 안긴 봉투를 바라보다 못내 쓰게 웃는다. 봉투 속 내용물을 가볍게 분쇄기에 갈아버린 윤기가 이내 그 분쇄기마저 버릴 예정인지 기계를 들고 방을 나선다. 미처 챙기지 못한 봉투만이 윤기가 방 안에 남겨 두고 간 감정의 파도에서 이리저리 휩쓸린다. 딱 봐도 오랜 시간 묵은 듯한 봉투에는 역시나 오래된 필체로 두 줄의 글만이 쓰여 있다.
입양관계증명서
민 윤 기
完
암호닉 |
워후 드디어 끝났따 비록 망했지만... ㅠ 진짜 이런 글을 포인트 내고 보게 할 수 없어서 포인트도 못 걸었읍니다 이제 저는 마음의 짐을 덜었읍니다 만세 만세 이따 후기 + 브금 정리 올리고 만월서각이랑 클럽썰 들고 올게요 만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애증의 글이었읍니다 여러분 해석해 보세요 제 글은 무조건 해석!!!!!!!!!!!!!!!!!!!!! 제가 떡밥 깔아놓은 거 있어요 마지막 증명서랑 D편 잘 보세요 그럼 20000 진짜 이딴 글을 봐 주신 여러분들 한 분 한 분께 108배 하고 싶을 정도로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추리글 범인은 전정국입니다 왜 그런지는 이따 알랴드림 ♥ 거짓말 / 러빈 / 땅위 / 김말이야 / 동글아미 / 뿌이뿌이 / 쿠크바사삭 / 뉴이 / 사쿠라 / 김 / 수저 / 비비탄 / 천상계 / 스케치 / 가짓 / 바게트 / 융봄 / 진진츄 / 국산비누 / 앙 / 끌로에 / 짐고 / 바다코끼리 / 사랑해 / 달슈가 / 희48 / 대추차 / 과수밭 / 빛나무 / 염치 / 단잠 / 청포도 / 꾸꾸쓰 / 예화 / 코코링 / 혜향 / 침침이 / 구루메 / 태태 / 0428 / 미남과야수 / 얏빠리윤기 / 메리진 / 착한공 / B612 / 찡긋 / 오빠아니자나여 / 짐니어무니 / 미미미 / 델리만쥬 / 슝아 / 인연 / 윤맞봄 / 우유 / 피치 / 딸기 / 해말 / 예삐침뀽 / 태썸 / 나무야나무 / 뿡쁑 / 아모 / 삐삐걸즈 / 슙달 / 잘자네아무것도모르고 / 그레이스 / 너지 / 김까닥 / 봄아 / 지은쟁이 / 토끼 / 덮빱 / 보라보석바 / 갤3 / 감나무밑입쩍상 / 버츠비자몽 / 한우밭 / 시금치 / 전정국 / 습기 / ㄱㅎㅅ / ♥알루미늉기♥ / 모찌섹시 / 까꾹 / 핑쿠판댜 / 첫사랑 / 가위바위보 / 마일 / 망개구름 / 망개꽃 / 뀨쮸 / daydream / 유뇽뇽 / 망개와나 / 기억 / 다람이덕 / ♡구기 / 보보 / 0831 / 코코넛워터 / 자몽사탕 / 0501 / 딸기우유 / 우봄봄 / 전봇대 / 데스페 / 도로시 / 봄소서 / 붕어 / 다홍빛 / 레몬사탕 / 새벽 / 금잔화 / 벌스 / 짜근 / 너지 / 정꾸 / 냥꽁 / 무네큥 / 흑설탕융기 / 1225 / 탄둥이 / 코튼캔디 / 구리부리 / 헤몬 / 침침이 / 진진자라 / 두부 / 정국어 / 빛세 / 꾹푸린 / 1978 / 청멍 / 우유메 / 은아 / 흥흥 / 설한화 / 알루미슙 / 만두짱 / 그럴거야 / 쀼뀨쀼 / 이땡글 / 물결잉 / 보노보노 / 방울이 / 룰루랄라 / 초코틴틴 / 망개침침 / 정국왕자 / 자몽탍 / 꾸꾸뀨 / 빈반 / 봄플 / 1158 / 봉석김 / 우와탄 / 뷔스티에 / 비트윈티 / 알파카 / 롸아미 / 핀아란 / 1101 / 핑쿠판댜 / 캔디 / lunatic / 윱 / 쿠마몬 / 윤치명 / 룰렛 / 김다정오빠 / 0404 / 찜찜 / 섞진 / 눈꽃이 / 슈가나라 / 국 / 보라도리 / 밍글밍글 / 빅닉태 / 꾹푸린 / 숭아복 / 물망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