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닐에틸아민 [사랑에 빠졌을때 만들어지는 신경 전다물질, 이때는 이성으로 제어하기 힘든 열정이 분출되고 행복감에 빠진다.] "너한테는 말해줘야 할거 같아서, 백현이형 혼자 한국 들어왔다더라." 종인의 말에 찻잔을 들던 경수의 손이 멈춰서 버렸다. 경수는 아무표정도, 아무말도 없이 그저 찻잔에 떠있는 찻잎들을 바라보다가 다시 멈춰섰던 팔을 움직였다. "변백현이 한국에 들어왔다니까? 너 그게 무슨 의미인지는 알지? 근데 도경수 너 아무렇지도 않아?" "응." 차를 한모금 마셔, 목을 축인 경수가 무겁게 닫혀있던 입술을 열어 대답했다. 거짓말. 벌써부터 저렇게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것만 같은데, 뭐가 아무렇지 않다는거야. 바보같은 자식. 종인이 보고있는 경수의 모습은, 숨쉬고 있기에 어쩔수없이 사는 그런 사람. 그래 딱 그정도였다. 언제나 위태로워 보였고, 금방이라도 한여름밤의 신기루처럼 사라질것만 같았다. 그게 종인이 보고있는 경수의 모습이였다. 자신의 마음과는 반대로 이야기하고 있는 경수를 바라보고 있던 종인은 열었던 입술을 다시금 닫아보였다. 백현이 떠난 뒤에 처참히 무너져버린 경수의 모습을 가장 가까이에서 본 종인이였다. 그리고 다시 변백현이란 이 세글자 만으로 흔들리는 경수를 바라보는 종인의 가슴이 먹먹해졌다. 경수의 시선을 따라 본 창밖은 우리의 상황을 말해주듯, 금방이라도 차디찬 겨울비를 내릴 준비를 하고있었다. . . '변백현이 한국에 있다, 변백현이 혼자 한국에 있다.' "변백현이 돌아왔다." 그의 이름 석자가 입술에서 세어나오는 순간, 이제는 가슴속에서 사라졌다고 믿었던 서러움이, 그를 향한 그리움이, 가슴 깊은곳에서부터 차올라 결국엔 다시는 흐르지 않을 것만 같았던 눈물이 되어 자신의 존재를 들어냈다. 계속해서 자신의 존재를 들어내는 감정들을 인정하기 싫었다. 눈을 감고 입술을 있는 힘껏 깨물어봐도 소용없었다. 그래. 나는, 나 도경수는 변백현이란 남자 때문에 다시 울고있었다. 열리지 말아야 할, 절대 자신의 존재를 들어내지 말아야 할 판도라의 상자가 결국엔 열려버렸다. 텅빈 길가에 홀로서 사탕을 빼앗긴 어린아이처럼 그렇게 경수는 서럽게 울고있었다. 꼭 영화나 드라마, 그 흔하디 흔한 연애 스토리에는 꼭, 빠짐없이 나타나는 개같은 상황들이 존재한다. 예를들자면, 헤어진 연인을 다시보게 되는 상황이라던지, 혹은 자신을 찬 남자를 다시보게되는 그런 상상만으로도 인상찌푸려지는 그런 상황. 그런데 그런 개같은 상황 때문에, 지금 경수의 눈과 얼굴이 종이장처럼 구겨지고 있었다. 헤어진 연인을 다시 만난것도 모자라, 그 헤어진 연인이 자신을 버리고 새로운 여자와 결혼까지 해버렸던 남자라. 상상만으로도 구역질 날만큼 엿같은 상황이 아닌가. 종인의 말은 밤낮으로 경수를 흔들어 놓았고, 강자에게 흔들리는 약자처럼, 경수는 모질고 센 바람을 온 몸으로 막았다. 지칠대로 지친 경수는 자신의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더욱더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순식간에 종이장처럼 구겨진 경수의 얼굴은 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몸은 뻣뻣하게 굳어져, 금방이라도 다리가 풀려 주저앉을 듯 애처롭게 떨고 있었다. 왜 지금, 자신의 눈앞에 변백현이 웃고있는 건지 도저히 믿기지도, 실감이 나지도 않는 경수였다. 다시는 그를 마주치고 싶지도, 보고싶지도 않았다. 근데 대체 왜, 사람들 틈사이에서 저렇게 해맑게 웃고 있는건지, 경수의 커다란 눈이 상황파악을 위해 이리저리 애처롭게 움직이고 있었다. "아, 도선생, 왜 이제서와? 도선생은 변선생 다시 우리학교에 올꺼라는거 알고있었지? 변선생 미국 가시 기 전까지 둘이 엄청 친했었잖아-." 어느새 소리소문 없이 옆으로 다가와 자신의 옆구리를 툭툭 치며 말씀하시는 교장선생님의 물음에, 경수는 머쩍은 웃음을 내비추며 쭈볏쭈볏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출석부를 들고 무엇에 쫒기는 사람처럼 급하게 교무실을 빠져나올 수 밖에 없었다. 최악이다. 백현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건 알고 있었지만, 설마 이곳으로 다시 돌아올줄은.... 등골이 서늘하고, 차갑게 굳어있는 심장이 제기능을 해보이기 시작했다. 뜻밖에 시련의 다시금 부딪힌 경수는 반으로 급하게 걸어가던 걸음을 멈추고, 머리를 쓸어 넘겼다. 경수의 하얗고 곧은 손가락 사이로 보기좋게 윤기나는 검은 머리카락이 빠져나가고, 어느새 등 뒤에서는 2년만에 듣는 목소리가 울려퍼져 경수의 귓가에, 가슴에 아프지만 달콤하게 스며들고 있었다. 경수를 급하게 따라온건지 거친 숨소리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던 그가, 숨을 크게 한번 몰아쉬고 떨리는 목소리로 다시 경수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도선생..., 아니, 경수야- ... 미칠듯이 사랑했던 목소리, 미친듯이 그리웠던 목소리가 다시 경수의 이름을 불렀다. 결국엔 다시 봉인했던 판도라의 상자가 열려버렸다. 다시는 빛을보지 못하게 끝없는 어둠에 묻어두었던 그가 다시 빛을보기 위해 발버퉁쳤다. 내글봐러 와줘서 다들 고마워ㅠㅠ 새해 잘보내고, 연재할지 말지는 반응보고 할께ㅠㅠ 반응없으면 조용히 빛삭...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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