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어여 골라봐요.
꼬질꼬질한 포스트 잇을 내미는 세훈의 표정이 어쩐지 부끄러워 보여서 준면은 고개를 갸웃, 했다. 왠 쓰레기야? 요즘 신세대들은 쓰레기를 주는 걸로 마음을 표현하니?? 언제부터 그런 문화가 생겼지??? 걸레를 빨고 난 구정물 색-분명히 원래는 싱그러운 노란색이었음이 분명한-에 가까운 종이 쪼가리를 들고 준면은 웃어줘야 할지, 이게 뭔지 물어봐야 할지 고민했다.
파티션에 어깨를 걸친 세훈이 흐흐, 하고 그 나이때 애들처럼 웃어보였다.
"뭘 골라? 이거 선물이야?"
"당연히 선물이죠. 내가 선생님한테 똥을 주겠어여?"
노노. 손가락을 휘휘 내젓는 세훈에 어정쩡하게 웃은 준면이 물었다. 그러니까, 이거 뭐냐니까? 무슨 선물인데?
"읽어보라니까요."
"응?"
자세히 보니 종이 위에 뭔가가 써 있기는 한데. 손으로 쓴건지 발으로 쓴건지 묻고 싶어지는 글씨에 준면은 다시 웃었다. 세훈이 다워서. 종이에서 세훈이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교실
교무실
음악실
체육관
양호실
상담실
우리 학교잖아? 근데 이게 뭐?
준면아. 잘 생각해 보세요. 내가 왜 이걸 써 왔을까요?
선생님 학교 구경 시켜주게?? 세훈아, 선생님 학교 어디에 뭐 있는지 정도는 알아. 지금 선생님 무시하는거야?
세훈은 답답해 죽을 심정이었다. 준면은 모든 면에서 완벽했다. 얼굴? 저 말고 누가 준면이 예쁜 걸 알아챌까봐 전전긍긍하게 될 정도로 예뻤다. 몸매? 죽인다, 시발. 찹쌀떡같이 몰랑몰랑한 엉덩이를 잊을 수가 없다. 재력과 품성은 몇 남지 않은 한국 호랑이라는 사실이 증명해주고 있었다. Korean Yellow Tiger. 그게 준면이 불리는 이름이었다. 준면은 성품이 너무 착해서 아이들에게 화도 잘 못 내는 편이었다. 시발. 근데. 근데!!!!!! 준면의 좁쌀만한 단점 딱 하나를 꼽으라면 그건,
"쌤. 이 위치 선정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모르겠어여?"
"우리 학교?"
뇌가 너무 청순하다는 거? 준면의 뇌는 분명히 일주일에 두번쯤 속옷과 함께 세탁되는 게 분명했다. 아니, 어려서 아오이 소라 누나랑 함께하는 일본어 교실! 도 안 보고 도대체 무슨 일은 한거야! 어떻게 남자가
교실
교무실
음악실
체육관
양호실
상담실
이라는 목록을 보고
교실에서 .avi
교무실에서 .avi
음악실에서 .avi
체육관에서 .avi
양호실에서 .avi
상담실에서 .avi
같은 제목같은 걸 떠올릴 줄 모르는거지???? 시발, 준면아. 이렇게 눈치가 없어서 어떻게 할거에요.... 이거 나 아니였으면 부인이랑 첫날밤에 떡도 안 치고 손만 잡고 잘 뻔 했을거 아냐. 물론 부인이 생기게 놔 둘거는 아니지만. 그래도 준면이... 너는 씨빨 눈치도 없냐...
준면이 뇌가 너무 청순한게 문제라면 세훈은 돌려말하는 방법을 전혀 모르는게 문제였다. 세훈의 무대뽀 근성은 준면의 청순한 뇌를 깜짝깜짝 놀래킬 때가 많았다. 그리고 지금도!
"모르겠어요?"
"모르겠는데?"
"모르는 척 하는거에요, 진짜 모르는 거에요? 샘 호구에요?"
"어허, 오세훈! 또 봐라. 또. 나쁜 말-"
"이거 우리가 섹스할 수 있는 장소 목록이잖아요. 내가 얼마나 고심해서 선정했는데. 시발. 좀 알아들으려고 노력해봐요. 예? 샘은 그게 문제에요. 눈치도 없이 이 험한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ㄱ, 으븝."
세훈의 입을 틀어막은 준면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오세훈, 여기 교무실이잖아. 조용히 해야지. 다른 사람이 듣겠어!
다른 샘들 다 퇴근 했거든여? 샘이랑 나 밖에 없거든여? 아까 경비 아저씨가 교무실 문 닫고 가라고 열쇠 놔 두고 갔잖아여!
뚱해진 세훈의 머리통에 알밤을 멕인 준면이 입술을 꾹 깨물면서 인상을 찌푸렸다. 무섭게 보이려고 할 때 가끔 짓는 표정은 호랑이의 기백이 담겨 있어서 오금이 저려올 때가 있어서 세훈이 어깨를 움츠렸다. 옷감이 맞닿으면서 사부작거리는 소리를 냈다. 급격하게 조용해진 교무실에, 창문 밖으로 어둑해진 바깥이 보이자 준면은 괜스레 뒷목이 오싹해졌다. 넓은 학교에 오세훈과 단 둘이. 손바닥에 닿은 세훈의 입술이 뜨거웠다.
슬금슬금 눈치를 보던 세훈이 천천히 제 냄새를 공중에 흘렸다. 시원한 겨울 바람냄새. 세훈이 입술을 조금씩 움직여서 쪽, 쪽, 하고 손바닥에 입을 맞췄다.
눈이 마주치고.
진짜 오랜만이에요. 반가워요!
한동안 세준 피스톨즈! 수위편이 올라올 예정입니당.
교무실
교실
음악실
체육관
양호실
이 순서대로 올라올 예정입니다 흐흐.....
저 기억하시는 분 있으려나 모르겠네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
루민 피스톨즈! 랑 카디 피스톨즈! 및 세준 피스톨즈! 의 암호닉은 다음편에 받겠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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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방탄 찐팬이 올린 위버스 글인데 읽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