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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관찰기 (1) 


 



전정국은 잘생겼다. 부드러우면서도 우뚝하게 솟은 콧날에 토끼를 연상시키는 순진무구한 눈망울, 발갛고 귀여운 입술. 완벽한 베이비 페이스를 가졌으면서도 피지컬은 웬만한 운동선수 뺨치니 그 애가 지나갈 때마다 연령 불문하고 학교의 모든 여자들이 가슴을 부여잡는 일도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물론 출중한 외모가 전정국의 네임밸류를 높이는 데 한 몫하긴 했으나 비단 잘생겼다는 이유만으로 그가 유명해진 건 아니었다. 전정국은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다정했다. 착한 남자 컴플렉스 아니냐는 말이 돌 정도로, 어떻게 보면 멍청할 정도로 착해 빠졌다. 안 그래도 아이들 입에 바쁘게 오르내리던 전정국은 질 나쁜 무리들에게 놀림 받던 여자애를 멋지게 구해 주었고, 정의롭고도 로맨틱한 그 상황의 목격자들이 바쁘게 소문을 옮김으로써 우리 학교의 스타가 되었다. 남자들에게는 동경과 선망의 대상이고, 여자들에게는 사랑과 설렘의 대명사였다. 열등감에 찌들어 삐딱한 애들 몇몇을 제외한 전교생이 그와 어울리고 말을 섞고 싶어한다. 학교의 무리들은 극단적인 성향을 가진 채 둘로 나뉘었다. 전정국을 좋아하다 못해 숭배하는 무리 대다수와 전정국을 끔찍이도 싫어하며 미워하는 소수의 무리.





누군가 내게 그럼 너는 무슨 무리에 속해 있냐는 질문을 던지면 나는 한참을 대답할 수 없을 것이다. 정여주 자체가 전정국과는 다른 부류의 사람이기 때문이다. 전정국의 과거사가 어땠는지는 모르지만 난 그의 화려한 생애와 극명히 대비되는 삶을 살아 왔다. 크지도 작지도 않아서 애매한 홑쌍꺼풀의 눈, 적당히 둥글고 못나지 않을 정도로만 솟은 코, 계절을 불문하고 갈라져서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귀찮은 입술. 말랐다는 말을 들을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뚱뚱하다는 말을 들을 정도도 아닌 적당한 몸매. 인간관계도 주위에 사람이 끊이지 않는 전정국과 다르게 맘 잘 맞는 친구들 몇 명하고만 깊게 사귀는 타입이다. 애초에 나와 전혀 다른, 엮일 일 없는 사람이므로 나는 전정국을 좋아할 필요도 싫어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주위에서 들려오는 것들은 온통 전정국에 대한 미담뿐이었으므로 결국 내가 한참 동안이나 고민하다 내놓은 대답은 좋은 애인 것 같아요, 그뿐이었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니까 전정국에게 호감을 갖는 게 당연하다고 합리화하기 좋은 대답이라는 건 나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방탄소년단/전정국] 짝사랑의 과정 1 | 인스티즈 

 



"정여주. 같이 앉는 사람 없제. 나 여기 앉아도 되나."
"... 아, 응."





전정국과 나의 역사는 꽤나 오래되었다. 같은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나왔고 큰 이변이 없는 한 고등학교도 같이 졸업하게 될 것이다. 10년 중 무려 6년이라는 세월을 전정국과 부대끼며 지내 왔지만 전정국과 내가 대화를 나누거나 친분을 공유한 횟수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적다. 짝꿍도 꽤 여러 번 했었지만 가장 친한 친구와 나누는 대화조차도 하루에 백 마디가 되지 않는 나였으니 살가운 대화나 친근한 장난을 나눌 리 만무했다. 전정국도 중학교 1학년 초반까지는 꽤나 낯을 가리고 부끄럼 타는 타입이었으니 다른 여자 아이들이 짝꿍이 자꾸 놀린다며 엉엉 울 때 또는 욕설을 내뱉을 때 전정국과 나는 그 애들의 짝이 불려 오고 꾸중을 듣고 손을 맞잡으며 화해하는 과정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전정국도 다른 여자애와 짝을 맺으면 곧잘 개구지게 노는 모습을 보아 문제는 내게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지금에서야 들었다. 새까만 머리에 똘망거리는 눈동자를 빛내던 열두 살쯤의 전정국이 물이 빠진 갈색 머리에 비스듬히 안경을 걸친 열여덟의 전정국으로 오버랩된다. 어쨌건 이번에도 같은 반이 됨으로써 나는 내 학창 시절 중 절반 이상을 전정국과 보내게 될 것이다. 내 인생에서 전정국이 차지하는 지분율이 3분의 1 이상이라는 뜻도 된다.






"우리 중학교 땐가? 그 때도 이 자리에 똑같이 앉았는데 기억 나나."
"... 아니."
"당연히 못하겠지."





그래도 내가 니 대신 다 기억한다. 걱정 마라. 예고 없이 올라온 전정국의 큰 손이 차마 다 말리지 못한 내 머리칼을 한 번 훑고 내려가자 알게 모르게 전정국의 일거수일투족을 신경 쓰고 있던 여자애들의 형형한 눈빛이 기다렸다는 듯 쏘아져 왔다. 뭘 걱정 말라는 건지. 나는 그 따가운 시선들을 한몸에 받으며 전정국의 세심한 기억력에 감탄한다. 생각해 보면, 아니 굳이 생각할 필요 없이 방금 전 상황만 봐도 전정국은 스킨십도 마음에 없는 말도 참 헤픈 편이었다. 초등학교 때도 짝꿍과 커플 댄스를 출 테니 손을 잡으라는 선생님의 말에 질색하는 척하던 다른 남자애들과는 달리 어서 잡으라며 망설임 없이 손을 내밀었고, 짝피구를 즐겨 하던 중학교 때는 옷자락을 붙잡게 한 채 짝을 질질 끌고 다니는 대신 한 손으로는 제 허리를 감싼 여자애의 손을 마주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오는 족족 공을 잡아냈다. 다른 반 여자애들이 우리 반과 짝피구 대항 경기를 할 날만 손꼽아 기다릴 정도였으니 전정국의 짝으로 선택받은 여자애가 종일 부러움을 한몸에 받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내가 전정국에 대해 꽤 많이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은 나 자신도 놀랍게 만든다. 그래도 6년을 허송세월마냥 보낸 건 아닌 모양이다.






[방탄소년단/전정국] 짝사랑의 과정 1 | 인스티즈 

 



"정국아!"
"내 보고 싶어서 왔나."





가시나가 예뻐 죽겠네. 전정국은 인간관계가 넓은 만큼 애인도 많았다. 오는 여자 안 막고 가는 여자 안 붙잡는 모양이었지만 천성이 다정한 탓에 한 번 사귀면 꽤 오래 가는 모양이었다. 그러니까 내가 아무리 전정국에 대해 많은 걸 기억하고 있다고 해도 우리는 서로에게 그저 '아는 애' 정도가 되는 것이다. 지금 전정국이 허리에 팔을 두르고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여자애는 그의 수많은 애인 중에서도 오래 만나는 편에 속한다. 하긴 나라도 예쁘게 쌍꺼풀진 큰 두 눈에 전정국과는 다른 매력으로 고고하게 솟은 콧대, 앙증맞은 입술을 보면 헤어지자는 말이 나오다가도 들어가겠다. 여자애들은 나를 바라보던 것과는 달리 아쉽다는 시선으로 각자의 휴대폰에 시선을 박는다. 바쁘게 움직이는 손가락 덕에 전정국의 다정함이 실시간 중계되고 있을 것이다.





한참을 전정국의 무릎 위에 앉아 뭐라 소근거리던 여자애는 종이 울리자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않으며 일어난다. 전정국은 아무도 보지 않는 걸 원했는지 빠른 속도로 여자애의 볼에 입술을 맞대었다 금방 떨어지지만 안타깝게도 막 고개를 돌리던 나와 정통으로 눈이 마주친다.





'비밀.'





애초에 내게 선택권이 있었을까. 검지를 입술에 대고 눈웃음치는 전정국에 고개를 한 번 끄덕여 준 뒤 칠판으로 시선을 돌렸다. 학기 초, 전정국이 옆자리에 앉았다는 이유만으로 학교생활이 꼬이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다행히 질투에 눈이 멀어 나와 친구하기를 꺼리는 아이들보다는 친근하게 다가와 주는 아이들이 많았다. 지금은 혼자 밥을 먹지 않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뿐이지만 학기가 끝날 쯤엔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다 해 가며 웃어젖히는 친구가 되겠지. 반 분위기도 대체로 좋은 편이었다. 남자애들은 전정국과 어울리고 싶어서 부러 큰 소리로 웃기지도 않은 얘기를 떠들어 대고 여자애들은 그 애의 시선이 닿는 범위에 들어가기만 하면 눈웃음치기 바쁘니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겠다. 전정국은 선을 지켜 가며 적당히 받아 주고 적당히 다정하게 군다. 여자친구가 있는데도 저러고 싶을까. 방금 전정국의 미소가 누구를 향한 것인지 열띤 토론을 벌이는 무리들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업종이 치자마자 전정국은 축구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발간 얼굴로 엎드린다.





"나 끝나기 십 분 전에 깨워주라."





여자친구가 문자한다고 해서. 전정국은 굳이 알고 싶지 않은 말까지 덧붙이고는 고개를 묻는다. 나는 고르게 오르내리는 전정국의 너른 등을 잠시 바라보다가 칠판으로 시선을 돌렸다. 여름도 아닌데 얼굴에 잔뜩 열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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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09.120
헐 정국이가 당연히 여자 친구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여자 친구가 있네요...! 고등학생 때 친했던 친구가 같은 학년 친구들에게는 아니었지만 후배들한테 인기가 많아서 그 친구가 지나가면 여자 후배들이 좋아하고 그랬었는데 ㅋㅋㅋ 그 친구랑 정국이 모습이 오버랩 되네요. 배경 음악이랑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첫 글인데 앞으로의 글도 두근 두근 기다리겠습니다 잘 보고 가요 작가님, 몽글몽글한 글 감사해요! :> 혹시 암호닉 받으신다면 [슝아]로 신청하구 갈게요 ㅎㅎ
7년 전
옅은
슝아님 안녕하세요!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댓글이 달릴 거라는 기대는 안 했는데 이렇게 정성 가득한 첫 댓글을 받게 되니 너무 기분 좋고 그러네요. ㅎㅎ 앞으로도 열심히 쓰겠습니다. 감사해요!
7년 전
비회원176.86
오 분위기랑 스토리 넘좋아요ㅠㅠ!! 진짜 재밌을것같아용ㅎㅎ 암호닉 신청해도 되나요?..ㅎㅎ
7년 전
옅은
암호닉 정말 감사하게 받고 있어요 ^ㅁ^♥ 예쁜 말씀 감사합니다!
7년 전
비회원77.194
와아아아아 이런 글을 왜 이제서야 본 건지
잔잔하고 좋네요... 여주가 짝사랑을 하게 되는 건가요?! 여주가 어떻게 변화할지 기대 됩니다!

7년 전
독자1
오오오오오오 사투리 정국이라니..기대되요!!
7년 전
독자2
아아 ㅠㅠ 작가님 여주의 감정이 서툴러서 더 예뻐보여요ㅠㅠ
7년 전
독자3
우와 짝사랑글을 좋아하는 저라 찾아 읽으러왔는데 앞으로가 정말 재밌을 것 같아요!! 여주가 정국이를 좋아하게될 것 같은데 어떻게 되어질지도 모르겠고... 정국이도 어떨지 벌써 궁금해요♡
6년 전
독자4
추천받고 와서 읽고있는데 역시나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ㅠㅜ
6년 전
독자6
엄친아같은 정국인가요...여친도있다니 내용이 어떡해 전개가 될지 궁금합니다!
6년 전
독자7
헥다정한꾸기네요ㅠㅡㅠ여친이있다닝...정주행시작!0!
6년 전
독자8
왜 이제야 이런 글을 찾은구자...하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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