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오백] 왕뚜껑과 참치마요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
고등학교때 내내 놀다가 3학년 올라가서 정신차리고 공부해서 집앞 국립대에 간신히 턱걸이 해서 들어갔다.
당시에 대학에 떨어지면 재수해야되나 군대를 가야되나 고민도 많았지만 정말 운좋게도 대학에 합격했다.
부모님은 집근처에 있는 학교에 들어갔으니 이제 용돈은 니가 버는게 좋겠다며 용돈을 주시지 않았고 대학등록금만 내주셨다.
덕분에 이 더운여름에도 나는 편의점 알바를 하고있다.
원래 과외를 하고있었는데 방학이다보니 시간도 널널하고 여름이다보니 더워서 시원한곳이 좋을듯 싶어서 편의점알바를 며칠전 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친구들은 다들 여름이라고 바다에가서 여자를 꼬시고 있겠지만 나는 손님을 꼬셔야하다니…
"아 씨발…아 몰라! 끊어"
한참을 대학전공서적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나는 갑자기 들려오는 욕에 놀라 고개를 들었더니 교복을 입고 들어오는 손님을 보게되었다.
"어서오세요~"
가식이 가득담긴 나의 말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컵라면 코너로 걸어갔다.
나는 다시 의자에 앉아 책을 보려는데 계산대 위에 올려진 왕뚜껑과 참치마요삼각김밥을 보고 다시 일어나 계산을 했다.
"1500원입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 고딩은 이천원을 내게 건넸고 나는 거스름돈을 건네주었다.
"알바생 바꼈나봐요…원래 어떤 누나였는데"
"아…네"
고딩은 오백원을 받고는 컵라면과 삼각김밥을 들고 테이블로 향했다.
**
'야 도경수!! 해운대가자!! 선배들이 쏜대'
"야, 나도 가고싶어…근데 어떡하냐…알바땜에…"
'너 다음타임에 뛰는 사람한테 부탁해봐'
"나 이거 시작한지 한달도 안되서 벌써 그러면 안되…찬열아 재밌게 놀아…"
'아…답답한새끼. 알겠어. 일 열심히해라'
찬열이 전화를 끊고 직원실에 들어가 앞치마를 입고 카운터로 향했다.
평일,주말 오후 8시부터 새벽2시까지…
새벽타임까지 하다보니 시급도 높고…새벽엔 사람도 별로 없고 편의점위치가 외진곳이라 찾는 사람 빼곤 찾질않았다.
그러다보니 매일보는 사람만 보게되었다. 그 고딩도
어제는 그 고딩이 말많은 친구를 데려와서 또 왕뚜껑과 참치마요를 골랐다.
그 말많은 친구는 요즘 누가 왕뚜껑을 먹냐며 그 고딩을 모함하다가 둘이 싸웠다.
금방 화해했지만 그 말많은 친구의 입은 멈추지 않았다.
그 고딩도 포기했는지 묵묵히 라면을 먹었다.
"어서오세요~"
그 고딩이였다. 항상 10시가 되면 야자가 끝나고 오는 길인지 편의점에 들러 라면과 삼각김밥을 먹고 나갔다.
그것도 매일 똑같은 메뉴만.
"1500원입니다"
거스름돈을 건네주다 교복에 달린 명찰을 보니 '변백현' 이라고 써있었다.
평소엔 명찰도 안달고 다니더니 무슨일인지 명찰을 달고왔다.
고딩은 거스름돈을 가져가더니 왕뚜껑과 참치마요를 들고 테이블로 향했다.
뒤이어 그 말많은 친구도 라면을 들고 계산대로 왔다.
그 친구는 성격도 싹싹하니 나에게 말도 걸어주었고 가끔 받아치기 힘든 개그도 나에게 건네었다.
"김종대!! 말 그만하고 빨리와!!"
"어 알았어. 형 저는 이만…"
그 말많은 친구는 이름이 김종대였다. 이름이랑 성격이 참…잘어울린다
"변백현, 너는 또 왕뚜껑이냐? 몇년째…어휴 새로운것좀 먹어봐"
"나는 새로운거 못먹어"
"왜?"
"괜히 시도했다가 맛없으면…돈이 아깝잖아."
"어휴…병신"
"뭐? 병신?"
"응 병신아~"
"아오 죽을래?"
둘은 한참을 티격태격 대더니 다시 화해하는 기미가 보였다. 여튼 고딩들이란…
고등학교때 나와 찬열이를 보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헐…"
"니 까불때부터 알아봤다…"
"대박…"
한참 시끄럽다가 갑자기 조용해지길래 이젠 라면 먹나보다 했는데 갑자기 변백현은 나에게 걸어왔다.
"저…죄송한데 행주있어요?"
"아…네. 여기요"
"죄송해요. 저 새끼…아니 쟤가 먹다가 라면을 엎어서"
"아뇨. 그럴수도 있죠 뭐…"
변백현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행주를 받고 테이블로 향했다.
**
아…배고파
저녁도 못먹고 꼬르륵 거리는 배를 움켜쥐고 일을 하고 있었다.
카운터에 엎드려 있다가 손님이 오는 소리에 몸을 일으켰다.
순간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엄청 크게 들려서 깜짝놀랐다.
속을 달랠것을 찾기 위해 폐기할만한 음식이 있나 삼각김밥코너와 샌드위치 코너를 둘러보다 손에 쥐어진 삼각김밥을 바라보았다.
"어?"
"1분만 지나면 폐기네요. 드세요"
무슨맛인지 보니까 참치마요였다.
참치마요가 이게 하나 남았었는데…
"참치마요 좋아하시지 않아요? 저는 다른맛도 괜찮은데…"
"아…오늘은 새로운것도 먹어볼까 싶어서…"
"아…그렇구나"
나는 계산을 해주고 삼각김밥을 폐기처분한뒤 먹기 시작했다.
김밥이 차가워서 그런지 라면이 땡기긴했지만 늦은 시간이라 참기로 했다.
십분쯤 흘렀는지 변백현은 다 먹었는지 문을 열고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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